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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6
작성일 : 17-07-30 04:55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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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트를 나왔으나 진우연이 갈 곳은 딱히 없었다. 집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머물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까 낮에 도와준 간호사에게 전화해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너무 실례되는 일이라 마음을 접었다.

 

 -마정석을 먹으니 한결 나아졌군, 역시 조무래기들을 먹는 것보단 이렇게 맛있는 걸 한 번에 먹는 게 좋지. 크크큭.-

 

 듀켈은 신났는지 계속해서 떠들었다. 크랄을 잡고 주운 빛나는 돌을 흡수하고 나서는 더욱더 기운이 좋아 보였다.

 

 "그나저나 헌터들이 돈을 많이 번다는데 어떻게 버는지 알아?"

 

 막상 보스를 잡고 게이트를 클리어했지만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크흠 글쎄, 기억으론 게놈인가 캐논인가 하여튼 어떤 것이 비싸다고는 들었는데... 나도 잘은 모르겠군. 크흠...-

 

 모를 리 없었다.

 

 "흐음"

 

 딱히 당장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궁금했을 뿐이었다. 상황이 정신없이 지나갔기에 우연이 놓친 것이 있나 싶었다. 우연은 일단 그 문제는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고 잘 곳부터 찾기로 했다.

 우연이 찾은 곳은 찜질방이었다. 근처 모텔에서 잘까도 생각해봤지만 돈이 많지도 않은 형편에 굳이 비싼 돈 주고 가고 싶진 않았다. 맘 같아선 밖에서 노숙할까 싶었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찜질방에 오길 잘한 걸까 생각하며 탕에 발을 담그는 순간, 모든 고민이 사라졌다. 그저 평온했다. 탕 속의 뜨근한 온수는 우연의 몸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피로를 씻어냈다. 따듯한 온기에 취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자 그동안의 일들이 문득 떠올랐다.

 

 '헌터라..'

 

 딱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듀켈의 말을 듣다 보니 지난날의 자신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했고 누군가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자신보단 남을 위했던 그날들. 물론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진우연을 떠났고 그들이 없어지자 우연에게도 삶의 의미가 없어진 거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몰랐다. 이타적인 것이 좋은 거라 생각했고 양보하는 것, 배려하는 것, 소위 말해 착하게 구는 것. 그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 누구도 잘못됐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누군가를 위한 삶이 아닌 오로지 자신을 위한 삶. 충분히 이기적이어도 괜찮다. 그저 자신을 위해 살면 된다. 다른 누구의 기대에 부흥할 필요도 없으며 시선을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자신 앞에 놓인 길을 걷고 자신만을 돌아보면 되는 것이다.

 

 '강해지고 싶다.'

 

 우연의 오른손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게이트 안에서 느꼈던 그 힘들이 생각났다. 무의식적으로 우연의 손에 작은 에너지가 뭉쳤다. 아까와 같은 작은 구슬이 우연의 손바닥 위로 둥실둥실 떠올랐다. 인간의 힘이 아닌 듀켈로부터 얻은 권능. 손에서 방출된 그 힘. 트롤들과 마정석으로 흡수한 마력. 듀켈의 말에 의하면 이렇게 마력을 흡수할수록 권능의 범위가 더 넓어진다고 했다. 파괴력이든 운용하는 면에서든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팟-

 

 구체는 우연의 의지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를 위해 살겠다. 누구보다 강해지겠어.'

 

 우연에게서 꿈틀거리던 본능이 드디어 폭발했다. 그것은 마치 밀림의 야수에게서 나올 법한 야성적인 것이었다.

 우연은 말끔하게 씻고 찜질방 내부로 향했다. 찜질방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어렸을 때 와봤던 기억과는 전혀 달랐다. 식혜를 파는 곳은 매점이라기엔 마트처럼 넓었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만화책을 갖다 놓은 것치고는 한쪽 벽을 꽉 채울 정도로 가득 쌓여 있었다. 컴퓨터를 하는 곳도 있었다. 마치 PC방처럼 꾸며놓은 시설에 이곳이 정말 찜질방이 맞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우연은 기대기 편한 베개 하나를 들고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일단 정보가 필요했다.

 

 '헌터.'

 

 듀켈은 헌터와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여지는 모습은 헌터였다. 헌터가 어떻게 싸우는지는 몰랐지만 목적이 그들과 다르진 않다고 생각했다.

 

 '일단 돈도 벌 수 있으니까.'

 

 검색창에 헌터만 검색했을 뿐인데 헌터와 관련된 노래, 헌터가 되는 법, 관련된 동영상, 질문,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튀어나왔다. 우연은 그중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헌터관리협회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이트는 헌터에 대한 각종 정보가 상당히 많았다. 일단 일반인을 포함해서 누구나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었고 헌터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떻게 나뉘는지 그리고 어떻게 등록하는지 등 여러 가지가 자세하게 설명돼 있었다. 사이트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헌터의 주 능력은 탱커와 서포터 그리고 딜러로 구분했다. 탱커는 말 그대로 일행의 선두에서 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람을 뜻했다. 주로 방어적인 능력이 발달한 헌터들이 이런 계열에 속했다. 딜러는 말 그대로 적에게 강한 데미지를 넣을 수 있는 헌터를 뜻했다. 각종 근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헌터도 있고 괴수를 대상으로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드물게는 판타지에서 나올 법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딜러라는 것도 존재했다.

