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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5)
작성일 : 17-07-23 11:06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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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우리의 공녀님은 지금 내 앞에서 두 눈을 붉히며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내 팔을 아주 짓누르고 있었다. 흠, 아무래도 이 공녀님도 정상은 아닌 것 같은데. 지금 모습이 마치 얀끼가 넘치는 여자의 모습인데? 그리고 우리가 마법에 갇힌 걸 모르나? 아닌데, 오닐을 불러오라는 시점에서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아 저기 근데 공녀님 내 팔에 피가 안 통하는데?

 

 “저기 공녀님. 일단 진정하시고요. 그 공녀님? 제 팔이 지금 좀 많이 아픈데...”

 

 “아 죄송해요! 그리고 에리라고 불러주세요 언니!”

 

 공녀님은 내 팔에서 손을 떼며 두 손을 들어올렸다. 나는 그녀가 잡고 있던 왼팔을 주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공녀님, 그래도 전 백작 가 여식입니다. 나이가 아무리 저보다 어리셔도 공녀님이신데, 그럴 순 없죠.”

 

 “제가 괜찮아요! 누가 뭐라고 그러면 저한테 오세요. 언니!”

 

 그거 참 고마운데 그래도 그럴 수 없는 거 모르니? 내가 사교계는 안 다니지만 어느 정도 눈치는 있다 얘.

 

 “아 껄끄러우시면, 제가 미리 정리해둘까요? 어차피 뒤에서 호박씨 까는 것들은 다 제 추종자들이나 저랑 척진 영애들뿐이니까. 제 선에서 해결할게요!”

 

 고목나무 때도 그러더니. 하도 사람들이랑 대화를 안 해봐서 몰랐는데, 나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얼굴에 드러나는 타입이구나.

 

 “아닙니다. 공녀님. 그냥 전 이게 편합니다.”

 

 “그래도 전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우리의 공녀는 나의 말이 서운했는지, 금세 시무룩해졌다. 그런데 태자한테는 절대 안 지더니 나한테는 이런 모습도 보여주네. 뭔가 자신이 호감이 있는 사람한테는 모든 걸 오픈하는 타입인가? 아 오해는 하지말자. 이번에는 진짜 야시시한 생각 1도 안했으니까. 순수하게 마음. 마음이다.

 

 ‘이렇게 보니 하는 짓이 고양이 같네. 귀엽네. 우리 공녀동생?’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래요. 차차 말도 놓고 호칭도 놓을게요. 공녀님.”

 

 “그럼, 지금부터 그 에일린이라고만 불러주시면 안 되나요?”

 

 공녀는 다시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일발장전해서 나에게 날렸다. 아 그렇게 보면 안 된다고 동생. 나 그런 거에 약하다고. 젠장. 내 인생에 본 지 10분도 안 돼서 영애의 호칭을 놓는 날이 올 줄이야.

 

 “에...에일린.”

 

 “꺄아. 언니 진짜 귀여워요! 저 언니한테 빠질 것 같아요. 우와! 향기도 좋아요!”

 

 공녀 동생은 나를 꽉 껴안으며 해맑게 웃었다. 그녀는 나의 품에서 크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런데 쎄한 기분이 들어 동생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쎄한 기분의 정체를 깨달았다. 분명 나보다 키가 좀 큰 아이인데, 그녀의 얼굴은 내 가슴팍에 있었다.

 

 ‘너 왜 이렇게 숨을 거칠게 쉬니? 아니 너 지금 킁킁대니? 에헤이 거기 아니야. 거기 겨드랑이거든? 코를 어디에 갔다대니 어? 얘야?!’

 

 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동생의 얼굴을 가슴 쪽으로 옮기며 얼싸안았다. 아니, 우리 동생 나 이런 거 면역 없는데? 얘도 황후마마 쪽 인가. 저기 동생 책 하나 추천해줄까? 우리 육체적 접촉은 제외하고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며 친해지는 건 어때? 내 냄새가 그리 좋지는 않아.

 

 “그 공.. 아니 에일린. 잠시 진정하고 이야기 좀 할까요?”

 

 “아, 네 언니. 말씀하세요!”

 

 “혹시 지금 저와 에일린이 처한 상황은 알고 계신가요?”

 

 “음, 첫 만남?”

 

 뭐래니 얘. 확실히 얘도 이상하다니까? 아니, 멀리서 봤을 때는 지적이고 몽환적인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이미지인데. 대화를 나눠보니 점점 내가 피곤해진다. 뭐랄까? 이건 그래.

 

 ‘머리에 꽃 꼽은 여자? 마이웨이 걸?’

 

 나는 작게 한숨을 쉬고는 아직도 해맑은 에일린을 바라보았다.

 

 “저와 전하의 대화를 어디서부터 들으셨나요?”

