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국의 황금꽃
작가 : 권가야
작품등록일 : 2017.7.5

평생을 사랑한 황제에게 배신 당한 비운의 황후, 고통 끝에 눈이 떠진 곳은 10년전 자신의 자택이었다. 다시 찾은 따듯한 체온, 가족, 친구 그녀는 고요한 분노를 눈동자에 담는다.

'여신님 이것이 당신의 실수, 장난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좋습니다. 발을 맞춰 드리지요.'

수백번 넘어지고 수천번 넘어질지라도 비틀린 운명을 손에 쥐고 운명을 개척한다.

 
제국의 황금꽃 18
작성일 : 17-07-26 13:01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666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 여성이 교태가 섞인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입가의 점이 매력적인 여성. 마을의 제일가는 미인, 사라였다.

 

 “역시, 생각보다 인망이 두텁네요, 칼로스.”

 

 칼로스는 사라를 무시하고 마차에서 내리는 세느의 손은 잡아주었다.

 

 “칼로스님 너무하셔요, 마을에는 통 와주시지도 않으시고... 어머? 이 꼬마는 누구죠?”

 

 사라는 칼로스의 곁으로 와 그의 팔에 가슴을 살포지 닿게 했다. 풍만한 가슴이 아름다웠다.

 

 “뭐, 너 지금...”

 

 칼로스는 세느를 알아보지 못하고 꼬맹이라고 칭하는 사라가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야, 떨어져. 너는 내려 와.”

 

 칼로스는 사라를 무심하게 쳐내고 세느를 챙겼다.

 

 “칼로스님, 오늘도 저희 가게에 오실 것이지요?”

 

 그의 냉랭한 태도에도 사라는 꿋꿋하게 그를 유혹했다.

 

 “가게?”

 

 칼로스는 애써 무시했지만 세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라를 바라봤다.

 

 “네에, 우리 꼬마 숙녀에게는 아직 이른 어른의 가게지만요.”

 

 사라는 칼로스의 한 쪽 팔에 뱀처럼 팔을 감아, 자신의 쪽으로 세게 당겼다.

 

 “평범한 술집이다. 오해할 말은 하지 마, 사라.”

 

 칼로스는 사라의 머리를 강하게 누르며 떼어냈다. 사라는 능글맞게 키득거렸다.

 

 “언제부터 그런 것을 신경 쓰셨다고.”

 

 세느가 누구인지는 감히 꿈에도 모르는 사라는 세느의 희고 부드러운 피부를 마구 만지며 장난을 쳤다.

 

 짐을 정리하던 줄리의 눈에 그 광경이 들어왔다. 줄리는 진심으로 허리춤의 총을 사용하고 싶었다.

 

 “어머?”

 

 줄리는 가지고 있던 모든 이성을 끌어올려 건방진 사라의 손을 따갑게 쳐내는 것으로 멈췄다.

 

 “우리 아가씨께 더 이상 무례하게 굴지 마.”

 

 “아가씨? 칼로스님 사촌 여동생이신가요?”

 

 줄리가 세느를 감싸 안으며 쏘아붙였다. 사라는 아가씨라는 단어에 세느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찬히 훑어보았다.

 

 “이분은 로즈티아 공작가의 차기 가주이신 사세니아 룬 로즈티아님이십니다. 술집 간판 아가씨라 할지라도 지금 자신이 저지른 무례정도는 알겠지요?”

 

 줄리는 호통을 치듯 큰 목소리로 사라를 쏘아붙였다. 사라는 줄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릎을 꿇고 얼굴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였다.

 

 “..!!”

 

 “지고하신 이 영토의 주인을 뵙습니다. 사라 알리네우스입니다. 저의 무례를 부디 벌하여 주시옵소서.”

 

 사라의 인사를 시작으로 광장에 모인 모두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영토의 주인께 인사를 올립니다.”

 

 형식적인 인사말이 아니었다.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마을의 사람들은 기꺼이 고개를 숙였다.

