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태양이 뜨기 전에
작가 : 목목목
작품등록일 : 2017.7.28

여성 파이터 한보름.
거칠고 강한 그녀에게도, 소녀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월드스타 오태양을 맞이할 때!

그러나 의문의 무대 사고로 태양은 생을 마감해버리고...
보름은 과거로 회귀하여 16살 소녀가 되어버린다.

혼란도 잠시, 이건 기회다!

지금이라면 태양이 뜨기는커녕, 데뷔도 못 한 상태!!

운명으로부터 태양을 구하고, 겸사겸사 태양을 품어보자꾸나.

태양이 뜨기 전에!

 
보름에게도 봄날이
작성일 : 17-07-29 06:53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02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보름은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태양과 친해지기로 한 지도, 벌써 두 달. 계절은 봄으로 바뀌었고, 보름의 인생에도 봄날이 왔다.

 

 인생이 이렇게도 따스하고 찬란할 줄이야.

 

 보름은 태양과 가까워진 후로, 해야 할 일들이 늘었다. 그것들이 귀찮기는커녕, 오히려 기쁨투성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태양이 보름과 친해지고 싶다고 한 이유는, 철저히 보름을 이용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태양은 보름에게 친밀감을 베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보름과 친해지면, 치킨을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음악적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신의 속내를 당당히 밝힌 태양은,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주겠다고 선언을 했고.

 

 

 띠리링-

 

 

 지금 울리는 이 휴대폰 벨 소리가, 그 대가 중 하나다.

 

 "으음. 여보세요?"

 

 보름은 미리 일어나 있었던 주제에, 마치 침대에서 잠자고 일어난 것처럼 연기한다. 아주 여우가 다됐다.

 

 - 누나. 일어났어요?

 "응, 태양아... 덕분에."

 - 내가 모닝콜 해주기 전엔 학교 어떻게 간 거야?

 

 그랬다. 보름은 태양에게 모닝콜을 요구했다.

 

 태양은 보름에게 많은 걸 받을 수 있었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보름에게 원하는 것을 아무거나 말하라 했더니, 모닝콜이라 한 것이다.

 

 보름은 근면성실을 타고난 인재이기 때문에, 모닝콜 같은 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보름은 모닝콜을 받고 있다. 심지어 휴대폰이 없는 태양에게 휴대폰을 선물해주면서까지 말이다. 물론 보름의 명의로 된 휴대폰이기에, 통신요금도 보름의 몫이다.

 

 바보같아 보이는 일이지만, 그녀는 단지 아침마다 태양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그 감미로움에서 모든 걸 보상 받으니, 이 정도 조공은 절대 손해가 아니다. 그러나 보름의 조공본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 오늘 점심에도 거기서 봐요.

 

 태양의 가정 형편은 매우 불우한 편이었다. 지난번 매장을 찾아왔을 때 지불한 치킨값도 3년간 모은 용돈이었다. 하필 또 태양이 진학한 중학교에 급식실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가야 하는데 싸줄 사람도 없고 돈도 없다.

 

 그래서 매일 점심을 물로 때운다는 태양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보름은, 매일 점심 치킨을 조공하고 있다. 그것은 아주 귀찮은 작업이다.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보름은 집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미리 아버지에게 말해둔 치킨을 받아들고, 또 뛴다.

 

 목적지는 태양의 학교와 보름의 학교 중간 지점에 있는 공원. 버스로 두 정거장 정도 가야 하는 거리다. 본래는 버스를 타고 갔었는데, 한번은 버스가 늦게 와서 태양을 5분씩이나 기다리게 한 적이 있다.

 

 태양은 괜찮다며 웃었지만, 보름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 배고픔 속에서 자신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을 태양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졌다. 차라리 자기가 조금 힘들더라도, 뛰어가는 것이 속 편했다. 버스보다 일정하고 빠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응. 오늘은 신메뉴야!"

 - 정말요?

 "기대해. 내 야심작이니까."

 - 이번 메뉴는 이름이 뭔가요?

 "비밀!"

 

 태양은 메뉴 이름이 뭐냐고 물었지만, 보름은 기대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끝끝내 말해주지 않는다.

