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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술사
작가 : 크라피아
작품등록일 : 2017.7.23

떨고 있는 대주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공작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소녀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옆 자리에 앉혔다. 소녀는 생에 처음 마차의 진동을 느끼며 이젠 시체밖에 남아있지 않은 마을을 바라보았다. 타오르는 눈동자의 불길은 서서히 잦아들며 마을의 풍경에서 점차 공작에게 이동했고 소녀는 마침내 공작의 눈을 마주했다.
“이름을 하나만 지어주세요.”
“그렇지 않아도 그럴 작정이었다. 베아트리체.”

 
4화. 또 한명의 마술사의 제자 <2>
작성일 : 17-07-23 14:55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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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라리온 라그라디움!”

  소녀의 손에 모여든 빛이 단숨에 소녀를 감싸기 시작했고 이내 맑아진 머리에 소녀는 그 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쁨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스승 포리엔트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이건 무슨 마술이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듭니다만…….”

 “아? 그거 해독마술이야. 술 먹고 머리가 띵 할 때 걸어주면 엄청나지!”

 “스승님! 또 이상한 걸!”

 소녀는 포리엔트를 향해 달려들어 양 주먹을 투닥거렸다. 그녀는 최대한 힘을 실어 두드리고 있었지만 아직 어린 그녀의 주먹은 포리엔트에겐 그저 귀엽게 보일 뿐이었다. 포리엔트는 아직도 양손을 휘두르고 있는 소녀를 안아 머리에 올리고는 목마를 태워주었다.

 “무… 무서워요!”

 “헤헷! 그러면 내려와 보거라 자네트.”

 자네트라 불린 소녀는 내려가려 했으나 그 높이는 그녀에게 너무도 아찔했다 바닥을 내려다보는 동시에 두려움에 양 손을 펼쳐 포리엔트의 머리를 끌어안고 입을 열었다.

 “실라리온 프라시디움!”

  단숨에 빛이 빛나며 자네트를 끌어안았고 잠시 후 빛과 함께 자네트는 바닥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손을 휘두르며 포리엔트에게 투닥거렸다.

  포리엔트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자네트는 천재라고. 아직 8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마술을 행하고 있었으며 실수가 없었다.

 마술을 가르친 지 아직 일 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자신 따위는 아득히 뛰어넘을 것이 뻔했다. 남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제자를 들였다며 한소리씩 했지만 지금은 다들 눈이 좋은 놈 이라고 할 정도로 말이다.

 포리엔트는 아직도 다리를 투닥거리고 있는 자네트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직 꽤나 귀여움을 품은 얼굴이라 이렇게 장난을 치고 있지만 진심으로 모든 것을 쏟아주어 자네트를 지켜낼 것이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짐했다.

 

 자네트는 성장하며 역시나 재능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지식은 도저히 아이라 할 수준이 아니었으며 즐비한 연금술사들도 이따금 자네트를 찾아와 연구에 도움을 청하곤 했다.

 9살 밖에 되지 않은 작은 손은 철을 만지거나 심심하면 마술로 주변을 밝혔으며 이미 유럽의 마술사와 마녀들도 큰 기대를 보내고 있었다.

 포리엔트도 자네트를 위해 그렇게나 사랑하던 술을 끊고 그녀의 발전에 매진했다. 자네트가 보기엔 노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물의 마술사인 그가 빛의 마술사에게 전달 해 줄 수 있는 마술적 지식을 찾기 위해서 밤을 새가며 연구를 계속했다.

 포리엔트는 빈말로라도 천재라는 칭호는 붙일 수 없었다. 후스와 같이 말도 안 되는 지능도 존재치 않았고 마술에서 영창을 생략하는데 2년이 넘게 걸렸다.

 또한 그의 속성인 물은 극히 다루기 쉬운 속성임에도 이를 안정화하고 미스를 완전히 없애는데 3년이 더 걸렸으며 그제야 그는 한 사람의 마술사로 불리게 되었다. 그에 비하면 후스는 괴물이었다.

 마술을 배운지 3일 만에 자신의 속성을 드러냈고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마술을 형태로 만들어 냈으며 반년이 지났을 땐 불안정하지만 본격적으로 마술을 생활에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일 년이 지나자 영창을 생략했고 그로부터 일년이 더 지났을 때 그 마술에 흠은 존재치 않았다.

