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7장. 모든 것들의 마을. [1]
작성일 : 17-07-24 18:51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09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참을 돌아다녔다.

 이 마을의 구석구석까지 다 뒤져본 것 마냥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여전히 알렌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미자는 오색의 돌이 깔려있는 길을 조심히 걸으며 마을을 새삼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은 곳이었다. 이상하게도 동물들이 말을 하고 물체들이 통통 튀어 다니고, 조금 전에는 날아다니는 한지에 휘말려 한지들이 미자의 온몸에 들러붙는 통에 콧구멍까지 막혀 숨도 못 쉬고 죽을 뻔도 했다. 살기위해, 손에 잡히는 한지들을 찢어발기려 했더니 눈치 빠른 한지들이 킥킥 웃으며 얼른 도망갔다.

 

 “하아.... 난감하네..”

 

 너무 황당한 것들을 많이 봤더니, 머릿속이 몽롱해져 오는 기분이다. 미자는 자신이 바보가 된 것 같았다. 이제껏 이런 마을이 있는 줄도 몰랐다. 미자는 저도 모르게 깊게 한숨을 내쉬며 무턱대고 알렌의 뒤를 몰래 밟은 자신을 탓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그녀의 발밑에 있는 오색거리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어? 앗! 뭐야!?”

 

 오색의 돌들이 군데군데 들썩이다 하나 둘, 공중으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눈앞에 수많은 돌들이 천천히 오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색 색깔의 묵직한 돌들이 눈앞에 흙부스러기를 흘리며 떠올라 둥둥 멈춰서 있는 모습. 그 돌들 위로 뛰어올라 징검다리처럼 껑충껑충 뛰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앗!”

 

 그때 미자가 딛고 있는 돌도 들썩여대자 미자는 균형을 잡지 못해 옆으로 쓰러질듯 넘어가다, 간신히 발을 움직이지 않는 돌에 디디며 넘어지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다.

 

 “후우... 넘어 질뻔... 어?”

 

 드러난 흙바닥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뭉클뭉클 흙이 조금씩 위로 들어 올려 지다가 흙 사이에서 새하얀 무언가가 꿈틀꿈틀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뱀처럼 길고 매끈했다. 순간 미자의 등골로 소름이 돋아났다.

 

 “으음....”

 

 징그러워.

 뒤로 조심조심 뒷걸음질하며 주위를 돌아보니, 돌이 올라오며 생긴 흙바닥에서 저 하얀 뱀 같은 것들이 하나둘씩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머리? 꼬리? 그것은 두꺼운 것도 얇은 것도 있었지만 어디가 머리고, 어디가 꼬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뱀처럼 들고 일어나 꼿꼿이 세운 것이 머리이겠거니 하며 보고 있을 뿐이다.

 

 “대체 저게 뭐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저 괴악한 것에 뭔지 모를 공포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혐오감은 이미 처음 보았을 때부터 소름과 함께 돋아나 있었다. 왠지 저 괴악한 것에 닿기라도 한다면 미자의 모든 것이 미끌미끌 녹아내려 사라져 가기라도 할 것만 같은 막연한 공포가 온몸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으으... 끔찍해...”

 

 왠지 기생충일 것도 같고, 회충, 십이지장충, 또는... 그래! 연가시. 그 연가시 같다. 뭐, 아무튼 세상 모든 해충들의 왕 일 것만 같은 괴악한 것 때문에 온몸을 기어오르는 소름은 조금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 돋아 오르고 있었다..

 

 “아...으....”

 

 미자는 혹시라도 저 괴악한 것들이 미자를 쫒을까 연신 눈으로 확인하며 뒤로 계속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 질 치며 피하고 있었다. 다행히 미자 뒤쪽으로는 오색의 돌거리가 아니어서인지, 저 괴악한 것들이 나오지 않고 있었으니 여차하며 뒤쪽으로 얼른 뛰어 도망치면 될 것이다. 하지만, 꿈틀거리며 괴악한 것들이 스멀스멀 미자에게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으으.... 미치겠다.”

 

 미자는 자극을 주지 않으려 최대한 조심하고 있지만, 머리끝까지 타고 오르는 혐오감에 입에서는 연신 앓는 소리가 나왔다.

 

 “아으... 징그러워....”

 

 그때였다. 괴악한 것들이, 도망치려는 미자를 알아챘는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미자에게 꿈틀꿈틀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것들의 움직임이란, 천천히 스멀거리던 몸뚱이가 빨리 감기를 돌려놓기라도 한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꿈틀꿈틀 밀려드는데...

 

 “꺄아아악! 싫어!”

 

 입안에서 절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미자는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 돌바닥 틈으로 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넘어 질 듯 휘청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자 그런 미자를 기다렸다는 듯 한층 더 빠른 속도로 꿈틀거리며 다가오는 괴물들. 그것은 끔찍한 공포였다.

 

 “끄아아아!”

 

 공포에 휩싸여 미자는 자기도 모르게 엉덩이로 뒤뚱뒤뚱 물러났다. 다리가 발발 떨리며 땅을 밀어내지만 엉덩이가 밀리지 않는다. 일어나 뛰어야 하지만, 미자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소리만 꽤에엑 질러댈 뿐이다. 이대로 죽는구나 싶은 순간, 알렌이 생각나자 어디에서 그런 힘이 솟아났는지 알 수 없지만 미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미친 듯이 괴성을 지르며 달렸다.

 

 “아아악!”

 

 소름끼치는 공포에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몸에 뭍은 끔찍함을 털어내듯 두 팔을 휘두르며 과격하게 달렸다.

 

 “끄악!”

 

 미자의 입에서 연신 괴성이 토해져 나왔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한참을 달려서 일까? 입을 벌리고 달린 통에 목구멍이 바싹바싹 말라 뻑뻑하고 목도 아프고 목소리도 쉰 듯, 거칠었다.

