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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던전 견문록
작가 : 노쓰우드
작품등록일 : 201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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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에서 태어나 괴수의 젖을 먹고 자란 인류의 후손,
특별한 힘과 강인한 신체를 지닌 그들이 돌아왔을 때
인류는 그들을 가리켜 던전 베이비라 불렀다.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미궁에서 태어난 김진우.

"강해지려고 한 적은 없어. 단지 난 살고싶었을 뿐이야."

가장 비천한 토굴꾼에서 미궁의 왕까지, 지금 그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제 2 화
작성일 : 16-08-22 09:53     조회 : 503     추천 : 0     분량 : 4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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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임에도 열 명의 남녀는 겨울 산행이라도 하듯 두꺼운 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상과는 달리 수백 미터 깊은 땅속은 겨울처럼 공기가 냉랭한 탓이었다.

 노란 전구의 불빛을 보며 촬영팀은 걸음을 옮겼다. 이따금씩 장윤주가 이런저런 멘트를 날리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카메라맨이 이리저리 렌즈를 돌려가며 부지런히 주변의 모습을 담았다.

 저벅저벅.

 별것도 아닌 지저 통로의 벽면을 어루만지며 호들갑을 떠는 장윤주의 모습을 보며 김진우는 한마디 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무거나 만지면 안 됩니다. 지저에서는 알고 있는 것이라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촬영을 하려면…….”

 불만스럽게 입을 비죽이는 그녀의 모습에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이 여자, 사고 칠 것 같다.

 그대로 두면 십중팔구 귀찮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 그는 의식적으로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전에 이야기했죠. 일행의 안전에 관련된 부분은 전적으로 제 말을 따르기로.”

 대답 대신 엉뚱한 곳을 쳐다보는 그녀를 보는 그의 미간에 깊게 골이 파였다. 무장경호원을 믿는 것인지 자꾸만 검은 옷의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네 명의 경호원이라고 해봐야 사냥에 쓰이는 엽총과 전기 충격봉 따위로 무장한 일반인에 불과했다.

 저깟 엽총 따위, 겨우 멧돼지나 잡을 수 있을까 싶은 무기로 이곳에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감이 좋지 않아.

 이상할 정도로 무장경호원들 역시 자신을 백안시하는 느낌이라 그의 얼굴은 더욱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시대가 변했다. 자신이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리던 미궁의 저층은 더 이상 어둡지도 않고 바닥이 울퉁불퉁하지도 않았다.

 노란 빛을 내는 전구가 20미터 거리마다 천장에 박혀 있고 바닥은 시멘트를 들이부은 듯 평평했다.

 어둠 속에서 맥을 못 추던 인간들은 더 이상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전쟁이 끝나고 전역을 한 수많은 사내들이 경험을 살려 땅속을 헤집고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땅속 세계는 던전 베이비들만의 무대가 아니었다.

 ‘몸조심하고 만약 위험하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와. 위약금일랑 걱정 말고.’

 오늘 새벽에 길을 떠나는 자신을 붙잡고 눈물까지 흘려가며 신신당부하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집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짐만 되는 건 사양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시작부터 삐거덕거리는 일정을 조금 앞당기기로 마음먹었다.

 장윤주를 포함한 일행은 완전히 지치고 말았다.

 몸이야 김진우란 사내가 적당히 속도를 조절한 덕에 그다지 피곤하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피로가 꽤나 컸다.

 끊임없이 이어진 통로를 걷고 또 걷다 보니 기가 눌린 것이다.

 그나마 야영지라고 정한 곳은 사방 10여 미터가 뻥 뚫린 공터라 숨통이 트였다.

 “여기서 여섯 시간 쉬고 다시 출발하도록 하죠. 불침번은…….”

 “이쪽에서 교대로 한 시간 반씩 서기로 하겠습니다.”

 김진우와 무장경호원들이 공터의 입구 쪽에 자리를 잡는 것을 본 그녀가 곁에 있는 카메라맨에게 물었다.

