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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1 후일담
작성일 : 17-07-23 10:51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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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나는 지금 아무 생각도 없다. 왜냐? 온갖 망상의 퍼레이드가 펼쳐지면서 생각할 틈이 없다. 지금 이 야밤에 황후마마라니. 이게 무슨 말이오! 왜 당신 아들 방문 앞에 서있는 것이오? 이거 그것이오? 빨간 딱지 계의 돌풍을 일으키며, 어머니에 대한 편견을 바꾸어 버린 명작! 그리고 그 작품의 제목이자 명대사인,

 

 ‘이 엄마를 용서해.’

 

 그 작품의 속인 것이오? 대체 왜 당신이 이곳에 있는 것입니까! 나의 망상은 끊임없이 스노우 볼을 굴렸고, 황후마마의 한 마디로 현실에 돌아왔다.

 

 “음? 영애는 혹시 그레인 백작가의 막내 딸, 아실리페 그레인이 아닌가요?”

 

 “아! 공국의 달이신 화..황후 마마를 뵙습니다. 그레인 백작가의 셋째 딸, 아실리페 그레인입니다.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닷!!”

 

 말을 더듬는 건 예사요. 혀까지 깨물었다. 무릎은 큰 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아, 저질렀지. 큰 죄. 이 시간에 황궁에 있는 것 자체가 암살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하여튼 내 무릎은 후들거림이 멎질 않아, 인사한 상태로 계속 꿇고 있었다.

 

 “후훗, 역시 그레인 백작이 애지중지하는 딸답게 귀엽고 아름답군요. 영애.”

 

 천사다. 천사가 눈앞에 있다. 크으, 성물이 아닌 사람에게 힐링을 받다니 이 얼마만인가. 심지어 머리색은 하얀색이요. 눈은 짙푸른 파란색이다. 완벽하다. 이분은 천사인 겁니까! 저런 분의 피를 저딴 싸이코가 잇고 있다니 말도 안 된다. 분명 배다른 자식이다!

 

 그런데, 우리 천사님. 혹시 보셨나요? 아니 보셨다면 어느 부분부터죠? 처음부터? 키스부터? 단도질부터?! 제발, 지금 막 도착했다고 말해줘요. 제가 주변에 누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져들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어머니, 이 밤에 무슨 일이십니까?”

 

 “어머, 내 정신 좀 봐. 아실리페 영애를 찾고 있었어요.”

 

 “네?”

 

 테인의 질문에 천사님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오자 난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무릎을 꿇은 채 고개만 위로 올렸다.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는 착각이... 아니구나. 미친 황태자가 내 등짝을 말 그대로 꿰뚫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저...저를요?”

 

 “네. 침실에서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황궁이 시끄러워서 일어났죠. 알고 보니 그레인 백작가의 남성들이 황궁기사단과 함께 황궁을 이곳저곳 다니며, 영애를 찾고 있었어요.”

 

 “예?!!”

 

 나는 책에 빠져나갈 생각에 정신이 팔려, 우리 가족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지나고, 항상 칼 퇴근 하는 딸이 들어오지 않는 다면 나를 아주 사랑하는 아비는 물론 두 오라비에 기사들, 사용인들이 미친 듯이 나를 찾을 것이다.

 

 “그레인 백작이 영애가 저녁에 황궁으로 들어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기사단을 포함한 백작가 사람들 대부분이 황궁 앞에서 시위를 해서, 백작과 그 두 아들들이 입궁했어요.”

 

 “그렇다면...”

 

 “지금 황궁기사단과 백작가 세 사람이 영애를 찾고 있는데, 전 그 소리에 잠에서 깼고 잠도 안오고 해서 영애를 찾았죠.”

 

 그 말을 듣고 테인이 창문을 여니, 정말로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기사단의 발소리와 목소리가 들렸다. 난 나의 실수를 인정하며, 황후마마 앞에서 고개를 땅에 박았다.

 

 ‘땅아 안녕? 요즘 우리 자주보네. 근데 어쩌지? 앞으로 더 자주 볼 것 같다. 우리 잘 지내보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황후마마. 지금 빨리 퇴궁 하겠습니다!”

 

 “괜찮답니다. 영애. 우리 테인이 아실리페 영애를 부른 거 아닙니까?”

 

 나는 천사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나의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읽었는지. 황후마마는 살짝 왼쪽 눈을 찡긋했다. 와, 대박. 나 지금 설렜다. 저런 파괴력을 가진 윙크라니. 절 가져요. 황후마마!

