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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11
작성일 : 17-07-30 07:42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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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기랄!"

 

 우연이 몸이 땅에 닿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울었고 힘이 가득 담긴 발끝이 동굴 바닥을 패일 정도로 강하게 박차고 튀어나갔다. 그걸로도 모자라 우연은 공중에서 저번과 같은 도약을 시도했다. 우연의 발치에서 스파크가 터졌고 강하게 압축한 용수철을 놓아주듯 그 자리에서 더 빠르게 튀어나갔다.

 

 파팟-

 

 전보다 더 빠르고 깔끔해진 동작은 완벽하게 숙련된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웠다. 우연은 앞으로 나아감과 동시에 왼손에 스피어를 만들었다. 팔 길이 정도 되는 검은 막대가 생성되었고 우연은 스피어를 역수로 쥐었다. 최대한의 속도를 이끌어냈기에 멈추기는 힘들어 보였다.

 

 '멈추지 않고 쳐낸다.'

 

 우연은 정확히 불덩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꺄아아아악!"

 

 뒤늦게 불덩이가 자신에게 쏘아지고 있는 것을 본 임수빈은 소리를 지르며 팔 전체로 얼굴을 감쌌다. 어느새 수빈의 코앞까지 날아든 불덩이였지만 아슬아슬하게 우연이 더 빨랐다.

 

 콰가가가가앙-

 

 우연의 스피어와 부딪힌 불덩이는 정확히 홀의 벽면으로 튕겨나가 게이트 전체를 울리는 큰 소음을 만들어냈다. 우연이 생각했던 것보다 불덩이는 위력이 훨씬 대단했다. 벽에 부딪힌 주술사의 마법은 벽을 반쯤 부셔놓은 것으로도 모자라 그 일대를 계속해서 불태우고 있었다.

 소리는 났지만 자신이 안전하단 것을 인지한 수빈이 팔을 천천히 내렸다. 분명 자신에게 날아오고 있음을 느꼈지만 자신은 멀쩡했고 달라진 건 근처에 우연이 검은 막대를 들고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볼 여유는 없었다.

 

 "서포터! 치유!! 치유해달란 말이야!"

 

 오크 세 마리와 격돌했던 전방 대열에서 근거리 딜러 한명이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어깨 한 쪽이 글레이브의 공격 반경에 스쳤는지 살갗이 거칠게 찢겨나가 있었다. 급박한 상황에 수빈은 주문을 시전했지만 시선은 우연에게로 향했다.

 우연도 여유롭지만은 않았다. 주술사의 손에 불덩이가 다시 시전되고 있었던 것!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우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팟-

 

 우연은 다시 땅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후방 대열에 있으라곤 했지만 탱커를 포함한 근거리 딜러들이 주술사를 놓친 이상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우연은 역수로 쥔 스피어를 가슴 가까이 밀착시킨 채 오른손에 서서히 마력을 끌어모았다.

 우연의 도약이 어찌나 빠른지 주술사가 주문을 시전하기도 전에 바로 앞까지 접근한 우연은 역수로 쥔 스피어로 주술사의 턱을 강하게 올려쳤다. 순간적으로 주문이 차단됐고 무방비로 드러난 주술사의 가슴에 우연의 오른손이 살며시 놓였다.

 

 "방출!"

 

 우연의 손에서 뻗어나간 검은 마력에너지는 그대로 주술사의 가슴을 관통했다. 고개는 천장을 향한 채 그대로 숨이 끊긴 주술사가 다리에 힘을 잃고 쓰러졌다. 쓰러진 주술사의 허벅지에는 누군가 시전을 방해하려고 시도했었는지 화살 두어 개가 꽂혀있었다.

