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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4.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4)
작성일 : 17-07-28 04:28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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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4)

 

 

 

 

 

 

 사흘이 지났다. 이석은 아직 의식불명이라 했다. 오늘 내일 죽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연지는 생각했지만, 다른 이들의 생각은 좀 다른 눈치였다.

 

 반 아이들은 종종 이석의 이야기를 꺼내며 말꼬리를 흐렸고, 가끔은 눈물도 흘렸다.

 

 서위는 삼촌 성화에 못 이겨 체육관을 쉬고 있었다. 그러나 하교 후 삼촌 몰래 어딘가 갔다 오는 눈치였다. 아마도 이석이 입원한 병원일 거라고 연지는 생각했다. 그 역시 못 마땅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서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종종 서위와 둘이 있을 때, 연지는 긴장했다. 혹시 사슬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까봐.

 

 ‘사슬남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 날, 서위의 물음에 연지는 그렇게 시치미를 뗐다. 물론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다만, 그 타이밍에 정호 삼촌이 돌아온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유야무야 그 질문의 답은 넘어갔다. 정말, 서위는 그 사슬 남자를 보았던 것일까. 그리고 그 남자를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것일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토록 이석을 닮은 사슬남자를 서위는 이석의 영혼이나 귀신 따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예 ‘사슬 남자’라고 명명했으니 말이다. 하긴, 귀신 들린 애는 연지 자신이지. 서위는 무당과는 상관없는 이 아닌가.

 

 서위는 더 이상 그 날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렇게 잊히는 듯 했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고 연지는 생각했다.

 

 “이석이 깨어났대!”

 

 오후 쯤, 교실에서 누군가 그렇게 소리 질렀다. 아침마다 담임이 핸드폰을 수거해 가는데, 따로 빼둔 뺀질이 녀석 하나였을 것이다.

 

 어쨌든 그 말에 반 아이들 모두가 흥분한 눈치였다. 연지는 슬그머니 서위의 눈치를 살폈다. 서위 역시 안도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연지 또한 안도감이 들었다. 사실 복잡한 기분이었다.

 

 첫 번째로 서위가 기운을 차리게 될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또한 내색하진 않았지만 이석의 머리에서 흘러 나왔던 그 피가, 연지 본인에게도 충격이긴 했나보다. 그것이 죽은 사람의 피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마지막으로 어쩐지 모를 안도감이었다. 그 사슬 남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확신이 들었다. 그렇지만 왜일까. 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

 

 “오늘 좋은 소식 있어.”

 

 모든 수업이 마친 후, 종례시간. 담임은 들뜬 표정으로 교실로 들어와 그렇게 운을 뗐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전할 테지만 어쩐지 아이들은 호외를 다시 한 번 확신하는 듯 들뜬 표정으로 담임이 전해줄 소식을 기다렸다.

 

 “오늘. 신이석이 의식을 찾았다더라.”

 

 담임의 그 말을 끝으로 교실은 환호로 뒤덮였다.

 

 “조용, 조용! 그래도 아직 완전히 안정에 들어간 건 아니니까. 너희들 문안은 아직이야. 응?”

 

 담임은 거듭 아이들에게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깨어난 이석과 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녀석들이 있어, 반 아이들 몇몇은 이미 오늘 병문안을 약속한 상태였다.

 

 “너무 들뜨지 말고. 종례 단축 할게. 당번들 청소 마치고 교무실로 오고!”

 

 담임은 산뜻하게 종례를 마치곤 교실을 나섰다. 반 아이들은 몇몇씩 모여들었다. 역시 병문안 갈 생각인 것 같았다. 그 무리 안에 서위도 포함되어 있었다. 연지는 멀찍이 떨어져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오늘 아침에 깨서 일반 병실로 벌써 옮겼대. 존나 이럴 줄 알았다니까, 신이석 그 새끼.”

 “야, 그래도 아직 우르르 몰려가면 좀 그렇잖아. 몇 명만 가자.”

 “어, 그치. 오늘은 일단 남자들만 갈 거야.”

 

 신이석과 친한 몇몇 남자 애들이 그리 말했다. 연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슬쩍 서위의 눈치를 보았다. 서위는 몹시 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섣불리 나서진 못 했다. 다행이었다. 그러나.

 

 “야, 그래도 서위는 가야지. 어차피 같은 체육관이니까. 거기서도 갈 텐데. 미리 가보는 것도 좋지 않아?”

 “그래. 서위 너는 같이 가자. 너 요즘 체육관 쉬지?”

 

 연지가 원하지 않는 쪽으로 이야기는 빠르게 전환되었다. 서위는 미미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위의 그 미소에 연지는 또 무언가 울컥, 목구멍 너머에서 치미는 것을 느꼈다.

 

 “나도 갈래.”

 

 연지는 참지 못 하고 그 무리에게로 다가가 크게 말했다. 여자 아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남자 녀석들도 의외라는 표정으로 연지를 빤히 쳐다보았다.

 

 “서위 가면 나도 갈 거야.”

 

 연지는 다시 한 번 덧붙였다. 이번엔 남자 아이들의 표정도 썩 좋지 않게 바뀌었다.

 

 

 **

 

 

 ‘쟤가 저러니까 욕을 먹지. 미친년.’

 

 서위와 남자아이들을 좇아 교실을 빠져나올 때, 연지 귀에 마지막으로 들렸던 말이었다. 그러나 상관없다. 욕을 하든 말든. 서위 곁에 있기 위해서라면.

