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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목숨 걸고 에카론!!
작가 : 목목목
작품등록일 : 2017.7.28

인류 최초의 가상현실 게임 [에카론]
미션을 클리어하면 20억 !
하지만 게임에서 죽으면 현실에서 총살?

올림픽 영웅에서 반란군 여왕이 되어버린 첫사랑 <리브문>
그녀의 포로가 되어 목숨 걸고 에카론을 플레이해야 하는 <아이슈>
인생역전과 생존을 건, 처절한 게임플레이가 시작됩니다.
목숨 걸고 에카론 !!

 
아이슈, 본의 아니게 자살하다.
작성일 : 17-07-28 05:02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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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신력 998년 12월 31일

 

 

 한 해가 저물어가는, 연말의 저녁.

 난 아무렇지 않은 척, 아이스크림을 퍼내려 하고 있었다. 아니, 하려고 했었다. 근데 건물 밖,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는 커플들을 보니,

 

 "으허헝. 확 그냥 뛰어내려 버릴 거야!!"

 

 불현듯 울화통이 터진다.

 

 "아이슈, 그만 현실 좀 받아 들이지그래?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같이 알바 중인 소꿉친구, 잭스의 조언에 자존감이 한없이 쭈그러든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으라니!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

 또 차였다.

 

 "아니 너 좀 귀엽다고 인기도 많잖아? 근데 왜 눈 높은 귀족녀들만 쫓아 다니냐고. 그렇게 돈이 좋냐? 어?"

 “돈은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건 돈 많은 여자가 나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는 거지.”

 “...넌 무슨 연애가 게임인줄 아냐?”

 "너 같이 그냥저냥 사는 놈은 날 이해 못해! 돈 많은 여자를 사귀지 못하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구!"

 

 잭스는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제 할 일을 시작했다. 갈색 곱슬머리에 검은색 눈을 가진 곰 같은 녀석이다. 난 그의 널찍한 등판에 대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는다.

 

 "잭스, 너 내가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거 알지?"

 "어, 그래."

 

 잭스가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그래서 내가 이 가게에서 알바하는 것도 알지?"

 "어, 그래."

 

 알겠으니까 입 다물라는 듯이 대답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푸념을 이어간다.

 

 "근데, 돈 많은 여자들은 말야. 아이스크림 같아."

 "어, 그래?"

 "그래! 이가 떨릴 만큼 차갑지만, 녹아버릴 것만큼 달콤하다고!"

 "어휴..."

 

 잭스가 더는 못 들어 주겠다는 듯이, 들고 있던 빗자루를 내팽개치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케시 라트헬이 말이 되냐고! 니가 일하고 있는 이 가게의 점장님의 건물주님의 사장님의 회장님의 딸이라고! 사우스탄 최고 갑부의 딸!"

 

 그렇다. 트라이얼 가문을 몰아내고, 이 나라 최고의 갑부로 군림하게 된 골퍼러 라트헬.

 내가 오늘 고백한 여자는, 그 남자의 딸이었다. 골퍼러 라트헬은 각 계열사의 수많은 사장단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장 중의 한 명은 수많은 이사진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그 이사 중 한명은 수많은 건물을 갖고 있었는데,

  그 건물 중 하나에 우리 점장님이 점포를 냈고, 난 거기서 알바를 하는 중이다.

 

 비정규직으로.

 23살 먹고.

 

 "계급이 안 맞잖아! 계급이!"

 "요즘 세상에 계급이 어디 있어!"

 "요즘 세상이니까, 돈이 계급인 거야! 니 계급은 송충이야! 솔잎이나 먹으라고!"

 "안 먹어! 에이씨 나 확 뛰어내려 버릴 거야!"

 "어휴..."

 

 어휴? 이게 날 무시해?

 

 "내가 못 뛰어내릴 것 같아?"

 "너 그 소리. 내가 벌써 30번은 더 들은 것 같은데?"

 "이번엔 진짜야! 라트헬은 정말 내 마지막 사랑이었다고! 사랑이 없는 삶은 죽는 게 나!"

