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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왕자
작가 : 이윤
작품등록일 : 2017.7.20

조선시대 이상국인 율도국에서 펼쳐지는 율도국 왕자 홍무열과 조선 여인 윤아라의 로맨스판타지.

 
16. 의심이라는 꽃
작성일 : 17-07-29 14:14     조회 : 286     추천 : 2     분량 : 5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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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는 율도국 가장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 무열을 기다리며 율도국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라가 원하던 여인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 왕이 백성 위에 군림하지 아니하고 백성을 하늘같이 여기며 안전하게 지켜주는 나라.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가슴 벅찼다. 그리고 가장 가슴 벅찬 것은 무열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낭자!"

 

 무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제 들어도 그립고 애틋한 목소리.

 

 "낭자! 나요. 알아보겠소?"

 

 아라는 힘겹게 눈을 떴다. 워낙 많은 양의 가루약을 한꺼번에 먹은 탓에 다른 이들보다 회복하는데 오래 걸렸다는 것이 의원의 말이었다.

 

 "꼬박 반나절을 자더이다."

 

 그 반나절 동안 무열은 꼼짝도 하지 않고 아라의 곁을 지켰다.

 

 "사람이 왜 이리 무모하오?! 난 정말 낭자를 또 잃는 줄 알고."

 

 무열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아라는 그런 무열의 손을 이제 안심하라는 듯 잡아주었다.

 

 "다시는 나를 살리기 위해 그러지 마시오."

 "전 괜찮으니 이제 궁으로 돌아가십시오."

 "밤이 너무 늦어 오늘은 이곳에서 낭자와 함께 있는 것이 좋을 듯 하오."

 "네?"

 

 무열은 이제 한숨 돌린 듯 능청스럽게 아라의 옆에 누웠다. 아라는 당황하여 벌떡 일어나 앉았지만 이내 어지럼증이 나서 비틀거렸다. 무열은 아라가 비틀거리자 일어나 아라를 다시 눕혀주었다.

 

 "아직 무리하면 아니 되오. 아무 걱정 말고 누워서 마음 편히 쉬시오."

 '어찌 왕자님과 함께 누워있는데 마음 편히 쉴 수 있겠습니까?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든 것을요.'

 

 아라는 극락과 지옥 사이를 오가는 심신불안감에 시달렸다. 아라의 속도 모르고 무열은 그저 싱글벙글 웃으며 아라의 옆에 누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무열이 자신의 발그레한 볼을 보면 음탕한 마음이 들킬까 봐 아라는 두려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열이 바로 고개를 돌려 아라를 보았다.

 

 "낭자가 잠들어 있는 반나절 동안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르오. 그리고 깨달았소. 난 이제 낭자 없이 못 살겠소."

 

 두근두근두근... 아라의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벌써 낭자가 날 두 번이나 살려주었소. 이 사실을 대왕께도 말씀드리고 낭자와 혼인을 준비하고 싶소."

 "네?"

 

 아라는 또다시 벌떡 일어났다. 어지럼증 때문에 비틀거리자 무열이 또 일어나 아라를 다시 눕혀주었다.

 

 "거참. 왜 자꾸 일어나시오. 누워서 편히 쉬라니까."

 "편히 쉴 수없는 말씀만 하시니 그렇지요."

 "혼인하자는 것이 편히 쉴 수 없는 말이오?"

 "네."

 "나랑 혼인하기 싫소?"

 

 아라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저 무열의 곁에서 무열의 여인으로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런데 율도국을 화합할 언어를 만드는데 함께할 수 있어 구름 위를 걷는 듯 기뻤고, 무열의 목숨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혼인까지 바라면 천벌을 받을 것만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무엇보다 도담이 마음에 걸렸다.

 

 "오라버니 때문이오?"

 

 말하지 않아도 아라의 속마음을 꿰뚫어보는 무열이 고마우면서도 마음 시렸다.

 

 "저는 언제까지고 왕자님의 여인으로 살 것입니다. 하지만 혼인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라는 무열에게 약점이 되기 싫었다. 피를 나눈 것은 아니나 어쨌든 도담이 아라의 오라비였다. 오라비가 역모를 하려 하는데 자신이 무열과 혼인하게 된다면 필시 무열이 다음 왕위를 이어받는 것에 걸림돌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낭자의 마음은 알았소. 하지만 난 기다릴 것이오. 낭자가 나와 혼인해 줄 때까지."

