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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국의 황금꽃
작가 : 권가야
작품등록일 : 2017.7.5

평생을 사랑한 황제에게 배신 당한 비운의 황후, 고통 끝에 눈이 떠진 곳은 10년전 자신의 자택이었다. 다시 찾은 따듯한 체온, 가족, 친구 그녀는 고요한 분노를 눈동자에 담는다.

'여신님 이것이 당신의 실수, 장난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좋습니다. 발을 맞춰 드리지요.'

수백번 넘어지고 수천번 넘어질지라도 비틀린 운명을 손에 쥐고 운명을 개척한다.

 
제국의 황금꽃 15
작성일 : 17-07-24 22:26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6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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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추워라...”

 

 정원 청소를 하던 줄리는 손을 포개어 잡아 입김으로 꽁꽁 얼어붙은 손을 녹였다. 그녀의 숨결을 따라 하얀 김이 아른거렸다. 풍성한 가을이라는 계절을 지나, 저택은 벌써 겨울을 맞이했다. 나무는 가지만 남은 채 눈을 소복하게 쌓아 올렸고 정원에는 흰 천을 깔아놓은 듯, 새하얀 언덕이 펼쳐졌다.

 

 카앙-. 캉-!

 

 줄리는 정원을 쓸다 수련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른 아침부터 수련장에는 기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엘리어스! 정신 차리고 똑바로 막아!”

 

 히스의 목소리가 따갑게 엘리어스를 채찍질했다. 엘리어스는 눈앞의 상대를 상대하기에도 벅차 히스의 목소리따위 들리지도 않았다.

 

 가슴팍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투박한 가죽 끈으로 높게 치켜 올려 묶고, 굽이 낮은 훈련용 신발까지 신은 소녀는 더 이상 레이스 장갑에 드레스를 입고 수련장을 드나들던 소녀가 아니었다. 파란만장했던 가을을 지나 겨울 끝자락에 닿은 소녀는 어엿한 기사의 모습으로 서 있었다.

 

 “옆구리가 비었어, 엘리어스.”

 

 결국 세느의 레이피어가 엘리어스의 옆구리에 닿았다.

 

 “허억, 헉...”

 

 엘리어스는 거친 숨을 쉬며 홍수처럼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그의 몸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수련장 안은 겨울의 추위를 피해 가지 못했지만 아침 훈련을 하는 기사들의 차림새는 아주 가벼웠다. 오히려 엘리어스처럼 땀을 흘리는 기사가 더 많았다.

 

 세느는 엘리어스에게 손을 뻗었고 그는 기쁘게 그 손을 잡고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느라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들어 올리고 세느와 시선을 맞추는데, 그 높이가 어쩐지 낯설었다.

 

 “어라? 주군, 키가 더 크신 것 같습니다.”

 

 엘리어스는 고개를 갸웃하며 손을 펴서 세느의 키를 자신에 빗대어 가늠했다.

 

 “정말?”

 

 엘리어스의 말에 세느는 반색했다. 실제로 엘리어스의 옆구리쯤 오던 세느의 키는 계절을 지나 엘리어스의 가슴팍까지 닿아있었다.

 

 “그리고 검술 실력은 정말 나날이 좋아지시고 계시구요.”

 

 히스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세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단장님이 훌륭하셔서 그렇지요.”

 

 그녀의 대답에 히스는 만족했다는 듯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휴우-. 늘어도 너무 느셨습니다. 저 이래봬도 부단장인데, 너무 간단하게 이겨주시는 거 아닙니까, 주군?”

 

 세느는 ‘그날’이후로 검술에만 매진했다. 오전수업에는 역사, 학문 등의 이론수업을, 오후 수업에는 검술훈련을 받았던 그녀의 일과를 미하일의 허락 하에 크게 뒤집었다. 그래서 그녀는 하루 종일 수련장에서 검을 붙들고 있는 날이 더 많아졌다.

 

 ‘개운하다.’

 

 엘리어스와의 시합을 끝으로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 세느는 땀을 빼고 난 뒤 찾아오는 개운함에 기분이 좋았다. 최근, 이런 날이 더 많아졌다. 역시 레이스 장갑과 드레스로 치장하는 쪽보다는 마음이 편했다.

