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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1 후일담(3)
작성일 : 17-07-23 10:55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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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빗방울 소리, 연어 샐러드로 이루어진 아침식사, 들어오지 않는 신간, 그리고 처음 보는 가면의 손님들!! 그래, 나는 완전히 책의 마법에서 벗어났다. 드디어 온갖 신들에게 키스를 날려주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샘솟는 목요일이 되었다. 물론, 아비와 오라비들에게 따끔하게 혼이 났지만, 역시 천사님의 실드는 위대했다. 며칠은 외출 금지령이 떨어질지 알았는데, 꾸중을 듣는 것으로 깔끔하게 끝이 났다. 아비는 하루 정도 집에서 쉬기를 권고했지만, 나는 이 기쁨을 나의 성물들과 나누기 위해 빠르게 출근을 했다.

 

 ‘사실은, 망가룸에 있는 컬렉션 중 하나를 미리 꺼내놓으려는 거지. 후훗’

 

 나는 천사님과의 거래용으로 쓸 책을 미리 꺼내어 계산대 아래에 쓱 숨겨놓았다. 그리고 하루 만에 성물들의 위에 쌓인 먼지들을 털어내고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잔잔한 빗소리의 비트 위에 커피 한잔을 하기 위해 책방 정문에 손을 뻗었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악!”

 

 “......”

 

 “태자 전하?”

 

 “여전히 방정맞군. 영애.”

 

 ‘와 씨 깜짝이야. 뭐야 이 미친놈은 언제 왔대?’

 

 난 붉은 색 우비를 쓴 장정이 소리도 없이 정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행복이 가득 찬 책방에 마치 피 냄새가 풍겨오는 것 같았다. 대체 이 미친놈은 새벽부터 남의 장사하는 가게 앞에서. 아 혹시!

 

 “그 굉장히 불순한 눈빛은 뭐지?”

 

 테인이 두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눈에 맞춘 뒤 나를 가리켰다. 뭐긴 뭐겠니? 에휴 너도 이 누나 덕분에 눈을 뜨게 되었구나. 그 마음 다 안다. 나도 처음에는 들어갈까 말까. 이걸 사도되나. 안파는 건 아닌가? 그런 고민을 책방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했지. 나는 고개를 흔들고 일어나, 우리의 뉴비에게 가장 친절한 미소를 날렸다.

 

 “전하, 어떤 것이 동하셨습니까?”

 

 “뭐?”

 

 “음, 전하의 성격으로는 하드한 것도 꽤나 잘 맞으실 텐데. 그럼 이쪽의 계열을...”

 

 나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책방의 왼쪽에 위치한 하드 분야를 콕 집었다. 그리고는 우리 태자에게 추천해 줄 만한 입문서를 고르기 위해 다가갔다.

 

 “하! 정말 그 머리에는 상식이란 것이 없나?”

 

 “네? 아, 혹시 약한 거부터 시작을 하실 거면...”

 

 “아실리페 그레인!”

 

 “네! 전하!”

 

 나는 테인의 분노에 찬 눈빛을 보며, 어깨를 움츠렸다. 뭐지? 이게 아닌가? 그럼 왜오고 난린데. 우리가 어제 봤다고 오늘도 봐야할 그리 깊고 깊은 사이는 아니잖니? 그리고 애초에 인기척을 내던가! 누가 봐도 뉴비의 냄새가 풍겼다고!

 

 “내놔.”

 

 “네? 뭘요?”

 

 “그 마법책. 마법이 끝났으니 타인이 가질 수 있는지 알아봐야지.”

 

 “아, 그것 때문에 오신건가요?”

 

 “그게 아니면, 이 더럽고 역겨운 곳에 내가 발길이라도 둘지 알았나? 나중에 영애 자식이 영애가 이런 걸 알면, 토하다가 죽을 것 같군.”

 

 ‘와, 진짜 말도 참 생긴 거만큼 예쁘게 하시네. 그럼 님도 죽으셔야겠네요. 천사님은 아무래도 저의 완전체이시니까요. 얼른 죽어요. 어서!’

 

 나는 한숨을 푹 쉬고는 그래도 천사님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주먹을 꽉 쥐곤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아직도 날 뚫어져라 바라보는 테인에게 나의 팔을 들어 손목을 들어올렸다.

 

 “여기요.”

 

 “그 제스처는 뭔가. 영애?”

 

 

 내 왼 손은 주먹을 쥔 채, 우람하게 서있었다. 아이코 미안, 나도 모르게 욕이 담긴 제스처를 취했네. 나는 조심스럽게 손목 부근에 감긴 흰 띠를 가리켰다.

 

 “여기있다고요.”

 

 “장난하나?”

 

 “후, 그니깐. 그 책이 그날 이후로 제 몸에 박혔다고요. 정확히는 여기 손목에! 보이시죠? 흰 띠 같은 게 감겨 있잖아 악! 살살해요!”

 

 테인은 나의 손목을 낚아채고 자신에게 당겼다. 그는 나의 손목을 자신의 눈에 가져다 대면서 진지하게 살폈다. 그 모습은 마치 뱀파이어가 여주인공의 손에 난 상처를 보며 흥분을 하던 성인물의 한 장면 같았다.

 

 ‘여기서 나의 손목을 콱 물면 나도 소설 속처럼 흥분하려나?’

 

 “네 말대로 있군. 왜지? 이유가 있을 거 아니냐?”

 

 “아.. 그게,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무겁고 손에 아무 것도 없다고 연기하기도 그래서, 어디 넣을 수 없나하고 생각했더니. 뿅하고 사라져서 손목에 감기던데요?”

