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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망치는 영웅
작가 : time stop
작품등록일 : 2017.6.2

겁쟁이, 비겁자, 도망자라고 불렸던 용사의 동료인 카인. 그는 마지막, 마왕과의 싸움에서 용사 로엘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죽음을 직감하고 지면에 머리를 처박은 후, 눈을 떠보니……살아 있었다.
마왕 퇴치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세계에서. 카인은, 로엘을 찾는다.

 
미쳐버린 녀석을 피해서
작성일 : 17-07-29 00:10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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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너, 진짜 이유가 뭔데.”

  손바닥에 모여든 흙들을 내던지며, 나는 왼손을 땅바닥에 짚었다.

  “복수? 정의? 개소리하고 자빠졌네.”

  왼팔도 멀쩡하지 않은 건지, 부들부들 떨며 내 몸을 간신히 일으켜 올렸다.

  “마왕이랑 가족 같았어? 나도 로엘이랑 가족 같았다 이 개자식아.”

  “당신은 가족을 버리는 겁니까? 두고 도망치는 겁니까?”

  “그런 희대의 개 같은 실수를 저질렀으니까, 이번에는 같이 도망치려는 거잖아.”

  몸에 작은 경련이 일어난다. 이렇게 서 있기만 하는데도, 고통이 끊임없이 내 뇌를 자극시켰다.

  “용사는 마왕을 죽였습니다.”

  “그래, 그리고 마왕은 수천 명의 인간들을 죽였지.”

  너희들이 죽여나간 다른 이들의 가족만 수십, 수백, 수천인데. 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나한테는 로엘에게 가족이라는 단어를 말할 자격 따위는 없어. 너도 마찬가지로, 가족의 죽음에 분노한다는 개소리도 말할 자격이 없는 거고.”

  복수라고? 정의라고?

  “그러니까 헛소리 하지 마. 넌 그냥 불안한 거잖아.”

  나와 비슷한 처지에 처해 있었다고 했다. 허나 저 녀석은 나와 다르게 의지할 곳도 없는 상태.

  “불안하니까. 뭘 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그래서 로엘을 핑계 삼아서 그러는 거잖아.”

  자신을 속이고 싶은 거다. 용사, 로엘 그를 죽여야 한다고. 그게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로엘을 죽여도, 그가 얻는 감정은 쾌감이 아닌 허무일 뿐.

  “약한 쓰레기는, 입 닥치고 죽는 게 맞는 일입니다.”

  그래, 맞아. 부정은 하지 않는다. 그건 완전히 사실이었으니까. 허나.

  “아 맞아. 난 쓰레기에, 약하기까지 해. 그래서 남들에게 기대야지. 지금처럼.”

  그렇지만, 이런 쓰레기라도. 이런 나약한 놈이라도.

  “그래도 로엘은 날 받아 줬으니까. 구해 줬으니까. 몇 번이고 말할 수 있어.”

  왼손으로 검은 고양이 상단의 나이프를 붙잡았다. 역시나 왼쪽도 문제가 있는 건지, 나이프를 붙잡은 손끝에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난 녀석들과 함께 도망친다. 그것뿐.”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도망치는 게 특기. 누군가를 버리고 가는 게, 나 혼자 가는 게 내 능력이다. 그리고.

  하압.

  크게 숨을 들이 쉰다. 전투 능력도 없고, 마법도 뭣도 못 쓰는 인간인 내가 멋지게 이런 대사 날리면서 겨우 서 있는 이유가 뭐일 것 같나?

  상대는커녕 손짓 한 번에 바로 저승행이다. 싸우기 위해서나 멋진 대사 날리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닌. 그저 시간을 끌기 위해서.

  폐에 공기가 충분히 들어찬 것을 인지하자마자, 라우엔에 뒤에 있는 ‘그것’에게 힘껏 외쳤다.

  “엔틀라, 부숴버려!”

  “뭣……!”

  내 말에 급히 몸을 돌리는 라우엔. 하지만 이미 늦었다.

  촤아아악!

  푸른 물줄기가 그대로 라우엔의 몸을 집어 삼켰다. 아마, 오래 버티지는 못할 거다.

  “엔틀라! 로엘은!”

  라우엔의 몸을 감싼 물줄기의 앞에서 태연하게 떠다니고 있는 녀석에게 말했다.

  “별일 없으니까 내가 왔겠지.”

  “그쪽은 끝난 거야?”

  이 녀석은 로엘의 검에 깃들어 있는 엔틀라. 물의 정령이었다. 아마 로엘이 전투 중에 내가 걱정돼서 보낸 게 분명하다.

  엔틀라는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어. 막아도, 막아도 계속 오고 있거든. 아마 저 녀석을 잡아야 끝나겠지.”

  쿠하앙!

  엔틀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터져나가는 거대한 물방울. 그 안에서 튀어나온 라우엔의 손에서는 시퍼런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넌 못 잡겠지만.”

  치이이익.

  불꽃이 차가운 물에 의해 꺼져나간다. 그리고 다시 타오르고, 꺼지고를 반복한다.

  “엔틀라, 저쪽으로!”

  무시무시한 화력으로, 녀석은 그 많은 물들을 증발시키고 있었다. 엔틀라의 물이 메마르는 건 시간문제.

  “어떻게 할 건데?”

  “마음 같아서는 로엘에게 맡기고 싶지만……지금 상황이 안 좋지?”

