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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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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5 화
작성일 : 16-08-23 13:15     조회 : 697     추천 : 0     분량 : 4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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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대략 100미터 정도 아래쪽에는 분지와도 같은 지형이 보였다. 숲, 바위, 늪지, 초지들이 보인다.

 주변은 거대 대나무 숲과 나무들이 제각기 군락을 이뤄가며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었고, 숲 너머 아득한 곳에는 구름 기둥이 보였다.

 

 기둥의 아래쪽은 숲과 안개 때문에 볼 수 없었고,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팽이처럼 직경이 넓어지는 모양인데, 구름에 가려 중간 부분만 언뜻 보였다.

 

 

 

 “저승길이 따로 없군. 꺼먼 도포 입은 놈만 나타나면 진짜라고 믿겠네. 씨벌. 나 진짜 죽은 거야?”

 

 ***

 

 산은 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좁은 길은 오직 그곳으로만 이어지고 있었다. 희끗한 안개가 깔려있었고, 길의 좌우에는 삐쩍 마른 고사목이 을씨년하다.

 벼락에 탄 듯한 나무의 밑동, 바닥에는 깨진 바위들이 칼날 같이 늘어서 있었고, 주변에는 옅은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어 무척이나 스산한 느낌이다.

 

 비연은 아래쪽 먼 곳을 바라보며 눈매를 좁혔다.

 앞의 풍경은 점점 밝아지면서 숲 뒤쪽 절벽 근처에 뭔가가 언뜻언뜻 드러나고 있었다.

 산은 비연과 같은 방향을 응시하면서 손가락으로 소총의 총신을 가볍게 톡톡 치고 있었다. 스스로 긴장을 풀기 위한 습관이다.

 

 “김중위는 저게 뭐라고 생각하나?”

 “석축을 둥글게 쌓아 놓은 것 같군요. 뒤에 미로처럼 보이는 건 참호같아 보입니다. 위장을 했지만 분명히 인공 구축물입니다. 갈 건가요?”

 

 비연은 산을 빤히 쳐다보았다.

 “궁금증은 풀어야지. 다른 대안이 있나? 겁이 나면 귀관은 여기 남아있어도 좋다.”

 “그건 아니고…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미 상식이 깨진 곳에서 무엇을 판단해보려고? 설령 판단을 했다 한들 그게 얼마나 합리적일까? 내 생각에는 이 동네는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을 것 같지않다.”

 

 산은 입술을 비틀며 씩 웃었다.

 “같이 가자. 전우애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다. 이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확인은 해봐야 할 것 아닌가? 나는 죄지은 게 별로 없어서 별로 겁이 안 난다만.”

 

 산은 앞으로 걸음을 썩 옮기며 성큼성큼 나아갔다. 비연은 주춤주춤 그의 뒤를 따라간다. 비연의 표정에는 불안감과 불만스러움이 가득하다.

 산과 비연은 오솔길을 따라 인공 구축물 앞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산이 걸음을 늦췄다. 나뭇잎 사이로 언뜻 건물이 보였다.

 아직은 꽤 먼 거리다. 100미터 정도? 산은 비연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두 사람은 나뭇잎 사이로 앞쪽의 동정을 살폈다.

 

 

 

 “확실히 인공 구축물이군.”

 “비트(Pit)라고 보여지는데요?

 비트는 특수부대 게릴라들이 몸을 숨기거나 은닉하는 장소다.

 정규 야전군은 주로 진지를 구축하거나 텐트를 치지만, 침투와 도피를 작전개념으로 하는 특수부대에서는 비트가 일반적인 거점 구축 방법이다.

 두 사람은 은밀하게 사주경계를 유지하며 비트 근처까지 접근했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던 산이 갑자기 소총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고개를 젖혀 하늘을 쳐다본다.

 

 “이게 뭐야? 후후…… 하하하-”

 산은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비연은 주저앉은 채 망연하게 앞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 앞에는 다음과 같은 표식이 한글로 새겨져 있었다.

 

 제27 피안 거주구역

 소환자: 강산-285, 김비연-285

 기 간: 1년

 

 ( e01_21) 

 

 ***

 

 산은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비연은 아무렇게나 앉은 상태에서 고개를 뒤로 홱 젖혔다. 입으로는 뭔가를 중얼거렸다. 마치 정신 나간 사람 같다.

 

 약간의 침묵.

 산은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둘은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비연은 고개를 돌려 산을 바라보았다. 산은 평정을 되찾았는지 담배연기로 고리를 만들며 장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눈빛은 사납게 번쩍거렸다. 비연이 작게 중얼거렸다.

 

 “눈이 잘 보여요.”

 

 “뭐?”

 “지나치게 잘 보인다고요. 전 근시가 아주 심하거든요. 지금은 안경이 불필요해졌어요.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대위님도 여기 와서 몸이 달라진 것 같지 않으세요?”

 

 산은 눈을 크게 떴다. 역시 황당한 사건이 연속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든 정신을 수습해야 한다.

