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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불망귀 (不忘歸)
작가 : 기정유
작품등록일 : 2017.7.22

불망귀(不忘歸) - 잊지 않고 돌아오겠다.
때론 사랑으로, 때론 충성과 의리로, 때론 원수의 사이로
끊길 듯 끊어지지 않는 운명같은 인연은 계속된다.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9화 단사 목걸이
작성일 : 17-07-26 21:27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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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 아이의 기운은 제 아비의 것과 달리 맑구나. 그 어떤 불순함도 욕망도 느껴지지 않아.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인가. 본래의 기운이 맑은 것인가’

 

 기련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며 청부인이 말했다.

 

 “네 아비가 딸을 많이 아끼시더구나. 나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고?”

 

 역시, 아버지 장파형이 청부인에게 청을 넣었던 것이 맞았다. 기련은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그것이.. 그러니까.. 저는 그게...”

 

 우물쭈물 말을 잇지 못하는 기련에게 청부인이 말을 건넸다.

 

 “네가 아비에게 청을 넣은 것이 아니로구나?”

 

 청부인은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웃었다. 무안해진 기련이 머리를 조아렸다.

 

 “송구합니다. 청부인.”

 “아니다 그럴 것 없다. 네 아비의 청이 아니었어도 나도 너를 한번은 꼭 보고 싶더구나. 이름이 기련이라고 했지?”

 “예. 장 기련이라고 합니다.”

 

 청부인은 지하궁전에서 기련을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자신의 단사 목걸이를 빤히 쳐다보던 기련에게서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기묘한 기운을 느꼈었다. 청부인 자신도 그것이 무엇인지 확연히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그 기묘한 기운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만나보면 알 수도 있을까 싶었다.

 

 말없이 자신을 쳐다보는 청부인과 그 시선을 고스란히 받고 있던 기련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때 설이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슬금슬금 기련에게 다가와 선물꾸러미를 건넸다. 기련이 어색한 순간을 벗어날 수 있도록 빌미를 주려는 듯이. 기련에게 설이는 눈치도 빠르고 상황 대처 능력도 뛰어난 참으로 훌륭한 몸종이었다. 기련은 설이에게 받아 든 선물 꾸러미를 청부인에게 내밀었다.

 

 “향이 좋은 찻잎입니다. 제가 직접 키우고 말려서 만든 것입니다.”

 “오, 그래? 네가 직접 키웠다고? 그러고 보니 네가 약초를 잘 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은 게냐?”

 

 아버지 장파형이 무슨 생각으로 자신을 청부인에게 보냈는지는 모르나 그래도 아버지가 소재거리 하나는 제공해 준 셈이었다.

 

 “어릴 적부터 산으로 들로 다니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먹어도 되는 것과 독이 있는 것 정도는 구분할 줄 압니다.”

 “독이 있는 것이라 함은 네가 독초를 안다는 것이냐?”

 “독초가 몸에 해롭다고는 하나 적정한 양을 사용하면 약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이냐?”

 

 청부인은 기련의 독초에 관한 이야기에 흥미를 보였다.

 

 “여러 종류가 있사온데 우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목화는 그 씨에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성분이 있습니다. 양귀비는 진통과 진정작용이 뛰어나고 지사효과가 있습니다. 깊은 숲속에서 자라지만 그 모양이 특이한 투구꽃은 풍증이나 냉기에 좋고, 역시 산중의 음습한 곳에서 자라는 단장초는 독성이 강해서 조금만 잘 못 먹어도 복통이 심해 기피하는 독초이긴 합니다만 심한 피부질환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독초에 관해 술술 이야기를 풀어내는 기련을 청부인은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네가 구대독약 중에 하나인 단장초를 알다니 대단하구나. 허나 단장초는 독성분이 매우 강해서 조금만 먹게 해도 그 자리에서 숨을 끊어버릴 수 있는 독약 중에 독약이다.”

 

 청부인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옛날 염제신농께서는 세상의 모든 풀을 직접 먹어서 약초와 독초를 구별하셨다. 염제신농께서 명을 달리하신 이유가 뭔지 아니? 그 독초가 창자를 끊었기 때문이지. 그게 바로 단장초란다.”

 “예? 단장초가 그렇게 위험한 독초란 말입니까?”

 

 청부인은 자신의 말에 놀라 토끼눈이 되어버린 기련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약초와 독초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네 말대로 독성분도 사용하기 따라서 약이 되기도 하고 일정량을 초과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 그러니 더욱 주의해서 살피거라.”

 

 기련은 아버지 장파형이 자신을 청부인에게 보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예. 청부인”

 

 다소곳이 대답하는 기련을 청부인은 웃으며 바라보았다.

 

 “찻잎은 잘 우려 마시마. 가만있자. 나는 무엇으로 답례를 할꼬? 그래, 그게 좋겠구나. 단사 목걸이를 한번 걸어 보겠느냐?”

 “예, 청부인.”

 

 기련이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었다. 청부인은 기련을 데리고 청부인은 자신이 거처하는 내실로 향했다.