 

 수련장 밖으로 나오자 후끈한 열기가 사라지고 겨울 아침의 찬 공기만이 그녀의 주변에 아른거렸다. 그녀가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안개 같은 김이 아지랑이처럼 퍼져나갔다.

 

 ‘춥다.’

 

 겨울의 찬 공기가 훈련복을 꿰뚫고 들어왔다. 서늘한 기운에 몸을 떨었다.

 

 [최근에는 본 실력을 숨기는 것도 거의 없어졌네? 방금, 거의 진심이었지?]

 

 반짝이는 빛과 함께 넬이 나타났다. 그는 새하얀 날개를 파닥이며 그녀의 주변에 맴돌았다. 그의 새하얀 날개가 눈과 어울려서 처음으로 그가 천사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런 세느의 생각마저 읽은 넬은 얼굴을 붉혔다.

 

 “그렇지, 지금의 몸에 익숙해져서 본 실력을 다 끄집어내도 모자를 판이야.”

 

 세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넬의 물음에 답했다. 아직 어린 세느의 몸은 무식하게 움직여대는 그녀의 스텝과 움직임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버틸 만 했다. 일과를

 바꾼 직후, 밤낮으로 수련장에 틀어박혀 검술 수행을 했을 때에는 비명 정도가 아니라 단말마 수준이었으니까.

 

 [갑자기 왜? 전에는 숨기고 싶어 했잖아.]

 

 그의 질문에 세느는 손을 들어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봤다. 단단하고 거친 손. 그것은 소녀의 것이 아니었다. 단 몇 달 만에, 그녀는 겨우 기사다운 손을 쟁취했다.

 

 “음, 약속한 게 있어서.”

 

 넬은 세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넬은 세느의 기억을 따라 수련장을 벗어나, 아직 가을의 바람이 부는 ‘그날’의 세느의 방에 도착했다.

 

 .

 .

 “어떻게 된 거야.”

 

 렌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목소리만큼은 그가 화가 났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상태가 좋지 않은 그녀에게 따져 묻는 것이 실례이고 무례라는 것은 알았지만 지금 묻지 않으면 그녀는 어떻게든 얼버무리며 이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 것 같았다.

 

 렌의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렌,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베개를 등에 기대고 앉은 세느는 눈을 질끈 감고 떠올리기도 싫은 일을 회상하듯 인상을 찌푸렸다.

 

 원래라면 렌은 세느의 감정을 배려하여 이쯤에서 질문을 멈췄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물러날 수가 없었다. 원체 남에게 의지를 하지 않는 그녀의 성격을 알았기 때문에.

 

 렌은 화가 났다. 그녀에게 의지가 되지 못하는 자신에게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었다.

 

 렌은 그렇게 침묵을 지키며 그녀의 곁에 앉아 있었다. 무거운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나는...”

 

 무거운 정적을 비집고 그녀의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그에게 배신....당할지도 몰라.”

 

 [주인님?!]

 

 그녀의 말에 그녀의 주변을 지키던 넬이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봤다. 세느는 넬의 시선에도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나는, 황후가 되기 싫어졌어. 그가... 싫어졌어.”

 

 세느는 피는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들 정도로 두 주먹을 강하게 쥐고 있었다. 주먹에서는 피가 나는 대신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그게, 그게 다야... 나는,...”

 

 렌의 눈에는 그녀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것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렌은 머뭇거리면서도 자신을 위해 서툴게나마 말을 내뱉는 그녀가 이런 상황인데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세느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혼란을 겪었다.

 

 “너는 뭘 하고 싶은데?”

 

 렌의 질문이 세느의 어지러운 머릿속을 끊어냈다.

 

 “어?”

 

 겨우, 세느의 눈에 차분한 얼굴의 렌이 들어왔다.

 

 “이제야 나를 봐주는구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렌..”

 

 “얼굴이 엉망이야. 그래도 예쁘지만.”

 

 붉어진 그녀의 눈가를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손. 차가운 빗속에서 그리던 그 따스하고 다정한 손이었다.

 

 “렌, 느끼해.”

 

 세느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웃음에 그도 살며시 눈 꼬리를 내리며 웃었다.