 

 "그만 끊자. 등교 준비해야 해."

 - 너무해. 점심때까지 어떻게 기다려요?

 

 투덜거리는 태양을 위로하며, 전화를 끊었다. 태양은 치킨 신매뉴가 기대되어 점심까지 기다리기 힘들다고 한 것이다. 보름의 귀에는 왠지 자신을 보는 게 기대되어 점심까지 기다리는 게 힘들다는 것처럼 들린다. 태양과 함께할수록, 그녀의 망상 병은 날로 심해져 간다.

 등교 준비를 마치고 1층 매장으로 내려오는 보름. 아버지가 공주님 모시듯, 계단을 반쯤 뛰어 올라와 에스코트해준다.

 

 "아이고. 우리 공주님. 등교하십니까?"

 

 원래도 보름에게 지극정성인 아버지였지만, 보름이 제안한 파닭이 대박을 터뜨린 후엔 더욱 극진해졌다. 파닭 사업에서 가능성을 본 아버지는, 옆 건물까지 인수하여 점포를 확장하고 주방보조와 배달부까지 고용했다.

 

 또한 보름의 제안으로 매장 안에 커다란 빔 스크린을 설치했는데, 이는 곧 다가오는 월드컵을 겨냥한 것이다.

 월드컵뿐만 아니라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동네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모여 치킨집의 작은 TV로 경기를 관람하는 건 흔한 풍경이다. 그런데 이렇게 큰 스크린으로 관람할 수 있다면, 파닭을 모르는 사람도 축구경기 관람을 위해서라도 올 것이고, 그럼 자연히 가게 홍보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공주님... 아무리 생각해도 이 빔프로젝터는 오바인 거 같은데... 이거 환불 기간이 오늘까지라는 구나. 끽해봐야 우리나라는 16강 진출도 못 하고 금방 탈락할 텐데..."

 "아빠. 진짜 이번에도 꿈에 할아버지가 나와서 알려주셨어요. 우리나라 이번 월드컵에 4강까지 간다니까요?"

 

 그렇다. 이제 몇 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은, 그냥 월드컵도 아니고 2002 월드컵이다. 대한민국 4강 진출의 신화는, 평소 축구에 관심 없던 사람도 축구에 빠져들게 했고, 응원하게 했다. 때문에 붉은 악마를 주축으로 집단 응원 문화가 발전하게 되어, 너도나도 스크린이 있는 곳으로 뛰쳐나오게 되는데...

 

 "이번엔 우리 아버지가 실언을 하셨나 보구나."

 

 보름의 아버지가 그것을 알 리 없다.

 

 "아빠. 한 번만 더 믿어봐요. 이 파닭 소스도 할아버지가 알려준 거라니까요?"

 

 그렇게 보름은 아버지의 빔프로젝터 환불 의사를 묵살하고는 등교했다.

 

 

 

 ***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꽃이 만개한 나무 아래 벤치에, 한 소녀가 앉아있다. 뛰어오느라 송골송골한 땀을 급하게 말리며, 태양을 기다리고 있는 보름이었다.

 

 얼마 안 있어 태양의 모습이 보인다.

 회색 재킷에 회색 바지. 흰 셔츠에 검은 넥타이. 흔하디흔한 교복이지만, 그가 입으면 다르다. 마치 맞춤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같달까? 키 170 중반의 평범한 키로도, 완벽한 슈트빨같은 교복빨을 뽐낸다.

 

 "근데 저기서 10cm는 더 큰단 말이지? 흐하하하..."

 "네? 누나 뭐라고요?"

 

 보름은 자기도 모르게,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던 걸 자각하고는, 황급히 표정을 고쳤다.

 

 "어, 아냐. 왔어?"

 

 라고 말하며, 태연히 치킨을 세팅하기 시작한다. 오늘의 매뉴는, 간장 파닭이다. 간장 치킨 자체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었는데, 간장 치킨과 파닭을 합친 시대를 초월한 메뉴! 태양의 마음을 훔치기 충분했다.

 

 "우와. 이거 정말 누나가 만든 거에요?"

 "요리는 아빠가 해주셨지. 난 아이디어 제공."

