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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2.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2)
작성일 : 17-07-26 02:42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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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2)

 

 

 

 

 

 

 “신이석……, 얜 또 어디 갔니?”

 

 아이들을 줄 세워 앉힌 교사가 두리번거리며 묻는다. 아이들은 키득거린다. 남자 아이 하나가 장난스러운 투로 답한다.

 

 “창고에서 농구공 찾고 있어요!”

 “어휴, 정말.”

 

 교사는 혀를 쯧 찬다. 종종 있었던 일인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오늘은 안 돼. 저번에 말했지. 얘네들이 정말 농구에 미쳤나.”

 “이석이 걔만 그래요.”

 “어휴. 누가 걔 좀 데리고 좀 와라. 금방 안 오면 벌점 준다고 해.”

 

 교사의 말에 한 쪽은 야유를 보내고 한 쪽은 여전히 키득거린다. 야유를 보내는 쪽은 역시 남자 쪽이다. 몇 녀석이 무리에서 빠져나와 위층으로 향하는데, 그걸 보고 교사는 또 중얼거린다.

 

 “한 놈 데리러 몇 놈이나 가는 거야.”

 

 그러고는 바로 수업을 진행한다. 늘 그래 왔듯 시범자 호명이다.

 

 “서위 나와 봐. 서위야, 너 텀블링 할 수 있지?”

 “네.”

 

 서위가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하자, 주위에서 호응한다. 역시 못 하는 거 없어, 하며 저들끼리 이야기 하는데, 교사의 얼굴에 어렴풋 드리워진 미소도 역시 그 뜻일 거다.

 

 “어머, 너는 어쩜. 운동하는 애가 피부가 이렇게 하얗니?”

 

 앞으로 나와 제 옆에 선 서위를 보고 교사가 그런다. 교사가 가리킨 곳은 체육복 짧은 팬츠 아래 드러난 서위의 맨다리였다.

 

 “아, 쌤! 그거 성희롱이에요!”

 “어머, 얘네 좀 봐. 같은 여자끼린데 어때!”

 

 그런 우스갯소리가 오고가는 가운데 서위는 그저 얇은 미소를 짓고 있다. 멀리서 지켜보는 연지지만 서위의 표정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일 거다.

 

 남학생들이 버젓이 있는 이 상황. 그런데도 먼저 호명되는 서위에게 시기어린 눈빛을 보내는 몇몇 모지란 남자 아이들도, 저들끼리 흐뭇해하며 선망의 눈길을 보내는 역시나 멍청한 여자아이들도, 빨리 다른 시범자 이석이 오길 바라는 아이들도 서위에겐 관심 밖 대상들일 테다.

 

 뛰어난 것에 비해 서위는 몹시 순종적인 사람이다. 연지는 늘 그것이 못마땅했다. 주목 받는 것을 즐기지도 않는데, 저렇게 사람들 구경거리가 되는 서위가 끔찍했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뛰어가 서위의 팔목을 잡아끌고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서위는 과연 좋아할까? 서위가 어떤 표정을 짓고 연지를 보게 될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상상을 하는 사이, 서위의 시범이 시작되었다. 서위는 매트 끝을 밟고 서 있었다. 그리고는 별 다른 준비동작 하나 없이 한 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굴렸다.

 

 너무도 가볍게 움직였다. 한 손 짚고 한 바퀴를 돌고 난 후 연속동작으로 두 발로 땅을 구른 후 다시 재주넘기를 했고, 가볍게 여러 바퀴를 구른 후 자리에 착지했다. 너무도 쉽게, 또 너무도 완벽하게.

 

 서위의 시범이 끝나자 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교사도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뭐, 이 정도까지 바란 건 아닌데.”

 

 라고 말하며, 교사는 가볍게 박수를 쳐주었다. 서위는 교사 쪽으로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제 자리로 돌아갔다.

 

 “한 번 더, 한 번 더!”

 

 아이들은 연호하듯 소리쳤고, 교사는 서위에게 다시 나오라 눈짓했다. 그에 서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 다시 앞으로 나가는 서위를 보고 연지는 불쾌한 현기증을 느꼈다.

 

 싫으면서. 연지는 으득 어금니를 세게 물었다.

 

 그리고 순간, 연지는 아찔함을 느꼈다. 서위 주변 모든 풍경이 일렁이게 보이기 시작했다. 생소한 풍경이었다.

 

 서위의 아름다운 몸짓을 볼 때마다 주변이 흐려지거나 컴컴해지거나 한 적은 있어도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그 생경함에 연지는 두 눈을 비볐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쪼그려 앉아 있던 연지는 아예 두 손을 땅에 짚고 엎드려 숨을 몰아쉬었다. 그럼에도 현기증이나 일렁임은 가시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묘한 기류였다. 사실 처음 느껴본 기분은 아니었다.