 

 “어머니!”

 

 “아닌가요. 테인? 이 어미는 속상하답니다. 우리 아들이 결혼을 안 하는 이유로 어떤 이는 거기가 서지 않는다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풍류에 너무 빠져서 밖으로만 나돈다고 손가락질 하는데. 그런 아드님이 기특하게 이제 마음을 다잡고, 아실리페 영애를 진지하게 만나보려는 게 아닌가요?”

 

 “그...”

 

 “그게 아니라면, 아실리페 영애가 태자를 암살하기 위해 몰래 들어와 오닐과 싸웠다는 건가요?”

 

 우리 천사님이 표정을 굳혀 진지하게 테인을 쳐다보며 오닐을 가리켰다. 오닐의 셔츠는 갈라져 있었고, 살짝 피가 흐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방안의 분위가 변하자, 오닐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안했다. 그리고 나는? 천사님의 완전히 다른 모습에 나 죽었어요. 하는 중이다.

 

 “......”

 

 “그러니 아실리페 영애는 태자가 그런 일이 없어도 그런 일이라고 치죠. 전 그렇게 생각하겠어요.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내가 황궁으로 불러서 나와 이야기를 하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여기서 잠들었다고 하고요. 아실리페 영애 따라와요.”

 

 나는 천사님의 다정한 말에 후들거리는 무릎을 꽉 잡고 일어서서, 천사님의 뒤에 섰다. 황후마마는 벌벌 떨고 있는 나를 귀엽게 바라보고는 테인을 엄하게 바라보았다.

 

 “테인, 어렸을 때는 경험 삼아 가볍게 여자를 만나는 것도 유흥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제 나이도 나이이니 제대로 여자를 만나보세요. 테인의 생각보다 세상에는 좋은 여자가 많답니다.”

 

 “어머니. 그런게 아니고.”

 

 “그리고 오닐도 마찬가지예요. 아, 경고 하나 하죠. 앞으로 오늘 이 일로 아실리페 영애에게 함부로 손을 댄다면, 제 이름으로 벌할 겁니다.”

 

 “!”

 

 “무슨! 왜 그렇게까지 그 영애를?”

 

 테인과 오닐은 이 마법에서 빠져 나온다면, 바로 아실리페를 조용히 처리하려고 했다. 사실은 짧은 시간 정이 들어서, 책만 어떻게든 압수할 생각이었는데 황후가 저렇게 강경하게 나오니 이유가 궁금해졌다. 나 또한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천사님이 왜 이렇게 나를 감싸고도시는지 궁금했다.

 

 “궁금하다면, 알아내세요. 어미의 심중을 알아내는 것도 아들로서 도리이지요?”

 

 천사님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 나의 팔에 팔짱을 끼며, 천사님의 방으로 안내했다. 테인과 오닐은 이 상황을 알 길이 없는지 똥 씹은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난 그들에게서 눈을 돌리고 방에서 나와, 천사님과 함께 조용한 복도를 걸었다.

 

 우리의 천사님은 몸매도 좋으시고 목소리도 꾀꼬리 같으시고 중년의 나이에도 잔주름도 없으시고 하아, 정말 천상계에서 오셨군요! 특히, 성격은 정말 치유물 그 자체예요! 어떡할까요? 가자마자 숄부터 벗을 까요? 입이 좋으세요? 손이 좋으세요? 아 물론 입으로는 대화를 손으로는 안마를 해드리겠다는 거예요! 오해 마세요! 난 황후마마의 친절함에 그야말로 망상이 미쳐 날뛰었다.

 

 황후마마의 방에 도착하여 문을 열자, 그 안은 정말 천국과 같았다. 연한 하늘색 벽지에 알록달록한 가구들 그리고 그곳을 꽉 메운 꽃향기들이 나를 반겼다. 장식품들과 가구들은 이 이상 더하지도 빼지도 않을 정도로 조화를 이뤘다.

 

 “잠시, 여기 있다가 나가죠. 그래야 알리바이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럼, 영애. 조용히 있기도 그러니. 왜 이 시간에 테인의 방에 있는지 알려 주시겠어요?”

 

 “아... 그게.... 저....”

 

 “흠, 말하기 힘든 건가요?”

 

 “아, 네. 그게... 저 황후마마 외람된 질문이오나. 혹, 언제 황태자의 방에 도착하셨나요?”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천사님에게 물었다. 아니 솔직히 천사님의 아들과 오닐 기사단장에게 설육을 좌로 우로 위로 아래로 움직이는 뜨거운 키스를 시키고, 그걸 보러 간 겁니다. 라고 말하기 그렇잖아?