 

 '난 뭐지.. 이건 마법 같기도 하고 근거리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헌터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서포터였다. 서포터는 사실상 헌터라 보기에 어려운 면도 있었다. 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서포터는 정해진 틀에 벗어나서 정말 다양한 특징이 있었는데 문제는 게이트 안의 전투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였다.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분포돼있는 게 회복계열이었다. 다만 회복계열은 전투중에 사용하기엔 회복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이 문제였고 이 계열의 서포터들은 결국 의료센터를 만들어 전투가 끝나고 회복이 필요한 헌터들을 위한 시설을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두 번째가 치유 계열이었는데 이 계열의 서포터들은 어딜 가나 환영받는 존재들이었다. 고통면역이나 완벽한 치유를 할 수는 없지만 전투중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치유의 속도가 빠른 편이었고 회복보다 효과가 덜하지만 전투중에는 분명 도움이 되는 존재들이었다. 그 외에도 서포터 계열엔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많았지만 게이트에서 볼 수 있는 이들은 대부분 치유 계열 서포터였다.

 사이트엔 게이트에 보통 5명에서 최대 1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고 쓰여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10명으로 이루어서 가는 편이었고 실제로 게이트관리협회에서도 소속된 헌터들을 웬만하면 10명을 맞춰서 보내는 편이었다.

 

 '음..? 난 뭐지.'

 

 헌터들의 모습을 본 적도 없거니와 그들이 어떻게 싸우는지조차 모르는 우연이었다.

 

 -생각할거 없어. 넌 헌터가 아니야. 그들의 힘과 내 권능은 다르다. 내가 훨씬 압도적이지. 다만 차이를 두자면 그들은 게이트가 아닌 곳에서도 힘을 사용할 수 있지만 난 그렇겐 못해. 기껏해야 가지고 있는 힘의 일부만 가능하다.-

 "그래서 밖에서 널 차단할 수 있는 거구나"

 -크흠-

 

 약간의 의문은 들었지만 딱히 상관은 없었다. 강해지고 싶은 것은 맞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사이트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정보들이 많았고 우연은 조금 더 뒤적거린 후에야 컴퓨터를 끄고 잠자리를 찾아 나섰다.

 

 '일단 내일은 헌터관리협회에 가서 헌터 등록부터 해야겠어.'

 

 따듯한 바닥의 온기 덕분인지 아니면 게이트에서의 피로가 몰려왔던 탓인지 우연은 눕자마자 곤히 잠들었다.

 

 *

 

 다음 날, 우연은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다. 어제의 일 때문에 몸이 뻐근하고 피곤이 풀리지 않을까 했던 걱정과는 달리 상당히 개운한 아침이었다.

 

 '마력흡수 때문인가?'

 

 마력흡수는 참 신기했다. 듀켈과의 계약 때문이기도 했고 더 강해지고자 하는 마음에라도 마력흡수는 해야 했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우연의 상태도 더 좋게 해주었다. 자잘한 상처는 물론이고 크랄을 잡고 난 뒤에 마정석이라 불리는 것을 흡수했을 땐 등 뒤의 상처까지 말끔하게 나았다.

 

 '아플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건가.'

 

 우연은 일단 목욕탕에서 말끔하게 씻었다. 헌터 등록을 하러 가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말끔한 모습으로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씻고 나와 거울에 비친 우연의 모습은 꼴이 말이 아니었다.

 

 -크크큭-

 

 덥수룩한 머리에 게이트에서 찢어지고 터진 옷들은 누가 봐도 지하철의 거지차림과 다름없었다. 자신의 모습을 비웃는 듀켈을 차단하고 싶었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우연은 일단 밖으로 나와 옷부터 사기로 했다. 얼마 있지도 않은 지원금이었기에 무턱대고 쓸 수는 없었지만 이런 꼴을 하고 가서 망신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를 위한 거니까!'

 

 자신을 위한다는 느낌은 상당히 뿌듯했다. 우연은 큰맘 먹고 아기다스로 향했다. 두어 시간쯤 고민한 끝에 우연이 고른 것은 아기다스 기모츄리닝! 무려 1+1에 반값 세일까지 붙은 초특급행사상품! 남에게 줄 옷을 산 적은 있어도 내 옷을 산 적은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혼자 와서 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랬기에 더 뿌듯했다. 우연은 계산하기 위해 계산대로 향했다.

 

 "이만 구천팔백 원입니다"

 

 가격을 듣고 카드를 내밀던 우연의 손이 잠깐 멈칫했다. 알바생은 우연이 카드를 주지 않자 무심코 카드를 받으러 손을 내밀었다. 순간 알바생이 착각했나 싶을 정도의 빠르기로 우연이 들고 있던 카드가 알바생의 손을 피했다.

 

 '뭐.. 뭐야?'

 

 알바생은 당황했다. 자신을 놀리는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특유의 서비스정신을 발휘하면서 다시 웃는 얼굴로 우연이 들고 있던 카드를 집으려는 찰나.

 

 휘히익

 

 또다시 우연의 손이 번개처럼 빠르게 알바생의 손을 피해 갔다.

 

 "소.. 손님?"

 

 우연은 고민 끝에 할까 말까 했던 말을 꺼냈다.

 

 "무이자 할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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