 

 “이걸 아까 너를 습격한 놈들이 봤어야 하는데.”

 

 “습격이요?”

 

 사라가 칼로스의 말에 고개를 번쩍 들고 물었다. 사라의 목소리는 다소 컸기 때문에, 주위에 있던 사람이 수근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 사람들을 물러 주시겠어요? 저는 오늘 조용히 살 것만 사서 돌아갈 예정입니다.”

 

 “예, 저를 따라와 주세요.”

 

 세느의 말에 사라는 싱긋 웃고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사람들은 사라의 손짓에 세느에게 다시 한 번 목례를 하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세느가 사라를 올려다보자, 사라는 붉은 머리카락을 빗어 넘겼다. 칼로스에게 교태를 부릴 때와는 다른 산뜻한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퍼졌다. 아름다웠다.

 

 “저는 마을에서 예쁨을 받는 편이어서요. 물론, 아기씨만큼은 아니겠지만.”

 

 ‘아기씨...’

 

 세느는 사라의 말을 곱씹으며 수줍게 볼을 밝혔다.

 

 [좋냐? 하긴, 너도 젊어 보이고 싶은 나이이긴 하지.]

 

 ‘시끄러워.’

 

 세느는 모처럼의 감성을 깨부수는 넬을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살 것이 있다고 하셨죠? 말은 이 근처에 묶어두고 저쪽으로 가시면, 장신구부터 옷, 신발까지 안파는 것이 없는 가게들이 줄을 지어 있습니다.”

 

 사라가 가리키는 길가에는 화려하게 치장을 한 여성들이 많았다. 줄리는 먼저 가서 조사를 해 두겠다며 발걸음을 먼저 옮겼다.

 

 사라가 칼로스와 세느와 함께 있다, 문득 시계탑을 바라봤다. 사라는 무언가를 계산하는 듯 손가락으로 허공에 무언가를 적었다.

 

 “야, 됐어. 우리가 알아서 할게. 너는 가게로 돌아가. 바쁘잖아.”

 

 칼로스는 무척이나 거친 말이었지만 사라는 웃음을 지었다. 거친 말 속에 자신을 걱정하는 칼로스의 진심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후후, 그러네요. 아기씨. 저는 가게를 도와야 해서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사라.”

 

 사라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칼로스는 어서 가라며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두 분은 연인사이인가요?”

 

 사라가 멀리 사라진 후, 세느가 칼로스에게 물었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표정이 무서워요.”

 

 “너 친구 없지? 사라는 그저 친구야.”

 

 친구가 없냐는 그의 말에 세는 발끈했다. 칼로스는 결코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친구 있습니다, 무시하지 마시죠?”

 

 “누구.”

 

 “렌이요!”

 

 친구가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해놓고 대는 이름이 렌 하나뿐이어서, 칼로스는 어쩐지 세느에게 짠한 느낌이 들었다.

 

 “그 자식 말고 더 부를 이름은 없는 거 같으니까 여기까지만 물어볼게. 안쓰럽다.”

 

 “칼로스! 무슨 말이 그렇습니까?”

 

 세느는 주먹을 가볍게 쥐어 그에게 휘둘렀다. 마음 같아선 뒤통수라도 쳐주고 싶었지만 키가 닿지 않아, 그의 등에 열심히 안마를 해주는 꼴이 되었다.

 

 그간 못 본 새에 세느는 키가 무척이나 자랐지만 그는 더 큰 모양이었는지, 전의 차이보다 더 벌어져 있었다. 세느는 그가 부러웠다.

 

 “오, 맛있는 냄새. 야, 너 길거리 음식 먹을 수 있냐?”

 

 “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큰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그녀의 코끝에서 맴돌았다. 세느는 두 눈이 묘하게 반짝였다.

 

 칼로스는 그녀의 앞으로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 무언가는 달큰한 향기가 났고 따끈따끈했다.