 아직도 포리엔트는 후스와 자신의 차이를 실감하고 있고 자신이 백번을 더 죽어도 후스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애초에 포리엔트는 어떤 마술사보다도 재능이 부족했다. 지금도 어째서 스승이 자신을 제자로 삼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재미있어 보여 고개를 끄덕였고 그날 이후 범인 속에서 자신을 낮추고 또 한계를 여실 없이 깨달으며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그렇기에 자신이 없었다. 자네트는 유능했다. 그녀는 총명했고 섬세하게 마술이라는 아름다운 기적을 소중히 다루어 단 한 번의 미스도 내지 않았다. 그 후스조차 반복하던 실수를 그녀는 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런 그녀를 과연 자신이 받아낼 용기는 안타깝게도 존재치 못했다.

 

 그녀가 10살이 되는 생일날.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어 잠들어 있는 그녀의 방에 숨어들어갔다. 포만감과 흥겨움에 새근새근 자고 있는 볼을 쓰다듬었다.

 금빛의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잠옷은 꽤나 흐트러져 있었다. 마냥 아이 같은 모습, 그러나 그녀에게서 품겨 나오는 고풍스러운 모습이 심장을 쥐어뜯었다.

 술이 간절했다. 이런 기분에 술을 마신다면 분명 지쳐 쓰러질 때 까지 마시고 길거리에 나자빠져 불한당들 흠씬 두들겨 맞고 지갑마저 빼앗길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를 위해서라면 지금 내뱉을 말이 무엇이던 해야만 했다.

 포리엔트는 떨리는 손을 뻗었다. 지긋지긋 하게 느껴왔던 열등감, 그러나 그렇기에 가져야만 했던 강함. 그렇기에 그 강함이 버팀목이 되어 침대에 누워 새근거리고 있는 자네트의 몸을 흔들었다.

 자네트는 크게 놀라 잠시 바둥바둥 거리더니 이내 헛기침을 하곤 용모를 단정히 했다. 과연 빛의 마술을 뿜어내는 그녀를 보며 포리엔트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에요 스승님?”

 “…10살이 되었잖아? 그러니 선물이라도 주려고 왔지.”

 포리엔트는 자신의 목에 걸고있던 팬던트를 건네주었다. 자네트는 아직 잠이 덜 깬 눈을 초롱초롱 빛나더니 아이마냥 품에 끌어안고 환한 미소를 보내왔고 그 바람에 포리엔트는 그만 눈물을 떨굴 뻔 했다.

 곧바로 물의 마술을 끌어내어 자랑하듯 몸을 감싸기 시작했고 눈물도 쓸려나가 가까스로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물이 하나 더 있거든.”

 이 말을 내뱉는다면 과연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 예정되어 있는 답이겠지, 분명 착한 그녀라면 싫다고 고개를 흔들 것이다.

 아직 듣지 못한 그녀는 지금도 싱글거리며 미소를 풍기고 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다리에 붙어 투닥거리던 모습이 생각나 다시 한차례 입을 틀어막았다. 곁에 두고 쓰다듬어 누구보다 소중한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다.

 당당히 마술사가 되어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어쩌면 좋아하는 상대와 결혼 할 수도 있겠지. 물론 그 상대는 흠씬 두들겨 때려줄 예정이다. 감히 우리 자네트를 데려간다며 마술까지 동원하여 곤죽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기꺼이 그 후에는 아마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며 자네트의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눌 것이다.

 자네트는 부끄러운 미소와 함께 스승님 때문에 힘들었어요! 따위의 말을 하며 가끔씩 날 찾아와 자신의 아이를 보여주며 인사를 시키는 거다. 아니라면 제자를 맞아들여 나에게 소개하겠지.

 하지만 그 삶이 행복할지라도 지금은 눈을 감고 심장을 도려내어 감정을 깎아 그녀에게 바칠 것이다.

 나의 삶의 모든 것은 그녀를 위해 주기로 결심했다. 부족한 자신이기에 줄 수 있는 것은 극히 적으니까. 그렇기에 떨리는 입술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녀의 눈동자에 결심을 토해냈다.