 

 “그래? 나빠지지 않았으니 그건 다행이군. “

 비연은 입술 질끈 깨물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살아있는 걸까요? 혹시…”

 

 비연은 다음 말을 생략했다. 산은 말없이 비연을 바라본다. 비연 역시 산을 바라본다. 산의 표정은 약간 일그러지고 있었다. 산은 담배연기를 마지막으로 내뿜고 침착하게 땅바닥에 비벼 껐다.

 

 “그럼 우리가 죽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럴지도 모르죠.”

 산이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럼 진짜 살아있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내게 이야기해 주겠나? 눈이 좋아진 거?”

 

 비연은 잠깐 머뭇거렸다. 무슨 차이가 있더라?

 

 “별로…”

 “그럼 된 거 아냐? 차이가 없다면 살아있는 걸로 치자고. 죽어 있다고 확인하면 더 행복한가?”

 

 “그래도 현실을 정확하게 알아야…”

 산이 비연의 말을 끊었다.

 

 “현실, 그래, 현실이란 좋은 이야기지. 그런데 답을 찾았다 치자. 그건 정답일까? 누가 정확하다고 판정하지? 그가 죽었다고 판정해주면 너는 그대로 믿고 따를 건가?”

 “……”

 “김중위… 나는 여기가 어딘지 몰라. 왜 이따위 이상한 곳에 불려왔는지도 모르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더욱 모른다. 그러나!”

 산은 비연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비연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여기에 뭐가 있든, 설령 진짜 저승사자가 우리를 이곳으로 끌고 왔다고 해도 나는 끝까지 살아있는 걸 포기하지 않을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이건 아니잖아. 내 인생은 이따위로 저렴하게 취급되어서는 안돼. 너는 어때? 나와 같이 갈 건가?”

 

 비연은 눈을 크게 떴다. 사내의 말에는 어떤 울림이 있었다. 호기심을 뭉개버리는 보다 근본적인 설득력.

 

 “그건… 그렇죠.”

 “그럼 우린 서로를 믿어야 돼. 할 수 있겠나?”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믿음. 불신을 이기는 유일한 힘. 위대한 의지. 상식과 인과가 깨져버린 곳.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 누구를 믿을 것인가? 무엇을 믿을 것인가? 저 사내는 믿을 만한가?

 

 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든 싫든 최소한 저 사내만이 자신이 아는 현실이다.

 실존하는 유일한 현실. 그가 손을 내밀고 있다. 그에 대한 소소한 불쾌감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도 그렇게 하겠다. 우리 잘해 보자고.”

 

 산이 씩 웃었다. 비연이 어색하게 웃는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1장 / 탈선(脫線) - 6

 

 

 

 두 사람은 잘 구축된 비트(Pit) 앞에 섰다. 산은 입을 꾹 다문 채 비트의 형태를 살폈다.

 비연 역시 무심한 표정으로 비트 주변을 쳐다보고 있었다. 비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곳에서 함께 지내야 한다고?’

 

 언덕을 파고 들어가 지하 1층에 구축된 비트의 크기는 열 평 남짓한 공간이다.

 비트 앞에는 큰 동물을 방어하기 위한 참호와 같은 구덩이가 가로 세로로 각각 파여 있고, 진입로는 미로처럼 설계되어 있어 다수의 적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모습이다.

 진입로 앞에는 목책(木柵)과 해자(垓子) 비슷한 것이 구축되어 있다.

 두 사람은 군장을 내려놓고 여기저기 둘러본다. 오랜 세월 동안 여러사람의 손에 구축되었는지 여러 가지 언어로 된 낙서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여기저기 지워지지 않는 핏자국이 있고, 곳곳에 찌든 냄새와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가 슬슬 기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낙서 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중에는 한글로 된 낙서도 있었다.

 

 살려 줘. 여기서 나를 내보내줘.

 엄마! 잘못했어요

 나를 죽게 해줘!

 

 산은 굳은 얼굴로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린다.

 

 낄낄… 여섯 번 죽었다.

 아! 씨발 넥타가 없네.

 피를 마셔야 되나?

 넥타를 달라고! 씨발놈들아…

 다 죽여버릴 거야…

 레오! 이 개새끼

 다음엔 반드시 네 살을 씹어주마.

 

 

 오오!

 나는 오늘 꿈을 꾸었지.

 수아 공비께서 나를 이끌어 주셨다네.

 그 부드럽고 하얀 손으로

 거친 무사의 손을 잡아 주셨다네.

 달콤한 입술도 내게 주셨지.

 나는 꿈이 깨지 않기를 바랐어

 영원히, 아주 영원히 말이네.

 

 

 통곡하라! 이 저주의 땅이여!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는구나.

 여기는 천국 속의 지옥. 지옥 속의 천국

 어떤 위대한 자도 탈출하지 못할 곳

 나는 오늘도 참회하고 있나니…

 

 

 그년은 맛있었지.

 나는 허벅지 살점을 씹어먹었지.

 고소했어.

 질척한 피 냄새.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흐흐- 여기는 천국이라고…

 내건 아직 튼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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