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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피어스
작가 : 레이지아츠
작품등록일 : 2017.7.22

무엇이 옳고 그른가?

운명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내던져진 채 각기 다른 신념을 위해 싸우는 영웅들의 우정과 대립, 그리고 처절한 투쟁

 
10화:사냥꾼? 사냥감?
작성일 : 17-07-29 00:05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6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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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를 찾는다고?"

 

 안내원이 검지로 안경을 내리고 고객을 흘겨 보다가 이내 다시 안경을 올리고 코웃음을 쳤다.

 

 "자네 제정신인가? 그분이 감히 자네같은 풋내기가 쉽게 오라마라 할 수 있는 위치던가? 정신좀 차리고 살게. 젊은 사람이... 쯧. 헛소리는 그만하고 그 등 뒤에 있는 대검이나 보여줘 보게. 아니 무슨 재질로 만들었길래 자네같은 약골이 들고 다닐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아는 무기점이 있는데 자네 혹시 생각있으면... 어이? 이보게!"

 

 씩씩거리며 안내원에게서 등 돌린 모험가는 이어서 외출중인지 무장한 채로 연인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한 젊은 병사에게 말을 걸었다.

 

 "그분? 아아. 이해해 그 마음. 나도 처음봤을 때 까아아암짝 놀랐다니까! 그 야말로 전장의 피웅덩이 속에서 핀 한 떨기 백합꽃이지 암."

 

 "...자기야? 그럼 나는 무슨 꽃이야?"

 

 그의 말에 옆에 있던 연인이 자신의 땋은 머리를 쓸어내리며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빛내고 묻자 병사가 대답하기 곤란한 듯 뜸을 들였다.

 

 "괜찮아. 솔직하게 얘기해봐. 난 다 괜찮으니까 그분에 비하면 난 무슨 꽃이야? 아 빨리잉~."

 

 그녀가 어떤 꽃이든 괜찮다고 하자 병사는 얼굴을 환하게 밝히고 사실대로 말했다.

 

 "음... 우리 애기는 그분에 비하면... 호박꽃? ...아! 아야! 잠깐, 솔직히 말하라며!?"

 

 "우리 헤어져."

 

 병사의 연인은 자신의 남자친구(이젠 전 남자친구일지도)를 폭풍같이 때리고 씩씩거리며 냉담하게 뒤돌아서 자리를 빠져나갔다.

 

 "잠깐 기다려봐 애기야! 에이 농담가지고 또 삐지기는... 잠깐! 아니 호박꽃이 어때서?! 호박꽃 싫어?! 아, 그럼 할미꽃! 자, 잠깐만!"

 

 한 커플을 박살 낸 모험가는 뭘 잘했다는 건지 주먹 쥔 손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아 뭐가 이렇게 만나기 힘든 거냐고오오!"

 

 결국 폭발한 모험가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마지막으로 지나가던 사제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

 

 "저기 혹시 발키리공 네라자매님을 아십... ...오라버니?"

 

 투구를 쓴 모험가에게 오라버니 소릴 들은 사제는 놀란 눈으로 후드를 벗었다.

 반삭발식으로 짧게 깎았음에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금발머리.

 

 "누구...?"

 

 사제의 반문에 모험가는 투구를 벗었다.

 햇빛을 닮은 레몬빛 금발이 꿀 흐르듯 흘러내리고 곧이어 드러나는 티 없이 새하얀 피부, 높지만 날카롭지 않고 동글동글한 콧대와 약간 처진 눈꼬리 안쪽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닮은 푸른 눈동자에는 반가움을 가득 담고 있었다.

 

 "...코로나?"

 

 "응!"

 

 그녀는 꽃이 피듯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사제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그는 허둥지둥 코로나가 벗은 투구를 빼앗아 얼른 도로 그녀에게 씌우고는 혹시라도 누가 봤을까 주변을 살핀 후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어!? 왜 그래?"

 

 "잔말 말고 따라와."

 

 코로나는 사제의 분노어린 목소리에 불안한 얼굴로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이윽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후미진 뒷골목까지 그녀를 끌고온 사제는 별안간 막 제 손으로 투구를 벗은 사랑스러운 소녀의 뺨을 기다렸다는 듯이 후려쳤다.

 

 짝

 

 "...오라버니?"

 

 "그래. 어때? 왕국을 네 손으로 직접 끝장낸 소감이."

 

 오빠에게 다짜고짜 뺨을 맞은 소녀는 잠시 동공을 흔들다가 이내 표정을 차갑게 굳혔다.

 

 "...몇년만에 만나는 여동생에게 하는 인사치곤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 천만에! 과하기는? 다른 형제 같았으면 뺨만이 아니라 목을 치려고 들었겠지!"

