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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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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6 화
작성일 : 16-08-23 13:15     조회 : 620     추천 : 0     분량 : 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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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두 사람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묵직한 걸음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뿐.

 

 비트 뒤쪽에는 개울이 흐른다. 이곳의 개울은 이상하게도 맑고 차가웠다. 근처에 장작과 숯이 보인다.

 취사장으로 보이는 곳에는 알 수 없는 동물의 뼈, 뜯겨진 가죽들이 마치 산처럼 쌓여있다.

 

 사람의 두개골 같은 것도 보였다. 썩어가고 있는 뼈와 그 위에 붙어있는 살점들. 어린 아이 것으로 보이는 손가락이 언뜻 눈에 띄었다.

 

 산은 주먹으로 나무를 쳤다. 쿵- 소리가 지진처럼 울렸다. 산은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소리를 질렀다.

 “이게… 이게 무슨 씨바스런 상황이냐. 미치도록 역겹군.”

 

 비연은 참지 못하고 돌아서서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

 

 두 사람은 한나절 동안 청소를 했다. 보기에도 역겨운 것들을 모두 땅에 묻어 버리고, 모조리 태워버렸다. 낙서를 깔끔하게 지웠다. 비트 안의 흙을 퍼내고 갈아엎었다.

 

 탈출을 시도해 볼까 생각했지만, 그것은 이 시점에서 옳은 판단이 아님이 분명했다. 그들이 당면한 문제는 적의 실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적의 능력도 파악된 바가 없다. 확실한 것은, 적은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 또한, 그들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막강한 권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비연은 자신의 군장을 뒤져 필기구와 다이어리수첩을 찾았다. 그녀 역시 절감하고 있었다.

 이 세계는 자신의 상식으로 알 수 있는 범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저 사내가 무력을 써서 생존할 길을 만들 것이라면, 자신은 머리를 써서 그 일을 해야 한다.

 ‘음-’

 

 비연은 볼펜을 쓰려다 다시 필통에 넣었다. 샤프펜슬을 꺼내 든다. 뒤쪽 뚜껑을 열어 속을 살펴본다. 제법 연필심이 많이 들어있다.

 기록으로 남길 것이 아니라, 생각을 스케치할 목적이라면 볼펜보다는 샤프가 더욱 유용하다. 확신 이 설 때까지는 모든 것을 아껴야 한다.

 

 그녀는 할 일과 확인해야 할 사항에 대해 꼼꼼하게 적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과, 가장 시급하게 준비해야 할 목록을 고민했다.

 정보활동의 기본이라 할 현상의 정의와 파악, 그리고 정보 요구사항을 적었다. 그리고 몇 가지 가설을 세웠다.

 오늘은 그것부터 확인해야 할 것이다. 비연은 수첩을 들고 밖에 나왔다. 걸음은 그가 있는 곳을 향하고 있다.

 

 산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특전식량 중 건육포 하나를 우물거리며 다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어떤 식량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다. 만약을 대비한 비상식량을 확보해야 한다.

 

 산은 지역을 면밀하게 살폈다. 식물들을 하나하나 관찰했다. 특전사의 주특기는 5가지다.

 그중에서 의무 주특기는 약초와 독초를 구별할 수 있는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장교는 5개 주특기를 모두 익혀야 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산이 익혔던 생존 지식에 포함된 식물 종류는 하나도 없다. 여기서 식용과 비식용, 독성이 있는 것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산은 우선 열매가 있는 것부터 뒤졌다. 근 두 시간에 걸친 정밀 수색 끝에 몇 가지 유실수 종류를 찾았다.

 만약 모두 먹을 수 있다면 괜찮은 대안이다. 생존의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그다음 야전삽을 사용하여 식물 종류별로 파헤쳐 가면서 뿌리가 발달한 종류를 찾았다.

 한 나절 걸려서야 돼지감자 비슷한 종류와 무와 비슷해 보이는 식물을 찾을 수 있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자.”

