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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저승 암행어사전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2

가온은 심부름센터에서 일하는 20세 대학생. 그런데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뭔가 이상하다. 변기에 머리가 낀 귀신의 머리를 빼주거나, 망태할아버지의 찢어진 망태자루 수선해주기, 처녀귀신 엉킨머리 풀어주기, 콩콩귀신 머리 스프링 갈아주기... 폼 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을 시작한 거였는 데! 저승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암행어사이야기!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4. 일각록 (5)
작성일 : 17-07-26 22:11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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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가온은 자신의 귀를 마구 후볐다. 아까부터 간질간질 거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좀처럼 시원해지질 않자 그는 인상을 구기며 손을 내렸다. 누가 욕이라도 하나?

  그러면서 그는 다른 손으로는 열심히 핸드폰을 두들기며 검색에 힘썼다. 도대체가 뿔이 하나 달린 생명체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계속 찾아보는 거야?”

 

  “정보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정보의 바다를 돌아다니다 보면 뭐 하나는 건질 수 있을 거라며 가온은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승후는 그런 가온의 모습을 바라보다 그의 옆에 앉았다. 둘은 이미 괴생명체가 나타난다는 곳에 도착한 상태였다. 간간히 돌아다니는 화랑들도 보았지만 그들은 가온과 승후를 신경 쓰지 않았다. 간혹 그 괴생명체를 보겠다며 찾아오는 사람들 덕분이었다.

 

  “쌍둥이들은 뭐하고 있을까?”

 

  “아마 우리가 학교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 가서 찾고 있을 걸?”

 

  승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쌍둥이들의 동선을 어떻게 알고 움직이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승후는 쌍둥이에게 잡힌 전적이 있는 것에 비해 가온은 늘 상 쌍둥이들을 따돌렸다. 쌍둥이들이 분해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던 모습은 언제 봐도 통쾌했는데 도대체가 가온이 어떻게 쌍둥이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인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아는 거야?”

 

  “딱 보면 사이즈가 나오잖아.”

 

  어이없는 답변에 승후는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사이즈가 나온다고? 그 기상천외한 행동을 일삼는 쌍둥이들의 사이즈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승후는 진저리를 쳤다.

 

  “이런 건 명탐정 셜록홈즈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어. 하늘이랑 바다는 생각보다 단순하거든.”

 

  “나는 모르겠어. 잡힌 적적이 있어서 그런가.”

 

  “그래서 니가 잡히는 거야.”

 

  승후는 할 말이 없었다. 한 번도 잡히지 않은 자와 잡혀본 자의 차이가 이다지도 클 줄이야!

 

  “그런데 쌍둥이들이 학교에 안 갔으면?”

 

  “우리 집으로 쳐들어갔겠지.”

 

  가온은 원 없이 찾아 돌아다니다 못 찾으면 이쪽으로 올 거라며 바닥에 철푸덕 앉아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승후는 듬직하다 못해 무서운 자신의 친구를 보았다. 간혹 이러는 걸 볼 때면 이중인격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고는 했다.

  승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산 밑에 자그마한 밭들이 옹기종기 모여 큰 밭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흡사 시골 할머니댁이라도 놀러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해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바스락-

 

  그 때, 이상한 잡음이 승후의 귀를 간질였다. 조용하게 계속해서 들려오던 조심스런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얼음 땡 놀이라도 하고 있는 것인지 미동도 하지 않는 다른 수풀들과는 달리 갑작스레 작은 나무 하나가 심하게 흔들렸다.

 

  “가온아.”

 

  승후는 조심스레 가온을 불렀다. 가온은 핸드폰에서 눈을 떼고 승후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흔들거리는 나뭇가지는 보란 듯 수상하기 짝이 없었다.

 

  “괴생명체라는 거 그거 크기가 얼만하다고 했지?”

 

  “크기에 대한 정보는 없었는 데?”

 

  그냥 쌍둥이를 데려왔어야 했던 걸까? 승후는 가만히 주먹을 쥐었다. 스며나오는 땀에 축축하게 손바닥이 젖어들었다. 공포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천천히 심장고동소리가 점점 커졌다. 승후는 가온을 보호하려 그를 돌아보았지만 가온은 유심히 나뭇가지를 바라보더니 이내 벌떡 일어났다.

 

  “저기에 가려고? 가지마.”

 

  승후가 말렸지만 가온은 나뭇가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격렬하게 춤추고 있는 그 곳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이내 긴장이 풀린 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맥이 풀린 것인지 한층 올라가 긴장감을 대변하던 어깨도 밑으로 턱 내려갔다.

 

  “살다살다 토끼 때문에 쪼는 날을 맞이하게 되다니.”

 

  어이없다는 듯한 가온의 말에 승후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나뭇가지를 바라보았다.

 

  “어?!”

 

  감탄사를 내뱉으며 승후가 그 자리에 멈춰섰다.

 

  “진짜 토끼?!”

 

  윤기가 흐르는 아름다운 하얀 털, 쫑긋 거리며 하늘로 솟은 두 귀, 얼음이라도 박아 넣은 것 같은 푸른 눈 그리고 탐스러우면서도 길게 잘 빠진 꼬리.

 

  “꼬리?”

 

  가온과 승후는 퍼뜩 놀라 토끼에게 뛰어갔다. 토끼는 두 사람이 무지막지하게 다가가는 데도 불구하고 가만히 그 자리에서 그저 몸을 격렬하게 흔들 뿐이었다.

 

  “토끼 꼬리가 저렇게 길었나?”