 

 “......”

 

 “......”

 

 테인의 질문에 망상에서 빠져나온 나는 진지하게 답했다. 테인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헛웃음을 흘렸다.

 

 “참 영애 같은 답이군.”

 

 “그게 무슨 소리죠!”

 

 “지금 내게 언성을 높인 건가? 영애는 내가 편해졌나 보군. 어제도 내 앞에서 미친 듯이 날뛰더니.”

 

 아니, 내가 짐승인가? 날 뛰게? 완전 어이가 가출해서, 마차에 들이박는 소리 하시네요. 퍽이나 내가 님이 편해지겠어요? 내가 님하고 짝짝쿵 할 것도 아닌데 편하긴 개뿔. 이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다. 그래, 제가 잘못했습니다. 원래 제가 정신이 아직 마법에서 안 돌아 왔나 봅니다.

 

 “아니, 그니까... 죄송합니다.”

 

 “후, 됐고. 그럼 다시 빼봐.”

 

 “아 그게 안 빠지는데요?”

 

 “오늘 사람 여러 번 미치게 하는군. 뭐라고?”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아무리 책을 꺼내볼라고 해도 오늘 아침부터 안 나와서 저도 당황했다고요! 혹시, 마법이 끝난 거 아닐 까요?”

 

 “웃기는 소리. 책의 페이지가 그렇게 많이 남아있었는데, 하나 끝냈다고 끝이라고?”

 

 “역시... 그렇죠?”

 

 “일단 손목부터 베보지. 내 수하들이 포션을 가지고 있을 테니, 안심하도록.”

 

 “네?!”

 

 테인이 손가락을 튕기자, 어디에 있었는지 네 사람이 테인의 등 뒤에 시립했다. 오늘 오닐이 안 보인다 했더니, 아무래도 이 네 명이 오늘 호위 담당인 듯하다. 아니, 그것보다. 내 손목을 자르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 여자라고 이놈들아! 그만 날 좀 내버려둬! 물론 내가 잘못했다지만 나도 몰랐다고, 이 망할 싸이코에 거기가 달려있는 지도 모르는 개 발연기 태자 놈아! 흐어어엉

 

 “전하!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손목을 베다니요!”

 

 난 어제에 이어 나의 절친과 거친 포옹을 하면서 엎드렸다. 테인은 우습다는 듯이 수하가 넘겨준 검을 들고 다른 수하들에게 고개 짓을 했다. 그들은 나의 양팔을 꽉 잡고 일으켰다.

 

 ‘싫어!! 싫다고!!! 이 개객끼들아. 이 당장 엉덩이 탈탈 털릴 놈들아! 당장 개통 해주랴?!’

 

 나의 마음은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들을 퍼부으면서, 입으로는 세상에 있는 온갖 사과의 말을 질렀다.

 

 “태자 전하!!! 제발 부탁이에요! 아프다고요!”

 

 “당연히 아프지. 나도 알아. 그래도 안 죽어 괜찮아.”

 

 “야 이 개.X.끼 야!!!”

 

 결국, 나의 마음속에서 끝없이 맴돌던 말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 모습에 이 황태자는 고개를 저으며 픽하고 웃은 뒤, 검을 치켜들었다. 하얀 칼날에 빛이 반짝이며 맺혔다. 이 망할 나란 년은 이 상황에서 인생의 주마등이 아닌, 온갖 성물들의 책르가즘이 담긴 필름이 빠르게 지나갔다.

 

 ‘아... 내가 정말 이 싸이코는 혼을 탈탈 털릴 정도로 상상해주겠어. 진짜 부셔버릴거야!“

 

 검이 나의 손목을 치려고 다가온 순간 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태자 전하가 책이 안 나온다고 여자의 손목을 자를 정도로 냉혈한일 줄은 상상도 못한 나는 태자를 나의 왕자님이라고 본 과거의 나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

 

 “야 이 나쁜 놈들아!!!”

 

 휙! 챙!

 

 “장난이시라면 장난이 심하시고, 진심이라면 뒷감당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태자 전하.”

 

 “넌?”

 

 “황후마마의 명을 어기다니. 오늘도 황제 폐하께 일장 연설을 들으시겠군요?”

 

 “네가 신경 쓸일이 아니다. 꺼져라.”

 

 "황후님의 명이십니다. 오늘부로 저 에이필 스테인을 여기 아실리페 영애의 호위로 임명한다. 여기 보시죠."

 

 무언가 던지는 소리가 나고 이내 미친 황태자의 한숨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이제 그만 그 손 떼라. 너희들이야 말로 손목이 날아가고 싶지 않다면.”

 

 나는 나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손들을 느끼며 살짝 눈을 떴다. 눈앞에는 비단 같은 검은 머리카락이 쏟아질 듯 흐르고 있었고, 그 폭포 속에서 꾀꼬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책방의 문들이 열리기 시작하는 군요. 밥이나 드시러 가시죠. 전하. 이제 영업시간인듯 하니?"

 

 황태자는 손가락을 튕기고는 등을 돌려, 책방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의 아름다운 언니는 분명 눈물 콧물 범벅으로 완전 더러운 나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아 주시면서 일으켜 주셨다.

 

 “반갑군요. 영애. 대화를 나누는 건 처음인가요?”

 

 지금 일어나는 상황에 사고가 따라가지 못했지만, 한 가지는 확신했다.

 

 내 앞에 웃고있는 이 예쁜 언니는 천사님이 보내신 나의 수호천사였다!

 

 아니, 여자가 나의 수호천사?

 

 이 언니 뭐야? 예뻐! 멋있어!

 

 날 가져요!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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