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박재영
수담.옥
박재영
이그니시스
프로즌
촌부
임허규
수담.옥
박재영
조돈형
촌부
조돈형
이그니시스
 
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에뜨랑제 더보기

스낵북
https://www.snackbook.net/snac...
>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2 화
작성일 : 16-08-23 11:41     조회 : 705     추천 : 0     분량 : 472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참으로 기억할 만한 날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 재수도 참……’

 

 그가 오는 모습이 보인다. 비연은 플래시를 켰다. 8자로 흔들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근 한 시간 동안 여기저기를 수색하다 돌아오는 사내를 쳐다보며 비연은 어떤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아주 거칠어 보이는 사내는 그녀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나갈 길이 전혀 없어. 우린 아주 고약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 여기서 불을 피우고 기다리자고. 재수 좋으면 본대 수색대가 먼저 올지도 모르지.”

 

 나뭇가지와 마른 잎들을 한곳으로 모았다. 라이터로 불을 피웠다. 생나무를 장작으로 써서 매캐하게 연기가 많이 피어올랐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모닥불이 만들어졌다.

 

 

 이제 두 남녀는 서로를 명확하게 쳐다볼 수 있게 되었다. 서로의 시선이 어색하게 얽혔다. 청춘 남녀는 아니고…

 선이 굵고 단단해 보이는 사내 하나와, 군인 치고는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단아한 모습의 여군 하나.

 

 

 

 “운 좋게 살긴 했지만, 졸지에 고문관 노릇하게 생겼군. 일단 좀 쉬자고.“

 

 산이 짐짓 유쾌하게 말을 건넸다. 군인이지만 아무래도 여자니 안심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비연은 그저 무표정하게 불빛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복잡하게 엉켜있었다. 이 장소와 이 상황에 대한 묘한 의구심, 그리고 상대에 대한 불만과 뜻 모를 불안감이 점점 커져갔다.

 

 비연은 시계를 다시 본다.

 

 시계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었다. 아까 3시 20분에서 지금은 4시 20분을 지나고 있다.

 수색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렸으니 아마 맞을 것이다. 대체 기절해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모닥불 주변으로 은은하게 비쳐지는 이 공간의 분위기는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다.

 

 문득 산이 일어나서 자신의 군장을 모닥불 곁으로 챙겨왔다. 물품을 가지런히 꺼내놓으며 하나하나 점검하는 모습이다.

 수색 이후, 그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상황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장비를 일일이 확인하는 모습은 진지하다.

 

 장교용 수첩, 문고판 책 2권, 세면도구, 침낭, 공기베개, 텐트, 판초우의, 여벌의 전투복과 츄리닝, 가죽장갑, 수건, 특전식량, 주둔지 생활용 운동화, 휴대전화 겸용 PDA와 MP3, 신형 소총, 실탄이 들어있는 탄창 5개, 권총 탄창 10개, 야전삽, 대검, 돋보기가 박힌 빅토리녹스 다용도칼, 나침반, 수통, C4 두 덩어리와 뇌관용 고폭탄 20개 그리고 1회용 라이터 2개, 담배 한 보루 및 기타 야영생활에서 요긴한 반합.

 

 장교의 군장준비 치고는 아주 양호하다. 하기야 이 부대는 훈련이 고되기도 하고 병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니 장교라고 편한 구석이란 한 군데도 없다.

 팀의 훈련 장비까지 나눠야 한다. 그래서 병들보다 군장이 더 빵빵하다.

 

 

 

 산은 군장을 세심하게 확인한 뒤, 야전삽을 챙겨 들었다. 모닥불 근처 비교적 평평한 곳을 찾아 땅을 골랐다. 나무뿌리나 돌조각이 많았지만 지반은 약했다.

 뿌리는 쉽게 뽑혔고, 돌들은 군홧발로 툭툭 차는 정도로도 금방 푸석하게 부서졌다.

 임시로 고른 바닥에는 낙엽을 덮은 뒤, 그 위에는 아쉬운 대로 판초우의를 깔았다. 이어 간단하게 앞뒤가 터진 텐트를 치고, 다음에 주변에 배수로를 파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제 최소한 비나 이슬은 맞지 않을 것이다. 비연은 불만스런 얼굴이었지만 묵묵하게 그의 작업을 도왔다. 작업은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본대의 수색은 없었다. 아니 주변에는 새소리, 벌레소리, 물소리 등 그 어떤 소리도 없었다.