 

 핫케이크를 먹기 쉽게 돌돌 말아 거기에 메이플 시럽과 설탕을 뿌린 흔한 길거리 간식이었다. 아침 식사도 간단하게 마친 세느에게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세느는 칼로스에게서 그 달콤해 보이는 것을 받아 한입 베어 물었다. 부드러운 핫케이크와 메이플 시럽이 그녀의 입안을 어지럽게 맴돌았다.

 

 세느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풀어졌다. 정말 맛있었다.

 

 “너 인마. 마을 처음 나오지?”

 

 “...티 많이 납니까?”

 

 칼로스는 세느의 대답에 폭소를 터트렸다. 그것은 넬도 마찬가지였다.

 

 ‘뭐, 그런 인생이었지. 황후라는 외길만을 걸어오느라 이런 사소한 것조차 못해본 시시한 인생.’

 

 [....]

 

 세느의 생각을 읽는 넬이 웃음을 멈추었다.

 

 세느가 정오의 햇볕이 내리쬐는 마을을 둘러보았다. 마을 주민 모두가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광장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가 웃고 떠들며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사실, 그래서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

 

 칼로스는 무게를 잡는 세느의 목소리에 웃음을 멈추고 그녀를 직시했다.

 

 “마을 사람들이 저를 보고 혹시 낮의 그 남자들과 같은 감정을 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분노에 이글거리던 눈, 분노에 떠밀려 검을 휘두르던 그들의 손은 결코 그쪽 분야의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생채기 많고 손가락 끝마디에만 뭉쳐있던 굳은 살, 그것은 농민의 손이었다.

 

 ‘그들은 그 정도로까지 내몰린 거였어.’

 

 그들의 절박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마음이 무거웠다.

 

 “뭐, 공작저하 덕분이지.”

 

 “네?”

 

 칼로스는 힘껏 세느의 굽은 등을 쳐 올렸다. 세느는 깜짝 놀라 허리가 꼿꼿하게 세워졌다.

 

 “세금도 소득별로 맞춰서 내고, 평민이나 천민도 의사에게 진찰을 받을 수 있고. 쉽게 굶지 않고, 마을이 힘들 때 기꺼이 나서 도와주고. 이런 건 흔하지 않지.”

 

 세금은 마을과 수도를 부유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에게서 세금을 뜯어내는 귀족을 그는 역사책이나 현실에서 수도 없이 많이 보았다.

 

 또, 의사는 비싼 인력이었다. 귀족에게는 당연한 존재였지만 평민들은 그러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 마을은 평민에서 천민까지 정당한 대가를 낸다면 의사에게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것은 아주 드문 경우였다. 당장 이 영지를 벗어나 북쪽으로 향하기만 해도 의사는 평민은 감히 만나볼 수도 없는 비싸고 귀한 사람이었다.

 

 이 마을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마을이었다. 그 모든 것이 미하일의 노력이었다. 미하일은 칼로스가 ‘욕심이라는 것이 있는 사람일까.’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정직한 사람이어서, 약한 자가 괴롭지 않고 강한 자가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그런 마을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다.

 

 “자기 발아래의 것들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는 게 간단한 것 같아 보여도 쉽지 않거든.”

 

 “칼로스...”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아주 진지하게 칭찬하고 있었다. 세느는 자신이 칭찬 받은 것 마냥 몸이 간질간질했다.

 

 칼로스는 입이 거칠고 예의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몇 달 전에는 처벌을 각오하고 자신을 도와줬었고 이번에는 하녀의 부름에 군소리 없이 따라 나와 또 도움을 주었다.

 

 세느는 그가 단지 의리는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어쩌면 그는 아주 다정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됐고, 옷가게에 간다고 했지? 살 것 사고 있어. 나는 네가 먹을 만한 식당을 둘러볼 테니까.”

 

 “칼로스!”

 

 빠르게 걸음을 움직이는 그를 세느가 붙잡았다.

 

 “이것도 사과인 것인가요?”

