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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7)
작성일 : 17-07-23 11:11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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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창밖을 뚫고 들어온 햇살이 어서 일어나라고 내 얼굴에 대고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괜찮다. 나에게 이불느님이 있으니까! 난 다시 머리까지 이불느님을 덮으며, 어제 같은 오늘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필사적으로 꿈틀거렸다. 물론 육체는 매우 개운해져 있지만, 정신적 피로가 너무 쌓였다.

 

 “하, 황태자 이 개객끼. 무리수를 던져도 요분수지. 머리 아파 윽...”

 

 우리의 황태자는 자신이 쏘아올린 폭탄을 맞고, 경악에 질린 우리들을 ‘훗’ 한 번 비웃고는 어차피 리셋 될 날 이지만 영애들 마음 좀 달래 주고 오지하며 사라졌다. 나는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하며 보이지 않게 중지를 살짝 들어 그의 뒤통수에 날렸다. 그렇게 남은 오닐과 공녀는 얼굴이 벌개져서 솔로의 옆구리를 시리다 못해 칼로 푹푹 찌르는 연출을 보여 주었고, 나는 그 장면을 훈훈하게 쳐다보며.

 

 ‘이럴 줄 알았으면 오닐이 개통하는 씬까지 가달라고 기도할걸. 쳇.’

 

 요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공녀 동생은 나에게 뛰어오며 함께 정원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이때부터 내 정신적 피로는 빠르게 쌓여갔다. 공녀 동생은 알아서 무도회장으로 가라고 하고 그냥 바로 집으로 튀었으면 됐는데, 이놈의 소심한 마음이 ‘무도회장까지 동생을 데려다 줘야해!’ 라며 내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나는 무도회장의 정문을 밟았고, 동시에 나에게서 황태자가 떨어져 나간 걸 본 첫 째 오라비와 둘 째 오라비가 그제서야 다가 왔다.

 

 ‘참내, 황태자와 있을 때는 보러오지도 않고. 지들 파트너랑 짝짝쿵하며, 이리 헤헤 저리 헤헤 거리고는.’

 

 뭐 나란 앙큼한 계집은 오라비들 앞에서는 내숭을 떨며 ‘괜찮은데 머리가 아파요 흑흑. 왜 안 오셨나요?’ 이 지랄을 떨었다. 근데 그 대답이 더 가관이었다.

 

 [황태자가 너무 무섭잖니.]

 

 [아마 자신을 방해했다고 목을 칠거야.]

 

 한심한 두 오라비의 대답을 듣고는 나는 순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참고로 나는 속마음이 표정에 잘 들어 나는 거 알지? 두 오라비 모두 내 눈을 피하며, 머리만 긁적이고 있더라. 에휴. 내가 이런 오라비들이랑 살고 있다. 말로만, ‘어휴 우리 동생 아프면 안 돼~.’, ‘비도 눈도 맞으면 안 돼~ 멍들어.’ 이러더니 막상 자기의 동생이! 그 예쁜 동생이! 황태자한테 잡혀가도 ‘아, 네 데리고 가세요.’ 할 판이다.

 

 “그런 것들을 믿고 내가 어휴! 막내 동생 한다! 아휴!”

 

 나는 이불을 뻥뻥 차며 허리를 일으켰다.

 

 게다가 이 도움 안 되는 오라비들의 극성에 주변에 있던 영애들이 나를 눈치 채고, 내게 다가와 둘러싸면서 엄청난 질문의 퍼레이드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 기억들이 다시 필름처럼 되감겨져 돌아가니, 난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

 

 [평안하신가요? 영애? 정원에 있던 시간이 길어졌는데.]

 

 [공녀님하고 같이 들어오시는데 혹시?]

 

 [백작 영애 치고 예쁘긴 한데 주제도 모르고, 그 몸으로...]

