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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Veil(베일)
작가 : Vaham
작품등록일 : 2017.7.20

여성은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던 중세시대.
그 시대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

 
Veil 01
작성일 : 17-07-22 03:32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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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il(베일) 01

 

 

 사각 사각 스케치를 하는 소리가 화실에 울려퍼졌다. 모델인 여성은 우아한 깃털이 달린 토크(toque;운두가 높고 작은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오버가운(over gown; spanish roppa;가운 위에 입는 일종의 외투)을 입고 있었다. 적갈색을 베이스로 화려한 무늬가 수놓아진 오버가운 안쪽으로는 붉은색의 화려한 로브(robe;가운이라고도 하며 길과 스커트 부분을 따로 재단하는 2부식 재단방식의 원피스 드레스 형태)가 보였다. 금으로 된 귀걸이와 목걸이도 하고 있었으며 금박이 수놓아진 화려한 부채를 한손에 들고 있었다. 화려함으로 치장한 그녀는 은근한 눈빛으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화가를 바라보았다. 화가는 코와 눈을 가리는 반쪽짜리 가면을 쓰고 있으며, 두블레(doublet;남성용 상의로 허리선에 짧은 스커트를 붙여 예각 허리라인을 강조함)와 그위에 제르킨(jerkin;두블레 위에 입는 소매없는 조끼형태 외투)을 입었다. 바지는 짧은 트렁크 호즈(trunk hose;펌킨 브리치즈라고도 하는 남성용 바지)에 다리선이 여실히 보이는 카니옹(canions;몸에 딱 맞는 무릎길이의 바지)을 입고 타이즈와 슬래시 장식이 된 구두를 신고 있었다. 여성은 자신보다 예쁜 다리라인을 가진 화가가 조금 부럽다가도 남자라는 이유로 봐준다는 듯이 웃었다. 그때 스케치 하는 소리가 멎었고 화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공작부인. 스케치는 끝났습니다. 완성은 6개월정도 걸릴겁니다.”

 “그래요? 소문대로 빠르게 그리시는군요 네시간밖에 걸리지 않다니..”

 “칭찬 감사드립니다.”

 

 공작부인은 우아하게 일어나 화가에게 손을 내밀었고 화가는 그 손끝을 잡아 살짝 입맞추었다. 그에 만족한 듯 공작부인은 부채를 펼쳐 입을 가리며 눈웃음을 지었다.

 

 “베일(veil)씨는 말 그대로 베일에 싸인 남자로군요. 어떻게 해야 그 얼굴을 볼 수 있는거죠?”

 “제 얼굴에는 큰 흉터가 있어 가녀리신 레이디께서 보실만한게 아니랍니다.”

 

 레이디라는 단어에 공작부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려 했으나 입을 가리고 있어 베일에게 보이진 않았다. 그녀는 약간 교태어린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어머, 그게 오히려 남성미가 있지 않은가요? 나는 괜찮은데”

 

 베일은 양쪽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공작부인을 화실 밖으로 에스코트했다. 그리곤 같이 탑의 1층으로 내려와 마차까지 바래다 주었다. 마차에 올라타는 공작부인은 조금 아쉬운 듯 베일을 내려다 보았지만 베일은 정중히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아름답게 완성해서 6개월뒤에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조심히 가시길”

 “기대하고 있겠어요.”

 

 아쉬워하는 공작부인을 떠나보낸뒤 베일은 천천히 다시 탑으로 들어갔다. 2층의 화실에 들어서서 문을 잠근 베일은 가면을 벗어 다른 가면들이 줄지어 있는 곳에 내려놓았다. 아까의 대화와는 달리 베일의 얼굴에는 아무런 흉터가 없었다. 특이점이 있다면 피부가 아주 깨끗하고 얼굴이 갸름해서 여자처럼 보인다는 것이였다. 베일은 자리로 가서 스케치를 한 종이를 다른곳에 걸어놓고 이젤(easel;그림그릴 때 캔버스나 목판 등을 안정시키기 위한 받침대)위에 목판을 올려 놓았다. 목판은 하인들이 일주일전에 이미 준비를 다 해놓았기 때문에 베일이 바로 그림만 그리면 되었다. 베일은 팔레트를 들고 재료를 섞어 물감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녹슨 철의 색이 나는 바탕에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목판에 그릴때에는 템페라 기법(계란 노른자를 안료(피그먼트)의 정착제로 사용하는 기법)을 이용하는데 템페라는 빨리 굳고 마르면 색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까다로웠다. 하지만 베일의 거침없고 정확한 붓질덕분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베일이 잠깐 전체적으로 그림을 볼때를 빼고는 붓은 쉬지 않았다. 몇시간 지나지 않아 1차 작업이 끝났고 베일은 한숨을 쉬며 화구들을 정리했다. 내일은 2차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푹 쉬어도 될듯했다. 그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베일님 베르시 남작님이 오셨습니다.”