 

 "..."

 

 사실은 사실.

 

 "지금 네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기나 해? 교단은 국가의 내분에 관여하지 않기로 되어 있지만 신분 사회 철폐라는 '만평회 혁명군'은 대륙 대부분을 차지하는 왕조국가들의 제거대상 1순위, 공공의 적이야! 자칫 네 신분이 노출되었다간..."

 

 코로나는 반박의 여지가 없는 정론에 말대꾸를 포기하고 도로 투구를 쓰고서 뒤돌아섰다.

 

 "야, 어디가? 아직 내 말 안끝났어!"

 

 "난 끝났어."

 

 사제는 얼른 달려와 그대로 가려는 여동생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거 놔. 어차피 힘으로 나한테 안되는 거 알잖아? 이 샌님아."

 

 "너 말버릇... 하아 됐다. ...밥은 먹었어?"

 

 코로나는 그의 손길을 팽개치고 뒤돌아선 채 서운함에 북받쳤는지 꽤액 소리를 질렀다.

 

 "지금 이상황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겠어?!"

 

 꼬르륵

 

 "..."

 

 그런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직한 배꼽시계가 공복을 알리자 사제는 쓴웃음을 지으며 창피함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여동생의 손목을 다시 낚아챘다.

 

 "한 마디도 하지 말고 따라와."

 

 

 

 

 끼이익

 

 문을 여는 소리에 공복에 지쳐서 쓰러지듯 흐트러져 있던 코로나는 얼른 자세를 고쳐잡고 도도한 얼굴로 시치미를 뚝 떼었다.

 

 사제는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가져온 음식을 앞에 두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듯 흐트러트렸다.

 

 코로나는 그의 손길을 손으로 탁하고 치우며 눈썹을 구겼다.

 

 "오라버니가 이런다고 아까 일을 잊을 거 같아?"

 

 "잊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고 어서 먹기나 해. 이거 만든다고 주방장한테 알랑방귀를 얼마나 뀌었다고?"

 

 그런 그를 노려보던 코로나는 다시 배꼽시계가 울리자 빨개진 얼굴 생각은 못하는지 "흥!" 이라며 콧방귀를 뀌고 못이긴 척 하나씩 집어먹기 시작했다.

 

 "쿠쿡."

 

 "...뭐가 웃겨?"

 

 다람쥐처럼 음식으로 잔뜩 볼을 부풀린 코로나가 눈썹을 구기고 노려보자 그녀의 오빠는 맞은 편에 앉으며 대답했다.

 

 "아아 미안. 비웃은 건 아니야 나도 포함되는 말이니까. 예전에 그런 말을 들었거든. 배고픔에 왕후장상씨가 따로 없다고. 딱 우리 얘기 아니니? 뭐 이젠 왕족도 아니지만."

 

 코로나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대꾸도 없이 음식을 비워 나갔다.

 

 화나 있는 그녀도 순간의 정적만은 참기 어려웠는지 먹으면서 오빠에게 말을 걸었다.

 

 "신궁 생활은 어때?"

 

 "아아. 하루아침에 날벼락 맞았지. 누구덕에 이제 끈 떨어진 연 신세니까."

 

 "그, 그건 내가 미안하다고 쳐!"

 

 괜히 물어봤다 싶은 코로나는 심하게 말을 더듬어가며 오빠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필요 이상으로 그릇에 얼굴을 박다시피 하고 먹었다.

 

 "...아직도 서운하니?"

 

 오랜만에 흘러나온 오빠의 자상한 목소리에 코로나는 그만 먹는 걸 멈추고 입술을 질끈 물었다.

 

 "...식겠다. 먹고 울어."

 

 코로나는 오빠가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떨구기 시작하는 자신의 눈가를 엄지 손가락으로 쓸어주자 그제서야 딸꾹질하듯 흐느끼면서도 다시 음식을 입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식사가 마치자 잠옷과 수건 몇개를 어깨에 걸치고 따뜻한 물이 가득 담긴 세숫대야를 조심조심 가지고 온 코로나의 오빠가 그것을 탁자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알다시피 여기는 수도원이잖아? 여탕은 없으니 오늘은 이걸로 참아줘."

 

 "...오라버니."

 

 "왜 또 무게는 잡고 그래? 무섭게."

 

 "난 내가 한 일 후회 안해. 절대로."

 

 그는 여동생의 결의에 찬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동생의 옆에 털썩 앉았다.

 

 "그 대의명분에 휘둘려 죽어간 이들에겐?"

 

 그녀는 억울하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반박했다.

 

 "난 사람을 함부로 죽인 적 없어! ...딱 한번 빼고... 웨스터가드."

 

 "하하. 그건 잘했어."