 

 등등등! 무슨 그 여자들 머리에 야한 것만 그득하게 찼는지. 아 물론, 나는 그렇지만. 설마하니 너희들도 그럴 줄은 몰랐다. 역시 다 똑같은 여자구나. 종종 우리 책방 이용해주렴.

 

 아무튼, ‘평안하신가요?’ 라는 인사를 골 백번은 더 들으면서, 서서히 영애들 틈으로 나는 사라져 같다. 그리고 나의 그 애처러운 모습을 우리 공녀 동생이 가까스로 구해주었다. 동생은 내게 윙크를 날리며, 내일 보자는 말과 함께 모든 질문들을 자신이 이고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무도회장을 떠났다면 좋겠지만, 그녀가 데려간 건 그녀의 추종자뿐. 평소의 그녀를 안 좋게 보던 잡놈뇬들이 나의 팔을 이끌고 무도회장의 구석진 곳으로 데려가 나를 둘러싸고 아주 그냥 막 그냥 깨물어 먹었다. 무슨 뜻이냐고?

 

 “내 살아생전에 사람이 말로 깨물어 죽일 수 있다는 걸 알았어.”

 

 어제의 기억이 스쳐지나가면서 나는 눈물이 핑 돌았고, 아무리 리셋 되는 마법이라는 걸 알아도 그 상황은 나의 트라우마를 완전히 저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나를 꺼내준 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갈색 머리의 남자였다. 그래 레트로 영식이다. 고목나무는 여자는 물론 남자까지도 조용하게 만들 자상한 미소로 그들을 완전히 침묵시켰다. 그리고 내 손을 잡고 마차까지 데려다 주면서 그는 내 손등에 키스를 했다.

 

 [오늘 안타깝게 파트너가 되지 못했군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함께 입장하고 싶습니다.]

 

 요 한마디를 남기고는 마차 문을 닫았다. 나는 이미 그들에게 잡혀갈 때부터 정신이 없어서, 그 남자가 손을 잡았다는 것도 손등에 키스를 했다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마차를 타고 내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나의 손등에 자신의 입술을 찍던 그가 스쳐지나갔고, 순식간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리고는 마차 안에서 발을 굴리며 얼굴을 가렸다.

 

 사실 그 감각이 생각 안 나서 내 입술을 내 손등에 몇 번이고 대면서 기억하려고 애썼다는 추태는 비밀이다.

 

 나는 기지개를 피고 이불을 옆으로 걷어 찼다.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서 옆구리에 두 손을 올리고 허리를 뒤로 쭉쭉 폈다.

 

 “대체, 그 남자는 뭐지? 태자는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만 하고, 고목나무는 아주 대놓고 날 꼬시는데?”

 

 흐음, 생각을 깊게 하니 배고프네. 일단 밥부터 먹자. 몸을 일으킨 나는 오늘 아침은 꼭 고기를 달라고 마음먹으며, 문고릴 잡고 열어 젖혔다.

 

 “벌컥.”

 

 “아가씨! 이 유리카는...”

 

 나란 년은 정말 학습능력이 없다. 오늘이 반복되는 것도, 자신의 방문을 열면 무엇이 기다리는 줄 뻔히 알면서 고기를 찾다니.

 

 “쒯.”

 

 ***********

 

 Chapter 2에서 방황하는 그녀는 아직 모르는 이야기

 

 “똑똑.”

 

 “들어와.”

 

 백색의 문이 열리고 시녀가 들어와 시립했다.

 

 “황후마마. 태자 전하께서 황후마마의 알현을 청합니다.”

 

 “테인이?”

 

 “네. 어떻게 할까요?”

 

 “들어오라고 하렴.”

 

 “알겠습니다.”

 

 시녀가 나가고 잠시 뒤 자신의 아들인 테인이 들어왔다. 그녀는 차가 담긴 주전자를 테이블에서 쇼파가 놓인 상으로 옮겼다.

 

 “어머니, 간밤 평안하셨습니까?”

