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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왕자
작가 : 이윤
작품등록일 : 2017.7.20

조선시대 이상국인 율도국에서 펼쳐지는 율도국 왕자 홍무열과 조선 여인 윤아라의 로맨스판타지.

 
15. 아라의 선택
작성일 : 17-07-29 14:02     조회 : 288     추천 : 2     분량 : 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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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동은 무열이 보낸 서찰을 받고 비상체제를 공표하였다. 의원들과 비상회의를 하고 역병에 능통한 의원들을 선발하여 해지골로 보냈다. 그리고 그날 밤, 해지골에서 고열 환자들이 속출했다. 주막을 다녀간 사람들은 여지없이 고열에 시달렸고, 의원들이 열을 내리는 약을 처방하여 먹여도 열이 내리지 않았다. 결국 환자들은 탈수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렀다. 그것은 무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같은 해지골에 있었던 창이는 발병하지 않아 주막에서 음식을 먹은 자들만이 고열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원들은 역병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지만 치료약이 없었다. 열을 내리는데 좋다는 약재란 약재는 모두 써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아라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도담에게 달려갔다. 도담의 방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 아라는 태연하게 앉아있는 도담을 보자 화가 났다.

 

 "치료약 얼른 내 놔."

 "내가 왜?!"

 "어디 있어?"

 "그걸 왜 말해줘야 하지?"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잖아!"

 "걱정 마. 내가 구해줄 거니까."

 "뭐?"

 "그 놈만 죽으면 돼. 홍무열. 그놈이 죽고 나면 내가 치료약으로 사람들을 낫게 해줄 거야."

 "뭐?"

 "그러면 사람들은 날 떠받들 테니까. 왕도 왕자도 하지 못한 것을 내가 해냈으니."

 "그거였구나?!"

 "넌 구경만 하고 있어."

 "병은 어떻게 퍼트린 거야?"

 "간단해. 주막에서 국밥을 끓이는 솥과 술동이에 가루를 뿌렸지."

 "그 가루 더 있어?"

 "왜?"

 "지금 해지골에서 몇 십 명 구해준 걸로 오라버니를 떠받들겠어? 몇 천 명은 돼야 떠받들지."

 

 아라의 말이 맞긴 했지만 도담은 선뜻 아라가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몰라서 아라만 빤히 바라보았다.

 

 "나한테 줘. 나도 도울 테니. 대신 왕비 시켜준다는 말 꼭 지켜야 해."

 

 도담은 믿어지지 않았다. 아라가 진짜 마음을 바꾼 것인가? 고작 그놈에 대한 마음이 이것밖에 안됐다는 말인가?

 

 "거짓말. 이대로 그놈을 포기한다고?"

 "그럼 어쩌겠어. 이미 죽어가고 있는데. 나도 살 길을 찾아야지."

 "정말이야?"

 "그래. 나도 이제 지쳤어. 좀 편하게 살고 싶어."

 "진짜?"

 "그렇게 못 믿으면서 날 왕비로 만들어주겠다고? 됐어. 그냥 지금 떠날래."

 "알았어.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도담은 뒤를 돌아 벽화를 밀었다. 벽화 반이 안쪽으로 밀리더니 그 안에 작은 상자가 보였다. 도담은 그 상자를 아라에게 내밀었다. 아라는 상자를 열어 보고 상자 안에 있는 작은 호리병을 꺼냈다.

 

 "여기에 그 가루가 있어?"

 "응."

 

 아라는 도담이 막을 새도 없이 호리병 뚜껑을 열어 단숨에 입안에 털어 넣었다. 도담은 놀라서 아라의 입을 벌려 가루를 빼내려 했다. 하지만 아라는 입을 꼭 다물고 가루를 모두 삼켰다.

 

 "오라버니가 날 정말 사랑한다면 치료약을 줘."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날 이해해 줘. 하지만 오라버니가 사람들 죽이고 왕이 되는 거 나는 도저히 못 보겠어."

 "내가 왜 왕이 되려 했는데! 내가 왜!"

 "알아. 치료약만 줘. 그럼 사람들 낫게 하고 나 오라버니랑 함께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서 평생 오라버니 곁에만 있을게."

 "아라야......"

 "약조할게."

 

 도담은 아라에게 이길 수 없었다. 아라를 미치도록 사랑해서 왕이 되려 했다. 홍무열만 그리는 아라에게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었다. 그놈보다 내가 더 잘났으니 나 좀 봐달라고. 하지만 그럴수록 비참해져만 갔다. 그리고 결국 아라마저 잃을지 모른다고 생각하자 도담은 판단력이 흐려졌다. 아라밖에 모르는 쓸데없는 순애보에 스스로 지고 말았다. 아라는 도담이 준 한 알의 약을 보고 의아해했다.

 

 "이거 한 알로 사람들을 다 살릴 수 있어?"

 "아니, 이건 네 것이야. 이거 먹고 네 말대로 나랑 떠나자."

 "내 말 이해 못했어? 오라버니가 아프게 한 모든 사람 치료약을 달라고!"

 "그럼 그놈도 살 거잖아! 나랑 떠나도 그놈 살아있으면 평생 그놈 그리워하고 그놈한테 가려고 궁리할 게 뻔한데!"

 "죽으면 그리움도 사라진대? 오히려 못 살린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나도 따라 죽을지도 몰라."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더는 못 줘. 얼른 너나 먹어!"