 하늘에도 땅에도 지독한 적막이 고여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견디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것이 이 남녀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중위는 텐트에서 쉬도록 해. 날이 샐 때까지 불침번은 내가 서도록 하지.”

 “저는 괜찮습니다.”

 

 “그러면 군장이라도 정리해. 이곳에서 귀관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강대위님은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모르겠어. 도상으로는 포항에서 가까운 안강 지역인데, 식생(植生)을 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어. 모르는 식물이 대부분이고. 솔직히 내일 해가 떠봐야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저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기후도 그렇고……”

 

 “김중위는 주특기가 뭐지?”

 “정보병과입니다. 지금은 연합사 통역장교를 하고 있습니다.”

 “군대가 뭐가 좋다고 자원했나? 오늘 죽을 뻔했잖아?”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연이 차가운 얼굴로 산을 쳐다보았다.

 

 “그런 한가한 이야기보다, 저에게 사과를 먼저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아세요? 대위님 구타 때문에 목이 부러질 뻔 한 것. 혀까지 깨물어 지금도 피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다면 군법에 호소할 것입니다.”

 

 “구타? 군법?”

 “아무리 제가 실수를 했다지만, 그건 사고였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함부로 구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깨울 때 따귀까지 함부로 치셨지요? 그건 성희롱 아닌가요?”

 

 비연이 정색을 하고 항의했다. 생각할수록 기분이 정말 나빴다.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는 경황에도 홧김에 사람을 패는 사람이다.

 위기의 순간에 전우를 챙겨주지 못할망정, 그 와중에도 목이 부러질 만큼 때렸다는 것은 상대방을 정말 죽일 마음도 있었다는 방증이다. 원래 가학(加虐)을 즐기는 질이 나쁜 장교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정말 경멸하는 족속이다. 게다가 숙녀의 머리, 그것도 거리를 추정컨대 발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니 점점 꼭지가 돌고 있다.

 

 “이봐…… 김중위!”

 “예!”

 

 산이 부르는 목소리에 비연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바짝 쳐들었다. 그것은 본능이었다.

 산의 목소리는 낮았다. 그리고 여태와는 다른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무서운 것 혹은 섬뜩한 것. 그리고 매우 진지하고도 준엄한 것.

 

 “말조심해라. 넌 참 뻔뻔한 놈이구나. 항의인지 지랄인지 하기 전에, 네 부주의가 사람의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귀관은 강하 낙하산 조종을 서툴게 함으로써 위기상황을 초래했고, 그 이후에는 더욱 위험한 행동을 했다. 그건 아주 멍청한 행동이었지. 구타라고 했나? 이번엔 내가 묻자? 낙하산이 엉키고 나서, 귀관이 예비 낙하산을 펼치려고 했던 것은 기억나는가?”

 “기억……납니다.”

 

 확실히 그녀는 교육받은 대로 위기 상황에서 예비 낙하산을 펼치려고 했었다. 그러다 갑자기 얻어맞고 그대로 기절했다.

 

 “어떤 호로새끼가 그렇게 하라고 가르쳤나?”

 산이 한심하다는 듯 비연을 쳐다본다.

 

 “그건…”

 비연이 머뭇거렸다. 배운 게 잘못되었나? 아니면 잘못 배웠나? 생각해보니, 그 상황에서 대처요령에는 확신이 별로 없다.

 

 “이봐 병아리. 잘 들어둬라. 예비산은 주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았을 때만 쓰는 낙하산이다. 이미 주낙하산이 펴진 상태에서 예비산을 펼치게 되면, 예비산은 주낙하산을 아래에서 감아가며 풀어지게 된다. 그리고 위로 올라가며 그냥 엉키는 거야. 그 상황은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어. 그냥 개죽음이라고. 귀관이 아까 했던 행동이 바로 그거였지. 너 혼자 뒈지면 뭐라 안 그러겠는데, 나까지 따라 죽기는 싫었거든. 그래서 기절할 만큼만 팼다. 네가 기절한 덕분에 낙하산 엉킨 것도 겨우 풀었지. 이제 해명이 좀 되었나?”