 

 “그래, 테인. 아침부터 무슨 일이니?”

 

 그녀는 비어있는 쇼파를 가리키며, 테인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테인은 그 자리에 앉으며 어머니가 따라주는 차를 들어 한 모금 삼켰다.

 

 “차향이 좋군요.”

 

 “테인이 차향 이야기를 하고, 오늘 무도회를 준비하는데 문제가 생겨 부탁할거라도 있니?”

 

 황후는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아들을 자상하게 바라보았다.

 

 “문제라. 문제라면 문제죠. 레트로 쥬비엘이라고 하면 아실까요?”

 

 황후는 순간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이내 다시 자상한 얼굴로 돌아왔다. 그러나 테인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레트로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구나. 그 아이가 무슨 문제가 있니?”

 

 “너무하시는군요. 어머니. 계속 그렇게 말을 돌리신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왜 아실리페 영애에게 레트로를 붙여 주신 겁니까?”

 

 황후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찻잔을 들어서 천천히 차향을 맡고는 입을 댔다. 테인은 조용히 자신의 어머니의 말을 기다렸다.

 

 “네가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눈을 보니 이미 확신을 가지고 있구나.”

 

 “네.”

 

 “마치, 그녀와 그가 함께 있는 걸 보고 온 듯한 눈이구나.”

 

 이번에는 테인이 살짝 몸을 떨며 마른 침을 삼켰다. 자신의 어머니는 한없이 다정하고 자상하시지만, 종종 이렇게 날카로운 면을 보여주실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가지고 계시기에 자신이 나이를 먹고 황태자의 지위를 얻어도, 어머니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을 처리할 수는 없었다.

 

 “말이 없구나. 정곡이었니?”

 

 “설마, 그럴 일이 있겠습니까. 미래를 본 것도 아닌데.”

 

 “그래? 그렇다면 너는 아직 멀었구나. 나는 물론이고 네 아버지이자 나의 남편인 황제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지 않니?”

 

 “!”

 

 “있을 수 없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다 경험에서 나온 거란다. 테인.”

 

 황후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등을 완전히 쇼파에 묻으며 아들을 바라보았다.

 

 “만약, 네가 사실대로 고하거나. 나를 속였다면 원하는 것과 알고 싶은 것 두 가지 모두를 들어 줬겠지. 그러나 오늘도 넌 내게 네 속을 들켰으니. 두 가지 다 못 가져가지만, 내가 레트로를 붙여주었다는 걸 알았다는 것과 그것을 따지러온 배짱을 높이 사마. 원하는 것과 알고 싶은 것 두 가지 중 하나만 말해 보거라.”

 

 황후는 예리한 눈빛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테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레트로를 붙여준 것을 취소해 주십시오.”

 

 “후후.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 예비 며느리가 정해지는 말씀이시지?”

 

 테인은 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말했다.

 

 “지금은 말 못할 사정으로 그 영애와 얽힌 것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레트로 그 자식까지 보고 싶지 않기에 이런 부탁을 드린 겁니다.”

 

 “그래? 그렇다고 하자꾸나.”

 

 “어머니!”

 

 “차는 더 안 마실 거니?”

 

 황후는 앞에 놓인 차를 한 번 보고는 테인을 바라보았다. 테인은 자신의 어머니가 축객령을 내리는 것으로 알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영애와 얽힌 일만 풀면, 다시는 볼 일 없을 겁니다.”

 

 “그래. 그래도 우리 테인에게서 이런 표정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구나. 아실리페 영애가 네 마음을 열진 못해도 열심히 책을 던져서 쾅쾅 치는 건 잘 하고 있는 모양이네.”

 

 테인은 그 말에 의문이 든 듯. 나가려던 발을 멈추고 뒤로 돌아 활짝 웃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았다.

 

 “어머니, 어디까지 아시는 겁니까? 저와 아실리페 영애의 상황과 그녀에 대해.”