 

 “...그래.”

 

 세느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의 시선에 그는 시선을 떨어뜨리며 무겁게 대답했다. 둘 사이에는 짧은 정적이 흘렀다.

 

 “그럼 사과는 이것까지만 하고, 다음부터는 ‘호의’로 제게 상냥하게 대해주세요.”

 

 “뭐?”

 

 칼로스는 고개를 들어 세느를 봤지만 그녀는 이미 등을 돌려 줄리가 먼저 간 상점가로 가고 있었다.

 

 ‘10년 전에는 습격 같은 일도 없었고 칼로스와 오지도 않아서 굉장히 평범하게 살 것만 사고 돌아갔었지.’

 

 10년 전의 일을 떠올리는 세느의 입속은 달콤했다. 칼로스가 사다 준 간식이 아직 남아 있었다. 세느는 다시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많이 바뀌어가고 있군.’

 

 이 변화를 즐거워해야 할지, 두려워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황후의 운명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안심이 됐지만 점차 자신이 알고 있는 미래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라 불안했다.

 

 [원래 미래라는 것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그게 보통이야. 너무 겁먹지 마.]

 

 넬은 항상 그랬다. 그녀의 일에 가볍게 일관하는 듯 해도 그녀의 생각이나 기분을 누구보다 빨리 헤아리고 위로해줬다.

 

 “응.”

 

 

 ***

 

 “아가씨! 이 드레스도 너무 잘 어울리네요!”

 

 “그러게요! 아유, 아주 그냥 동화책의 공주님처럼 예쁘게 생겨서, 안 어울리는 게 없네!”

 

 “역시 그렇죠?”

 

 환상의 호흡이었다.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여사장은 아름다운 차림의 세느를 보며 감탄했지만 줄리는 황홀해보이기까지 했다.

 

 “그 드레스에는 이 사파이어 장신구만큼 어울리는 것이 없지! 귀걸이까지 해서 싸게 드릴게!”

 

 “오오, 이 마을의 사파이어는 꽤 질이 좋군요!”

 

 여사장은 타고난 장사꾼이었다. 세느가 입고 있는 검고 푸른 드레스에 어울릴만한 사파이어 장신구를 줄리에게 추천했다.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당연하지 마을이라고 해 봤자, 수도 다음으로 큰 마을이라고.”

 

 황궁에서 관리하는 수도를 제외한 다른 마을은 ‘도시’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마을도 마찬가지였다. 상권이 크게 발달하고 광장도 있고 마을의 규모 자체도 컸지만 명칭만은 ‘마을’이었다.

 

 “아가씨 이건 어떤가요?”

 

 줄리가 사파이어 장신구를 조심스레 꺼내어 세느의 머리에 얹었다. 그녀의 흰 피부와 대조되어 푸른색의 사파이어는 더 깊고 우아하게 반짝였다.

 

 세느를 바라보던 줄리와 여사장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야, 그 물건이 주인을 만났네! 내 특별히 200만 골드까지 깎아줄게.”

 

 “부탁드립니다.”

 

 딱히 합리적인 가격은 아니었지만 장신구를 한 세느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줄리는 과감하게 구입했다. 세느는 여사장이 부른 거금에 몸을 떨었다.

 

 “줄리,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냐?”

 

 “...으음, 파티에서 총 세 번 갈아입으시고 그 횟수마다 여벌의 옷도 필요하니 이 정도는 돼야죠.”

 

 줄리는 이 가게에서 산 옷들과 장신구를 트렁크에 넣었다. 트렁크는 척 보기에도 묵직해보였다. 이와 같은 트렁크가 벌써 5개로 늘었다.

 

 “그냥 한 벌로 계속 있으면 안 돼?”

 

 줄리의 손에 들린 트렁크를 뺏어들며 세느가 투덜거렸다.