 “……”

 

 “그리고 뭐라? 왜 깨울 때 따귀를 쳤냐고? 그래도 여자라고 어깨를 흔들었더니 완전 군기가 빠져서 정신 줄 놓고 헬렐레 별 반응도 없더군. 그럼 네가 말해줄래? 가슴을 만질까? 배를 때려줄까? 엉덩이를 걷어찰까? 아니면 뽀뽀라도 해 줄까?”

 “……”

 

 “그나마 만만한 게 얼굴이더군. 별 오해 받을 일도 없고, 기분은 조금 나쁘겠지만, 수치감도 덜 할 거고. 나도 나름대로 고민 많이 한 거야! 사내새끼였다면 벌써 그 멀건 옥수수부터 박살냈을 거야.”

 “……”

 비연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약간 벌린 채 산을 쳐다본다. 아까의 상황이 뇌리 속에서 빠르게 재현되고 있었다. 비연의 얼굴은 점점 벌겋게 물들어간다.

 모닥불에 비치지 않았다면 정말 볼만했을 것이다. 비연은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이번에는 정말 경솔했다고 느낀다.

 치명적인 실수.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 번. 게다가 적반하장으로 생명을 구해준 사내에게 화까지 내고 있는 이 상황. 잠시 끔찍한 침묵이 흘렀다.

 비연이 입을 열었다.

 

 “죄송……”

 “에이…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하단 말이지.”

 

 비연이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산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전투모를 고쳐 쓴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야전삽을 들고 앞쪽 나무쪽으로 휘적휘적 걸어가고 있다.

 ‘하기야…… 기절할 만큼 터지고 기분 좋을 놈은 없겠지.’

 

 산은 어른 팔뚝 정도 굵기의 나무를 잠시 만져보더니 손바닥으로 죽 밀었다. 나무가 ‘투두둑’ 하더니 뿌리가 잘리며 밑동부터 땅에서 떨어져 나왔다.

 

 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긴 모양은 분명히 나무가 맞는데, 마치 풀을 뽑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약하다.

 잘려진 나무를 두 손으로 잡아 들어 올렸다. 일단 첫 느낌은 가볍다. 산은 대검으로 잔가지를 툭툭 쳐냈다. 절단면에서는 수액 비슷한 끈적한 것이 툭툭 떨어졌다.

 산은 몽둥이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살피더니, 어깨너비 간격으로 양쪽을 잡은 상태에서 힘을 넣어 보았다.

 

 뽀각- 하는 소리와 함께 가운데가 손쉽게 부러졌다. 막무가내로 힘을 써서 부러뜨렸는데 그 절단면은 마치 오이를 꺾은 자리처럼 깔끔하다.

 

 “흠, 아까 가지를 칠 때부터 느꼈지만, 이 동네 나무들은 강도가 약하고 수분이 많군. 목재로 쓰기에는 너무 약해. 이 큰 나무도 그럴까?”

 

 산은 바로 옆에 있는 아름드리나무를 위아래로 쳐다보더니 양팔로 힘껏 밀어 보았다.

 뿌득-하고 뿌리가 뽑히는 소리가 났다. 나무는 산이 밀어낸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제 16 화 2016 / 8 / 23 592 0 4963   
15 제 15 화 2016 / 8 / 23 609 0 4298   
14 제 14 화 2016 / 8 / 23 778 0 10283   
13 제 13 화 2016 / 8 / 23 666 0 4347   
12 제 12 화 2016 / 8 / 23 649 0 4757   
11 제 11 화 2016 / 8 / 23 611 0 4521   
10 제 10 화 2016 / 8 / 23 565 0 4251   
9 제 9 화 2016 / 8 / 23 586 0 3941   
8 제 8 화 2016 / 8 / 23 553 0 4447   
7 제 7 화 2016 / 8 / 23 606 0 4484   
6 제 6 화 2016 / 8 / 23 619 0 4829   
5 제 5 화 2016 / 8 / 23 695 0 4062   
4 제 4 화 2016 / 8 / 23 572 0 4694   
3 제 3 화 2016 / 8 / 23 785 0 4180   
2 제 2 화 2016 / 8 / 23 706 0 4724   
1 제 1 화 2016 / 8 / 23 1032 0 800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