 

 아라는 과연 그런 날이 올 수 있을지...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잠시 잠깐 꿈처럼 스치듯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꿈같은 입맞춤도 이어졌다. 그날 밤처럼 길지도 짧지도 않은. 반달처럼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

 

 무열은 회복하여 궁으로 돌아오는 길, 창이에게서 외면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만약 윤직관의 오라비가 폐주의 아들이 맞는다면 그래서 그동안 역모를 꾸며온 것이라면 궁 안에 그를 도울 자는 단 한 사람입니다."

 

 무열은 창이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해소왕후가 설마..."

 "분명 회동을 할 것입니다. 그때를 노리십시오."

 "하지만 윤직관의 말로는 능소화파와 나리상단이 손잡은 것은 최근이라 했습니다."

 "그것은 조사해 보면 알 것입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일을 망칠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

 

 길동이 왕이 되고 해소왕후를 가엽게 여겨 왕족의 직위를 보존해주는 차원에서 제3 왕후로 들였을 때 모두가 반대했었다. 그때, 유일하게 길동의 뜻을 지지해준 이가 지현왕후였다. 율도국이 낯설었던 지현왕후는 해소왕후에게 율도어와 율도국에 대해 알려줄 것을 부탁하며 자매인 안현왕후보다도 더 돈독하게 지냈다. 무열은 그런 해소왕후가 지현왕후를 암살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 가슴속에 핀 의심이라는 꽃은 쉽게 시들지 않았다.

 

 '조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안 해소왕후가 조카를 왕위에 옹립하려고...설마...'

 

 "무슨 생각을 그리하십니까?"

 

 무열은 아라의 목소리에 상념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현실에, 눈앞에 그녀가 있다. 이 여인은 현명하고 옳은 길을 갈 줄 아는 내 어머니와 같은 여인이다. 이 여인이라면 답을 알고 있을까?

 

 "만약에 말이오. 그대의 가족이 어떤 이 때문에 죽었소. 그런데 그 가족 중에 누군가 살아 있어 그를 높은 자리에 올리기 위해서라면 그동안 도와준 이도 배신할 수 있겠소?"

 "...네."

 

 아라는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무열이 말하고 생각했다. 무열을 구하고자 무열이 왕이 되는 것에 오라비와 나리상단을 배신하고 무열에게로 왔다. 그리고 무열과의 재회로 잠시 잊고 있었던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 날을 기약하며.

 

 "율도국은 수군의 전력이 뛰어나다 들었습니다."

 "그렇소. 아무래도 섬나라이다 보니 왜구와 외세의 침략이 잦아 수군을 강화하고 있소."

 "수군의 일도 배우고 싶습니다."

 "갑자기 수군은 왜...? 설마......"

 

 무열은 아라가 왜구를 소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참전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건 너무 위험하오. 낭자 부모님의 원수는 내 반드시 갚을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제가 하고 싶습니다. 제 부모님을 죽인 원수들을 제 손으로 소탕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여인이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오."

 "...실망입니다. 남녀가 하는 일에 구분을 두지 않는 트이신 분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내 말은...."

 

 무열은 아라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쩔쩔맸다.

 

 "아!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번에도 죽을 뻔하지 않았소. 도대체 왜 그렇게 무모한 것이오?"

 "그야 왕자님과 왕자님께서 그토록 아끼시는 백성을 구하고자 한 것입니다."

 "아무리 뜻이 좋다 하나 다시는 그러지 마시오."

 "칭찬은 못해주실망정 호통을 치시다니 너무 하십니다."

 "낭자가 아픈 것이 싫소!"

 "네?"

 "내 여인이 아프고 다치는 모습은 보기 싫소. 수군 훈련은 매우 혹독해서 쉬이 다치고 아플 것인데. 이번에도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아시오?"

 "그런 고통도 감내하지 않고 어찌 부모님을 죽인 원수에게 복수할 수 있겠습니까? 저를 그리 나약한 여인으로만 보셨다면 실망입니다."