 주술사를 처치한 우연은 대열을 돌아보았다. 대열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누적된 데미지에 분노한 오크 세 마리는 이리저리 날뛰고 있었고 근거리 딜러들은 오크를 타격하기는커녕 글레이브를 피해 도망치는데 급급했다. 후방 대열도 마찬가지였다.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크큭. 그냥 둬. 어차피 필요 없는 것들 아니야? 거추장스럽게 달고 다닐 필요 없다고. 주인은 헌터랑 달라.-

 "헛소리하지 마"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오크 한 마리를 처치하기 위해서 한쪽에 달려들면 반드시 다른 쪽에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 더군다나 오크는 세 마리였다. 어디로 가든 진퇴양난이었다. 절대적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세 개 만들 순 없어?"

 -세 개?-

 

 질문에 의미가 없었다. 물어봄과 동시에 우연은 자신 근처에 가상의 집중점을 세 개 만들었다. 눈을 감고 천천히 차분하게 집중했다. 하지만 허공에 마력을 집중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뭉칠 듯 흩어지고 다시 뭉칠 듯 흩어졌다. 더군다나 한 곳에 집중하기도 벅찼지만 세 개를 동시에 다루려니 머리가 폭발하려는 듯 뜨거워졌다.

 

 -허..-

 

 듀켈은 우연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마력 구체를 3개 만들려는 것. 원래 우연에게 가르쳐 준 것은 손바닥 위에 하나의 점을 집중시켜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듀켈이 그렇게 알려준 것은 아직 마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했고 우연이 숙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원래 마력 구체는 손바닥에서 한두 개를 생성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주위에 공간을 비틀어 수십 개를 생성하는 것. 그것이 듀켈의 방식이었고 힘을 잃기 전의 권능이었다.

 우연은 머리가 터질 수도 있다고 느꼈지만 개의치 않았다. 정말로 터져버리면 죽을 수도 있다고 느꼈지만 희생하고자가 아니었다. 그저 강해지고 싶을 뿐. 누군가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무서운 것도, 모두를 지키고자 하는 정의 따위도 아니었다. 그저 상황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고 싶을 뿐!

 순간 우연의 주변에 공간이 일렁이며 검은 구체 3개가 떠올랐다. 한 개를 만들었을 때보다 작은 크기였지만 안정된 모습으로 떠있는 구체는 우연이 성공해냈음을 의미했다. 우연도 성공한 것을 느낀 것인지 감고 있던 눈을 부릅 떴다.

 오크 세 마리가 날뛰고 있는 위치를 정확히 인지했고 우연이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았지만 구체는 각각 오크에게 쏘아졌다. 우연이 노린 것은 오크의 발꿈치의 힘줄이었다. 바로 아킬레스건! 작은 빛처럼 빠르게 쏘아진 구체는 정확히 오크들의 발꿈치에 명중했고 날뛰던 오크들은 균형을 잃고 바닥에 뒹굴었다.

 

 "끄에에엑."

 "꾸어어어어어어."

 

 분노한 상태에도 고통이 괴로운지 오크들이 괴성을 질렀다. 아직 숨통이 끊기지 않았는지 자빠진 상태에서 헌터 대신 땅을 후려치고 있었다.

 주술사에게 마력을 방출하고 쉴 틈도 없이 구체를 3개나 만들어낸 우연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도저히 오크의 숨통을 끊으러 달려들 힘이 없었다. 그런 우연의 모습을 마지막까지 보고 있던 임수빈이 정신없는 헌터들에게 소리쳤다.

 

 "달려들어요!"

 

 도망치던 헌터들이 수빈의 말에 오크들의 움직임을 눈치챘다. 움직이지 못한 채 바둥거리는 오크의 숨통을 끊는 것쯤은 쉬운 일이었다.

 

 "으하아앗!"

 

 겁을 먹고 도망치던 헌터들이 맞는지 그들은 순식간에 오크를 둘러싸더니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우연은 마지막 오크가 숨통을 끊는 것까지 보고 천천히 주술사에게 가서 마력을 흡수했다. 마력을 흡수하자 기운이 점점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피로도 점점 회복됐다.

 

 '후.. 이제 좀 낫군.'