 산은 채취한 시료를 거두어 싸 들고 취사장 쪽으로 돌아왔다.

 

 “음- 냄새? 구수한 게 아주 죽이는군! 저녀석 아주 맹탕은 아닌가 보네?”

 

 물가 근처에서 비연이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전투식량 외에 챙겨온 것들은 푼 모양이다.

 고추장, 깻잎, 햇반… 상하기 쉬운 것들을 먼저 처분하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흠-”

 이 정도면 괜찮은 팀이다. 악악대며 지시하고 시시콜콜 간섭하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하는 팀원은 매우 드물다.

 특히 군인 동네 언저리의 경직된 명령과 수명체계는 그저 명령에 움직이는 기계만 있을 뿐, 상황을 적극적으로 창조하는 사람은 드물게 만들어 왔다.

 산은 늘 그것이 불만이었다.

 

 다행히도 저 친구의 판단은 매우 유연한 것 같다. 지금 상황은 가져온 식량을 아낄 때가 아니라 어떻게든 체력을 보전할 때다.

 가장 스트레스가 크고, 긴장을 풀지 못하는 이 시점에 풍부한 영양을 제공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이자 제대로 된 센스다.

 

 “이제 첫날 일과가 끝났군요.”

 식사를 마치고, 정리를 하며 비연이 말을 건넨다. 벌써 어둠이 깔리고 있다.

 

 “그래… 이제 일과 정리를 해야겠지.”

 

 

 1장 / 탈선(脫線) - 7

 

 

 

 이 공간의 저녁하늘은 아름다웠다. 뭉개구름이 석양의 노을을 받아 붉게 빛나고, 그 위로는 창공이 숨이 가쁠 만큼 검푸르다.

 어제와는 달리 별님들도 어슴푸레하게 등장하고 계신다.

 

 산의 표정은 무덤덤하다. 입을 꾹 다문 채 화려하게 꺼져가는 석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대화를 하자고 했지만 무엇을 이야기할지 막막하다.

 비연 역시 무릎을 세우고 팔을 두른 채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만년설을 배경으로 해가 꺼진다. 여태까지 그녀가 보았던 어떤 황혼보다 세배는 큼직한 커다란 태양이 산등성이 뒤로 무너지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옅은 진홍빛 구름이 깔려있다. 그 밑으로 칼날 같이 솟아오른 대나무 숲 아래부터 시커멓게 멍든 것처럼 땅거미가 달린다. 정말로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끔찍하게 큰 스케일이다.

 

 비연은 힐끗 사내를 쳐다본다. 무척이나 혼란할 것이다. 바쁘게 일한 낮에는 잊었다가, 이렇게 조금의 여유라도 생기면 스멀스멀 스며드는 공포와 혼돈이 이토록 무섭다.

 비연은 처음으로 진정한 고독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있었다. 이 고독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함께 느끼고 있었다.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어떤 미래도 계산할 수 없는 절대의 불안감, 무엇을 해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얼마나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도 있는지를.

 “많이 혼란한가?”

 “뭔가 대책을 세우고 싶은데, 아무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당장 내일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요.”

 비연이 고개를 흔들었다.

 

 “김중위…”

 

 비연이 고개를 돌렸다. 산은 눈길을 전방에 향한 채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담배연기가 바람에 부서져 산산이 흩어진다.

 

 “저 황혼이 지는 곳이 어떤 방향이지?”

 “그거야 서쪽이겠죠.”

 비연이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

 

 “증명할 수 있나? 이곳에서는 지축이 반대로 돌 수도 있겠지? 그러면 해지는 곳이 동쪽일 수도 있지? 아니면 남쪽일 수도 있겠고?”

 

 “음-”

 비연의 눈이 조금 커졌다.

 

 “김중위, 난 말야. 한 가지 철칙이 있어. 어떤 정보라도 절대로 100% 믿지는 않는다는 거지. 만약 그 정보가 전투현장의 냄새를 모르는 놈이 책상머리에서 긁어 댄 거라면 단 1%도 믿지 않아. 직접 갔다가 온 놈이 이야기해주는 것도 50%만 믿어.”