 

 단사 목걸이는 청부인의 침소 바로 옆방 의복을 보관하는 방에 놓여 있었다. 청부인은 경대 앞에 기련을 앉히고는 손수 단사 목걸이를 기련의 목에 걸어주었다. 기련의 하얀 목에 빨간 빛깔의 단사 목걸이가 반짝 거렸다. 기련의 얼굴에 기품이 더해졌다.

 

 청부인은 젊고 아름답고 우아한 기련의 자태를 잠시 넋을 놓은 듯 바라보았다. 한편으론 그 탄력있는 젊음이 부러웠고 한편으론 원인모를 서글픔이 밀려왔다. 청부인은 기련을 보며 낯선 감상에 젖어드는 자신이 당혹스러웠다. 청부인이 혼잣말 하듯 낮게 말했다.

 

 “너의 싱그러움이 부럽구나.”

 “예?”

 

 청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스스로 놀랐다. 기련은 알아듣지 못한 듯 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 목걸이는 너에게 참으로 잘 어울리는구나. 너에게 주마. 차 선물에 대한 답례라 여기거라.“

 “예? 이런 귀한 걸 제게 주신다구요?”

 

 기련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리도 아름다운 걸 보니 이 단사목걸이의 주인은 따로 있었구나.”

 “감사합니다. 청부인. 정말 예뻐요”

 

 기련은 기쁜 마음에 사양 한번 하지 않고 넙죽 단사목걸이를 받았다. 청부인의 눈에는 단사목걸이를 보며 활짝 웃는 기련의 모습이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다.

 

 “다음에 또 놀러와 주겠니? 너와의 대화가 참으로 즐겁구나.”

 

 기련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련의 하얀 목에 드리운 단사목걸이가 반짝 빛났다.

 

 청부인과 기련이 내실에서 나오려던 그때 생각지도 못했던 손님이 찾아왔다. 환관 조고였다.

 

 “환관께서 기별도 없이 어쩐 일이시오? 혹여 황제께 무슨 일이라도...”

 

 청부인은 환관 조고의 갑작스런 방문에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불쑥 찾아와 송구스럽습니다. 청부인. 황제께서 자주 복통을 호소하시어...”

 

 황제의 병증을 이야기하려던 환관 조고가 다른 이가 있음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손님이 와 계셨군요.”

 “아, 이 처자는...”

 

 기련을 소개하려던 청부인은 환관 조고가 기련을 보는 그 찰나의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어느 댁 규수이신지?”

 

 환관 조고가 기련에게 물었다.

 

 “장파형 장인의 여식 장 기련이라고 합니다.”

 

 기련이 공손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장파형이라 하면... 지하궁전의 책임관리자 말이요?”

 “예 그러합니다.”

 “장파형에게 이리 장성한 딸이 있었군요.”

 

 환관 조고는 혼잣말 하듯 읖조리며 빠르게 기련을 위아래로 훑었다. 기련의 목에 걸려있던 단사 목걸이가 눈에 띄였다. 기련을 보는 환관 조고의 눈초리를 놓치지 않고 있던 청부인이 기련에게 말했다.

 

 “얘야, 배웅은 여기까지 해야겠다. 다음에 또 보자꾸나.”

 “예. 청부인. 그럼 가보겠습니다.”

 

 기련은 청부인에게 미소로 인사하고 환관 조고에게 가볍게 목례한 후 돌아섰다. 돌아서 걸어가는 기련의 모습을 환관 조고가 쳐다보고 있었다. 청부인이 환관 조고를 재촉했다.

 

 “들어가시지요. 황제의 증세가 어떤지 소상히 들어봅시다.”

 

 환관 조고와 함께 약재실로 향하는 청부인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청부인에게 받은 단사목걸이를 목에 건 기련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런 기련을 보며 설이가 웃으며 물었다.

 

 “아가씨, 그렇게 좋으셔요?”

 “그럼. 지금 내 기분을 표현하자면 마치 내 몸이 두둥실 떠올라서 하늘로 날아올라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만 같구나.”

 “하긴, 요근래 이렇게 좋아하시는 얼굴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태어나 이렇게 근사한 선물은 처음 받아보는구나. 이 귀한 목걸이를 구경도 하기 어려울텐데. 설이 네 눈에도 좋아보이지?”

 “그럼요. 저 같은 것도 한눈에 봐도 알겠는걸요. 귀한 보석인걸. 근데 아가씨는 전에 본적이 있으세요?”

 “아니. 내가 이렇게 귀한 걸 언제 봤겠니. 나도 처음 본 거지.”

 “근데 단사 목걸이인줄은 처음보고 어떻게 아셨어요?”

 

 순간, 기련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게. 내가 이 목걸이를 언제 보았지? 처음 본 것 같은데?”

 

 기련은 단사 목걸이를 처음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마치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런 의구심을 잠재워준 것은 설이었다.

 

 “아마도 어르신께서 작업하느라 만지시던 걸 보셨겠지요. 어르신이야 진나라에서 나는 모든 광석이나 보석 중에 모르시는 게 없으신 분이잖아요.”

 “그렇지? 맞아. 어릴 때 보았을거야. 아버지 곁에서.”

 

 기련은 목에 걸린 단사 목걸이를 매만지며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기련에게 뜻밖의 방문객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련의 집 대문 앞에 서있는 남자는 장터에서 보았던 서역남자, 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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