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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3.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3)
작성일 : 17-07-26 04:22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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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3)

 

 

 

 

 

 혹시 그것은 귀신이었을까. 그 남자는 신이석의 생혼이었을까. 신이석, 그가 자신이 죽자마자 서위를 구하기 위해 달려간 것이었을까.

 

 하지만 그렇게 단정 짓기에는 걸리는 것이 많다.

 

 

 이석의 추락사고 뒤, 학교에선 정상 수업을 했다고 한다. 물론 연지는 넋을 잃은 서위와 함께 조퇴를 했지만. 다음 날 등교 후 조회 시간까지 아이들이 떠든 내용을 훔쳐 들은 바로는 그렇다.

 

 때문에 조회시간, 들어온 담임이 신이석이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아직 의식을 찾지 못 했다고 전해주었을 때에 연지는 하나도 놀라지 않았다.

 

 만일 이석이 어제 그 때, 죽었다면 같은 체육관에 다니는 서위에게 늦게나마 연락이 왔을 것이다. 서위는 어제 체육관도 가지 못 했다. 게다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것 같았다.

 

 서위는 아직도 멍한 얼굴이다. 창백한 안색으로 비통한 소식을 전하는 참담한 담임의 얼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흑.”

 

 아직 누가 죽은 것도 아닌데, 교실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졌다. 연지는 아이들의 그 예민한 감수성에 조용히 조소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 남자, 신이석과 몹시도 닮은, 서위를 구해준 이상한 복식의 남자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어쩐지 불안했다. 역시 이석 때문은 아니었다. 그 남자는 과연 서위를 구하러 나타난 것이었을까. 아닌 것 같았다. 그는 분명, 서위를 어디론가 데려가려는 듯 힘 있게 안고 있었다. 그리고 연지와 눈이 마주쳤을 때, 남자의 얼굴에선 당황한 기색을 하나 찾아 볼 수 없었다.

 

 마치 연지가 보고 있었다는 것을, 연지가 그 멈춰버린 시간에서 그 남자와 조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눈빛이었다, 분명.

 

 “한서위, 한연지. 잠깐 교무실로 올래?”

 

 조회가 끝날 무렵, 담임은 서위와 연지를 호명했다. 그에 서위는 영문을 모르는 듯 했지만 연지는 알고 있었다. 아마, 정호 삼촌이 조퇴를 요청했을 것이다.

 

 어제 넋 잃은 상태의 서위를 보고 한참 걱정하던 정호 삼촌은 연지에게 이유를 물었다. 연지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말해 주었다.

 

 이석이 변을 당한 것, 그리고 서위가 쓰러졌던 것까지 모두. 그래서 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말라고 당부하던 정호 삼촌이었다.

 

 물론 정호 삼촌이 연지, 자신의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정호 삼촌의 모든 걱정과 관심은 오롯이 서위만을 향하고 있었다. 그것이 때때로 연지를 소름끼치게 했지만, 이번에는 연지 역시 서위가 몹시 걱정되었기 때문에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어제 서위 너도 쓰러졌다며. 근데 병원도 안 가고. 삼촌 많이 걱정하시더라. 지금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셔. 얼른 가방 싸서 내려가 봐.”

 

 담임은 두 장의 조퇴증을 써주며, 서위를 어르듯 말했다. 서위는 별 대답 없이 조퇴증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연지와 함께 교무실을 나섰다.

 

 “서위야!”

 

 그럴 줄 알았다. 연지는 갑작스러운 정호 삼촌의 목소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서위는 놀란 눈치였겠지만 어떻게 상상 못 하고 있었을까.

 

 정호 삼촌은 서위라면 늘 끔찍했다. 방금 담임이 말하길, 삼촌이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 했는데. 정호 삼촌은 어느새 교실에 들러 서위의 가방까지 챙겨 나온 눈치였다.

 

 “뭐야, 오빠.”

 

 서위는 정호 삼촌을 오빠라고 부른다. 호적상으론 정호 삼촌이 서위에겐 오빠인 것이 맞다. 서위와 연지가 네 살일 때, 그러니까 서위가 연지의 집으로 처음 오게 된 날 정호 삼촌과 할아버지는 크게 싸웠다.

 

 아마도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아들인 정호 삼촌이 네 살짜리 아이를 데려와 제 딸로 호적에 넣고 싶다는 당치도 않은 뜻을 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히 할아버지는 크게 반대했다. 그러나 정호 삼촌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서위를 할아버지의 호적으로 넣는 것으로 일이 마무리 되었다. 그 덕에 서위는 정호 삼촌과 남매지간이 되었고, 연지에겐 서위가 이모뻘이 된 것이다. 물론, 연지가 서위를 이모라고 부른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내가 오늘 학교 쉬라고 했지.”

 

 정호 삼촌은 그렇게 말하며, 달려와 서위의 한 쪽 팔을 잡았다. 제 몸에 기대라는 듯 한 제스추어 같았지만, 서위는 떫은 웃음을 지으며 정호 삼촌의 손을 떼어냈다.

 

 “괜찮다니까.”

 “뭘 괜찮아. 얼른 따라와. 정문 앞에 차 대 놨어.”

 

 정호 삼촌은 마치 이 자리에 연지는 없는 것 마냥 굴었다. 사실, 연지 역시 그 상황에 서운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이럴 때마다 매번 서운함을 느끼기엔 이젠 너무 새삼스러웠다.

 

 “연지야. 너도 오늘 조퇴하니?”