 

 무열은 아라의 굳은 의지를 꺾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혹독한 훈련을 하는 모습도 차마 볼 수 없어 모책을 떠올렸다.

 

 "수군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오."

 "아무나요?"

 "율도국에는 수군이 꿈인 사내들이 많소. 아무리 태산 같은 사내들이라 해도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수군이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단 말이오. 그러니 내 뒷배로 수군에 들어갈 생각은 말고 낭자도 정정당당히 시험을 보시오."

 "당연하지요. 저를 뒷배나 봐달라 굽신거리는 간신배로 보셨다니 실망입니다. 처음부터 뒷배를 봐달라 부탁드린 적 없습니다. 그저 수군의 일도 배우고 싶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려 했을 뿐입니다."

 

 무열은 아라의 입술을 보았다. 어쩜 저렇게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오물오물 또박또박 야무지게 말하는지. 콱! 깨물어 주고 싶었다. 깨물면 아플 테니 잠깐 그 작은 입 좀 쉬라고 살짝만 갖다 대야겠다고 생각하며 무열은 아라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잠잠해진 무열의 방 안은 또다시 후끈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

 

 다음 날 아침, 도담은 해지골 백성들에게 치료약을 구해준 공을 인정받아 길동으로부터 율도국 특산품 무역 독점권을 하사받게 되었다. 무열은 길동에게 차마 도담이 폐주의 아들이라는 것을 아직 밝힐 수 없었다. 무엇보다 도담을 단죄할 증좌가 없었다. 무열은 도담, 나리상단의 실세, 능소화파를 한 번에 단죄할 확실한 증좌가 필요했다. 그리고 아라가 마음에 걸렸다. 자신을 위해 또다시 죽음을 무릅쓴 아라가 자신과 더불어 지키고 싶어 하는 존재. 무열은 아라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도담의 마음을 돌릴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다. 도담이 폐주의 아들이라는 것도, 이번 일에 주범이라는 것도 모르는 길동은 도담의 손을 꼭 잡고 백성들을 구해준 것에 고마움을 표했다.

 

 "고맙소. 내 그대의 공을 잊지 않겠소."

 

 자신의 손을 잡은 길동을 바라보는 도담의 눈빛이 많이 흔들렸다. 도담은 창이와 나눈 대화가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번 역병 사건이 있기 전 해지골에서 마주친 창이가 갑자기 도담을 붙잡고 주절주절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자신을 설득하러 온 사람처럼.

 

 "저 말입니다. 이렇듯 조선말을 유창하게 하지만 사실은 율도국 사람입니다."

 "네?"

 

 도담은 생각지 못한 창이의 고백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금 대왕께서 왕이 되시기 전, 율도국은 참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어린아이들도 진짜 칼을 휘둘러야 할 정도였지요."

 "율도국이오?"

 "네. 저 역시 그런 아이들 중 하나였지요. 사람을 죽이려고도 했었지만 대왕과 왕자님이 설득하여 지금은 사람을 지키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제가 듣기로는 지금 대왕께서 전 왕조를 몰살시키고 무력으로 왕위를 찬탈했다 들었습니다만."

 

 창이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대왕께서는 폭군에 대한 백성들의 원성에 선양을 권했으나 안타깝게도 폐주는 거부했습니다. 대왕께서 수차례 평화적인 선양을 권하던 차에 폐주에게 불만을 품은 궁인들이 궁궐 문을 열어주어 무혈입성하게 되셨고, 폐주에 대한 예우를 하려 했으나 과열 충성을 한 환관이 폭군과 왕자까지 암살했지요."

 "말도 안 돼."

 

 창이는 얼굴이 창백해진 도담을 걱정스럽게 보았다.

 

 "괜찮으십니까?"

 "괜찮습니다...너무 참혹한 이야기라...좀 놀랐을 뿐입니다...그럼 왕족들은 모두 죽었습니까?"

 "모두는 아닙니다."

 "네?"

 "한 분 살아계십니다. 폐주의 누이. 율도국 전 왕조의 마지막 공주님이요."

 "공주?"

 "네. 지금은 제삼 왕비님이신 해소왕후이시지요."

 

 도담은 사실 해소왕후를 만나기 위해 입궐했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담은 해소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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