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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관상가
작가 : 나우주
작품등록일 : 2017.7.29

대한민국 최악의 돌팔이 관상가, 이상해.

조선 시대로 회귀 후,

조선 최고의 이름난 관상가로 다시 태어나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1
작성일 : 17-07-29 20:46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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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호구 좀 많이 걸렸냐.”

 

  누가 보지도 않는데, 구석에서 몰래 돈을 세고 있던 상해는 인기척에 도둑놈마냥 흠칫 놀라 사투리가 나와 버린다.

 

  “아따, 깜짝시로!!”

 

  문을 열고 들어 온 인기척의 주인공은 근처에 사는 친한 역술가, 혜자였다.

  한복차림에 한껏 뒤로 밀어 묶은 머리, 거기에 진하디 진한 촌스런 화장이 누가 봐도 나 무당이요 싶은 차림새였다.

  혜자는 상해 집 방문이 익숙한지 오자마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누님! 인기척 좀 하고 들어오쇼.”

  “뭔 갑작시런 내외냐.. 니 뭐했냐. 몰래 거시기라도 잡고 있었냐. 왜 이리 놀라냐.”

 

  혜자는 급히 무언가를 감추는 상해의 수상한 행동에 곁눈질로 흘겨봤는데, 글쎄, 만 원짜리가 여러 장이다. 꽤나 두툼해 보였다.

  틀림없이 어디 귀 얇고 멍청한 호구 한명 제대로 잡은 것이 틀림없었다.

  친 동생 같은 놈이지만, 신기라고는 쥐뿔도 없는 놈이 한때 처녀무당으로 TV까지 나왔던 자신보다 손님을 많이 받는 걸 보면 조금은 아니꼬운 마음이 들었다.

 

  “아따, 오늘 호구 좀 많이 울렸는 갑네이. 너 그러다 저기 돈암동에 빌딩 하나 세워불겄다.”

 

  혜자의 아니꼬운 표정에 상해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상해 역시 혜자의 방문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혜자가 상해의 집에 오면 항상 무언가가 사라졌다.

  장식하려고 사다놓은 도금 불상이며 전기청소기, 괴황지 거기에 마당 장독에 있는 김치까지, 이미 온 동네에 도둑년이라고 소문이 파다했다.

  같은 동향만 아니었다면 진작 내쳤을 테지만, 인생사 뭐있겠나, 이런 놈이 있으면 저런 년도 있는 법.

  상해는 모두 본인 업보니 생각하며 혜자와 어울려 지냈다.

  하지만, 되도록 값비싼 물건은 혜자 앞에 안 보이려 애썼다.

 

  ‘오늘은 또 뭘 훔쳐가려고 온 거야.’

 

  그러다 문뜩 뭔가 떠올랐다.

 

  “누님, 그러지 말고 온 김에 나 새해 운 좀 봐주쇼.”

 

  이번에는 혜자의 표정이 뾰로통해지더니 입이 대쪽 나왔다.

  매번 자신이 상해의 집에 방문할 때 마다, 운세를 봐 달라, 점 좀 봐달 라, 요즘 내 관상은 어떠냐.

  웬만한 점 보러 온 손님보다 요구가 많았다.

  아무리 점을 보고 관상을 보는 역술가라도 자기 운세는 모르는 법이라지만, 이 놈은 돌팔이여서 그럴 거라 생각하는 혜자였다.

 

  “아니, 넌 뭔 무당 놈이 매번 그렇게 점을 봐 달라쌌냐. 그것도 매번 공짜로.”

 

  혜자가 새침하게 나오자, 상해는 집에서 사라진 물건 목록을 줄줄이 나열해가며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꾹 눌러 담고 애써 웃으며 온갖 아양을 다 떨어댔다.

 

  “누님, 섭섭하게 진짜 왜 그라쇼. 고향누님이 이리 나오면 나 참말로 섭섭하네. 그라지 말고 새해도 됐응께, 고향 동생 운 좀 한번 봐주쇼. 요옹~한 벚.꽃.선.녀님~”

 

  오늘은 기필코 복채로 한몫 받겠다고 다짐한 혜자였지만, 갖은 아양을 다 떨며 부탁하는 상해의 모습에 혜자는 귀엽다는 듯 웃어넘겼다.

  그리고 몸을 돌려 상해의 관상을 깊이 보기 시작하는데.

 

  “어디보자, 내가 네 마지막으로 관상을 봐준 게 한 세 달 됐제?”

  “그라지요.”

 

  혜자는 미아리고개에서는 꽤나 유명한 역술가이다.

  점 좀 본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용하다고 익히 알려져 있었고, 잘나가는 기업인들이 자주 찾는 역술가로도 유명했다.

  다만, 흠이 있다면 못돼먹고 솔직한 성격 탓에 혜자에게 잘못 보인 손님은 혜자의 저주를 받는 다는 둥, 이상한 소문이 퍼져서 손님의 발길이 점점 줄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혜자의 신력은 뛰어났고 그걸 아는 단골들 덕에 입에 풀칠은 해가며 연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상해의 관상을 보던 혜자의 표정이 순간 심상치 않아졌다.

 

  “네 뭔 일 있냐?”

 

  갑작스레 혜자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상해도 당황하는데, 혜자가 이리 진지하게 나온다는 건 진짜 뭔가 있다는 것.