 

 마치 남의 집 아이에게 묻는 것 같았다. 물론 연지와 정호 삼촌이 말 그대로 삼촌지간이지만, 할아버지도 부모님도 없는 연지에겐 현재 보호자는 정호삼촌이다. 연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네, 하고 짧게 답했다.

 

 워낙 조퇴나 병결이 빈번하니, 그것을 일일이 챙기는 것도 새삼스러울 것이다. 언젠가 서위가 위로하는 양 말했지만, 연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연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정말 어쩌다 강당 2층 난간에서 추락하여 머리가 깨지고 혼수상태에 빠지더라도 정호 삼촌은 크게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서위가 많이 놀랐을까봐, 그것을 걱정하겠지.

 

 “어디 가니?”

 

 교사 밖으로 향하는 정호 삼촌과 서위를 등지고 교실로 돌아가는 연지에게 정호 삼촌이 물었다. 그에 연지는 살짝 고개만 돌려 대답했다.

 

 “제 가방 가지러 교실에요.”

 

 그리곤 더 덧붙이는 말없이 교실로 향하는 연지. 그제야 정호 삼촌은 자신이 교실에서 서위의 가방만을 챙겨 온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민망한 웃음을 흘렸다.

 

 가방을 챙겨 들고 교실 밖으로 나왔더니, 서위와 정호 삼촌은 없었다. 때맞춰 울리는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정호 삼촌으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내용은 서위가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여서 먼저 차에 가 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지만, 서위를 판 변명이기에 더는 연지는 네, 하고 짧게 답장을 보냈다.

 

 정호 삼촌은 꼭 서위를 조수석에 태웠다. 뒷좌석보다 조수석이 안전한 자리가 아니라고 연지는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게 싫었다. 조수석에 앉은 서위를 힐긋힐긋 쳐다보는 정호 삼촌의 눈빛이 더럽게 느껴지곤 했다.

 

 연지는 정문 앞 세워진 차 뒷좌석에 오르며, 오늘도 조수석에 앉아 있는 서위를 향해 눈을 흘겼다. 거부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당분간 체육관도 쉬어. 얘기는 다 해 놨어. 지금 바로 병원 갈 거야.”

 

 시동을 걸며 정호 삼촌은 통보하듯 말했다. 평소 같았으면 유난이라고 투덜댔을 서위지만, 정호 삼촌의 단호한 어조에 이번엔 가만히 있었다.

 

 “연지야. 너는 먼저 집에 가 있을래?”

 

 서위에게 잔소리를 하던 정호 삼촌이 연지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럴 줄 알았다. 정호 삼촌은 이따금 연지를 방해꾼 취급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서위는 소스라치며 그러지 말라고 연지를 다그치겠지만, 연지는 더러운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정호 삼촌이 서위를 대하는 방식은 자신의 동생이나 조카, 혹은 딸을 대하는 것과 다르다고 연지는 항상 느껴왔다.

 

 “아니요. 같이 갈래요. 저도 서위 걱정 돼요.”

 

 연지의 말에 정호 삼촌은 작게 그래, 하고 답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연지는 멀뚱한 표정을 차창 밖을 쳐다보았다.

 

 “…오빠 잠깐만.”

 

 차가 보호구역 쪽에서 벗어날 때 쯤, 서위가 정호 삼촌을 향해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응? 왜?”

 “나 너무 어지러워서 그러는데, 물 좀 사다줘.”

 

 서위의 말에 정호 삼촌은 두 말 않고 근처에 차를 댔다.

 

 “많이 어지럽니?”

 

 서둘러 제 지갑을 챙기며 정호 삼촌은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위는 사소한 것이라도 타인에게 부탁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응. 미안해. 물 좀 사다줘.”

 

 그에 정호 삼촌은 뭐가 미안해, 혼잣말 하듯 중얼거리고는 차 밖으로 나섰다. 연지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저 건너 편의점으로 다급하게 뛰어가는 정호 삼촌의 뒷모습ᅟᅱᆫ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연지야.”

 

 정호 삼촌이 편의점 문까지 도달하는 순간, 서위가 물었다.

 

 “응? 왜?”

 

 연지는 당황해 대답했다. 서위의 목소리 톤이 너무 낮았고, 말투 또한 몹시 조심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서위는 연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나 어제 쓰러졌다는 거, 네가 삼촌한테 말했어?”

 

 그게 뭐 별거라고. 연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응, 하고 짧게 대답했다.

 

 “어. 내가 말했지. 왜?”

 

 싱겁다고 생각하는 순간, 연지는 이유 모를 위화감을 느꼈다.

 

 “…너 어제 나 정신 잃은 거 어떻게 알았어?”

 “…어?”

 

 서위의 물음에 연지는 잠깐 당황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당시에 그 아무도 서위가 쓰러진 것을 보지 못 했다. 이석에게만 관심이 쏠려서 뿐만은 아니었다. 서위가 정신을 잃은 것은 시간이 잠깐 멈춘, 풍경 아니, 배경이 일그러졌던 그 때 일 아니던가.

 

 그렇지만 서위, 당사자는 이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혹시 너도 그 ‘남자’ 봤어?”

 

 서위는 소리 죽여 ‘남자’라는 단어를 발음했다. 마치 누군가 들으면 안 되는 말을 하는 것처럼.

 

 연지는 당황해 서위를 바라보았다. 서위는 다시 한 번 조심히 물었다.

 

 “그 ‘사슬 남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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