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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판타지
퍼스트 라이트
작가 : 빛나라
작품등록일 : 2017.6.18

남편에게 여자가 있는 것 같다.
그의 외도 현장을 덮치기 위해, 나는 남장을 하고 가면무도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드디어 현장을 덮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라?
상대가 이상하다?

-어쩌다 남편놈 때문에 엮인 인간 같지 않은 인간.
이 나라의 왕제 대공.
무시무시한 그의 비밀을 알게 된 나는 무사할 수 있을까?
제기랄. 그냥 바람피는 남편 놔둘걸.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남자의 곁에서 성장해가는 여인.
남주: 복잡미묘한 캐릭터의 대공. 완벽하지만 어딘가 어수룩한 먼치킨.
여주: 숨겨진 능력녀. 타의적 과부.
#성장물#사이다#달달물#판타지#악마#타락한천사

 
14. 살인자의 정체 (1)
작성일 : 17-07-24 22:06     조회 : 357     추천 : 0     분량 : 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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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몬 14화

 

 아크나르 성벽에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간밤의 서늘한 바람결에 시린 이슬들이 촉촉하게 드넓은 장원을 빛내고 있었다.

 이른 새벽이라 모두 자고 있었지만 단 한 명, 왕제 데몬 퓨리어 아크나르의 최측근인 넬슨만이 서재의 불을 밤새 밝히고 앉아 있었다.

 

 안경 너머로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던 그는 문득 주머니의 회중시계를 꺼내 시각을 체크했다.

 “어째서 이렇게 오래 걸리시는 거지.”

 

 고작 쥐방울만 한 녀석을 성으로 데려오는 것뿐인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걱정할만한 위인은 아니지만, 신분이 신분인지라 신경이 쓰였다.

 

 “쉽게 따라오지 않는 녀석인가. 그렇다면 기절이라도 시켜서 데려올 위인이신데 말이야.”

 

 톡톡.

 서재의 긴 세로 창에서 소리가 나자, 넬슨은 바로 커튼을 젖혔다.

 데몬이 웬 여인을 품에 안고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창문을 열자, 곧바로 날개를 접어 안으로 들어온 데몬에게 넬슨이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데려와야 할 사람은 보이지 않고, 엉뚱한 아가씨를 납치해 오신 겁니까?”

 

 데몬은 넬슨의 물음에 대꾸도 않고, 서재의 긴 소파에 셀린느를 조심스레 눕혔다.

 “각하!”

 “자세히 봐봐.”

 

 우습게도 모자와 가발은 벗겨져 긴 머리를 드러냈지만, 셀린느의 오똑한 코 아래엔 가느다란 수염이 단단히 붙어 있었다.

 “설마, 이 아가씨가……. 쥐방울?”

 “그래.”

 

 넬슨은 바로 셀린느의 재킷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 검정 가죽 지갑이 잡혀 나왔고, 신분증엔 ‘샘 프리스톤’이라 기재되어 있었다.

 

 “프리스톤 가라면 제가 좀 압니다만, 영애님은 없는 가문입니다.”

 “가명이겠지. 애초에 귀족 이름 중에 ‘샘’이 존재할 리가 있나.”

 “어, 잠시만요 여기.”

 

 지갑을 요리조리 뒤져보던 넬슨이 가짜 신분증 아래 숨어 있는 그녀의 진짜 신분증을 찾아냈다.

 

 “이거……. 어쩌죠?”

 “왜?”

 “이 분께 도움 받기는 글렀네요.”

 “뭔데 그래?”

 넬슨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신분증을 데몬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셀린느 블라디아]

 

 이름 아래는 자작 가의 사람이라는 귀족 계급의 표식이 정확하게 음각되어 있었다.

 

 “이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가는군요. 이 분은 남편의 외도현장을 덮치려고 ‘티파니’에 갔을 테고 치밀하게 증거를 남기고자 카메라로 열심히 각하를 촬영한 것이군요.”

 “후우…….”

 

 데몬이 낮은 한숨을 뱉어내며, 아직도 기절 상태인 셀린느를 내려다봤다.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열심히도 쫓던 자작부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각하를 원수로 여기고 있을 텐데요.”

