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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운을 거머쥔 자
작가 : 신책
작품등록일 : 2017.7.25

지옥에 떨어져도 살아 돌아올 행운을 가진 한 사람. 그 행운이 필요한 자, 그에게 오라.

 
1. 강운의 항해사 3) 추격전 - 쫓는 자와 쫓기는 자 ④
작성일 : 17-07-26 16:20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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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누인이 던진 말을 듣고 키리에 역시 깜짝 놀라며 외쳤다.

  “뭐라고?”

  “동력원 말입니다, 동력원. 저 빌어먹을 물범들이 배를 끌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물범의 힘으로 배를 끌기는 무리겠지만, 저 물범은 보통 물범이 아닌 듯한데다가, 수도 엄청나니 가능한 일 아니겠습니까?”

  물살을 읽느라 오직 정면만을 바라보던 키리에도 이 말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지 경악한 표정으로 하누인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곧 함교에서 내려와 배의 좌현으로 달려갔다. 반달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수면으로 물범 여러 마리가 배 옆을 헤엄치고 있었다.

  원래 배의 옆으로만 보이던 물범들 중 일부는 이제 배의 앞쪽까지 올라가 있었다. 유령선이 쫓아온 만큼, 물범 떼도 앞으로 옮겨간 것이었다. 키리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갑판장! 갑판장!”

  “예, 선장님!”

  종범의 활대 조정을 지휘하던 덩치 큰 갑판장이 화급히 달려오며 외쳤다. 아예 ‘임시’ 자를 떼어내면서였다.

  “포격을 준비하게.”

  “포격이라고 하셨습니까?”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되묻는 갑판장에게 키리에가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다.

  “배를 쏜다는 게 아니야. 아무래도 저 배는 물범들이 끌고 있는 것 같다. 무슨 기상천외한 마술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물범들을 놀라게 해 흩어 버리면 저 배는 우리를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할 거야.”

  키리에의 말을 들은 갑판장이 이내 안색을 굳힌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일항사!”

  갑판장이 달려가는 양을 지켜보던 키리에가 곧 일등 항해사를 불렀다.

  “예, 선장님!”

  “당분간 스스로 역풍 항해를 이어가도록.”

  “잘 알겠습니다.”

  일등 항해사는 조타수와 자리를 바꾸면서 물길을 읽는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하누인과 키리에는 아래 갑판으로 내려가 포격 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다시 위 갑판으로 올라와 배의 좌현으로 향했다.

  “좌현 발사 준비!”

  갑판장이 위 갑판에 올라온 것을 확인하며 키리에가 큰 소리로 포격 준비를 명령했다.

  “좌현 만입니까?”

  갑판장의 질문에 키리에가 얼굴을 찡그리며 외쳤다.

  “집중 포격으로 한쪽을 무너뜨리면 배는 똑바로 앞으로 올 수가 없으니 효과가 두 배가 되는 셈이지.”

  “그, 그렇군요.”

  갑판장이 납득하자 키리에는 곧 발사를 명했다.

  “발사!”

  “발사!”

  쾅하는 거대한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들리며 심지에 불이 붙은 검은 그림자가 허공을 날았다. 일부는 바다로 허무하게 떨어졌지만 그 중 몇 개는 물범에게 직통으로 맞은 듯, 둔탁한 파열음이 들려왔다.

  “컹!”

  그와 동시에 아주 먼 곳으로부터 물범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 들려옴에도 불구하고 아주 또렷하게 들리는 소리였다. 하누인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 같은 느낌에 자신의 두 팔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물범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최초의 반격은 물범들의 돌진이었다. 하누인과 키리에가 타고 있는 배를 멀리서 좌우로 감싸고 있는 듯 유영하던 물범들이 엄청난 기세로 배를 향해 돌진해 왔다. 마치 배를 그대로 뚫어버리기라도 할 태세였다.

  “저거, 저거!”

  선원들이 당황하여 외치는 틈을 뚫고 키리에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발사! 계속해서 발사하라!” 그 말을 갑판장이 잇자, 곧 다시 포격이 시작되었다. 먼 거리를 향했던 곡사포는 마치 가까이 있는 물범들을 바다 밑바닥에 꽂아 넣을 듯이 아래를 향하여 직사로 발사되었다. 물범 몇의 시체가 다시금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떠올랐다. 그리고 그 위를 다른 물범들이 덮었다. 물범들은 전우의 시체를 딛고 배를 향해 덮쳐들었다.

  “동물이라면 동족의 시체가 있으면 피하는 게 상식일 텐데…….”

  하누인의 뒷말이 삼켜졌다.

  “물범이 아니라 물범족인 것 같다는 말이지?”

  키리에가 하누인의 뒷말을 이었다. 일사불란한 움직임, 그들을 지휘하는 듯한 먼 곳에서의 외침,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맹함, 그 어느 것도 동물적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망연히 있던 하누인의 몸이 갑작스레 비틀거렸다. 하누인 뿐만 아니라 다른 선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쿵.

  쿵.

  쿵.

  연쇄적인 충돌음과 함께 배 갑판이 출렁였다. 물범들이 배에 와 부딪혔기 때문이었다. 보통의 물범이라면 배와 부딪혔을 때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물범보다 배는 크고, 세 배는 힘이 세며, 지략마저 갖춘 물범족이라면?

