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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10)
작성일 : 17-07-23 11:17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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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우리 동생이 내 품을 다시 한 번 파고들면서 킁킁 거리려고 하자, 난 그녀의 어깨를 잡은 두 팔에 힘을 빡 주면서 그녀를 고정시켰다. 그제야 우리 동생은 제 정신이 들었는지 눈을 크게 뜨며 살짝 뒤로 물러섰다.

 

 “그... 언니님 죄송해요. 언니님한테 하도 좋은 향기가 나서...”

 

 “그.. 그런가요? 음 그런 소리는 처음 듣는데...”

 

 나는 내 팔을 들어 킁킁거려보았다. 그러자 달콤한 향기가 내 코로 흘러 들어왔다. 흠, 뭐 내가 욕조에 몸을 담글 때, 향유를 아주 붓듯이 넣는 걸 좋아하기는 하지. 향수도 나름 깔끔한 향을 쓰고도 있고. 이게 사치가 아니야. 책을 읽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그 집중에는 조용함이 필수지만, 쾌적한 공기도 빼놓을 수 없지! 고로 나는 향기로운 것들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는 것이야!

 

 “제가 코가 예민해서, 음식이든 꽃이든 물건이든 모든지 일단 냄새부터 맡고 보거든요. 그래서 좋은 향기가 나면, ‘여긴 무슨 냄새가 날까?’, ‘이렇게 하면 무슨 냄새가 나지?’ 항상 그런 생각이 들어서, 사람을 대할 때는 조심한다고 하지만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들과 있으면 꼭 이런 버릇이 튀어나와요.”

 

 “아, 그럴 수 있죠!”

 

 동생은 나의 대답에도 두 눈에 물방울을 차올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 나란 년 역시 표정관리 안되나 보다. 당황함이 가득 물든 내 얼굴을 봤었으니 나의 대답은 우리 착한 동생에게 개소리일게 분명하다.

 

 “역시 저 이상하고 더럽죠? 저도 고칠 라고 하는데도 좋은 향기만 맡으면 저도 모르게... 죄송해요.”

 

 “윽.”

 

 하 나란 년 아무래도 대사제 실격이다. 태자가 나보고 머리가 이상하다며 하도 드잡이 질을 해서 내가 나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비정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오감에 관련된 취향이라는 건 높은 확률로 선천적인 이유로 나타난다고 배웠건만, 지금의 난 말은 안했지만, 작은 행동으로 그녀를 욕한 거나 다름없다. 그녀가 날 스승님이라고 부르는 데도 내가 그걸 거부하다니 어쩌려고 이런 실책을!

 

 이건 교주님에게 찾아가 회개라도 해야 할 판이다. 명색의 대사제라는 이명을 갖고 있는 여자로써! ‘가면의 책방’ 이라는 성지의 주인으로써! 편견이라는 안경을 끼고 우리의 신도 동지를 보다니. 정말 나란 년 매질을 맞아야해.

 

 나는 입술을 꾹 닫고 고인 눈물을 억지로 닦아내는 동생을 바라보았다. 나는 우리 착한 동생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에일린, 제가 잠시 멍청한 모습을 보였네요. 사과드릴게요.”

 

 “네?! 언니님이 왜...”

 

 “취향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특히 오감에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팔에서 구 할은 선천적인 경향이 커요.”

 

 “그럼...”

 

 “에일린의 잘못이 아니에요. 사실 이건 비밀인데, 저도 어렸을 적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들이 절만지는 걸 극도로 싫어했어요. 심지어 가족까지요. 그런 트라우마를 겪고 있던 시절에 저는 남자 둘이 몸을 섞는 글을 처음 보고 사람을 만지고 느끼는 것에 대리만족을 느꼈죠. 아마 그곳에 있던 것이 남녀였거나, 여자들이었으면, 제 신도로써 첫 시작은 달라졌겠죠.”

 

 동생은 내 말에 진정이 됐는지 내 눈을 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그 후로 많은 성물들을 읽으며, 제 증상은 서서히 나아졌고 흔히들 불온서적이라고 부르는 성물들에 빠져들었죠. 그렇게 성물들에게 큰 도움을 받은 저는 저와 같은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더 있다면 돕고 싶고, 또 이런 책들을 만들어 준 조물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서 책방을 열게 됐죠.”

 

 “아... 그런 일이.”