 

 모처럼 농담으로 화기애애해진 남매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동안 쌓아왔던 담소를 나누었다.

 

 "근데... 그녀 소식은 어때...?"

 

 기회를 틈타 조심스레 물으며 오빠의 눈치를 살피는 코로나.

 

 "...보고 싶니?"

 

 코로나는 오라버니를 향한 시선을 떼지 않고 딱 한 번뿐이지만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넌 줄곧 그녀와 함께 기사가 되고 싶다고 했었지? ...그일이 있고 딱 지금의 네 꼴로 찾아왔었어. ...그리고보니 완전히 같은 상황이군. 규모로 보면 네가 친 사고가 훨씬 크지만."

 

 "...내가 더 미워 그녀가 더 미워?"

 

 "...밉고 자시고가 어딨니? 둘다 똑같이 소중한 내..."

 

 말꼬리를 흐린 그는 이내 조용히 쓴웃음을 머금으며 코로나의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찝찝했다.

 

 그 '마녀'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기분.

 

 마법을 난생 처음본 신기한 마음에 괜한 오지랖을 부려 귀찮게 됐다.

 

 물론 굳이 마법 구경이 아니더라도 구해줬겠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좀 아쉬운 것 같기도?

 

 어태껏 자신에게 거리낌없이 다가온 여자는 엄마와 친구의 신부가 된 리나 말고는 누가 있던가?

 

 다들 길가다 마주친 맹수를 대하듯 두려워 피하기만 할 뿐.

 

 그나마 그로울이 인간의 편에서 대활약한 라이칸의 대규모 습격이후 고향에서 만큼은 대우가 어지간한 기사 수준으로 나아졌지만 오래 누리지 못할 봄날 단꿈이었을 뿐.

 

 고향을 벗어난 인간 사회에 있어서 자신은 그저 괴물.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본인이 괴물이라지만 '마녀'만큼은 사양하고 싶었다.

 

 그로울은 또다시 고개를 기울이고 언젠가는 짝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봤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동족은 무리.

 

 하지만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인간은 더욱 무리...

 

 그로울의 손이 무심코 콧잔등을 향했다.

 

 내가 인간이었더라면...

 

 그는 말도 안되는 바람을 떨치듯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쓴웃음을 흘렸다.

 

 

 

 

 

 

 "저번에 그녀 같은 경우는 위조 신분으로 잘 넘겼지만 너는 달라. 한번이라도 우리나라 사교모임에 참석했던 귀족이라면 단번에 알아채겠지. 신분을 숨기지 않고 다른 왕조국가 귀족들의 반발을 견디려면 그들이 꼼짝 못할 실적이 필요해."

 

 "어떤?"

 

 사제는 여동생의 양어깨를 움켜잡았다.

 

 "그전에 약속하나만 하자."

 

 "뭘?"

 

 "절대 위험한 짓은 하지 않기로. 넌 전투에 나서지 않고 그냥 정보만 캐는 거야."

 

 그녀는 '내가 누군지 잊었어?'라고 오빠를 안심시키고 싶었지만 그의 분위기상 그랬다간 보내주지 않을 거 같아서 참고 거짓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에레보스라는 산맥부근에 최근 사교도의 동태가 확인되었어. 쉽게 무리를 짓지 않는 트롤들이 대거 모이고 있단 얘기도 있고. 근데도 그동안 교단에 정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었어. 무슨 뜻일까?"

 

 "그것들의 뒤를 봐주는 놈이 있다는 거야?"

 

 "정답. 그 배후를 캐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위험할 땐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알았지?"

 

 코로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사제는 자상하게 웃으며 착한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아. 그럼 바람이나 쐴 겸 위조신분이나 만들러 가자. 그때까지 터치당하면 곤란하니까."

 

 "...사제가 그렇게 막 법을 어기고 다녀도 되는 거야? 아얏!"

 

 법을 어기고 다니는 사제는 오랜만에 울컥했는지 동생의 머리에 꿀밤을 먹인 주먹을 털었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아이고 내손. 이 돌머리 같으니!"

 

 "...미안."

 

 "자, 그럼 나가자. 말실수 걱정은 안해도 돼. 어차피 사제에 대한 호칭은 형제님이잖아?"

 

 "그건 그렇네 쿠쿡."

 

 

 

 

 

 "흐흐흥~"

 

 콧노래를 부르며 오랜만에 가족과의 나들이에 대한 즐거운 회상을 끝낸 코로나는 한쪽 무릎을 잡고 있던 양손을 풀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자신의 커다란 애검을 집었다.

 

 "...뭐, 이정도면 위험한 일은 아니니까."

 

 혼잣말을 마친 그녀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트롤들에게 검끝을 겨누고 입꼬리를 올렸다.