 

 “아아아...”

 

 가래가 걸린 듯 껄끄러운 목구멍 때문에 이제 괴성도 지르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제야 미자는 지칠 대로 지쳐서 느려진 다리를 천천히 멈춰 세우며,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보이지 않는다. 그 괴악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미자는 안전을 확인한 그 순간 그 자리에 그대로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하아아...”

 

 온몸의 진이 빠져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기운이 없었다.

 

 “으으으... ”

 

 최악이다. 이렇게 달려본 건 정말 처음이었다. 미자는 주저앉은 자세 그대로 뒤로 벌러덩 누워버렸다.

 맨땅에 눕다니... 그것도 이런 흙바닥에... 아, 그런데 하늘은 맑네. 미자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급격하게 흥분한 몸뚱이가 진정되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조금 전 도망 왔던 곳을 돌아보았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다행히 그 괴악한 것은 없었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미자가 달려온 길에는 시원한 바람만 불어 올 따름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긴장이 덜 풀린 몸뚱이가 급격한 운동량을 힘겨워 한 나머지 경련하듯 잘게 떨리고 있었다.

 

 “이게...”

 

 무슨 고생이니, 말하기조차 힘드네.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내 몸뚱이가 조금 전 괴악한 것에게 쫓겼던 일은 사실이다, 라는 걸 이렇게 증명하고 있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 하늘에 흐르는 구름을 마냥 바라보다가, 미자가 몸을 천천히 일으켜 앉았다. 그리곤 꾸부정한 자세가 마음에 안 들어 곁에 있는 나무로 천천히 엉금엉금 기어가 등을 기대고 앉았다.

 

 “하아... 살겠다.”

 

 그녀가 있는 곳은 푸른 숲이었고, 하늘은 파랗게 맑기만 하다. 그리고 여전히 알렌은 보이지 않는다.

 

 “정말... 이제 어쩌지?”

 

 어떻게 이런 곳에, 아름답기만 한 이곳에 그런 괴악한 게 나타날 수가 있지? 미자는 아까 보았던 괴악한 괴물을 기억해 냈다. 그 괴물이 기어 나오던 돌로 된 블록도, 색색깔이 아름답게 정갈하던 곳이었다. 괴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

 

 “대체, 여기는... 정체가 뭐지?”

 

 다시금 도망쳐온 곳을 돌아보던 미자의 눈동자 속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에게 잡혔다면 자신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오른다.

 

 “꾸에엑!”

 

 그때였다. 부엉이 한 마리가 푸드덕 요란한 날갯짓을 하면서 미자의 곁으로 친근한 척 날아왔다. 미자 곁을 몇 번 휘휘 돌던 부엉이는 이내, 미자가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나무의 제일 낮은 가지에 앉아, 미자와 눈을 맞췄다. 그리곤 별로 아름답지 못한 목소리로 꾹꾹 거리며, 기대하지 않던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긴, 모든 것들의 마을.”

 

 그 음산한 느낌을 주는 새된 목소리가 미자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모든 것들의 마을?”

 “그리고 잊혀 진 자들의 마을.”

 

 그렇게 말하고는 부엉이가 끄윽끄윽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마치 소란스런 아줌마의 숨넘어갈 듯 한 웃음소리 같기도, 죽은 자들을 부를 것 만 같은 음산한 느낌의 주문 같기도 했다.

 

 “잊혀 진...자들의 마을?”

 

 미자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모든 것들... 잊혀 진 자들...의 마을?”

 

 다시 한 번 입안에 머금어 보는 그 말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곳에 있다는 것은, 너도 잊혀 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리고 모든 것에 속해 있기도 하고.”

 “무슨.... 소리야? 이해할 수 있게 말해줄래?”

 

 미자는 갑자기 두통이 심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꽈악 누르며, 부엉이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물었다.

 

 “내가... 잊혀져? ...너...넌, 누구니?”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장. 함께 [4] 2017 / 7 / 31 296 0 6232   
19 19장. 함께 [3] 2017 / 7 / 31 263 0 5024   
18 18장. 함께 [2] 2017 / 7 / 31 267 0 4012   
17 17장. 함께 [1] 2017 / 7 / 31 275 0 4004   
16 16장. 너와 나의 거리[3] 2017 / 7 / 31 251 0 4706   
15 15장. 너와 나의 거리[2] 2017 / 7 / 31 277 0 4016   
14 14장. 너와 나의 거리[1] 2017 / 7 / 31 275 0 4004   
13 13장. 모든 것들의 마을. [7] 2017 / 7 / 31 269 0 4020   
12 12장. 모든 것들의 마을. [6] 2017 / 7 / 31 265 0 4013   
11 11장. 모든 것들의 마을. [5] 2017 / 7 / 31 280 0 4141   
10 10장. 모든 것들의 마을. [4] 2017 / 7 / 31 267 0 4008   
9 9장. 모든 것들의 마을. [3] 2017 / 7 / 31 272 0 4107   
8 8장. 모든 것들의 마을. [2] 2017 / 7 / 24 272 0 4111   
7 7장. 모든 것들의 마을. [1] 2017 / 7 / 24 258 0 4096   
6 6장. 알 수 없는 마을. 2017 / 7 / 17 276 0 3940   
5 5장. 알 수가 없다. 2017 / 7 / 17 269 0 4254   
4 4장.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 [2] 2017 / 7 / 17 280 0 5008   
3 3장.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 [1] 2017 / 7 / 17 286 0 4666   
2 2장. 그의 곁으로 2017 / 7 / 17 276 0 4506   
1 1장. 프롤로그 2017 / 7 / 17 465 0 481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