  “배가 뚫리겠습니다!”

  하누인이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 전에 갑판장이 이미 사태를 파악하고 키리에의 앞으로 뛰쳐왔다.

  “직사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애초에 배의 대포는 가까운 거리에 대한 직사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연사력도 떨어지고, 포탄이 터지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바닷물을 향한 직사는 포탄이 터지기도 전에 심지를 물에 담그는 효과가 있어 큰 살상력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네, 내버린 화물 중에 기름통도 있었나?”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잠시 고민하던 키리에가 하누인을 향해 물었다.

  “일부 있었습니다. 기름은 나중에 필요할지 몰라 다 버리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러면 선원 몇을 데려다가 기름통을 모두 바다에 투하하게.”

  “…알겠습니다.”

  키리에의 생각을 다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하누인은 질문하는 대신 일단 행동하는 편을 택했다. 키리에는 그런 하누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갑판장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과녁을 바꾼다. 우선은 이미 내버린 통들을 향해서. 다음은 이제부터 떨어질 통들을 향해서. 가급적 기름통처럼 둥그렇게 생긴 통들을 겨냥하도록.”

  “알겠습니다!”

  갑판장의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키리에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배가 위험하지는 않겠습니까?”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일등 항해사가 조심스레 키리에를 향해 물어왔다. 그도 상황을 파악하였고, 항해사답게 배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모르겠어. 해 봐야지.”

  그렇게 답한 키리에는 이미 멀어져 선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갑판장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이번엔 좌우현 모두 동시에 발사한다. 준비되면 구령 무시하고 바로 발사하도록!”

  “구령 무시하고 바로 발사!”

  복창하는 갑판장의 명령 뒤로 포탄이 하나 둘씩 날기 시작했다. 곧이어 배의 좌우로 밝은 불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갑판장! 사용할 것만 남기고 화약통도 버리도록!”

  키리에가 급히 명령하자 갑판장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복창했다. 이어지는 불꽃은 단지 바다 위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다. 기름과 화약이 만난 곳에 심지에 불이 붙은 포탄이 떨어지자 수면 위로 거대한 불기둥이 솟구쳤던 것이다.

  콰앙!

  쾅!

  대포를 발사하던 선원들이 겁을 집어 먹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불꽃이었다.

  “일항사! 지금이 모든 기술을 발휘할 때이네! 최대한 빠르게 전진!”

  “최대한 빠르게 전진!”

  이 명령과 함께 배는 곡예 항해를 시작했다. 배를 태워가는 해류의 물살을 놓치지 않으면서, 역풍을 타고 좌우로 지그재그로 이동하면서, 좌우 바다의 불꽃을 피하는 삼중의 노력을 신중하면서도 재빠르게 기울였던 것이다.

  “더! 더! 지금이 기회다!”

  키리에는 불꽃의 향방을 주의 깊게 살피며 일등 항해사의 명령을 조금씩 수정했다.

  “전방, 활대를 더 왼쪽으로! 더! 더! 좋아, 다시 오른쪽으로! 지금 즉시!”

  배는 나는 듯이 불바다를 빠져 나왔지만 해류를 탄 불꽃들 또한 가만히 멈춰 있지는 않았다.

  “물범들은?”

  어느 순간부터 배를 향한 충돌음과 충격이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다시 간격을 넓힌 듯합니다.”

  주갑판으로 돌아와 있던 하누인이 키리에의 질문에 답했다. 불꽃의 바다 너머로 물범족들은 모두 후퇴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숫자가 조금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쫓아오는 배의 속도는 키리에들의 배를 넘어서고 있었다.

  “사정 봐주지 마. 다시 포격하라!”

  키리에가 명령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먼 곳에서 다시 물범의 외침 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컹!”

  “내가 더 빨랐어. 발사! 발사!”

  오싹하게 돋는 소름을 애써 무시하며, 키리에는 스스로를 격려하듯이 목청껏 발사를 외쳤다. 이번엔 좌우현의 모든 대포가 곡사로 대포알을 날려 보냈다.

  “컹!”

  무엇을 명령하는 것일까? 하누인은 긴장된 표정으로 좌현과 우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물범족들에게 지도자가 있다면, 그 지도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단 말인가?

  “전진합니다!”

  물범들은 더욱 빠른 속도로 하누인들의 배를 추월하고 있었다.

  “대체 뭘 하려는 거지?”

  키리에가 안 그래도 찡그려질 대로 찡그려진 얼굴을 더욱 구기며 한숨을 토해냈다. 하누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들이 더 앞으로 나가게 되면……. 유령선이 그만큼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의 말을 듣던 일등 항해사와 조타수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물범을 앞으로 보내어 포격을 막고 거리를 더 빨리 좁히겠다는 속셈이었다.

  “앞으로 포를 쏠 방법은 없는데…….”

  키리에가 험악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리곤 곧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발사! 남은 포탄을 모두 쏟아 부어라! 물범들을 앞으로 보내면 안 된다.”

  다시 굉음과 함께 포탄이 날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물범들은 상당히 앞으로 나아간 뒤였다.

  “빌어먹을!”

  키리에의 외침엔 분노와 두려움이 함께 담겨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뒷배의 몰골이 호의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제 유령선까지의 조우는 불과 한 시진도 남지 않은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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