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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왕 수호 기사단
작가 : 지니2
작품등록일 : 2017.7.18

“주인이다……”

황갈색 눈의 집시들 사이에서, 자그맣게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집시들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로웬과- 불타오르는 솥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들 사이에서 산발적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유리가시가 주인을 스스로 선택했다!”

로웬은 바들바들 떨다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들의 노란 눈이 로웬에게 꽂혔다.

“자격이 없는자- 날카로운 유리 조각 위에서도 무사하리라. 유리 가시는 스스로 선택하는 검. 맨발로 바닥을 뛰어라, 유리 조각을 밟아라. 너의 피가 네 자격을 증명할 것이다. 유리 가시는 선택하는 검.”

집시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간간히 시리어스 주의][생각보다 안진지함 주의][주인공 2명][기사단물][정통(?) 판타지]
[천재검사, 얼굴이 열일하는 주인공1][잔머리대왕, 그냥 일 안하는 주인공2]

 
Episode 1. 잠입 (5)
작성일 : 17-07-25 23:40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4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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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날이 점점 더 습해지고 있었다. 시기상 그럴 만도 했다. 여름에 들어선 지 어느덧 한달 가량이 지났으니… 곧 우기가 도래할 거였다. 날이 갈수록 자욱하게 깔리는 습기는 우기를 예고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한나 아벨 말이야.”

 

 

 유비가 쿠키 봉지를 열면서 말했다.

 

 

 “실종된지 2주가 지났는데… 살아있을 가망은 없는 걸까.”

 

 

 로웬은 수업시간에 받은 과제를 하다가, 유비 쪽을 바라보았다. 곧장 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유비 이그렛이 누워 있는 곳은… 그리고 누워서 과자를 먹고 있는 곳은 자신의 침대였다.

 

 

 “거기서 당장 나와.”

 

 

 로웬의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그러나 유비는 아랑곳 없이 침대를 굴렀다. 그는 읽고 있는 만화책에 완전히 빠져서, 로웬의 기절하기 직전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그가 임무에 대해 중얼거렸던 건 단지 그 만화책에 나온 등장인물 중 하나의 이름이 ‘한나’였기 때문이었다.

 

 풉 하고 유비가 웃었다. 그 바람에 입안에서 작은 이물질이 튀어나와 베개에 묻었다. 로웬은 진심으로 지금 자기 파트너를 베어버려야 하는 걸까 하고 고민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유리가시는 유비가 누워있는 그의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숨겨져 있다.

 

 

 “유비 이그렛.”

 

 “와, 이 작가 천재인가. 진짜 웃기다.”

 

 “유비- 이그렛.”

 

 

 로웬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그제서야 유비는 힐긋 로웬을 바라보았다. 로웬의 차갑게 가라앉은 눈이 그와 마주쳤다. 유비는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였다.

 

 

 “왜?”

 

 

 유비는 지금 저 차갑게 가라앉은 눈과 표정이- 그저 ‘경악’한 것임을 잘 읽어냈다. 아마 기사단 내에서도 유비 이그렛만큼이나 로웬 아일체스트의 얼굴 표정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은… 음, 꽤 많네.

 

 

 “제발 내려와.”

 

 

 로웬이 고통스럽게 애원했다. 이제 로웬은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그는 좀 전에- 유비 이그렛이 씻지도 않은 채로, 자기 침대에 올라갔을 거라는 생각까지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진실이었다. 이 순간 로웬 아일체스트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건 임무도 잠입도- 심지어 막 교수님이 내준 과제도 아닌, 저 빌어먹을 침대 시트를 당장 빨아야 한다는 것 뿐이었다.

 

 

 “깔끔떨긴.”

 

 

 유비가 투덜거리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가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로웬이 벼락같이 튀어나갔다. 그는 오랫동안 단련한 몸놀림을 유려하게 발휘해서- 자기 침대의 시트와 베개 커버 따위를 분리해냈다. 유비는 그 완벽하기까지 한 움직임에 짧은 박수를 쳤다.

 

 

 “와.”

 

 

 로웬의 얼굴에 짙은 피로감이 서렸다. 그는 우울한 눈으로 유비를 훑었다.

 

 

 “자기 전에 꼭 씻고 자라.”

 

 “뉘예~”

 

 

 유비가 자기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 반응에서- 유비가 그다지 씻을 생각이 없다는 걸 확인한 로웬은-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러운 유비 이그렛으로부터 자기 침대를 지킬까를 고민하면서 시트를 갈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의 침대 주변에 폴리스라인 띠라도 둘러야 하는 게 아닐까. 아니 유비 이그렛은 자기가 내키면 그딴 폴리스라인의 접근 금지 의미조차 무시할 게 뻔했다.

 

 그는 유비가 망쳐놓은 베개를 깊게 들여다보았다. 이 베개를 쓰는 건… 너무 찜찜했다. 로웬은 조용히 그 베개 솜을 통째로 빨래바구니 속에 넣었다. 그냥 오늘 하루쯤 베개 없이 자지 뭐.

 

 그가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도, 유비는 자기 침대에 누워서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아까와 달라진 점이라고는 옆에 있는 쿠키 봉지가 텅텅 비었다는 정도일까. 로웬은 제 파트너의 한심함에 깊은 한숨을 쉬며 침대에 올랐다.

 

 

 “로웬.”

 

 

 유비의 금발이 약간 흔들렸다. 힐끗, 로웬이 유비를 바라보았다. 유비는 나른하게 꿈틀대며 기지개를 켰다.

 

 

 “우리가 온 지 고작 1주일이지만 말야. 이 대학 진짜 평화롭지 않아?”