 “좀 찍었어?”

 “찍을 것도 없더만.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뭐 없을 거 같은데.”

 “그렇긴 하네. 하도 전구만 보면서 걸었더니 눈이 마른다, 말라.”

 아무것도 아닌 대화를 나눈다 싶더니 이내 그녀가 입구에 모여선 사내들을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말한 대로 해. 솔직히 미궁이라고 해봐야 별거 없어. 개나 소나 하도 까발려 대서 새로울 것도 없다고.”

 “근데 괜찮겠어? 보니까 성격 장난 아닐 거 같던데. 괜히 이거 나중에 문제 생기는 거 아냐?”

 뭔가 꾸미는 것이라도 있는지 카메라맨의 대답도 은밀했다.

 “던전 베이비들, 성질 더러운 거야 하루 이틀이야? 어차피 저층만 돌 거라 사실 거짓말한 것도 아니지. 정 맘에 걸리면 눈치 봐가면서 찍어.”

 그녀의 말에 카메라맨이 가방 위에 올려두었던 카메라를 은근슬쩍 만졌다. 빨간 램프가 들어온 카메라의 렌즈가 김진우가 있는 방향을 향해 있다.

 “레벨이 공개되지 않은 던전 베이비는 방송에서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으니까.”

 장윤주가 눈을 빛내며 김진우를 바라보았다.

 

 ***

 

 지저 세계는 혹독하다. 비록 1층의 초입에 불과한 가장자리였지만 수백 미터 깊은 땅속 세상은 미궁 탓인지 이상할 정도로 한기가 강했다.

 바깥세상은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땅 밑은 손발이 시리고 몸이 으슬으슬할 지경이다.

 그런 곳에서 잠을 청하려니 쉽사리 잠이 올 리가 없었다.

 “으, 추워.”

 결국 잠자는 것을 포기하고 침낭 밖으로 머리만 빠끔히 내민 그녀가 입구의 벽에 기대앉은 김진우를 보았다.

 노란 전구를 등지고 앉은 탓에 얼굴에 그림자가 짙게 늘어져 표정을 알 수는 없었지만 그는 지독스러울 정도로 이곳에 익숙해 보였다.

 무리도 아니었다. 그는 미궁에서 태어나고 자란 던전 베이비였으니까.

 지상에서 지낸 세월보다 지저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긴 그이니만큼 이런 환경이 익숙할 만도 했다.

 김진우는 특이한 사내였다. 대부분의 던전 베이비들이 이상할 정도로 미궁에 집착하는 데 반해 그는 벌써 5년째 미궁에 들지 않았다.

 듣기로는 가세가 기울어 정부에서 배정해 준 양부모의 사정이 어려워지지 않았으면 이번 의뢰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고 하니 실로 특이한 케이스였다.

 호기심이 강한 만큼 시선이 노골적이었던 모양이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진우가 고개를 들었다.

 “지금 좀 자두는 게 좋을 겁니다. 내일은 더 힘들어질 테니까요.”

 조용한 야영지에서 들려오는 음성은 묘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 심장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코끝을 찡그린 그녀는 도로 침낭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김진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녀는 모르겠지만 그녀 말고도 촬영팀의 인원들이 번갈아가며 일어나 저렇게 멍하니 자신을 살펴본 탓이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지저에서 잠을 자려니 여러모로 불편한 모양이다.

 하기야 아직 초입에 불과하지만 벌써부터 느껴지는 미궁 특유의 기운이 신경을 갉아먹을 듯 사그락거리고 있었다.

 미궁에서 태어난 그가 이럴진대 생전 처음으로 지저를 찾은 일반인들이 쉽게 잠을 자는 게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근데 그 엽총, 개조된 거 같은데 맞아요?”

 장윤주에게서 시선을 뗀 김진우가 맞은편에 앉아 불침번을 서고 있던 무장경호원에게 물었다.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엽총의 총신을 들어 보였다.