 

 아라는 벌떡 일어났다. 약을 손에 꼭 쥐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도담의 방 밖으로 뛰어나갔다. 도담은 아라를 쫓아 나왔다.

 

 "어디 가?"

 "내가 어딜 갈 거 같아?"

 "그 놈한테는 절대 못 가."

 "날 막을 수 없어. 나한테는 왕자님이 전부야."

 "너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어?!"

 "오라비가 사람들한테 한 짓은?"

 

 도담은 아라의 팔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아라는 이번만큼은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남은 손으로 도담의 명치를 치고 도담이 쓰러지자 재빨리 집 밖으로 달려나갔다. 급소를 맞은 도담은 잠시 기절했다가 깨어나 아라가 없자 짐승이 울부짖듯 포효했다.

 

 ***

 

 해지골로 들어가려는 아라를 창이가 막았다.

 

 "왕자님을 구할 치료약을 가지고 왔습니다."

 "왕자님만?"

 "다른 치료약도 곧 올 것입니다. 들어가게 해주십시오."

 

 아라는 도담이 자신을 따라 결국은 치료약을 가지고 오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창이는 아라를 무열에게 안내했다. 무열에게 가는 중에 아라는 고열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며 괴로웠다. 도담이 어쩌다 무고한 백성들까지 아프게 하는 사람이 됐을까.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인 것만 같아 괴로웠다. 드디어 무열이 있는 방에 온 아라는 방문이 열리고 고열에 시달리는 무열을 보자 눈물이 났다.

 

 "왕자님. 아라입니다. 얼른 치료약을 드세요."

 "다른 이들도 치료약을 먹었소?"

 

 무열은 고열로 인한 비몽사몽간에도 다른 이들을 챙겼다. 아라는 치료약이 자신의 손에 있는 한 알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 무열이 다른 이에게 양보하고 먹지 않을까 봐 마음속으로 용서를 구하며 거짓말을 했다.

 

 "네. 그러니 왕자님도 드세요."

 

 무열은 아라가 주는 치료약을 먹고 다시 누웠다. 한식경 잠을 자고 일어난 무열은 열이 내리고 회복되었다. 아라는 눈을 뜬 무열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고맙소."

 "아닙니다."

 

 무열은 일어나 앉아 아라의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그런데 아라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고, 두 뺨이 잘 익은 복숭아처럼 붉었다. 무열은 다급하게 아라의 이마에 손을 대보았다. 단번에 고열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웠다.

 

 "나한테 옮은 것이오?"

 "아닙니다. 역병이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오?"

 "이건..."

 

 말을 다 맺지 못하고 아라는 쓰러졌다. 무열이 무사히 일어나는 것을 보려고 겨우 버티고 있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쓰러진 아라를 끌어안고 무열은 의원을 불렀다. 다급하게 의원과 창이가 들어왔다.

 

 "낭자가 역병이 아니라 했는데 무슨 말이오?"

 "주막에서 국밥과 술을 마신 사람들만 병에 걸렸습니다. 더 이상 병이 옮지는 않아 역병으로 간주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열은 도담과 술을 마셨던 것을 떠올렸다.

 

 "윤직관 오라비도 나와 술을 마셨는데."

 

 그때 방 안으로 도담이 다른 의원들과 들어왔다.

 

 "왕자님, 이 분께서 치료약을 구해오셨다고 합니다."

 

 무열은 당황스러웠다. 도담은 체념과 회심이 공존하는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열은 눈치챈 듯 누워있는 아라를 돌아보았다. 아라가 도담과 무슨 거래를 한 것이 틀림없다. 도담을 움직일 정도의 거래가 과연 무엇일까?

 

 "왕자님께서 드신 것과 같은 치료약을 환자들에게 먹이니 효험이 있습니다."

 "왕자님께서 병으로 앓아누우셨다기에 제가 상단을 움직여 치료약을 서둘러 구했습니다."

 

 무열은 도담의 가증스러운 얼굴을 노려보았다.

 

 "서둘러 윤직관에게도 약을 먹이시오."

 "네."

 

 도담에게 약을 건네받은 의원은 아라에게 먹였다. 아라는 약을 먹고 금방 잠이 들었다.

 

 "여기는 나와 윤직관 오라비가 지킬 테니 이만 다른 환자들을 살펴주시오."

 "네."

 

 무열과 도담만 남고 창이와 의원들은 밖으로 나갔다. 둘만 남게 되자 무열은 화난 얼굴로 도담을 노려보았다.

 

 "결국은 아라 낭자까지 사지로 몬 것이오?"

 "너만 아니었으면 아라가 이렇게까지 안 됐을 거야."

 "또 그 소리. 언제까지 내 핑계만 댈 거야? 당신이 한 짓들을 생각해 봐! 이게 사람이 할 짓이야?"

 "화 내는 걸 보니 참으로 흡족하네. 하지만 이게 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뭐?"

 "난 역병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한 영웅이 되었어. 상황이 달라졌다고. 이제부터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백성들이. 그리고 아라가 누굴 선택할지 똑똑히 지켜보라고."

 

 도담은 잠들어있는 아라를 잠시 가슴 아픈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두 눈을 질끈 감고 방 밖으로 나왔다. 도담이 밖으로 나가자 여기저기서 고맙다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방 안 무열의 귀에까지 들렸다. 무열은 과신한 것을 후회했다. 아라에게 반드시 계획을 막고 백성을 지킬 거라고 큰소리 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렇게 어처구니없게 당할 줄이야. 과연 자신이 앞으로도 백성을, 아라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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