 "누난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 거 같아요. 요리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파묻고 간장 파닭을 흡수하는 태양. 볼을 빵빵히 하고 오물거린다. 자신이 가져온 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사랑스러워서...

 

 쓱- 쓱-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만다. 난데없는 스킨쉽에, 태양도 보름 본인도 놀란다.

 

 "어어어? 미안..."

 

 보름이 반사적으로 사과하며, 태양의 머리에서 손을 뗀다. 그리고 태양의 반응을 살피려 바라보는데... 눈물이 맺혀있다?

 

 "어어? 우,울어? 미안! 다신 안그럴게."

 

 보름이 손까지 싹싹 빌어가며 사과를 한다. 그러자 태양이 눈가를 훔치며 미소 지어 보인다.

 

 "아니에요. 좋아서 그랬어요. 저도 이런 손길... 한 번쯤 받아보고 싶었거든요."

 

 보통 이런 손길은 부모님에게서 느끼지만, 태양은 여건이 안 됐다. 태양의 부모님은 맞벌이로 바쁘기 때문에, 태양은 혼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한 보름이 알기로, 태양의 아버지는 굉장히 무뚝뚝한 편이며, 태양의 어머니는 데뷔 전 의문의 실종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래서 가난한 현재에도 부유한 미래에도, 태양은 이 손길을 느낄 수 없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보름의 눈에도 눈물이 아른거린다. 그걸 본 태양이.

 

 쓱- 쓱-

 

 보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보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유를 묻는다.

 

 "뭐,뭐하는 거야?"

 "누나도 제가 울 때, 쓰다듬어 줬잖아요."

 

 그러면서 눈물로 젖은 채 눈웃음 짓는 태양. 아련하고 아름다운 표정이었다.

 태양을 볼 때면, 언제나 심장이 쿵쾅이는 보름이었지만...

 이번 쿵쾅임은 좀 특별했다.

 

 그것은 현재와 미래를 통틀어 가장 역동적이었으며, 차분한 흥분을 안겨주었다.

 이제껏 그녀가 그에게서 느껴오던, 미칠듯한 흥분이 아니었다.

 감정이 고조되어 흥분될수록, 더욱더 차분히. 그리고 선명하게.

 그의 표정과 마음이, 그녀에게 아로새겨진다.

 

 봄의 꽃씨가 휘날리는 그곳에서, 소년과 소녀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박경섭의 마수 2017 / 7 / 31 298 0 4058   
22 태양의 작업실 2017 / 7 / 31 294 0 4032   
21 상상 속의 태양 2017 / 7 / 31 292 0 5033   
20 태양의 뮤즈 2017 / 7 / 31 323 0 4151   
19 2년 후의 태양 2017 / 7 / 31 279 0 5118   
18 이카로스 2017 / 7 / 31 280 0 5320   
17 데이트 준비 2017 / 7 / 31 284 0 4955   
16 마법을 배워보시겠습니까? 2017 / 7 / 29 295 0 5027   
15 불타는 여자와의 조우? 2017 / 7 / 29 285 0 4273   
14 태양과의 거리 2017 / 7 / 29 285 0 4232   
13 반새벽 2017 / 7 / 29 286 0 4090   
12 태양, 가출하다 2017 / 7 / 29 282 0 4361   
11 야반도주 2017 / 7 / 29 273 0 4587   
10 방해받은 행복 2017 / 7 / 29 285 0 4447   
9 보름에게도 봄날이 2017 / 7 / 29 261 0 4022   
8 모든 걸 가진 여자 2017 / 7 / 29 280 0 4098   
7 파이터가 된 이유 2017 / 7 / 29 281 0 4545   
6 덕밍아웃 2017 / 7 / 29 288 0 4355   
5 사랑은 파닭파닭 2017 / 7 / 29 291 0 4168   
4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방법 2017 / 7 / 28 302 0 4414   
3 태양을 찾아서 2017 / 7 / 28 293 0 4463   
2 악몽 중에도 태양이라면!! 2017 / 7 / 28 293 1 6103   
1 프롤로그 - 태양이 지다 2017 / 7 / 28 460 2 87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목숨 걸고 에카
목목목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