 

 어쨌든 병원에 가게 된 멤버는 서위와 연지를 포함하여 다섯 명. 서위와 연지를 빼면 모두 남자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평소 이석과 함께 무리 지어 다니는 녀석들이었고, 서위 역시 이석과 같은 체육관에 몇 년 동안 다니고 있었으니 이석과 별로 친하지 않은 이는 연지 단 하나였다.

 

 그러나 문안 온 멤버를 보고, 그 중 연지를 보고도 이석은 의외라거나 당황스럽다는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오, 한연지 너도 왔네.”

 

 이석은 평소처럼 능글대는 말투로 연지를 반겼다.

 

 이석은 사흘 만에 깨어났기 때문인지 얼굴은 조금 수척해보였다. 머리엔 추락할 때 다쳤던 덕에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었다. 그러나 안색은 생각보다 좋아 보였다.

 

 “야, 네가 예수냐 뭐냐. 뭐 사흘 만에 부활 하냐?”

 

 남자 아이들 중 하나가 농담마냥 그리 말하니, 이석 역시 크게 웃었다. 정말 그리 크게 걱정할 필요 없었던 것 같았다. 물론 연지 생각뿐이겠지만.

 

 “야, 한서위. 너 요즘 체육관 쉰다며? 나 다쳤다고 많이 놀랐냐?”

 “뭐래.”

 

 이석은 서위에게 농담을 건넸다. 그렇지만 마냥 다른 아이들에게처럼 가볍지만은 않았다. 아이들도 저들끼리 눈치를 보며, 자리를 피해주려는 기색을 비췄다. 그에 연지는 아예 서위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누군가 같이 나가자고 말하면 드러누울 작정을 한 비장한 표정이었다.

 

 “…계속 찾아 왔었다며. 엄마한테 들었어.”

 

 이석은 옆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연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서위에게 물었다. 이석의 떫은 미소에 서위는 고개를 떨구었다. 연지가 느끼기에 서위는 죄책감 같은 것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야, 한연지. 너 동전 있냐?”

 

 남자 아이 하나가 눈치를 보다가 연지의 어깨를 세게 움켜잡으며 작게 물었다.

 

 “야, 자판기 좀 가게 나와 봐.”

 

 마치 협박하는 말투였다. 연지는 못 들은 척 무시했지만, 남자 아이는 연지 어깨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세게 주었다.

 

 “동전 있냐니까.”

 

 그에 연지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이석이 끼어든다.

 

 “야. 음료수 여기 차고 넘쳐, 인마. 뭐 자판기까지 가. 냉장고에서 아무거나 꺼내 마셔.”

 

 그에 연지는 빈정이 상한다. 이상하다. 왜 이석은 연지에게 이유 없이 호의적일까. 그런 이석의 호의가 때때로 연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저 여유로움이 이석이 이미 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아냐, 됐어. 나 동전 있어. 나가자.”

 

 연지가 자리서 일어나 남자 아이를 뒤따른다. 그리고는 이석과 서위 쪽을 흘깃거린다. 금방 다시 올 것이다. 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제 자신을 다독인다.

 

 “넌 진짜 눈치도 없냐?”

 

 없어서 그랬겠니. 병실에서 나온 남자 아이들 중 하나가 그러는데, 연지는 코웃음을 쳤다. 눈치가 없는 건, 저들이다. 하기야. 연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것이다. 그저 연지가 서위를 유별나게 아낀다고만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 말이 어쩌면 맞을 지도 모를 것이다.

 

 이래서 싫다. 이석은 연지를 항상 비참한 기분이 들게 한다.

 

 “어? 저 분 이석네 어머니 아니냐?”

 

 아이들 중 하나가 가리킨 곳. 중년의 여성이 자리에 앉아 있다. 문안 왔을 때.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라며들 자리를 피해줬던 여성이다. 연지도 기억하고 있다. 사실, 그 전에 몇 번 보기도 했다. 이석의 어머니가 맞다.

 

 아까 인사할 때도 몰라보게 초췌해졌다고 느꼈다. 항상 활기차 보였던 아줌만데, 하기야 아들이 그런 사고를 당했으니 어쩔 수 없겠지. 연지는 그리 생각했다.

 

 “…울고 계시는 거 아냐?”

 

 그에 연지는 슬쩍 이석의 어머니 쪽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바로 시선을 거두었다. 사실, 그리 관심이 가는 것도 아니었다. 연지의 관심은 바로 제 등 뒤 문 너머 병실 안이었다. 서위와 이석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못 견디게 궁금했다.

 

 말도 안 되지만, 혹시나 이석이 서위의 뜻 모를 죄책감을 눈치 채고선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남자 아이들이 이석의 어머니 쪽에 관심이 쏠려 있는 동안, 연지는 몰래 병실 문을 슬쩍 열었다. 그리고 좁게 열린 문틈으로 얼굴을 바짝 가까이 대었다.

 

 “……무슨 얘기야?”

 

 서위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서위의 목소리는 몹시 떨고 있었다. 뭐지? 걱정이 되었다. 연지는 바로 문을 열어젖히고 병실 안으로 난입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뒤이어 들리는 이석의 목소리는 서위의 것과는 달리 안정적인 음색이었다. 아니, 쾌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그 내용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었다.

 

 “나 못 걷게 될 것 같아. 사실 나 지금……, ……허리 밑으로 지금 아무 감각도 없어. 아무 것도 안 느껴져.”

 

 그리고 이석은 아무렇지 않은 양 웃었다. 정말 자신이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라도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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