 

 “당연하죠. 파티의 시작을 알리는 오전에는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파티에 참석해주신 손님들께 인사를 드릴 때는 다소 움직이기 쉬운 옷으로, 파티의 끝을 알리며 가주님께 ‘성년의 잔’을 받을 때는 우아하게! 이렇게나 그 사용 용도가 다른데 어떻게 한 벌로 끝낼 수 있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지엄했다.

 

 “발 아파...”

 

 굽이 낮은 신발을 신었지만 마을 한 바퀴를 무거운 짐을 들고 돌고 있자니 발이 슬슬 쑤셔왔다.

 

 “그래도 드디어 이 가게가 마지막이네요!”

 

 “응.”

 

 분홍색 벽돌이 귀여운 가게였다. 전의 가게보다 크지는 않았지만 정리정돈이 깔끔하게 되어 있는 기분 좋은 가게였다.

 

 가게 문을 열자 딸랑거리는 소리가 귀를 간질였다.

 

 “어머?”

 

 “앗, 당신은...”

 

 카운터에 기대 앉아 있는 여성은 낯이 익은 사람이었다.

 

 도톰한 입술과 그 옆의 점이 매력적인 적발의 여성.

 

 “아기씨! 드디어 와주었네.”

 

 사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줄리와 세느를 맞이했다.

 

 “사라! 돕는다는 가게가 이곳이었나요?”

 

 “응, 낮에는 동생의 가게를 도와주고 밤에는 오빠의 가게를 도와주고 있거든.”

 

 “부지런하시네요.”

 

 사라가 동생이라고 소개한 여성은 사라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여성으로 수수한 외모가 귀여웠다.

 

 “칭찬 고마워. 마침 잘 왔어, 내가 아기씨께 어울릴 만한 우리 가게의 비장의 드레스를 몇 개 뽑아놨지.”

 

 “사라, 고마워요!”

 

 세느는 옷을 고를 시간이 조금은 줄어 든 것이 기뻤다.

 

 “호호, 예쁜 아이를 꾸며주는 건 정말이지 기분 좋은 일이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매일매일 아가씨를 보살필 수 있어서 행복하답니다.”

 

 세느가 좀 전의 느낀 기쁨은 빠르게 사그라졌다. 그녀는 둘의 수다가 그저 무섭고 두려웠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제국의 황금꽃 21 2017 / 7 / 30 222 0 6162   
20 제국의 황금꽃 20 2017 / 7 / 28 223 0 6530   
19 제국의 황금꽃 19 2017 / 7 / 27 225 0 5479   
18 제국의 황금꽃 18 2017 / 7 / 26 232 0 6663   
17 제국의 황금꽃 17 (1) 2017 / 7 / 25 255 0 6430   
16 제국의 황금꽃 16 2017 / 7 / 25 250 0 6174   
15 제국의 황금꽃 15 2017 / 7 / 24 231 0 6417   
14 제국의 황금꽃 14 (2) 2017 / 7 / 23 275 0 6591   
13 제국의 황금꽃 13 2017 / 7 / 23 223 0 6069   
12 제국의 황금꽃 12 2017 / 7 / 22 223 0 6484   
11 제국의 황금꽃 11 2017 / 7 / 22 213 0 6834   
10 제국의 황금꽃 10 2017 / 7 / 19 219 0 5950   
9 제국의 황금꽃 09 (1) 2017 / 7 / 18 253 0 6534   
8 제국의 황금꽃 08 2017 / 7 / 17 238 0 6420   
7 제국의 황금꽃 07 2017 / 7 / 17 219 0 6636   
6 제국의 황금꽃 06 2017 / 7 / 15 251 0 6779   
5 제국의 황금꽃 05 2017 / 7 / 13 245 0 6811   
4 제국의 황금꽃 04 2017 / 7 / 11 240 0 5790   
3 제국의 황금꽃 03 2017 / 7 / 11 250 0 6366   
2 제국의 황금꽃 02 2017 / 7 / 11 252 0 6342   
1 제국의 황금꽃 01 (1) 2017 / 7 / 11 419 0 629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