 “……”

 

 “왜 그런지 아나?”

 “?”

 “스무고개와 똑같은 거야. 정찰 관측은 원래 불확실하고, 전달하는 말은 더 불확실하고, 그걸 듣는 내 이해는 더더욱 불확실하거든. 결국 99%는 상상으로 머릿속에 그린 것들이야. 그것도 내 머리 속으로 어설픈 작문과 상상력으로 땜빵한 거라고 보는 거지.”

 “……”

 

 “결국, 불확실한 부분은 내가 직접 확인해야 겨우 그림이 그려져. 난 지식보다 경험을 더 믿는 편이야. 특히 나와 내 동료의 목숨이 걸린 작전이라면 더욱 그래! 나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직접 확인해보지 않고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아.”

 “?!”

 

 “김중위, 나는 이곳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우리… 여기서는 느리게 가자. 가능한 한 아주 느리게 가자. 마음이야 조급하겠지만, 지금 판단을 빨리 내린다고 뭐가 더 나아질까? 좀 더 지켜보자고. 우리는 이곳에 대한 정보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첩보조차 없어. 잘못된 전제하에서, 게다가 부족한 첩보로 작전을 세우면 결과는 보나 마나야.”

 “……”

 

 “이런 말해서 자네한테 미안하지만, 전투는 책상머리에서 이루어지지 않아.”

 “알겠습니다.”

 산은 담배를 모닥불에 던졌다.

 

 “이미 상식이 이미 깨진 동네야. 우리가 아는 익숙한 규칙이 깨진 마당에 그 불안한 잣대로 판단한 들 그게 얼마나 정확하겠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론’이 아니라 ‘데이터’가 아닐까?”

 “……”

 

 비연은 의외라는 눈빛으로 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비연의 얼굴은 붉었다. 황혼 무렵 노을에 물들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산이 천천히 일어났다. 아직도 일은 많이 남아있다. 옆에 둔 야전삽을 집어 들더니 비연의 어깨들 툭 치며 한 마디를 더 보탰다.

 

 “자식! 조급하기는. 여기서 급한 일은 없어. 쓸데없이 갈구는 인간도 없을 거고. 마음 편히 먹어라. 걱정하다 병난다. 약도 없잖아?”

 

 ***

 

 산의 저녁일과가 시작되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어두워지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전기가 없는 동네의 밤은 길다.

 그리고 가장 무방비 상태가 되는 시간이다. 이 밤에 불을 피우는 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넋 놓고 당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일단 아쉬운 대로 큰 돌을 쌓아가며 비트 주변을 꼼꼼하게 보강했다. 여기저기 돌을 쌓아 미로처럼 진지를 복잡하게 구축했다.

 진지 안쪽으로는 낮에 거둔 마른 풀과 장작을 둘러 가며 목책 겸 화로용 장작으로 배치했다.

 가운데 모닥불과 조명을 겸한 화덕을 설치했다. 위쪽은 가져온 텐트로 빛을 가렸다.

 

 “흠, 이 정도면 불을 보고 하늘에서 날아오는 것들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지. 병력이 겨우 둘인데 밤새 불침번을 설 수는 없잖아?”

 

 이미 해가 넘어가며 주둔지는 급속하게 어두워졌다. 비연이 산이 만든 화덕에 불을 붙였다.

 수액에 송진 같은 기름기가 있는지 불은 잘 붙었고, 꽤 잘 탔다. 임시로 만든 화덕이지만 열보다는 빛이 잘 나도록 길쭉하게 배치했다.

 비연은 불을 붙이면서 사내가 일하는 모습을 유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다행이야.’

 이 사내는 걸걸한 말투에 비해 무척이나 세심한 사람이다. 비연은 그의 행동에서 의외의 배려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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