 “그러게.”

 “남 얘기하듯 말씀하시네요.”

 “이럴 때 묘안을 짜내라고 너 같은 놈을 곁에 두는 거잖아.”

 “하아!”

 

 넬슨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셀린느를 잠시 쳐다봤다.

 “......”

 “......”

 팔짱을 낀 채 셀린느를 관찰하던 데몬의 입꼬리가 조용히 올라가고 눈꼬리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그런 데몬을 넬슨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역시 팔짱을 끼고 쳐다봤다.

 

 “참, 그건 그렇고 왜 이리 늦으신 겁이니까?”

 넬슨의 물음에 데몬이 비릿하게 웃었다.

 “아주 오랜만에 성가신 놈을 만났거든.”

 “......?”

 “악마. 지옥의 것이 모습을 드러냈어.”

 

 자신의 옆모습을 쳐다보는 넬슨이 시선과 상관없이 이젠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실실 쪼개며 셀린느를 관찰하던 데몬이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넬슨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러게.”

 여전히 셀린느만을 쳐다보며 데몬이 성의 없이 대답했다.

 “각하!”

 “쉿!”

 

 가르릉. 가르릉.

 생소한 소음에 두 남자가 대화를 멈추고 소파 쪽을 내려다봤다.

 셀린느가 고양이 같은 코골이를 하며 잠을 자고 있었다.

 데몬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기절한 것이 아니라 숙.면.을 취하고 계시는군.”

 

 데몬은 다시 넬슨에게 또박또박 말했다.

 “부인께선 다행히 이상이 없는 상태이신 듯하니, 우린 이만 나.가.서. 얘기하자구.”

 

 이건 또 무슨 이상한 말투인가 눈썹을 찡그리는 넬슨을 그대로 끌고 밖으로 나간 데몬이 문을 닫자마자 키득키득 허리를 젖히고 웃었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못 봤나?”“뭘 말입니까?”

 “자작 부인의 얼굴이 붉어졌다 하얘졌다 하다가 결국 코 고는 소리를 요란하게 내는 거.”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지옥문이 열린 마당에!”

 “특히, 자네가 지갑을 찾겠다고 음흉하게 그녀의 몸을 뒤질 때 표정!”

 

 악마의 출현 얘기를 들은 넬슨은 평소의 그 예리한 관찰력을 셀린느에게 쏟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의 주인은 지옥 것들은 지루한 존재들이고, 서재에 누워있는 여자의 출현이 훨씬 더 신나 보였다.

 

 “되지도 않는 분장에 정체를 들켰으니 얼마나 창피할까?”

 데몬은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넬슨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어이. 비서. 얼굴 안 풀어?”“지난 밤 있었던 일. 하나도 빠짐없이 몽땅 말씀하십시오.”

 

 ***

 

 아아, 따뜻해.

 포근하다.

 

 천국의 바닥은 이런 느낌인가?

 분명 땅으로 곤두박질쳐 죽었을 것으로 생각한 셀린느는 온몸을 감싸는 따스한 기운에 천국에 떨어졌나 보다 생각했다.

 

 휘잉-. 휘잉-.

 극도의 공포와 긴장으로 굳어졌던 몸의 신경들이 살아나자, 귓바퀴를 타고 일정한 간격의 낯선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천천히 실눈을 떴다.

 젖혀진 고개의 눈에 들어온 건, 밤하늘이었고 살짝 자신의 턱을 당기자 놀랍게도 다른 이의 아래턱과 목, 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지금 누구한테 안겨있는 거야?

 가늘게 떴던 눈이 커지자 비로소 다른 것도 보였다.

 

 커다랗게 펼쳐진 검은 날개.

 섬세한 깃털들이 한 올 한 올 바람에 사르르 날리고 있었다.

 함께 나부끼는 짙은 청은발 머리카락.

 

 그자야!앞을 바라보던 그의 고개가 살짝 움직이자 셀린느는 얼른 다시 눈을 감았다.