 “내려갈테니 차를 내놓고 있도록”

 

 베일은 무표정의 가면을 쓰고 1층의 접견실로 갔다. 그곳에 들어가자 후덕하고 인상 좋아 보이는 남자가 쇼파에 앉아 차향을 음미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아버지”

 “그래 그림은 마음껏 그리고 있었느냐?”

 “이레슈텔 공작부인께서 초상화를 부탁하셔서 그리고 있었습니다.”

 

 베르시 남작은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를 지었다. 베일은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그날은 베일이 처음으로 베르시 남작을 만난 날이였다. 현재는 베일이라고 불리우는 화가로 지내고 있지만 그때는 그림을 배우고있던 10살의 어린 여자아이일 뿐이였다. 본명은 테시에아 퀸즈. 퀸즈는 어머니의 성을 따온 것이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은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세상에 없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해 가을에 아버지는 자신을 찾아왔고 어머니와 떨어져 사는 대신 그림을 그릴수 있는 남자의 신분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날 아침에 어머니를 본 것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10살 때부터 15살까지 5년동안은 글과 방대한 미술지식들을 배우느라 바빴고 15살부터 2년동안으 유명한 거장들의 미술품을 보기위해 거장들의 아틀리에를 다녔다. 그러면서 수많은 모작(남의 작품을 그대로 본떠서 만듦)들을 그리고 17살의 중반기부터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만에 초상화 한번 그리는데 금화50개(기사월급의 10배)를 받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벌어들이는 돈의 반은 자신의 재료비나 생활비로 쓰고 있지만 반은 어머니에게 주기 위해서 아버지가 찾아올때마다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물론. 어제 헤르미의 편지를 받아보지 않았느냐?”

 

 헤르미는 베일의 어머니의 이름이였다. 베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왼손으로 오른손을 덮었다.

 

 “네, 어머니께서 해안지방으로 이사를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곳이라더군요”

 

 남작은 고갤 끄덕이며 콧수염을 한번 쓸었다. 그리곤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보내주는 금화들 덕분에 헤르미가 이제 독립을 하는 모양이지?”

 “네, 그런 것 같네요”

 “보고싶으냐?”

 

 보고싶냐는 말에 베일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표현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어머니를 보고싶었다. 어찌 보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베일은 수도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자신의 그림을 원하는 자들이 있어 자리를 비우기 쉽지 않았다. 베일은 스스로에게 변명을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뒤에 서있던 집사에게 손짓을 했다. 집사는 밖으로 나가더니 화려한 상자를 들고와 베르시 남작의 뒤에 서있던 호위기사에게 건네었다. 베르시 남작은 차를 마저 마시곤 베일에게 다가가 어께에 손을 얹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금화들은 걱정말아라 나에게도 헤르미가 보낸 편지가 왔거든 주소가 바뀌었다고 말이야”

 “이번에 제 자상화를 그렸는데 상자에 같이 들어있으니 어머니께 보내주세요”

 “그럼 당연히 보내줘야지 오늘 그림그리느라 피곤했을텐데 이만 나는 가보마”

 

 베일의 정중한 배웅을 받으며 베르시 남작은 밖의 화려한 마차를 탔다. 물론 왕실의 마차만큼 호사스러운 장식은 하지 못하지만 왠만한 백작가정도의 화려한 마차였다. 남작은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호위기사에게 상자를 받아 열었다. 상자의 가장 위쪽에는 베일의 자화상이 있었는데 남작은 그것을 흘끗 보고는 마차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리고나서 다시 상자를 들여다 보았는데 그 안에는 한달동안 베일이 벌어들인 수입의 절반과 베일의 팬인 귀족가 여식들과 부인들이 보낸 보석들이 들어있었다. 남작은 흐흐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상자를 닫아 자신의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언제나 무뚝뚝한 자신의 호위기사에게 들뜬 목소리로 자랑하듯 말했다.

 

 “사생아 하나 잘 둬서 돈벌기가 아주 쉬워. 그렇지 않나 레인경? 있지도 않은 어머니에게 주겠다고 받은 보석들까지 내게 바치다니 가여울수도 있겠지. 하지만 레인경도 알다시피 세상은 잔혹한거야 20년전만해도 이 나라는 전쟁통이였어 그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비열하고 더러워져야 하는거지 자네도 그랬기에 살아남았던거지?”

 

 레인경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베일에게 들렸을때마다 늘 듣는 소리였다. 물론 조금씩 다른이야기 였지만 늘 결론은 하나였다. 속는 베일이 멍청한거고 자신은 영리하기 때문에 딸의 돈을 꿀걱한다는 이야기. 레인은 마차바닥에 떨어진 베일의 자상화를 내려다 보았다. 그림속의 베일은 현실에서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예쁜 드레스와 모자를 쓰고 웃고 있었다. 레인경은 그게 너무 슬퍼보였지만 자신은 남작가의 흔해빠진 기사일뿐.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불쌍한 베일을 위해 기도하는 것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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