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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소에 홀리다
작가 : 쪽달
작품등록일 : 2016.8.21

누구든 홀릴 수 있는 그 남자가 홀린 단 한 명의 여자.

서울남부지검 배속 3개월차 평검사 고미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그녀의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너가 어떻게 여기에!"
"수석검사 전도솔입니다. 잘 해봅시다, 고미소 검사."

두 사람의 질기고 질긴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

 
1장 찾았다 (2)
작성일 : 16-08-22 16:26     조회 : 835     추천 : 0     분량 : 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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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

 

 머리를 반듯하게 넘긴 중년의 남자가 두툼한 신문을 책상에 내팽개쳤다.

 

 신문 3면에는 ‘검사 측, 손수 증거 찾아와 판결 뒤엎어’ 라는 제목의 기사가 적혀 있었다.

 

 “야! 검사가 신고하지도 않은 증거를 갖다 들이밀어? 제정신이야? 고소 먹고 싶은 거야! 할 말 있으면 해 봐! 거기다가, 조사 끝난 사건을 검사가 뒤집어? 검찰 망신시키려고 작정했어!”

 

 쾅, 쾅!

 

 중년배가 신문을 말아 퍽퍽 책상을 두들겨대며 있는 대로 화를 냈다. 부장검사 채영환이라고 적힌 명패가 흔들거렸다. 미소가 몸담은 형사 1부를 담당하는 부장검사였다.

 

 “하지만 검사는 진실을 밝혀야 되는 거 아닙니….”

 

 “아닙니다, 아니에요. 이 답답한 양반아! 나가!”

 

 채영환은 부아가 치밀어 왁 외쳤다. 시뻘개진 상관의 표정에 미소는 얼른 허리를 꾸벅 숙이고는 등을 돌렸다.

 

 “으휴, 어쩌다 서부지검에 저런 게 굴러 들어와서는.”

 

 영환의 뒷말이 미소의 귀에 푹 박혔다. 미소는 비죽비죽 삐져나오려는 입술을 필사적으로 집어넣으며 방을 나섰다.

 

 “아이씨. 또 깨졌네.”

 

 미소는 머리를 박박 긁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3개월 수습기간을 마치고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배속이 된지 2개월 차. 부장실로 불려가 혼난 것이 이번으로 벌써 두 번째였다.

 

 “오우, 고 프로오!”

 

 미소는 귓가에 들려오는 능청맞은 목소리에 인상을 쓰며 돌아보았다.

 

 짜악, 짜악,

 

 갸륵한 표정으로 상국이 팔을 넓게 벌린 채 세차게 박수를 쳤다. 심벌즈를 치는 원숭이 인형 같은 몸동작이었다.

 

 그녀의 선임검사이자 철천지원수나 다름없는 허상국 평검사였다.

 

 “햐아, 위증한 증인들 기소해야하지, 재조사도 해야 하지. 해치울 일이 산더미인데 이렇게 빅한 일감을 떡! 하니 추가해줘서 무지막지하게 고맙다, 응, 고미소야! 야, 그냥 둬도 끝난 사건이라서 줬더니만 일을 불려서, 아아주우 고맙다! 역시 고미소, 장하다 고미소!”

 

 허상국은 이를 악문 채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이대로 주눅이 들 그녀가 아니었다.

 

 “엄중히 시시비비를 따져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검사의 일이잖습니까.”

 

 “하, 하하하! 참된 검사 나셨네!”

 

 그때 윽박지르는 허상국과 미소의 사이로 종이컵이 쑥 들어왔다.

 

 “두 분 다. 진정하시죠.”

 

 외국인처럼 긴 얼굴에 큼직한 이목구비를 지닌 얼굴의 남자가 종이컵을 입에 문 채 싱그레 웃었다. 그의 목에는 이기연 경위라 적힌 명패가 흔들거렸다.

 

 “이 경위님.”

 

 “아아, 허검사님. 후배 쳤다가 감사 뜨면 어쩌려 그러십니까.”

 

 “말리지마, 이 경위. 아우, 저걸 한 대 콱 쥐어박았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소원이이이! 저거 아주 요물이야, 요물! 저런 게 어쩌다 내 후임으로 와서!”

 

 “허 검사님 엘리트한 이미지에도 안 맞아. 내 얼굴 봐서라도 참아주십쇼.”

 

 기연은 상국의 어깨를 주무르며 사람 좋게 웃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알 수 없이 기분이 풀어지게 만드는 얼굴이었다.

 

 상국은 여전히 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미소를 노려보았다.

 

 “너, 내가 이 경위 얼굴 봐서 참는 거야. 알았어!”

 

 허상국은 씩씩거리며 서류봉투를 안고 쿵쾅거리며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자 기연은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감사합니다. 이 경위님. 그리고 수고 끼치게 해서 죄송합니다.”