 

 ‘그러게, 나는 뭘 해야하지?’

 

 명예로운 황후가 되는 것, 그것이 그녀의 인생의 목표였다면, 목표였다. 발키리의 수장이 된 것도, 전쟁에 나가 제국을 지킨 것도, 곧 황후가 될 자신이라면 이겨내야 할 시련이라고 생각해오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서 황후라는 미래를 포기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자신의 삶의 의미를 내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 끝이 배신뿐인 미래라면 그동안의 삶을 부정해서라도 바꾸고 싶었다.

 

 세느는 결정을 내렸다. 더는 망설일 수도 지나쳐온 미래에 미련을 두고 있을 수도 없었다.

 

 “렌,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들어주는 거야?”

 

 세느는 주먹을 쥐고 있던 손을 펴 렌의 소맷자락을 잡았다.

 

 “네가 그런 생각을 했다면 반드시 그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거든. 아니야?”

 

 렌은 자신의 소맷자락을 잡은 그녀의 손을 풀어 자신의 두 손으로 부드럽게 감쌌다. 그의 크고 단단한 손은 그녀의 작은 손을 순식간에 감춰버렸다.

 

 “맞다고 할 수도 그렇다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어. 답답하지, 미안...”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여버리는 그녀의 모습은 한없이 작아보였다.

 

 “전혀.”

 

 그녀의 손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실렸다. 세느는 그의 힘에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맞추었다.

 

 그는 그녀를 전혀 탓하지 않았다. 거짓 없이 든든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렌, 사람을 그렇게 잘 믿으면 안 돼. 걱정이다, 정말.”

 

 그의 의심 없이 순수한 눈빛에 그녀는 못 말린다는 듯 또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사람을 잘 믿는 게 아냐, 네가 예외인 거야.”

 

 그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듯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세느는 그의 대답에 알 수 없는 뭉클한 감정이 느껴졌다.

 

 “어? 왜...?”

 

 세느는 갑자기 느껴지는 감정에 부끄러워져 이불을 끌어 안았다.

 

 “우린 친구잖아. 그렇지?”

 

 이불을 끌어안은 그녀의 모습의 렌은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렌...”

 

 세느는 렌에게서 느끼는 감정을 섣불리 ‘친구니까’라며 단정 지었다. 사랑에 배신을 당한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부정해버린 것이다. 근처에 있던 넬이 세느의 생각을 꿰뚫어 읽고는 한숨을 쉬며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너는 뭘 어떻게 하고 싶어?”

 

 그의 말에 세느는 자신의 결정을 곱씹었다.

 

 “제국의 상황을 알고 있는 이상, 나는 그냥 모른 체 할 수 없어.”

 

 “그럼? 황후는 싫다고 했잖아.”

 

 “나는 황후만은 절대로 되지 않아. 절대로.”

 

 그녀의 대답은 단호하다 못해 절박했다. 자신은 결코 황후가 되지 않겠다는 말보다는 황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듯이 말했다.

 

 “세느...”

 

 안타까운 듯 세느를 바라보는 렌, 세느는 빙긋 웃었다.

 

 ‘황후는 되지 않아, 하지만 나는 이 제국을 지키고야 말겠어. 그렇다면.’

 

 “나는 제국의 정상에 올라 공국들을 다스릴 거야. 다만, 그건.”

 

 ‘황후는 아니지만 그만큼의 권위를 가진 사람, 군사력 하나로 수 많은 공국을 다스리는 이 제국에 그만한 권위를 가진 사람은 단 한명.’

 

 “발키리의 수장으로서의 일이야.”

 

 그녀의 눈은 묘하게 빛나고 있었다. 렌은 그녀의 대답에 잠시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지 못했지만 곧 차분해졌다. 그는 그녀의 재능과 노력을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기사로서 정상에 오를 거야.”

 

 그녀는 아직 소녀에 머물고 있는 자신이 작고 새하얀 손을 노려봤다. 이미 한 번 가졌던 미래라고 해서, 그 자리를 우습게 보는 일은 없었다. 여성의, 그것도 이렇게나 작은 소녀의 몸으로 그곳에 다다르기까지의 고통은 누구보다 그녀가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것 외엔...”