 악마의 형상을 한 괴물의 발톱에서 떨어졌던 상황까지 기억이 났지만, 후는 모른다.

 아마 추락하며 기절했었나 보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째서 죽지 않고 이 자의 품에 안겨있는 거지?

 설마, 추락하는 나를 구한 자가 이 사람?

 

 여러 가지 추측을 해봤지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왜?

 

 사실, 그로선 셀린느가 죽어버리면 훨씬 편할 것이다.

 증거는 없어졌지만, 목격자다.

 살아 있는 한 계속 찜찜할 것이다.

 그러니 곁에 두고 감시하려고 만나자고 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는 날개 소리가 멈췄다.

 이어 조용하고 따스한 공기가 셀린느의 뺨에 느껴졌고, 곧 어느 건물의 실내로 들어온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라도 눈을 떠야 하나 싶었지만, 계속 기절한 척하다가 상황을 보고 빠져나가는 것이 현명하겠다 싶었다.

 

 헉! 누군가 또 있어.

 

 자신을 안고 온 남자와 또 다른 남자의 대화가 들렸다.

 한쪽은 존대를, 다른 한쪽은 반말을 했다.

 그리고 존대하던 남자는 상대를 각하라 불렀다.

 

 각하?

 이 자가 귀족이란 말이야?

 

 그들의 대화에 좀 더 귀를 기울이려는데, 갑자기 자신의 가슴 쪽으로 불쑥 손이 들어왔다.

 하마터면 셀린느는 비명을 지를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냈다.

 

 이게 무슨!

 곧바로 그 파렴치한 행동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가명과 본명을 순서대로 말하는 남자는 곧바로 티파니의 현장을 목격한 그 상황을 추리해냈고, 자신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니 어쩌니 하는 이해가 가지 않는 말들을 했다.

 

 그리고, 자신을 안고 날아온 이 남자는 평온한 목소리로 지옥의 악마 얘기를 했다.

 셀린느는 그 대목에서 저도 모르게 후읍 숨을 들이켰다.

 악마의 형상을 한 괴물이 정말로 지옥에서 온 거라고?

 그럼 그런 기절초풍할 존재와 싸움을 하고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저자는 대체 뭐지?

 

 너무 한꺼번에 많은 일이 벌어져 머리가 쪼개질 듯이 아팠다.

 잠시간의 침묵과 대화가 계속 이어질 분위기였고, 모르긴 몰라도 이 남자들이 계속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는 지, 눈을 뜨지 않아도 얼굴 피부가 따끔따끔거렸다.

 

 셀린느는 자신이 깨어있다는 것을 들킬까 봐 더욱 신경 써서 고른 숨을 내쉬기 위해 힘쓰다 결국 코를 고는 소리까지 지어냈다.

 

 곧, 원하는 말이 들렸다.

 “부인께선 다행히 이상이 없는 상태이신 듯하니, 우린 이만 나.가.서. 얘기하자구.”

 이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간 그대로 자는 자세를 유지하던 셀린느는 주위가 조용해지자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다시 한 번, 누가 들어오지 않을까 문 쪽을 확인한 그녀는 숨을 죽이고 천천히 일어섰다.

 

 아주 커다란 서재였다.

 처음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거대한 책장이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한쪽 벽면 전체가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신이 누워있던 소파며, 책상 일체의 가구들은 모두 최고급 가구들이고 값비싼 촛대와 향초까지 고급스럽고 완벽했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발소리를 죽이고 책상으로 다가갔다.

 깔끔하게 분류되어 정리된 서류들을 보니, 업무량이 엄청 많아 보였다.

 

 “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

 

 아직 오픈되지 않은 봉투 더미를 향해 셀린느가 손을 뻗었다.

 

 “이건……?”

 셀린느의 동그란 눈이 놀라움으로 더욱 커졌다.

 

 황금 인장!

 왕가의 표식이었다.

 

 -발신: 데몬 퓨리어 아크나르.

 

 “딸꾹!”

 셀린느가 얼른 자신의 입을 막았다.

 

 아마다스 제국의 유일한 왕제.

 아크나르 대공!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그 남자를 ‘각하’라 호칭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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