 

 “아마, 넥타이를 돌려드릴 때부터요! ‘빨아서 쓰면 되거든요!’ 요기부터 다 들었어요. 혹시 그 넥타이...”

 

 “근데, 그걸 다 듣고도 저한테 그런 것만 궁금하신가요?”

 

 나는 그 뒤의 말을 들으면 큰 위기가 찾아 올 예감이 들어, 빠르게 질문을 던져 동생의 말을 끊었다.

 

 “네! 말씀드렸잖아요. 전부터 만나보고 싶었다고요. 전 영애에 대한 것이 정말 궁금해요!”

 

 “그럼, 그 마법에 갇힌 건.”

 

 “아 물론 그것도 호기심이 생기지만, 워낙 마법을 옆에 끼고 살아서 지금은 그다지 구미가 안 당겨서요. 히히.”

 

 “?”

 

 “에일린은 그 나이에 차기 백색 마탑주다. 치료와 방어 마법에 특화 돼 있는 여자지. 그리고 공국의 영애라면 이 정도 상식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영애.”

 

 “쳇. 눈치도 없이 빨리 왔네? 테인. 그리고 병신 오빠.”

 

 나는 공녀 동생의 대답을 듣고, 의문이 담긴 표정으로 갸우뚱하자. 내 의문에 대한 답은 뒤에서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오늘 아주 질리도록 본 황태자와 오랜만에 보는 우리의 불쌍한 오닐의 모습이 보였다.

 

 “하. 이 녀석이 이 주변에 있을 뿐이다. 굳이 찾으러 안가도 오러를 뿜어서 나 여기 있다고 광고를 하더군.”

 

 “아, 그래요? 꿀 먹은 벙어리가 내뿜는 오러를 감지할 지능도 없어서 곁에 있는지도 몰랐네.”

 

 “그게 에리...”

 

 우리의 공녀 동생은 나를 볼 때와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테인과 오닐을 대했다. 테인은 어떻게든 내 동생을 잡아먹으려고 안달이 났고. 오닐은 완전 뭐 마려운 강아지가 되어서. 이리저리 동공을 흔들어 댔다. 가만, 저거 식은땀이야? 와 오닐 기사단장이 식은땀까지 흘리네. 동생 아주 남자 꽉 잡고 살겠어?

 

 “하 됐고. 에일린 너. 책은 봤어?”

 

 “아니, 우리 언니를 알아가는 데도 시간이 부족한데, 마법이 걸린 책 따위가 낄 틈은 없지. 그죠 언니?”

 

 “아. 하하하. 네.”

 

 나는 나에게 팔짱을 껴오는 동생에게 억지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테인과 오닐은 동시에 미간을 찌푸리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내가 얘를 꼬셨다. 그런 눈빛인데? 어이 나 좋다고 들러붙는 건 이 공녀라고!! 아니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건데?

 

 “우리 언니?”

 

 “언제 둘이 그렇게 친했지?”

 

 테인과 오닐은 동시에 우리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공녀는 쿨빠따로 그 질문을 날려 버렸다.

 

 “알 바야?”

 

 ***********

 

 그렇게 몇 분간의 드잡이 질 끝에 겨우 상황이 잠잠해졌다. 내가 계획한 건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챕터 2의 4명의 등장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나는 내 손목에서 책을 꺼내서 그들에게 넘겼다.

 

 “흠, 확실히 신기하네요. 언니. 이런 아티펙트는 본 적도 배운 적도 없어요. 거기다가 시공간을 지배 한다니. 이 마법을 만든 사람은 인간일 확률은 극도로 적어요.”

 

 “확실히. 나도 처음에는 흑마법사 인지 알았는데, 일주일 동안 반복되는 하루를 만드는데 드는 마나의 양만 봐도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지.”

 

 “그런데 저한테 이 책을 넘기신 건 할머니였는데...”

 

 “아마 그렇다면, 용이나 마족이 유희를 위해 폴리모프 한 것일 수도 있어요. 종종 이렇게 짓궂은 장난을 유희라고 칭하는 종족이 많죠.”

 

 “용? 드래곤이요?! 거기다 마족... 저 저주 받은 건가요?”

 

 “저주는 우리가 받았지. 영애는 즐기고 있잖아.”

 

 아 미안, 그것도 그러네. 부정은 못하겠다. 야. 태자야 그래도 내가 너 때문에 많이 고생하고 있잖니. 요즘 스트레스성 위염에서 벗어나는 날이 없다. 쌤쌤이로 치자.

 

 “사설은 그만하고, 한 번 책을 읽어 볼까요? 분명 분홍글씨에 나온 대로 하면 된다고 했죠?”

 

 “아. 네...”

 

 “쉽네요. 근데 뭐 그리 짜증을 내면서 우리 언니를 죽이려고 하냐? 미친 황태자.”

 

 “후, 뭐? 너 다 엿들은 거 아니 였나?”