 

 미소가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유아 웰컴. 검사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마음가짐, 미는 베리 굳이니 파이팅하세요우.”

 

 기연이 미국인 억양흉내를 내며 어깨를 으쓱거리자, 미소는 터지려는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이 경위님 진짜 미국인 아니에요?”

 

 “아녀유. 충청의 아들이에유.”

 

 “푸웁!”

 

 미소는 기어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 경위님도 추가조사 때문에 많이 바쁘고 힘드실 텐데.’

 

 “가유.”

 

 미소는 그런 겅중겅중 사라지는 기연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웃었다.

 

 커다란 키에 쌍꺼풀이 깊이 진 눈매며, 높은 코. 눈 색 머리색만 갈색일 뿐이지 기연은 얼핏 보면 영락없는 서양인이었다.

 

 ‘그러면서 고향은 대전이라는 갭이 묘하게 리얼하게 다가온단 말이지.’

 

 검찰청 형사부 소속 수사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주위에는 함께 있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공기가 흘렀다.

 

 기연은 항상 미소와 허상국이 투덕거릴 때마다 중재해주는 사람이었다.

 

 기연과는 남부지검에서 신임검사로 수습기간을 보내던 때 처음 만났다.

 

 항상 마음만 앞서서 실수를 연발하던 그녀를 다독여주던 것이 바로 기연이었다.

 

 ‘너무 잘하려고 하시면 저희 수사관들이 할 일이 없어지잖습니까. 쉬엄쉬엄 하세요.’

 

 지나가듯이 하는 작은 말들이 미소에게는 큰 격려가 되곤 했다. 이후 수습기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기연이 서부지검에 배속되어 옮겨갔을 때 누구보다도 서운해 했던 것이 그녀였다.

 

 까닭에 배속처가 서부지검으로 정해졌을 때 미소는 내심 기뻐했다.

 

 ‘이 경위님!’

 

 ‘또 만났네요. 고 검사님. 우리 서로 파이팅해요.’

 

 선하게 웃는 얼굴을 보며 미소는 열심히 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그것이 이 개월 전의 일이었다.

 

 410호.

 

 미소는 조심스럽게 검사실의 문고리를 쥐었다. 형사 3부 검사실 중 하나로, 그녀가 근무하는 호실이었다.

 

 “공소날짜 파악하고….”

 

 “……”

 

 그녀가 들어서자마자 분주하던 분위기가 싹 가라앉았다.

 

 미소는 일순 빙하기가 도래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안녕하십니까.”

 

 미소는 하릴없이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예상은 했지만 상당히 싸늘한 분위기였다. 특히 담당검사였던 허상국은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

 

 ‘배속 이 개월 만에 문제아 등극…. 허허허. 파이팅은 무슨. 심신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라도 빨리 루나를 봐야겠어.’

 

 미소는 뒤통수에 다다닥 꽂히는 시선을 느끼며 얌전히 가방 앞주머니를 열었다.

 

 ‘어라?’

 

 일순 미소의 동공이 커졌다.

 

 미소는 허둥지둥 백팩 안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녀의 얼굴에 망연한 표정이 떠올랐다.

 

 “없어!”

 

 자신도 모르게 크게 외친 소리에 주변의 이목이 다시 쏠렸다.

 

 “죄…송합니다.”

 

 미소는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고는 다시 가방을 뒤졌다.

 

 ‘없어, 없어없어없어!’

 

 물건을 다 꺼내고 뒤집어서 탈탈 털어보기까지 했지만 나오는 것은 모래먼지 몇 톨뿐이었다.

 

 검은색 고양이모양 펜던트.

 

 옆집에 살던 문씨 아주머니가 열두 살 무렵 꼭 갖고 다니라며 준 물건이었다.

 

 ‘이거 꼭 챙겨 다녀야 한다. 알았지?’

 

 장사를 하느라 맞벌이로 바빴던 부모님 대신 그녀를 돌봐주었던 문씨 아주머니. 동네에서는 무속인이라며 꺼려했지만 미소는 이모라고 부르며 곧잘 따랐다.

 

 어머니 최민화의 말에 따르면 어릴 때 그녀는 곧잘 악몽에 시달렸다고 한다.

 

 워낙 옛날 일이라 그녀의 기억에는 없지만, 당시 사진을 보면 항상 어딘지 맥이 없고 눈 밑이 퀭한 모습이 민화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다 문씨가 옆집으로 이사 온 이래로는 그런 일이 뚝 그쳤다고 들었다.

 

 어찌되었든 검은 고양이 모양 펜던트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항상 지니고 있던 것이었다. 그녀에게는 부적 같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참 고민하던 미소는 아침에 전봇대에서 착지할 때를 떠올렸다.