 

 그녀는 절박함에 말끝을 흐렸다. 황후라는 것을 벗겨내고 겨우 남은 그녀의 인생. 그것은 ‘검’이었으니까.

 

 “세느.”

 

 크고 단단한 손이 세느의 어깨를 붙들었다.

 

 “네가 진심이라면, 진심으로 황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렌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무거웠다.

 

 “나는 너의 편이 되겠어.”

 

 그의 말에 세느의 눈이 커졌다. 자신의 편. 정말이지 오랜만에 듣는 말이었다. 발키리의 수장이었고 예비 황후였던 자신에겐 순수하게 뒤를 맞길 수 있는 동료가 몇 명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마저도 회귀와 동시에 잃었다.

 

 아직 어리고 힘도 없는 그녀에겐 엘리어스나 줄리마저도 아직 온전히 자신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이었을까. 거짓 없이 맑은 그의 말은 그녀의 가슴속 깊이 파고들었다.

 

 “뭐 이미 너의 편인 나지만.”

 

 그는 민망한 듯,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내 말은... 음, 뭐라고 해야 하지...”

 

 렌은 멍한 세느의 태도에 렌은 부가 설명을 늘어놓으려 했으나 이번엔 그녀의 작은 손이 그의 손 위로 포개어 졌다.

 

 “렌, 고마워. 진심이야.”

 

 세느가 렌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자각이 없는 그녀는 그저 그가 고마워서 손을 잡아 가까이 다가갔지만 세느에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알고 있는 그에게는 심술궂은 행동이었다.

 

 “네 덕분에 시야가 트였어.”

 

 하지만 그는 곧 그녀의 말에 집중했다.

 

 “정말이야. 네가 묻지 않았다면 그 어떤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을 거야.”

 

 그의 질문이 그녀를 혼돈과 혼란 속에서 꺼내주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세느는 회귀를 거쳐 열다섯으로 돌아왔을 때, 그저 지금의 자신을 연기해내는 대에만 온 신경을 다 기울였다.

 

 앞으로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과 황태자와의 일은 어린아이처럼 무의식적으로 회피했고 그 결과가 이런 엉망진창의 하루였다.

 

 ‘몸뿐이 아니라 마음까지 어려진 것 같아.’

 

 세느는 자신을 꾸짖었다. 이제 더는 멈추고 서 있을 수 없었다. 굳었던 다리를 움직여야만 했다.

 

 .

 .

 [휘유, 다행이네 주인님아.]

 

 세느의 생각을 통해 과거의 일을 모두 읽은 넬이 말했다. 세느는 아직 수련장 밖, 찬바람이 부는 정원에 서 있었다.

 

 “..? 또 생각을 읽혔구나.”

 

 세느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넬을 노려봤다. 이제 몇 개월이나 지났지만 그에게 생각을 읽힌다는 것이 그녀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뭐얼, 이제 슬슬 익숙해져봐.]

 

 넬은 장난스럽게 한바탕 웃어 보인 뒤, 날개를 퍼덕이며 또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열도 식혔겠다, 슬슬 돌아갈까.”

 

 그녀의 얼굴과 목덜미에 송글송글 맺혀있던 땀은 겨울바람에 빠르게 식어갔다. 땀이 식자 그녀의 몸도 빠르게 차가워졌다.

 

 어느새 추위로 빨개진 손을 입가에 가져가 따듯한 숨결로 녹여보았다.

 

 ‘음...’

 

 그리고 그때, 추운 바람과 겨울, 새하얀 눈이 덮힌 정원을 둘러보고 있자니 무언가가 생각날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였지.”

 

 생각은 시원하게 나질 않았고 쉬는 시간도 곧 다 되어가니 그녀는 일단 다시 수련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정원을 빠져나와 수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

 

 “아가씨!”

 

 “줄리!”

 

 줄리는 겨울인데도 목덜미가 훤히 드러나고 있었다. 줄리의 새하얀 목덜미에는 얇지만 분명하게 상처가 나 있었다. 세느는 그런 그녀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려왔다.

 

 줄리의 상처는 명백하게 세느 때문에 생긴 상처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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