 

 

 그는 다 읽은 만화책을 책상에 던지며 말했다. 만화책은 책상 한쪽에 쌓여있던 만화책 더미 위에 정확히 안착했다. 유비는 스스로의 완벽한 제구력에 속으로 찬사를 보냈다.

 

 

 “유일하게 특별했던 사건은 어제 닭장에서 암탉 한 마리가 가출했다는 거 뿐이야. 그마저도 아무도 찾지 않고 있지.”

 

 

 로웬은 대충 유비 이그렛이 무얼 말하고 싶은지 눈치챘다. 그들이 맡은 임무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력이 관측되었다는 첩보는 분명히 들어왔다. 실제로 대학 내에서도 ‘이력’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고. 눈으로 보이는 평화가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돼.”

 

 “알아. 아는데. 들어봐. 그 이력에 대한 소문이라는 게 뭐야? 유령이 나타난다는 거잖아? 한나 아벨의! 실종된 한나 아벨이 죽었다고 치고- 그녀가 유령이 되었다고 생각해보면… 유령은 그냥 유령이야. 아마 한나 아벨은 자기가 실종되도록 한 누군가에게 원한을 풀고 나면 자연히 사라질 거야. 그게 우리가 통제해야 하는 이력 발생 상황일까?”

 

 “경찰들의 조사에서 유령 현상은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어. 그러나 목격자가 분명 있다. 이건 누가 조종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거야.”

 

 “그야 당연하지! 유령은 원래 자기가 원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 앞에 나타난다고!”

 

 

 유비가 매트리스를 팡팡 손으로 때렸다. 애당초 ‘유령’이라는 게 이력인건가? 유비가 조그맣게 중얼거리면서 투덜거렸다. 로웬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어린시절에 보았던 ‘이력의 발현현장’을 떠올렸다. 꾸욱 매트리스를 눌렀다. 매트리스 아래에 그 이력 발현의 결과물인 ‘유리가시’가 놓여있다.

 

 

 “이력은- 그렇게 간단하게 정의되는게 아냐.”

 

 

 그가 무겁게 중얼거렸다.

 

 

 “이력의 힘을 빌어 유령이라는 환상 현상을 만든 걸 거다. 학생들 앞에서만 나타나니까. 우리는 그 이력을 조종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학생’이라는 인식을 분명하게 심어줘서, 그가 우리에 대한 경계심 없이 ‘이력’을 발동시키도록 하는거다. 그러기 위해 잠입한 거야. 잊었어?”

 

 

 임무에 앞서서- 이 하멜른 대학 편입 시험 공부를 하고 있을때… 술란 마르모넷사 단장이 한 말이다. 그걸 그대로 읊어대는 로웬에 대고 유비는 설렁설렁 손을 휘저었다.

 

 

 “너한테만 첫 임무인 거 아냐. 나도 첫 임무야.”

 

 “그럼 좀 더 진지하게 대해.”

 

 

 로웬이 유비의 말이 나오자마자 즉답했다. 유비는 약간 입을 삐죽이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청년의 푸른 눈동자가 올곧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청나게 진지한 표정. 저렇게 잘 생긴 얼굴까지 합쳐지니 파괴력이 대단했다.

 

 유비가 더 말을 않자, 로웬도 그저 가만히 타월로 머리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머리에 동시에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 자식이랑은 진짜 안맞는다는.

 

 얼마 전부터- 하멜른 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밤이 되면 원한에 가득찬 ‘한나 아벨’의 유령이 떠돌아 다닌다는 것이다. 푸른색으로 일렁이는 그 영혼은… 아마 자기를 죽게 한 누군가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고… 그래서 그 사람을 찾아다니는 거다. 그런 흉흉한 소문이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소문은 불과 이틀도 지나지 않아서 전교생이 모두 아는 핫 이슈가 되었고- 덕분에 경찰들까지 대학에 출두해 조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찰들이 밝혀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 현상이 학교 외부인이나 교직원들에게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보고 받은 다음날 현장에 가보면- 그런 현상은 온데 간데 없었다.

 

 

 “한나 아벨은 뭐하는 애였을까?”

 

 

 유비가 중얼거렸다. 로웬은 임무에 투입되기 전에 받았던 ‘한나 아벨에 대한 보고서’를 읽어봤느냐고 잔소리를 하려다가 애써 참았다. 그 보고서에 분명, 한나 아벨이 평범한 수도 거주 서민 가정의 딸이라고 적혀 있었을 텐데. 그 외에도 한나 아벨의 성격이나 교우관계 등, 외부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도 적혀있었다.

 

 

 “내일부터 그녀에 대해 좀 조사해볼까?”

 

 

 유비가 눈을 깜박이면서 물었다. 로웬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유비 이그렛의 유일한 장점인 ‘친화력’에 대해 떠올렸다. 한나 아벨과 실제로 친했던 주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였다. 무얼 하든 이렇게 침대에서 만화책이나 보며 뒹굴대는 것보다 낫겠지. 로웬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비는 하품을 하면서 침대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어쨌든 내일 일은 내일 일로. 지금은 잘 시간이었다.

 

 그 순간- 유비와 로웬의 귀에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꺄아악!”

 

 “……!”

 

 

 유비의 몸이 순식간에 튕겨져 나왔다. 로웬 아일체스트는 빠르게 매트리스 아래 검을 꺼내들었다. 둘은 어두컴컴한 복도로 나와 빠르게 달렸다. 비명 소리가 났던 곳을 가늠해보던 로웬이 유비를 바라보았다.

 

 

 “아마… 뒤뜰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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