 

 ‘어우씨, 아침에 떨어뜨렸나봐. 어떡하지. 아직 서류작업도 다 못 했는데…. 잠깐만 나갔다온다고 하면?’

 

 초조하게 생각을 해보던 미소는 이내 머리를 쥐어뜯었다.

 

 부장검사에게 깨지고 선배검사에게도 깨진 마당에 펜던트를 찾겠다고 자리를 비우겠다니. 어림 반에 반의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거기다 오늘 내민 증거가 불법으로 취득한 것을 들키기라도 하면.’

 

 오늘 혼난 것의 배 이상은 깨질 각오를 해야 했다. 법복 벗으라는 말은 둘째치더라도 기소 당하지 않으면 감지덕지였다.

 

 [구슬.]

 

 “네?”

 

 문득 목소리에 미소가 반문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모두들 각자 업무를 보느라 분주했다.

 

 ‘구슬…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하도 혼나서 기가 허해진 거 아냐? 엄마한테 보약이라도 한 첩 해달라고 할까.’

 

 쿵,

 

 골머리를 썩던 미소의 앞에 갑자기 서류철이 한 아름 내려왔다. 움찔 놀라는 그녀의 앞에서 허상국이 씨익 웃고 있었다.

 

 “이게… 뭡니까, 허 검사님.”

 

 “뭐긴 뭐니. 고 검사 운명이지. 이거 다아아 처리할 때까지 집에 못 간다. 부장님 명이니 원망마라.”

 

 허상국은 싱글싱글 웃으며 돌아섰다.

 

 허상국의 등 뒤로 원망의 눈초리를 쏘던 미소는 이내 서류더미에 눈을 두었다. 바로 앞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는 서류의 벽에 그녀는 확 질려버렸다.

 

 미소는 울음을 삼키며 맨 위의 서류뭉텅이를 움켜쥐었다.

 

 ***

 

 삑, 삑,

 

 미소는 초췌한 얼굴로 자판기 버튼을 눌렀다.

 

 “레드윙, 날개를 달아주세요.”

 

 벌써 11시가 다된 시간이었지만 아직 마치지 못한 서류는 책상에 그득 남아 있었다.

 

 미소는 힘없이 핸드폰 바탕화면을 들여 보았다.

 

 화면 속에는 예닐곱 살 먹은 것 같은 여자어린이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이들꽃 사건.’

 

 하교하고 돌아온 8살짜리 학생이 불탄 집에서 반쯤 뜯어 먹힌 것 같이 끔찍하게 살해된 모습으로 발견된 사건.

 

 30년이 지난 지금도 미제로 남은 사건이지만, 근래 미제사건 공소시효가 철폐된 덕에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갓 고등학생이 된 그녀의 마음을 잡아끌었다. 이후 이런저런 일들이 있지만 지금 그녀가 검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게끔 만든 최초의 계기였다.

 

 ‘일선에서 뛰는 형사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지만,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검사가 더욱 노력하지 않으면 안 돼.’

 

 미소는 사진 속 여자아이의 눈을 들여 보며 마음을 다 잡았다.

 

 덜컹,

 

 이윽고 음료수 캔이 떨어지는 소리에 미소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러고 보니 유력한 용의자가 현직 검사였다던데. 아직도 못 찾았나?’

 

 미소가 뽑은 음료를 꺼내려 허리를 숙이는 순간, 기묘한 한기가 그녀의 등줄기를 스쳤다.

 

 미소는 허리를 숙인 상태 그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굉장히 이질적이면서 어딘가 낯설지 않은 감각이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분명히 겪은 적이 있는 느낌이었다. 쿵쿵 세차게 뛰는 심장 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메웠다.

 

 팍!

 

 갑자기 불이 꺼졌다. 미소는 흠칫 놀라 몸을 움츠렸다.

 

 “정전?”

 

 미소는 불안하게 주변을 돌아보았다. 어두컴컴한 복도에는 적막이 흘렀다. 비상구 표식등의 초록색 불빛이 스산함을 더했다.

 

 저벅, 저벅,

 

 복도 끝에서부터 발소리가 울렸다.

 

 ‘경비아저씬가.’

 

 미소는 뛰는 가슴을 누르며 복도 끝을 주시했다. 제발 경비원이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그녀의 바람과 달리 미소의 눈앞에 나타난 건 점퍼를 입은 사내였다.

 

 마른 체구에 후줄근한 검은 점퍼와 캡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고미소 검사, 맞지?”

 

 걸그럭 쉰 목소리로 낯선 남자가 물었다. 미소는 어딘지 남자의 목소리가 귀에 익다고 느꼈다. 문득 남자가 캡 모자를 벗어 들었다.

 

 미소는 남자의 얼굴을 알아보고 안색이 변했다.

 

 “박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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