 하기야 총기 규제 탓에 하향 조정된 파워를 지닌 국산 엽총으로 미궁에 들어가려니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제 딴에는 나름대로 준비했다는 의미이리라.

 하지만 이로써 한 가지 확실해졌다. 이 안에 미궁을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저깟 엽총, 개조해 봐야 언더 비스트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테니까.

 “혹시라도 언더 비스트 만나더라도 그 총 쏠 생각 말아요.”

 공들여 준비한 무기를 폄하한다고 생각했을까. 사내가 인상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보며 그는 불길한 예감이 자꾸만 들었지만, 말해봐야 언쟁만 생길 판이라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애초에 이 일행 중에서 자신을 달가워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총성이라도 퍼졌다가는 단번에 근처의 비스트를 전부 불러 모으는 꼴이니 절대로 쏘지 말아요.”

 혹시 몰라 다시 한 번 당부했지만 경호원은 역시나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눈치였다.

 

 ***

 

 탕!

 카랑카랑한 총성, 가뜩이나 눈앞에 나타난 흉악스러운 괴물 탓에 겁에 질려 있던 사람들이 총성을 듣자 바닥에 주저앉거나 뒷걸음질을 쳤다.

 “멈춰요! 멈추라고!”

 김진우가 와락 얼굴을 찌푸리며 소리를 질렀지만, 갑작스러운 총성에 귀가 먹먹해진 일행 중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탕! 탕!

 네 명의 무장경호원들이 한 발자국 나서며 엽총을 쏴댔다. 매캐한 화약 내음과 비릿한 피 냄새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관자놀이가 뜨거워지는 느낌, 그는 앞에 선 사내의 뒷덜미를 잡아 팽개쳤다.

 손짓 한 번에 그보다 덩치가 큰 사내가 와락 자빠지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쏘지 말라고!”

 하지만 사내들이 총구를 내렸을 때는 이미 상황이 전부 끝이 난 뒤였다.

 “이런 개새끼!”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경호원이 벌떡 일어나며 욕설을 내뱉었다.

 피를 보고 흥분한 그를 다른 경호원들이 붙잡아 말린다고 소란을 떨었지만 김진우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어지간한 경차는 될 법한 크기에 양쪽 귀 뒤에 매단 뿔만 해도 어른 팔뚝만하다.

 툭 튀어나온 주둥이 아래 달린 이빨은 마치 톱날처럼 날카롭고 살벌했다. 얼핏 보기에는 소와 늑대를 섞어놓은 것 같은 모습을 한 괴물은 이미 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런 괴물의 주변으로 붉은 피와 살점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젠장.”

 왜 언제나 좋지 않은 예감은 이렇게나 잘 맞는 것인지. 그는 화도 나지 않았다.

 “일단 김진우 씨가 던전 베이비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저희도 돈을 받은 이상 돈값은 해야죠. 저런 괴물이 눈앞에 어슬렁거리는데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네 명의 무장경호원 중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사내의 말에 그가 고개를 돌렸다.

 이깟 저층은 우리끼리도 할 수 있다. 나대지 마라.

 무표정한 가면 위로 떠오른 저열한 승리감에 그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자신이 엽총의 위력을 무시한 것을 마음에 두고 있던 모양이다.

 뒤를 보니 다른 경호원들 역시 도전적인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 대박! 이거 찍었어?”

 “당연히 다 찍었지!”

 이쪽의 심각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촬영팀 인원들의 호들갑 떠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대단해요!”

 장윤주가 엄지를 추켜세우며 말하자 무장경호원이 턱 끝을 치켜 올렸다.

 몸이 차갑게 식는 느낌이다. 그저 고용인에 불과할지라도 미궁 내에서만큼은 일행의 안전을 책임지기로 한 그는 말도 더럽게 듣지 않는 일행을 보며 화를 삭였다.

 지금은 그들에게 훈계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우우우웅!

 저 멀리서 무언가가 떼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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