 

 나는 홧김에, 입고 있던 앞치마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성큼성큼 빌딩의 유리문으로 걸어간다.

 음... 이때쯤이면 잡을 때가 됐는데?

 

 "그래, 아이슈! 그동안 즐거웠고! 장례식은 못 갈 것 같다. 여친이랑 데이트가 있어서."

 

 뭐 여친? 쟤 지금 나 열 받으라고 저러는 거 맞지? 와, 안되겠어. 나 꼭 사과 받아야겠어.

 난 걸음을 재촉했다.

 

 "혹시 장난으로라도 리넬 대교 난간에 올라갈 생각하는 건 아니지? 거긴 바람도 많이 불고, 최근엔 자살하는 남자들 잡아간다는 유령도 있다고?"

 

 음... 말꼬리를 올리면서, 당부하는 걸 보니 슬슬 쫄리나보군. 하지만 아직 부족해!

 난 빌딩의 유리문을 박차고 나갔다. 내가 일하는 빌딩은 리넬 대교 초입 부분에 세워져 있다.

 

 그래서 이렇게 조금만 걸어 나가면, 자살 쇼를 벌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빌딩 안에서 힐끔힐끔, 내가 하는 양을 지켜보는 잭스를 확인하다, 난간 위로 올라간다.

 물론 진짜 죽을 생각은 없다.

 

 “미... 아,,, 슈!”

 

 잭스가 나에게 외친다. 거리 때문에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잭스의 입 모양은 분명 그 칭호를 말하고 있었다.

 

 미친 아이슈.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칭호다. 하도 미친 짓을 많이 하고 돌아다녀서 붙은 거지만..

 뭐 개성 있고 독특하다는 소리가 아닐까?

 

 그 자랑스러운 칭호를 부르며, 잭스 나에게 달려온다. 걸려들었구만.

 

 난 조용히 미소 짓는다. 여자에게 고백하고 차일 때면, 난 늘 이렇게 자살 쇼를 벌인다. 진짜 죽고 싶다가도, 저 모습을 보면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 난다. 그래도 '날 걱정해주는 녀석이 있구나' 하고 안심하게 된다.

 

 잭스는 큰 덩치로 허둥지둥 빌딩을 나서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연신,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고 있었는데... 무슨 뜻이지?

 영문을 몰라하고 있는데, 막 유리문을 통과한 잭스가 외친다.

 

 "아이슈! 발밑에!"

 

 발밑? 뭔데 그래?

 

 난 내 발밑을 보려고 했다. 근데 내 바지자락 부근에서, 미미한 온기와 강력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분명 뭔가가 내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그런데 확인을 못 하겠다! 무서워서!!

 뭐, 뭐지!!

 정말 자살하는 남자들을 잡아간다던 유령이라도 나온 거야?

 

 작금의 사우스탄은 부익부 빈익빈이 극에 달해, 서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니다. 때문에 리넬 대교 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밤중에 투신한 시신이 리넬강 하류에서 떠오르는 건, 예삿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남성의 시신이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 그 후로 괴담이 돌기 시작했다. 한 많은 처녀 귀신이, 남자의 몸을 탐하여, 육신채로 저승에 끌고 간다고... 하는데 설마 아니겠지?

 

 난 두려움을 무마하려고, 어색하게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하하.."

 

 빨리 와라. 잭스.

 난 도저히 밑을 못 보겠어.

 

 "자살하게? 분명 후회할거야."

 

 그때, 소름 끼치도록 차분하고 조용한 여성의 음성이 들린다.

 아... 오금이 저린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난 뻣뻣이 굳어서,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도 없었다.

 

 "어차피 버리려는 니 목숨. 나에게 주지 않을래? 내가 의미를 줄게."

 

 아뇨, 싫은데요.

 라고 단호히 말하고 싶은데... 목젖이 움직이질 않아!

 그런데 그때,

 

 "내 친구 괴롭히지 마!"