 

 나는 아직 고여 있는 동생의 눈물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 주면서 말을 이었다.

 

 “네. 그래도 아직 과도한 스킨십은 견디기 힘들어서요. 소심한 성격도 그대로고요. 그래서 에일린의 행동을 처음 겪어봐서 순간 당황했어요. 그러니 이건 에일린의 잘못이 아니에요. 대사제라는 칭호를 쓰면서도 아직까지도 이런 부족한 행동을 하는 제 잘못이죠!”

 

 “그래도 제가.”

 

 “에일린. 제가 말했죠. 남에게 피해만 안 주면 되는 거예요. 오히려 에일린의 취향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정말요?”

 

 “네! 아마도 오닐 기사단장님?”

 

 “그그그그그 그 사람은 아니에요!”

 

 우리 동생은 다시 얼굴이 벌게져서 나를 흘겨보았다. 나는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져서 그녀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고는 빨간색 책장이 정렬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얼굴은 부정을 못하는데요? 흠, 일단은 가벼운 빨간 딱지부터 봐볼까요.”

 

 “정말 아니라고요! 정말이에요!”

 

 “네네. 알았어요. 그럼 이쪽으로..”

 

 딸랑-

 

 “어, 혹시 지금 오픈 안했나요?”

 

 나는 책방의 정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가면을 쓰고 있는 여인들이 서있었고. 우리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추천보다 일을 먼저 해야겠네요?”

 

 “괜찮아요! 오늘은 아직 몇 번 더 남아있으니까 기대할게요!”

 

 우리 둘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손님들 앞에 섰다. 아무래도 우리 두 남주가 일을 너무 잘하는 것 같다.

 

 ***********

 그녀들은 모르는 두 남자의 악전고투

 

 “어이 오닐.”

 

 “네 전하.”

 

 “저거 제스닌 후작의 둘째 영애 아닌가?”

 

 “그러게요.”

 

 “근데 왜 우리 둘을 보면서 얼굴을 붉히고 있지.”

 

 “그러게 말입니다. 그것보다 그녀 옆에 서 있는 부인은 오페미스 백작비 아닙니까?”

 

 “그...그렇군.”

 

 “과부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저 여인은 왜 저기에 있을까요?”

 

 “흠...”

 

 테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한숨을 쉬자마자 쉴 틈도 없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인들과 종종 섞여있는 남정네들을 보면서 진심으로 공국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테인과 오닐은 각자 바구니를 들고 오면서 이걸 어느 세월에 나누어주나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인 듯 홍보지는 아주 불티나게 사라졌다.

 

 [저기 저도 한 장 주세요!]

 

 [혹시 가면 책방에서 나온 건가요? 저도요!]

 

 [어머어머. 장미들이 새로 피었다네요. 영애.]

 

 [장미들이라니, 이것 참 안 그래도 지난번에 봐두었던 푸른 장미가 그렇게 좋던데. 새로 피었을까요?]

 

 [어머니. 개통식이래요!]

 

 [뭐어?! 어서 가자꾸나. 그런데 가면 책방이 돈을 많이 벌긴 했나보네 알바들이 아주 실해.]

 

 정말, 단 1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는 귀족자제들과 어엿한 귀족들을 보면서 테인의 한숨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저 마지막 대사를 뱉은 자작비가 자신의 엉덩이를 은근슬쩍 주물렀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박도를 빼들 뻔했다.

 

 “오닐, 분명 과거에 불온서적을 규제한 적이 있었지?”

 

 “네. 주군. 아마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무래도 아버지한테 건의해봐야겠군. 이건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군요.”

 

 어느새 큰 바구니는 점점 그 끝을 향해 가고 있었고 오후 내내 땡볕 아래에 서 있을 것 같았던 알바의 끝이 벌써 보이기 시작했다. 이 바구니를 다 비우고 가게로 돌아가기 전 시원한 맥주 한 잔 하자고 생각하고 있던 테인과 오닐은 뜻밖의 복병들의 등장에 가면을 벗어 던지며 바로 아실리페의 멱살을 잡으러 달려갈 뻔했다.

 

 “동물 오빠들 나도 한 장만!”

 

 두 사람 앞에는 정말 자신들의 배꼽까지 밖에 안 오는 귀여운 영애가 서있었다. 그녀는 분홍색 머리카락에 연두색 눈동자를 지녔으며 하늘색 물방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누구나 본다면 치유가 될법한 미소로 장래에 많은 남자들을 울리고 다닐 것 같은 꼬맹이가 당당히 그들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미친....”