 

  “설마 새로운 종을 발견한 건가? 생물학계의 어마어마한 센세이션을 일으킬?”

 

  짧고 뭉툭하면서도 동글동글한 귀엽고 깜찍한 꼬리가 아닌 말 꼬리처럼 길고 비단처럼 보들거리는 그 길고 탐스러운 꼬리를 본 둘은 혼란에 빠졌다. 그 때, 제자리에서 발버둥을 치던 토끼가 휙하니 가온과 승후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귀를 축 늘어뜨리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뭐지? 우리가 자기를 잡아먹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에이~ 토끼를?”

 

  승후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하자 가온은 표정하나 흐트러트리지 않은 채 ‘토끼탕 있잖아.’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 소리를 들은 토끼는 더욱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을 잡아다 가죽을 벗겨 탕을 끓여먹으려는 야만인으로 보는 모양이었다. 가온은 짐짓 그 상황이 재미있었지만 이내 고개를 젓고 이 불쌍한 토끼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쩐지 도망을 안 간다 했더니...”

 

  가온이 조심스레 숨을 헐떡이는 토끼를 진정시키며 토끼가 깔고 앉아있는 덫에 손을 갖다 대었다.

 

  “산토끼 치고는 되게 작은 것 같은데... 새끼인가?”

 

  토끼는 그래도 몸집이 좀 있는 산토끼들과는 달리 한 손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았다. 어미를 잃어버린 것인지 가녀린 토끼는 그저 바들바들 떨고만 있었다. 가온은 그런 토끼를 최대한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러면서 침착하게 토끼가 걸린 덫을 보았다. 다행히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빨간 피가 번져 나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덫에서 아기토끼의 발을 빼내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동물연고를 꺼냈다.

 

  “동물연고? 그런 것도 갖고 다녀?”

 

  항상 옆에 붙어 있던 승후는 몰랐다는 듯 눈을 껌뻑였다. 한 시도 가온의 옆에서 떨어진 적이 없는데 저런 걸 갖고 다니는 걸 몰랐다니.

 

  “얼마 전에 동물병원에서 샀어. 동네 고양이한테 발라주려고 했던 건데 다른 동물들한테 써도 된다고 하더라고. 개한테나 토끼한테도.”

 

  승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다친 고양이를 보고 가온이 혀를 찼던 것이 기억났다.

 

  “그런데... 토끼 맞겠지?”

 

  “맞지 않을까?”

 

  가온은 조심스레 토끼를 안고 손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휴대용 반짇고리에서 미니 가위까지 꺼낸 그는 손수건을 조금 잘라 토끼의 다리에 감아주었다.

 

  “그건 또 언제부터 갖고 다니는 거야?”

 

  “망할 팀장 놈이랑 한바탕 하고나면 자꾸만 단추가 떨어져서.”

 

  묵묵히 토끼의 상처를 감싸주는 가온을 보며 승후는 준비성 철저한 가온을 향해 속으로 무한한 박수를 쳐주었다.

  그러고 보니 심부름센터의 일을 하면 할수록 가온의 준비성은 점점 정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는 승후가 챙겨줬었는 데 이제는 가온이 알아서 척척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코끝이 찡해지는 것이 애를 다 키운 것만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병원에 데려가야 겠지?”

 

  “안 데려가도 돼.”

 

  “그래? 그래도 의사한테 한 번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

 

  “괜찮다니까.”

 

  승후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가온을 보았다. 가온은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넋이 나간 듯한 승후의 모습에 표정을 찡그렸다. 도대체 왜 저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방금 한 대화에 이상한 이야기가 있었나?

 

  “너...”

 

  “뭐가?”

 

  “누구랑 대화하는 거야?”

 

  “그야 당연히 너랑...”

 

  가온은 말을 멈췄다. 조금 전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목소리는 승후의 것과는 달랐다. 더 높은 목소리였고 가늘었으며 꽤나 귀여운 소리였다. 가온은 눈을 벅벅 비비고 토끼를 보았다. 설마... 토끼가?

 

  “그렇게 쳐다보면 부끄러운데.”

 

  부끄럽다는 듯이 수줍게 볼을 붉히며 토끼가 말했다.

  토끼가 말해...?

 

  “말했어?!”

 

  가온이 놀라 토끼를 보았다. 가온의 손바닥 위에서 토끼는 위풍당당하게 자신의 꼬리를 매만지며 웃었다. 가온은 머리를 굴렸다. 승후역시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세상에 말을 한다는 동물은 본적은 당연히 없을뿐더러 들은 적도 없었다.

  그러다 가온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말했다.

 

  “설마... 장미토?”

 

  “장미토?”

 

  자신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온은 헛웃음을 삼키며 토끼를 마주보았다. 토끼는 여전히 꼬리를 매만지며 가온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장미토가 뭔데?”

 

  “귀가 길어서 토끼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꼬리가 긴 동물이야. 멸종되었다고 들었는데?”

 

  “멸종됐어.”

 

  토끼 아니, 장미토는 새침하게 말했다. 살짝 입을 씰룩거리는 것이 순간 불만이 가득해 보였지만 장미토는 이내 표정을 풀고는 말을 이었다.

 

  “분명 우리는 멸종 됐어. 이승에서.”

 

  “그렇구나...”

 

  “무슨 소리야?”

 

  승후가 묻자 가온이 살짝 장미토를 쓰다듬으며 답했다.

 

  “이승에서는 멸종되었지만 저승에서는 엄연히 살아있다는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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