 “아는 마술사 중에 후스라는 녀석이 있어. 엄청난 녀석이야. 몇 일전에는 단신으로 교황청 지붕을 박살낸 녀석이지. 또 엄청 멋진 녀석이야 모든 마술사들이 최고라고 칭하는데다가 로마의 여자들이 항상 사랑의 눈길을 보내곤 하거든.”

 “그렇군요.”

 “거기에 또 얼마나 예절이 좋은지 나같이 고기를 칠칠맞게 흘리거나 하는 거 없이 냅킨으로 입가를 싹싹 닦으면서 먹는데 말 그대로 완벽한 녀석이야. 인간성이 완벽하다고! 그리고 또 녀석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황제와 알고 지내는 사이인가 봐.”

 “그렇…군요.”

 “그리고 또 마술도 엄청나서 나랑은 다르게 3년도 안 되서 마술을 거의 완성시켰어. 아마 녀석이 진짜로 분노하면 로마를 쓸어버릴 수 있을 거야.”

 그래 녀석은 대단하다. 정말 미친것 같이 대단하다. 단신으로 국가를 상대하는데다가 모든 마술사들의 존경을 받고 또 얼굴도 반반하다. 교회에서 말하는 그 신이 이놈을 만들 때 전부 주었다고 해도 손색이 없는 녀석.

 “그러니….”

 “스승님….”

 “걱정하지마! 녀석은… 그 뭐랄까… 엄청나니까. 그리고 너도 엄청나니까…….”

 “포리엔트!”

  들려오는 외침에 포리엔트는 고개를 들어 자네트를 바라보았다. 눈에 차오른 물기는 얼굴을 뒤덮고 있었고 붉어진 얼굴과 부들부들 떨리는 신체가 자리하고 있다. 이내 무엇보다 사랑스럽고 또 자랑스러운 제자 자네트는 침대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올렸다.

 아 그렇구나. 난 이제 뺨을 맞는구나. 분명 저 작은 손으로 내리치는 분노는 아프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심장을 관통하고 그 사이를 비집어 고통을 끄집어내겠지.

 포리엔트는 눈을 감았다. 도저히 그녀의 분노한 표정과 날아들 분노를 두 눈에 새기는 것은 무리였기에.

 그때 향기가 피어올랐다. 얼굴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느껴지는 온기가 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어떤 향기로운 향기로도 대신할 수 없는 어떤 따듯함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각에 포리엔트는 나이도 잊은 채 눈물이 흘러나왔다.

 금빛의 머리카락은 포리엔트의 얼굴을 간지럽혔다. 유려한 손가락은 등을 쓸어내렸다. 작은 신체는 거대하게 포리엔트를 지탱해주었고 도려내었던 심장에서 살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연약한 심성과 강인했던 마음은 끝끝내 참아내지 못했고 포리엔트는 내려두었던 팔을 뻗었다. 미칠 듯이 사랑스러운 자네트를 끌어안고 터져 나온 눈물이 바닥을 적시기 시작한다.

 “런던과 다르게 로마는 넓어.”

 “넓은 곳은 다리가 아파서 싫어요.”

 “맛있는 것도 많아. 즐거운 것도 많고.”

 “그럼 같이 가요.”

 “후스에게 배우면…….”

 “물론 좋겠죠.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라면서요. 하지만 그뿐이에요 전 얼굴이야 조금 부족하고 가끔 장난도 치고 또 어린아이 취급해주고 가끔씩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는 포리엔트가 몇배는 좋아요.”

 그 말을 끝으로 자네트는 포리엔트의 심장으로 손을 옮겼다. 고개를 숙였다. 지금 얼굴을 마주한다면 부끄러운 말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말에는 울음소리가 섞여 제대로 발음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 자네트는 포리엔트의 가슴에 손과 얼굴을 묻고 입을 열었다.

 “또 그런 말 하면… 다음엔 진짜로 다시는 얼굴 안볼 거예요.”

 그날 무너질 뻔 했던 포리엔트의 세계는 자네트의 재롱과 작은 몸짓으로 인하여 다시 한차례 빛이 밝혀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감정에 휩쓸려 꽤나 추태를 부린 자네트는 부끄러운 나머지 고개를 들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결국 다리가 저릴 지경이 돼서야 얼굴을 가린 채 침대에 몸을 뉘였고 포리엔트는 그런 자네트를 골리려다 흠씬 두들겨 맞고서야 행복한 얼굴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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