 

 뜨거웠던 머리도 식혀지고 있었다. 마력 흡수로 듀켈의 권능이 강해질 수 있는 것은 그렇다 쳐도 우연의 몸 상태도 회복될 수 있는 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크게 다친 분 계신가요?"

 

 상황이 정리되자 탱커였던 김상훈이 꽤나 멀쩡한 모습으로 헌터들을 부축하며 자리 한 곳으로 인원을 모았다. 약간 미안한 표정이 서려있는 듯했지만 절대로 표현하지 않았다. 김상훈을 제외한 다른 헌터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지만 김상훈이 멀쩡했던 이유는 튼튼해서가 아니었다. 오크들이 자신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네 마리인 줄 알았던 오크가 세 마리만 있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시작됐다. 처음엔 글레이브를 막기도 급급해서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오크가 세 마리인 것을 안 뒤부터는 한 마리가 새어나갔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멀리서 오크 한 마리가 멈춰있는 것이 눈에 보였고 그 순간 집중이 흐트러졌다.

 그때 끌고 다니던 오크 세 마리중 한 마리가 다른 딜러에게 시선이 돌아가기 시작했고 그 오크를 도발하기도 전에 다른 오크 한 마리가 분노해서 날뛰었다. 상황은 계속해서 꼬여갔고 급기야 모두 분노한 오크들이 상훈이 아닌 다른 헌터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진형이 흐트러졌고 공격력이 약한 탱커가 분노해 돌아선 오크를 다시 도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때려도 오크들은 상훈에게 글레이브를 휘두르지 않았다.

 

 "서포터님 여기 헌터분들 치유 좀 해주세요."

 "지금 그쪽이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입니까? 아직도 당신이 리더라고 생각해?"

 

 상황을 모두 보고 있던 원거리 딜러가 언성을 높이며 대꾸했다. 아까 상훈과 대치했던 그 헌터였다. 후방이 취약하니 대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무시했고 헌터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태연한 듯한 상훈의 태도에 화가 난 것이었다.

 가장 후미에서 우연이 상황을 모두 해결하는 걸 보았고 E급의 능력으로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지만 분명한 건 상훈에게 더 이상 리더의 자격은 없다는 것이었다. 헌터는 상훈에게 더 쏘아붙이려 했지만 자신을 가로막는 손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가로막는 사람은 우연이었다.

 

 "더 이상 갈등은 일으키지 말죠. 잘잘못을 따지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우연이 차분한 목소리로 헌터들 다독이며 홀의 끝을 가리켰다. 홀의 끝에는 커다란 문이 보였고 그 문이 보스방의 문임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이제 다 왔습니다. 다시 집중해서 잘 하자구요."

 

 우연은 갈등을 심화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분명 탱커 김상훈이 잘못한 건 맞았다. 이건 그냥 단순한 게임 같은 게 아니었다. 한 명 한 명의 목숨이 달린 일이고 모두가 집중해야 살아남는 곳이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김상훈의 잘못만도 아니었다.

 오크들이 분노하고 날뛸 때까지 제압하지 못한 딜러들의 역량도 문제라면 문제였고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뻔한 서포터의 돌발행동도 문제였다. 물론 근원은 탱커이지만 그런 것을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헌터와 게이트에 처음 와본 우연이었지만 우연의 눈엔 온통 문제투성이였다. 헌터라고 다 제대로 된 싸움꾼이 아니었다. 우연은 그저 얼른 클리어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크흠."

 

 김상훈은 자신의 잘못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긴 한지 별말이 없었다. 자신은 D급이라는 자부심 때문인지 사과하지는 않았다. 김상훈을 쏘아붙일듯했던 헌터도 우연이 직접 나서서 다독이자 더 이상 말하기 애매해졌는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어쨌거나 우연이 모두의 목숨을 살린 것이다.

 헌터들의 치유가 끝나고 김상훈이 다시 선두에 서서 일행을 보스방 앞으로 이끌었다.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빠 오늘 끝나고 뭐 해요?"

 

 말투가 많이 바뀐 임수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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