 

 

 

 

 

 발걸음을 옮기던 그의 코에 비릿한 피냄새가 스쳐갔다.

 

 "...이번에는 마녀가 아니어야 할텐데."

 

 어느새 냄새가 나는 방향으로 몸을 틀어놓은 붉은 라이칸은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치고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달려 도착하고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번에도 여자 한명이 적들에게 둘러쌓인 상황.

 

 다른 점은 그 적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

 

 생김새는 원숭이의 확대판이랄까? 배가 불룩 튀어나온 털복숭이 몸에 옷가지를 거의 걸치지 않은 이족보행종.

 

 그리고 자신의 송곳니보다 길어보이는 아랫송곳니가 멧돼지처럼 위로 솟아있었다.

 

 게다가 덩치는 가장 작은 놈도 그로울보다 컸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능은 낮았는지 들고있는 무기가 하나같이 투박하고 두꺼운 나무 몽둥이라는 것.

 

 그로울은 한번도 본적 없는 상대지만 한 눈에 알았다.

 

 트롤.

 

 어머니의 남편을 죽인 종족.

 

 서서히 적의가 끌어올랐다.

 

 "이번에 성녀이길."

 

 들어주는 이도 없는 시덥잖은 농담을 던지며 달려들려는 찰나,

 

 서걱

 

 여자가 먼저 달려들어 제 키만한 대검을 가볍게 휘둘러 자기 몸의 족히 네배는 될듯한 트롤 하나의 목을 날려버렸다.

 

 엄청난 무력.

 

 자세히 보니 그로울 오기전에 이미 처치한듯 트롤 시신 한구가 나뒹굴고 있었다.

 

 "...저것도 마녀인가?"

 

 어째 고향을 벗어나고서 만나는 여자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강자들.

 

 더 볼 것도 없이 돌아섰다.

 

 얼마전처럼 골치 아픈 상황은 질색.

 

 그런 그의 등뒤로 무엇인가 '위험한 게' 날아왔다.

 

 깡

 

 눈 깜짝할 새에 자신의 목을 노리고 들어온 칼날을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언제 잡았는지도 모를 워해머 자루를 쥐고 막은 그로울은 얼굴을 구기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 짧은 순간이 멈추듯 허공에서 아름다운 금발 소녀의 맑은 하늘같은 푸른눈과 붉은 짐승의 태양같은 금안이 얽히며 서로를 가득 담았다.

 

 '예쁜 눈.'

 

 서로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는 걸 알리 없는 둘의 시선이 이내 떨어졌다.

 

 척

 

 지척에서 검을 거둔 금발 소녀가 착지하자마자 뒤로 빠지며 예쁜 얼굴에 놀라움을 띄었다.

 

 '분명 전력으로 휘둘렀는데?'

 

 "제법인데? 한낱 들개 주제에 잡철무기로 이몸의 검을 막다니."

 

 이미 트롤들은 모두 쓰러져 나뒹굴고 있었다.

 

 다들 목이 날아간 채.

 

 "...이거이거 운이 좋네. 때깔 고운 라이칸이라니."

 

 허공에 휘둘러 검에 묻은 트롤의 피를 털어낸 소녀는 땀탓에 이마에 붙은 레몬빛 금발을 손등으로 훔치고는 하늘을 담은 듯한 파란 눈동자를 빛내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미안해. 너에게 따로 유감은 없지만 그냥 죽어주렴."

 

 말 같지도 않은 부탁을 하며 싱긋 웃는 미소녀를 힘없이 바라본 때깔 좋은 라이칸은 곧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쥐어짰다.

 

 "...아아아아! 역시 난 재수가 없어어!"

 

 

 

 

 

 

 "붉은 라이칸을 찾았습니다!"

 

 수하의 보고에 미하일의 눈이 번쩍 뜨여졌다.

 

 "잘했다! 그 깊은 숲속에서 용케 일찍 찾았군. "

 

 "근처에 있던 퇴마 사제들의 제보입니다. 놈은 우리 영지에서 에레보스 봉우리 방향으로 이동중이랍니다. "

 

 "당장 수배된 용병들을 소집해라!"

 

 미하일은 검을 차고서 갑옷속에 감추어 놨던 불길해 보이는 보석이 박힌 목걸이를 꺼내들고 이를 보이며 웃었다.

 

 "들개사냥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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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아츠 17-07-29 00:08
 
흐아. 이번화는 스토리 진행상 방해꾼 역할을 하던 자투리 부분들을 모아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내용을 추가하느라 아예 새로 쓰다시피했네요ㅠㅠㅠ 아 새로 쓴 거 맞겠군요 한 회분이 늘었으니 l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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