  로엘이 힘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근처에 엔틀라 이 녀석이 있어야 했다. 물론 엔틀라가 없다고 해서 로엘이 약한 건 아니었지만, 물량으로 밀고 들어오는 그 마물들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엔틀라가 필요한 게 사실. 아마 지금 상태로는 녀석들의 발을 묶어 놓는 게 한계 일 거다.

  “마물 녀석들 발 묶는 거랑, 어떻게든 살아남는 건 가능하겠지만, 처치는 무리야. 수가 너무 많아. 아, 고개 숙여.”

  그 말에 질문하지 않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촤아악!

  내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곧바로 내 머리 위를 스쳐지나가는 날카로운 물줄기. 그 물줄기는 내 머리 바로 위에 있던 새 형태의 마수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흩뿌려지고, 바닥에 떨어지는 마수의 시체. 그 비린내를 맡지 않기 위해 나는 코를 틀어막으며 말했다.

  “주변에 다른 사람들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만약 주변에 아키르나나 펜터 같은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그나마 상황은 나아 질 거다. 허나, 엔틀라는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너 나를 너무 과대평가 하나 본데. 난 만능이 아니야. 거기다 지금 로엘이랑 떨어져 있어서 힘도 제한적이거든?”

  “그럼 대체 할 수 있는 게 뭔데?”

  난 엔틀라의 능력을 잘 모르고 있다. 엔틀라는 그때, 로엘이 가게에서 골랐던 오래된 검에 깃들어 있던 녀석. 평소에도 로엘이랑만 대화를 하니, 알 수가 없지.

  “방금처럼 물줄기를 쏘거나, 아니면 로엘이나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거나.”

  “몸에 들어가?”

  “응, 로엘 같은 인간 몸에 들어가서 능력을 강화 시켜줄 수 있거든.”

  “……그거 계약자 한정이야?”

  콰앙!

  폭발에 의한 바람에 떠밀린 먼지가 날 덮쳐오는 걸 보자마자 녀석에게 말했다.

  “아니.”

  이 대답을 들은 이상, 거부권은 없었다. 아니, 거부는 녀석이 할 것 같지만.

  “해줄 수 있어?”

  지금 상황에서 선택권은 이것 하나뿐이었다.

  엔틀라를 받아들이는 육체의 강화, 하지만 아무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은 거라는 생각은……당연히 안 든다.

  “리스크가 있을 거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

  “하고 있기는 한데…….”

  그게 무슨 내용일지 모르기에 두려운 거다, 대체 무슨 리스크냐.

  “리스크의 내용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그냥 누가 네 배에 손 찔러 넣고 내장 휘젓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

  “그거 참 끔찍하네.”

  한 마디로 더럽게 아프다는 소린 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아프다고 마다 할 상황은 아니지 않나.

  “아파서 죽던, 그냥 죽던 똑같아, 그냥 해 줘.”

  “죽어도 모른다?”

  그렇게 말하는 녀석의 몸은 이미 흩어지며 거대한 물의 장막을 만들고 있었다.

  “……진짜 죽는 거 아니지?”

  불안한 느낌에 그렇게 말 했지만, 푸른 물줄기들은 이미 내 몸 위를 덮어가고 있었다.

  “괜찮아, 죽어도 내 탓이 아니니까.”

  바다를 온 몸에 휘감는 듯한 느낌과 동시에 내 몸은…….

  “바뀐 게 없는데?”

  붉은 머리카락도 그대로, 옷도, 다친 손도 그대로였다. 바뀐 거라고는 그저 주변을 맴도는 공기의 느낌 정도.

  [넌 대체 뭘 원하고 있던 거야? 뭐 변신하기라도 했으면 좋겠어?]

  공기에서 공기가 아닌, 내 머릿속을 통해 직적 울리는 목소리에 나는 놀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엔틀라……?”

  엔틀라의 목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행동을 비웃기라도 하듯 녀석의 목소리는 내 머릿속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몸에 들어가는 거라고 했잖아 멍청아. 난 지금 네 안에 있어. 무슨 뜻인지 알아?]

  “그거야 당연히…….”

  무어라 말 하려던 찰나, 무언가가 내 발목을 우악스럽게 낚아챘다.

  “뭐, 뭐야 이거!”

  갑자기 시야가 반전 되어 보이자 나는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리고 그런 내게 엔틀라는 혀를 차며 말했다.

  [내가 외부에 있다가 네 내부로 들어온 거잖아. 아까 전처럼 내가 공격을 막아 줄 수는 없단 이야기지.]

  “그럼 나와! 당장 나오라고!”

  나 보고 뭘 어쩌라는 거냐! 이 상태로 있다가는 바로 죽는다고!

  [땡, 죄송하지만 한 번 들어온 이상 제한 시간이 될 때까지는 나갈 수 없습니다. 알아서 튀던지 죽던지 해 주시길 우리 호갱님.]

  그어어어어.

  내 발목을 낚아챈 그것은 다름 아닌 아까 라우엔 녀석이 소환했던 마물들 중 하나였다. 비정상적으로 긴 팔을 가진 녀석은, 날 붙잡은 채로 팽이처럼 빙글 빙글 돌려대기 시작했다.

  “개, 개자식아! 떨어지면 진짜 죽는다고!”

  [흐음, 떨어지면 죽는다니 그거 참 나약한 인간일세.]

  “그거야 당연히……!”

  그어.

  그어어어.

  그어어어어어어.

  회전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그와 동시에, 녀석이 나를 던지려고 한다는 것 역시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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