 

 아주 옛날 느껴보았던, 그러나 그립진 않은 감각이었다. 그래, 할아버지에게 억지로 떠밀려 무당 일을 했을 때의 그 감각과 비슷했다. 갑자기 구토가 밀려왔다.

 

 하지만 시야에 들어온 서위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서위는 지금 고통스러워 숨을 헐떡이는 연지의 상태를 알아채지 못 하는 것 같았다. 괴로웠다. 동시에 서러워졌다.

 

 지금 즉시 큰 목소리로 서위의 이름을 외쳐 불러,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그것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서위는 매트 끝에 섰고, 또 아무렇지 않은 듯한 얼굴로 땅에 발을 굴러 도약했다. 그 순간, 서위와 연지를 감싸고 있던 모든 풍경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움직이는 듯한……, 하지만 그런 ‘기분’ 정도가 아니었다. 확실히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당황스러운 기색을 비추기도 전, 연지는 자신의 시야에 비친 서위의 몸에서 무언가 빠져 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연기와 같은 무언가.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연지는 천천히 움직이는 서위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서위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서위야!”

 

 연지는 힘을 쥐어짜내어 서위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그와 동시에 공중에 뜬 서위 몸의 중심이 갈 곳을 잃었다. 서위의 가느다란 두 팔이 허공을 힘없이 휘저었다. 이대로라면 서위의 머리부터 땅에 떨어질 것이었다.

 

 “꺅!”

 

 출처 모를 날카로운 비명이 대강당 허공을 찢어내듯 가로질렀다. 연지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곧 자기 귀에 화살처럼 꽂힐 소리, 그러니까 서위가 땅으로 낙하하여 부딪힐 끔찍한 파열음을 기다렸다.

 

 다만,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연지는 조심스럽게 눈을 떠 보았다. 그리고 서위가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모든 것은 그대로 멈춰 있었다. 공중에 뜬 서위도, 놀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한 두 명의 아이들도, 입을 틀어막고 있던 교사도, 그 자세 그대로 자리에 멈춰 있었다. 바뀐 것은 어떤 남자 출현. 낯선 남자의 출현이었다.

 

 연지는 눈을 크게 떴다. 낯선 남자, 처음 보는 이상한 복식의 남자가 공중에 떠 있던 서위를 제 품에 조심스레 안고 있었다.

 

 맨몸의 상체, 가슴께부터 허리까지 칭칭 감고 있는 사슬, 무릎에서부터 동여맨 헐렁한 하의. 정말 이상한 차림의 남자였다. 남자는 자신이 안고 있는 서위를 조심히 바닥 위에 눕혔다. 그리고는 잠시 동안 그리운 듯 서위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이윽고 남자가 서위의 얼굴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는 순간, 무언가 느낀 듯 남자는 연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순간 연지와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연지는 할 말을 잃고 그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이석?”

 

 자신도 모르게 연지는 중얼거렸다. 그랬다. 남자는 같은 반 동급생, 이석과 너무도 닮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복식, 그리고 또 하나. 신이석 본인이라고 볼 수 없는 성장이 완전히 끝난 성인의 몸.

 

 연지는 미간을 좁혔다. 남자의 모습은 이석이 성인이 되었다, 라고 하면 완벽할 정도로 이석과 몹시 닮아 있었다.

 

 잠시 동안 연지와 눈빛을 주고받던 이상한 복식의 남자는 또 갑자기 재빠르게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강당 위층 난간 쪽이었다. 남자는 작게 무언가 중얼거리는가 싶더니,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순식간에 연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게 무슨 일일까. 연지는 멍한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서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급성적인 빈혈이 연지를 덮쳤다. 연지가 자리서 비틀대고 간신히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 멈춰 있던 풍경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쿵!”

 “꺅!”

 

 다시 한 번, 비명소리 그리고 파열음이 거의 동시에 들렸다. 연지는 겨우 몸을 가누면서 서위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반 아이들은 강당 한 쪽 구석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을 무시하고 연지는 서위 곁으로 움직였다.

 

 “괜찮아?”

 

 하고 서위에게 물었지만, 서위는 대답이 없었다. 서위는 멍한 얼굴로 아이들이 뛰어간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서위가 멀쩡한 것을 확인한 연지도 천천히 아이들이 뛰어간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리로 돌아가! 얼른!”

 

 그곳엔 뛰어간 웅성거리는 아이들 틈으로 어느새 뛰어든 교사가 아이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엔 몇몇의 울음도 섞여 있었다.

 

 그들이 교사의 지시에 따라 한 쪽으로 움직였다. 그제야 연지도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피였다. 강당 바닥위에 천천히 고이고 있는 피.

 

 그리고 그 피는 바닥 위에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신이석의 머리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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