  상해는 점점 불안해졌다.

 

  “누님, 무섭게 왜 그라요..”

 

  혜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뭔가를 깊게 생각하자, 상해는 심상치 않단 걸 금새 알아차렸다. 돌팔이 무당이지만, 그 만큼 눈칫밥으로 먹고 살아온 그였다.

  곰곰이 생각을 하던 혜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네 괴황지랑 경면주사 어따 뒀냐.”

 

  괴황지와 경면주사는 흔히 알고 있는 부적의 노란종이와 빨간 물감을 뜻하는 재료이다.

  그걸 찾는다는 건 부적을 쓰겠다는 말인데, 돈을 받지 않은 이상 무당이 직접 나서서 부적을 쓰는 건 결코 작은 일은 아니란 소리였다.

 

  “아니 그것은 뭐한다고 찾는 다요..”

  “...”

  “누님, 왜 그라는데요? 그것은 왜 찾는 다요!”

  “.. 그걸로 뭘 하겄냐!”

  “...”

  “네... 심상치 않다.”

  “야...?”

  “네.. 얼굴에 마가 껴있어..! 그것도 아주 큰 것이..!”

 

  혜자는 손버릇이 나쁘긴 했으나, 평소 상해를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아꼈다.

  그런데, 그런 동생의 얼굴이 심상치 않다.

  상해의 얼굴에서 죽은 이의 얼굴에서만 나타나는 형이 보였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곧 죽을 사람의 얼굴이었다.

 

  놀란 상해는 어쩔 줄 몰라 허둥지둥 헤매다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괴황지와 경면주사를 꺼내왔다. 혜자는 그 어느 때보다 온 힘을 다해 부적을 쓰며 당부했다.

 

  “네, 내 말 꼭 명심해라. 이 부적! 절대 몸에서 때서는 안 된다. 절대 말이여, 절대!..”

 

  한껏 겁먹은 상해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연신 고개를 끄덕여 댔다.

 

 

 

 ***

 

 

 

  2년 후

 

  번화가 근처 술집에서 한껏 취해 나온 사람은 상해였다.

  상해는 제 몸 하나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만취해있었다.

  요즘 들어 운이 폈는지 장사가 아주 잘됐다.

  어디에 소문이 났나, 관상과 점을 봐달라는 사람들이 줄줄이 였고, 얼마 전엔 굿판도 크게 세 번이나 치러 통장 잔고가 꽤나 두둑해진 상태였다.

  그 때문인지 오늘따라 상해는 옛 친구들까지 불러가며 술을 사주고 오랜만에 한껏 취해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걸리는 게 있었다.

  2년 전 혜자가 말했던 점괘였다.

 

  “아따 마는 뭔 마요! 그 누님도, 내가 보기엔 돌팔이여..! 요즘 장사도 안 되는 걸로 봐선 내가 도사고, 그 누님이 돌팔이가 맞당께..흐흐”

 

  상해는 지난 2년 동안 혜자가 써 준 부적을 항상 지니고 다녔다.

  돌팔이에 남 등쳐먹는 상해이지만, 한편으론 아주 쫄보였다.

  그렇게 2년을 조심하고 다녔는데, 요즘 거울을 보니 본인이 보기에도 혈색이 아주 좋고 이만한 관상이 없었다.

  그 덕에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었다.

  이게 혜자의 부적 덕인지, 아니면 혜자가 돌팔이여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혜자 덕은 확실했다.

 

  “우리 누님 요즘 장사도 안 된다는 데 맛있는 거 먹고 기분이나 풀었음 좋겄네.”

 

  상해는 혜자에게 줄 음식을 보며 퇴근길에 치킨 사가는 아빠마냥 흐뭇하게 가고 있었는데, 상해의 앞을 누군가 가로 막았다.

 

  “오랜만이에요. 도사님.”

 

  상해의 앞을 가로막은 사람은 괜찮은 스타일의 젊은 여자였다.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해지만 그의 눈에도 여자가 꽤나 괜찮아 보였다.

 

  “누구..세요?”

 

  여자는 상해가 반가운 듯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 도사님 집에서 관상을 본 적이 있는데, 기억 안 나세요? 그 덕에 지금 아주 잘 살고 있어서 찾아 뵀어요.”

 

  술 때문인지, 손님이 늘어서인지 상해는 여자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뭐 어쨌든 제덕에 잘살고 있다니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마치, 스승을 찾아온 제자를 맞는 기분이랄까.

  상해가 기쁜 마음에 능글맞은 미소를 지어보였는데, 순간 술기운에 다리에 힘이 푹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괜찮은 여자 앞에서 남자 체면에 그것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니 상해 얼굴은 몹시 붉어졌는데, 여자는 술 때문인 줄 아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그런 상해를 부축하며 걱정했다.

 

  “괜찮으세요?”

 

  ‘이상해, 그래도 남자로써 체면이 있지, 여자한테 부축이라니! 34년 살아 온 남자 체면에!‘

 

  상해는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그러나 얇디얇은 상해의 다리에는 도무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순간, 평소에 하체운동을 열심히 할 걸 후회하는 상해였다.

  여자는 그런 상해에게 가방 속에서 뭔가를 꺼내 건네주었다.

  술깨는 약이었다.

 

  “도사님, 너무 취하셨어요, 이거라도 좀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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