 

 “사내새끼가 X 좀 만진다고 죽어? 욕탕에서 여자들이 친구 가슴 한 번 만져보듯이 너도 장난으로 남의 꺼 건드리거나 쳐 봤을 거 아냐?”

 

 와, 생각해보니 그럴 싸 한데? 나도 우리 유리카랑 목욕하면서, 그 망할 놈의 가슴사이즈에 눈이 멀어, 열심히 주물러 준적도 있었는데. 이거 생각보다 허들 낮은 거 아냐?

 

 “미친 거냐? 가슴이랑 X이 같아?!!”

 

 “X? 설마 주군이 제 X을 만지는 겁니까?!”

 

 아, 우리 오닐은 몰랐지. 그러고 보니 이 중에서 오닐이 제일 불쌍한 녀석인데. 혼자 몰랐네. 미안해 오닐아. 이 누나가 괜히 널 등장인물로 출연 시켜서, 항상 고통 받네. 쩝 황태자가 그러더라. 이 세상에 안 억울한 사람은 없대 힘내렴.

 

 그렇게 오닐은 공녀 동생에게서 계속 거리를 두고 있다가 자신의 정조가 위협받는 소리를 듣자 바로 그녀에게 달려 나갔다.

 

 “꺄악!”

 

 “윽.”

 

 “응?”

 

 공녀가 자신에게 뛰어오는 오닐의 앞에 ‘베리어’를 시전 했다. 예상치 못한 마법에 오닐은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었고, 공녀 동생은 얼굴이 타오를 듯 붉어졌다.

 

 “다가오지 마요!”

 

 “그래도 나도...”

 

 “내가 읽어 줄 테니까, 저기서 들어요!”

 

 “그래. 알겠다.”

 

 나는 공녀의 저 수줍은 모습과 터질 듯 붉어진 양 뺨을 보면서, 아까 전의 오닐을 엄청 까대던 모습과의 갭이 떠올라서 의문을 품고 황태자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 당겼다.

 

 “?”

 

 “저 두 사람 뭐예요?”

 

 “보면 모르겠냐?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니까.”

 

 “그건 두 사람 얼굴 보면 대충 알겠는데, 동생 아니 공녀님은 왜 저렇게 오닐이 가까이 오는 걸 극도로 거부하고 그래요?”

 

 “그게 좀 복잡해. 나중에 오닐이나 에일린한테 직접 물어봐. 이제 나도 모르겠으니.”

 

 나는 의문을 풀지 못한 채,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공녀의 입이 열리기가 무섭게 난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을 깨달았다. 저 책이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굉장히 부적합하다는 것을. 그녀는 분홍 글씨를 읽으며, 마치 모든 신체의 피를 얼굴로 끌어 올리는 듯 했다.

 

 “그러니까... 그.... 테인은 오닐의 입을 손으로 열며, 혀를 잡아...”

 

 “뭐?!”

 

 우리 동생도 동생이지만, 오닐은 완전히 땅에 앉아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뭐 황태자야 다시 들어도 역겨운지 계속 나만 째려보고 있지만. 그렇게 공녀는 끝까지 읽고는 마치 마라톤이라도 한 듯 크게 들숨날숨을 반복했다. 그런데 우리 동생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은데? 그리고 저 모습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언니! 이 책은 뭐죠?! 이... 이런... 책이 세상에...”

 

 “흥, 에일린도 이제 너를 역겹다고 생각하겠군. 그러니 애초에 저런 거에 손을 안 댔으면 좋았잖아? 공녀라는 뒷배도 얻었을 텐데 아쉽겠군.”

 

 아니야. 태자야. 저 표정, 저 눈빛, 저 호흡은 그런 게 아니야. 저건 성전을 처음 연 여인의 모습이야.

 

 “어이, 에일린 이 여자는 그런 책들을 책방 가득 쌓아두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팔아치우는 파렴치한 여자다. 그러니까 너도 물들지 않게 조심..”

 

 “책방 가득이라고요!”

 

 “그래! 아주 가득하지. 여자들끼리도 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말로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한 것들도 쌓여있더군.”

 

 “여자들! 음란! 말로 담아내지 못한다고요?!”

 

 “그래... 근데 너 왜 표정이.”

 

 “언니!”

 

 그녀는 내게 달려와 손을 잡았고.

 

 “저 결심했어요!”

 

 “어... 어?”

 

 “마음먹었어요!”

 

 “뭐... 뭐를?”

 

 “이 마법에 갇힌 5일 간, 언니의 책방을 통째로 빌리겠어요!”

 

 한 사람의 신도가 되었다.

 

 “잘 부탁드려요 스승님!”

 

 신도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아요.

 

 태자야 오닐아 보거라 이게 성지의 힘이다.

 

 이 좋은 걸 모르는 너희들이 난 불쌍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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