 

 “흐음. 그건 왜죠? 제가 봐선 안 될 거라도 있었나요?”

 

 “아니요! 없었습니다! 단지, 그냥 언제 도착하신지가 궁금해서.”

 

 “테인과 오닐이 격렬하게 키스하는 걸 영애가 눈물을 쏟을 얼굴로 보고 있을 때요.”

 

 “아, 그때 오셨구나......네?!!!”

 

 미친. 나란 년은 천사님의 말에 아까 본 감동의 장면을 되새기고 있었다. 우리 천사님은 하이라이트 부분을 보신 모양이다. 그런데 저런 태연한 얼굴이라니. 아니 천사님? 천사님의 아들이 남자랑 키스했다고요. 괜찮으세요?

 

 “표정을 보니 괜찮냐고 묻는 것 같네요?”

 

 “그게, 네.”

 

 “괜찮아요. 뭐, 두 눈으로 보는 건 처음이지만. 종종 들어서 괜찮고, 제 아들이 동성을 사랑한다면, 후계가 문제여서 걱정이겠지만 무슨 이유인지 영애가 그걸 보고 해냈다고 말하는 걸 듣고는 꼭 해야만 하는 연기라는 걸 깨달았죠.”

 

 “종종 듣다니요? 아니 연기라는 걸 아셨어요?!”

 

 “당연하죠. 진짜 사랑한다면 그런 허술한 분위기는 안 나온답니다. 영애는 연애해 본 적 없나요?”

 

 난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애는 책으로! 알콩달떡도 책으로! 모든 체위들도 책으로 배운 나는 아무래도 나만 그 장면이 만족스러웠던 모양이었다.

 

 “역시, 영애도 사랑을 해보면 알겠지만, 진정한 알콩달떡한 분위기는 두 사람이 연기한 허술한 분위기보다 더 뜨겁고 더 찐득하답니다.”

 

 “더 뜨겁고! 더 찐뜩!”

 

 이후, 황후마마는 실전에서 나온 경험담으로 나를 홀리더니 나의 망상의 폭을 넓혀 주었다. 나란 년은 그게 또 좋다고, 다음에는 더 잘 연출할거야 라고 다짐했다. 황후마마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불붙은 대화는 꺼지질 않았다. 나는 하악하악하며, 땀까지 흘리며 집중했다. 그런데 이 천사님 아는 게 많아도 너무 많다. 최신 유행어부터 과거의 전설적이었던 체위까지 다 아신다. 뭔가 이론과 실전이 합쳐진 그런 느낌? 마치 내가 결혼한다면, 진화할 모습이 여기에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천사님의 모습은 완전체이자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그래.

 

 “롤모델! 황후마마는 제 롤모델 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나요? 역시 연륜인가요?”

 

 천사님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켜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놓인 입만 들어나는 연하늘색 가면을 집어 내 앞에 놓았다. 나는 멍하니 가면을 쳐다보다가 한 동지가 떠올랐다.

 

 [어, 역시 하늘 가면님은 빠르시네요? 신간이 나오자마자 오시고!]

 

 [......]

 

 그녀는 항상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역시 과묵하시네요! 여기요! 오늘의 신간 GL! 그리고 이쪽은 빨간책들 입니다!]

 

 GL과 순애가 주 장르인 빨간책들을 좋아했다.

 

 “설마!”

 

 난 너무 놀라서 한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는 내 가게에 황후마마가 오신다는 놀라운 사실에 두 번 놀랐고, 심지어 GL쪽 동지라는 생각에 세 번 놀랐다.

 

 “제 시녀가 항상 책을 사와서, 성지의 대사제님이 궁금했는데. 처음 뵙네요.”

 

 천사님은 가면을 쓰고 나를 높여 불렀다. 항상 보던 체형과는 다르지만 가면 만큼은 자신에게 맞춘 듯 꼭 맞았다. 그리고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테인이 뭐라 하든 상관마세요. 제가 막아드리죠. 그런 성지는 없어져서는 안돼요!”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 나에게 이 세상 최고의 빽이 생겼다.

 

 그 브랜드의 이름은 The Queen.

 

 부모는 백작

 

 황후마마가 내 성지의 팬!

 

 이것이야말로 다이아몬드 수저?

 

 근데 황후님이 GL? 어 내 순결 위험한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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