 

 “크크. 이미 네가 원하는 걸 들어 줬단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면 이 어미를 놀래킬 만한 일을 가지고 오렴.”

 

 황후는 한 손을 들어 흔들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테인은 입술을 꾹 닫고는 등을 돌려 문 밖으로 나갔다. 황후는 문이 닫히는 모습을 보고는 손을 내렸다.

 

 “흠, 아무래도 에이필이 들킨 것 같네. 그렇다면 테인은 미래를 한 번 겪고 오는 마법에 걸린 건가. 이 경우에는 나와 페인이 과거에 걸린 것처럼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못 빠져 나오겠지.”

 

 황후는 쇼파에 일어나서 창가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발을 쾅쾅거리며, 마차에 오르는 자신의 아들을 보았다.

 

 “아실리페 영애한테도 미안하네. 저런 아들을 맡겨서. 휴. 딱 성격이 지아비를 닮아가지고.”

 

 그녀는 탁자에 앉아 종이를 꺼내며, 가장 위에 쥬비엘 가의 이름을 써넣었다.

 

 **********

 

 “에취!”

 

 “어머 아가씨 감기 걸리신 거예요?”

 

 “아니야. 누가 내 이야기하나봐.”

 

 나는 코를 매만지며 유리카에게 답했다. 유리카는 고심 끝에 고른 귀걸이를 내 귀에 걸었다. 나는 이미 2차 다이어트 전쟁에 돌입하며 코르셋을 정말 뜯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저주했다. 그렇게 수많은 시녀들과 하녀들이 미친 듯이 나의 역변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아니 왜 대체 어제랑 고르는 것들과는 다 다른 거냐고. 그냥 어제 입었던 거 딱 집어서 보여 줬잖아? 아니 어제는 제일 괜찮다고 입혀놓고는 내가 바로 찝어 주니까 왜 아니라는 건데!’

 

 그렇다. 나는 그 고문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 어제 입었던 옷과 구두 그리고 낀 장신구들을 한 번에 집어냈다. 하지만, 우리 사용인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다.

 

 “별로예요. 아가씨.”

 

 “이 옷 색상이 좀....”

 

 “이 구두는 뭐죠? 너무 가벼워요.”

 

 아니 님들아. 어제 너희들이 탄성을 지르며,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어요! 아가씨! 이랬던 것들이야. 그런데 오늘은 반응이 왜 이래? 나는 그냥 체념하고 나의 몸을 그녀들의 손과 일체화 시켰다. 그렇게 넋 놓고 있을 때, 누군가 방문을 크게 두드렸다. 나는 주변에 떨어져 있던 겉옷을 입고는 문을 열라고 턱짓을 했다. 방문을 벌컥 열고, 하녀 한명이 얼굴이 시뻘개져서 헉헉 거리며 입을 열었다. 너 어디서 자기위로라도 하고 왔니? 얼굴이 왜 이래? 벌겋게 물든 얼굴에 눈은 뽕 맞은 듯한데? 천국 갔다 온 거 맞지? 네 이뇬!

 

 “아아아아아아 아가씨!!!!!!!”

 

 “왜... 왜 그래?”

 

 “그그그그그그 태태태태태태태태태”

 

 “태? 태 뭐?”

 

 “태전 자태 태하 전자!!”

 

 “뭐라는 거야 쟤? 얘들아 나 해석 좀 해줄래?”

 

 “뭐긴 뭐야 내가 왔다는 거지. 오크 영애.”

 

 “헐...”

 

 “재롱은 다 준비 됐나?”

 

 아니 잠시만, 네가 왜 여기 있니 태자야?

 

 아니 그건 그렇고 나 지금 겉옷 밑에 속옷만 입었는데.

 

 잠만 너만 만나면 왜 이렇게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니.

 

 그렇게 보지 말아 줄래?

 

 내가 아무리 떡인지를 좋아해도 이쪽으로는 취향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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