 

 우렁찬 목소리를 뽐내며, 잭스가 달려왔다.

 나는 잭스에게 눈빛을 보냈다.

 

 '빨리 이 여자 좀 때어줘!'

 

 과연 내 친구이긴 한 것인지, 잭스가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밖에 없다! 잭스!

 잭스는 육중한 몸으로 쿵쾅쿵쾅 달려와서, 내 발목을 잡고 있는 여자에게 드롭킥을 날렸다.

 

 ... 어? 드롭킥을 날렸어?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르겠으나, 그 여자는 내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었다.

 나는 난간 위에 서 있었는데, 그렇게 드롭킥을 날려버리면...

 

 "나 뒤로 넘어가잖아! 잭스 이 개xx야!"

 

 난 오늘.

 본의 아니게 자살하고 말았다. 하하...

 

 

 

 ***

 

 

 

 차갑고 어두운 강물이, 날 집어 삼켰다. 강물은 세상과 나를 단절 시키며,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것을 강요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거부했다. 그것을 받아들인 다는 건,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부하면 할수록 가슴이 뜨겁게 타오른다. 이 멍청한 육체는 그것을 ‘갈증‘으로 해석하는 것일까? 강물에 대한, 그리고 죽음에 대한 광적인 흡입 욕구에 사무친다.

 

 참고, 참고, 참고.

 그리고 한계에 도달한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존경해 마지않는 우리 부모님의 얼굴.

 그리고 내가 반드시 지켜내고, 이어나가야할 가훈.

 

 - 나를 죽여서라도, 너는 살아남는다.

 

 부모를 죽여서라도 자식은 살아가라.

 무려 500년간, 긴 전쟁의 시대를 살았던, 나의 선조들은 다소 비장한 각오로 삶을 이어나갔다. 비정하지만, 난 그것을 존중하고 동경한다. 그리고 반드시 저 말을 내 아이에게도 해줄 것이다.

 

 그런데 난 아직... 아이는 물론이고 결혼은커녕 연애도 못해봤단 말이다!

 죽을 수 없다.

 

 대대로 전해진 숭고한 의지를 전승하기 위해,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죽음을 목전에 두니, 그야말로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힘껏 죽음을 밀어내며, 부상을 꿈꾼다.

 

 그러나 내 처한 현실은, 정말이지 가차 없고, 잔인할 정도로 위압적이다. 도저히 내 힘으로는, 이 상황을 해쳐나갈 수 없다.

 

 그렇게 일순간, 부정의 기운이 내 머리를 뒤흔들자, 참고 참았던 의지는 힘없이 아스러진다. 입과 동공이 풀어지며, 내 안으로 죽음이 물밀 듯 짓쳐들어온다.

 

 무자비하게 들이닥치는 강물은, 내 속을 뒤틀고 할퀴며, 유린한다. 그것은 감당하기 힘든 공포이자 고통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시.

 공포는 안락함으로, 고통은 몽롱함으로 변질되어간다. 마치 물과 하나가 되어가는 감각이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어? 왜 안 되지?

 이렇게 편한데...

 

 애석하게도 허물어져가는 의식은, 현 상황의 시비를 가릴 여력조차 없다. 그저 점점 가라앉을 뿐이다. 무기력하게 깊디깊은 곳으로 침잠하는 나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검고 긴 생머리와 붉은 눈을 가진 여자였다. 날카로운 미모를 지닌 그녀는, 내가 익히 아는 인물이다. 그녀는 내 첫사랑이었으니까.

 

 언젠가 꼭 고백하고 싶었다. 비록 지금은 수배범이 되어버린 그녀였기에, 포기해야 했지만. 못다 한 아쉬움에, 더욱 기억 속에 각인된 얼굴이다. 나는 물속으로 침잠해가며, 멍하니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가 이 물속엔 왜 찾아왔을까?

 그것을 고민하고 있는데...

 

 똑- 똑-

 

 물방울 소리에 꾸물꾸물 눈을 떴다.

 

 

 "...음? 뭐야,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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