 

 “주군 이건...”

 

 “줘!”

 

 “꼬맹아. 너 몇 살이냐.”

 

 “나 꼬맹이 아니거든 내 후년이면 성인이거든!”

 

 “그럼 13살이냐.”

 

 “아니야! 14살이야!”

 

 “내 후년이 성인이라며.”

 

 “나 빠른 년생이야. 오빠!”

 

 테인은 지금 가면 밑의 자신의 표정을 보면 정말 볼 만 할 거라 생각했다. 오닐은 이 당찬 꼬맹이에게 이미 말을 잃었는지 넋을 놓았다.

 

 “너 이게 뭔지는 아냐?”

 

 “가면 책방! 나비 언니! 남자들이 XX YY XYXY하고, 여자들이 삐이이이 하고, 삐고 삐해서 삐삐하는 거. 가끔 남녀가 뒤섞여서,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이이이 하는 거지!”

 

 “정말 미치겠군. 너 이 책방에 간적 있어?”

 

 “응! 걱정마. 오빠 나 단골이야! 오늘 들릴까 하다가 신간 나왔나 보려는 거니까 하나 줘!”

 

 “단골? 네가?”

 

 “아, 걱정 하지 마. 내가 말한 건 나비 언니가 알려준 거! 언니가 나이에 맞게 수위 조절해 줬으니, 성인이 되기 전까지 그런 글은 안 읽어! 법은 지킨다고!”

 

 “이 여자를 진짜!”

 

 “얼른 줘. 오빠 나 팔 아파!”

 

 “안 돼.”

 

 “왜?”

 

 “넌 너무 어려.”

 

 “나 안 어려! 올해로 열 넷이야!”

 

 “열 셋이잖아!”

 

 “빠르다고 했잖아! 줘어!!!!”

 

 “안 돼. 꺼져라. 맞는다?”

 

 테인이 살짝 살기를 담아서 위협을 하자. 옆에서 오닐은 아차하며 테인의 팔을 잡았다. 하지만 이미 그를 떠나간 살기는 어린 영애에게 향했고. 그리고 영애는 사자후를 쏘기 시작했다.

 

 “히끗... 히끄... 으아아아아아앙!!!!!!!!!! 엄마!!!!! 아빠!!!!!! 할아부지!!!!!!! 증조 할아부지!!!!!”

 

 광장의 중심에서 부모님부터 조상들까지 소환하기 시작한 어린 영애는 광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영애를 달래며, 영애의 이야기를 침착하게 듣기 시작하던 사람들은 두 사람을 맹렬히 비판하기 시작했다.

 

 [아니. 어차피 홍보지 뿌리러 나온 거 아냐?! 그냥 하나 주면 되지 얘를 울려?]

 

 [하여튼, 요즘 애들이란 저렇게 무섭다니까요. 어휴 이 예쁜 아이를.]

 

 [딱 봐도 인상 더럽게 생겼을 거예요. 가면 쓰고 있는 거 봐요. 어휴 빨리 한 장 줘요!]

 

 테인과 오닐은 자신들의 지위가 있어서 가면을 벗기도 뭐하고, 그래도 음란한 길에 들어가려는 어린 영애에게 이 홍보지를 주기도 뭐했다. 그들이 머뭇거리고 한참을 서있자 그 앞에 한 여인이 다가와 홍보지를 테인의 손에서 뺏어 들었다. 테인은 안 뺏기기 위해 손을 뒤로 빼려 하며 그 여인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여인의 정체를 알아채고는 그의 몸은 굳었다.

 

 “언니도 그 책방에 신간이 나와서 갈 건데, 같이 가자 꼬마 아가씨.”

 

 “엇! 하늘 가면 언니다! 우와 예뻐! 오늘은 가면 안 써?”

 

 “쉿! 그건 비밀이지?”

 

 “아! 응!”

 

 그녀는 찰랑거리는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꼬마를 한 손에 안고 눈물을 닦아주며 사라졌다. 그렇게 그녀들이 떠나고 사람들의 중심에서 한참 욕을 먹던 그들의 귀는 이미 닫혀있었다.

 

 “주군... 저 여자는.”

 

 “에이필 너 마저...”

 

 테인은 진심으로 아실리페 그레인의 가게를 불살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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