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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국의 황금꽃
작가 : 권가야
작품등록일 : 2017.7.5

평생을 사랑한 황제에게 배신 당한 비운의 황후, 고통 끝에 눈이 떠진 곳은 10년전 자신의 자택이었다. 다시 찾은 따듯한 체온, 가족, 친구 그녀는 고요한 분노를 눈동자에 담는다.

'여신님 이것이 당신의 실수, 장난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좋습니다. 발을 맞춰 드리지요.'

수백번 넘어지고 수천번 넘어질지라도 비틀린 운명을 손에 쥐고 운명을 개척한다.

 
제국의 황금꽃 11
작성일 : 17-07-22 02:50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6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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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일로부터 벌써 며칠이나 지났다.

 

 “아가씨, 입맛이 없으셔요? 요즘 계속 이러시네...”

 

 줄리는 그 일로부터 벌써 며칠째 식사를 반 이상 남기는 세느에게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세느는 괜찮다며 짧게 대답하고는 오전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계단으로 올랐다.

 

 “후우.”

 

 그녀는 줄리에게 들킨 그날 이후로 속이 답답해서 음식이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았다. 오늘도 아침으로 나온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는데도 속이 답답해서 한숨이 이어졌다.

 

 “세느, 어디가 아픈 것이냐?”

 

 “아, 아버님!”

 

 한숨을 쉬며 바닥을 보며 걷는 세느의 시선에 먼저 들어온 것은 고급 가죽 신발이었다. 뒤이어 보이는 짙은 남색 빛의 제복을 입은 미하일이 서서히 허리를 굽혀 세느와 시선을 맞추었다.

 

 “안색이 좋지 않구나.”

 

 세느는 다정하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미하일이 오늘따라 낯설었다. 미하일의 성격상 권한이 없는 그녀가 제국의 실사정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누구를 통해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 자세하게 따져 물었을 것인데, 며칠씩이나 미하일은 평소와 같이 그녀에게 무척이나 다정했다.

 

 ‘혹시 이야기를 아직 전해 듣지 못하셨나?’

 

 그렇다고 하기엔 요즘 자신의 심기를 유난히 살피던 줄리의 모습이 부자연스러웠다. 줄리는 분명 미하일에게 보고를 했을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버님. 식사는 거르시는 건가요?”

 

 아침 식사에는 나오지 않고 제복을 갖춰 입은 미하일을 보며 세느가 물었다. 미하일은 고개를 끄덕이고 제복의 소매단추를 채웠다.

 

 “혹시 몸이 안 좋거든, 필에게 말해둘 테니 수업은 쉬고 몸부터 챙기도록 하거라.”

 

 “예 아버님, 하지만 괜찮습니다.”

 

 세느는 아직 긴장을 풀지는 못했다. 그것은 옳은 판단이었다. 미하일은 세느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천천히 그녀를 지나쳐 계단으로 내려갔다.

 

 “늦지는 않을 것이다. 서재에서 보자.”

 

 평소와는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사말이었지만 세느는 그 말에 숨겨진 뜻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오늘 저녁에는 미하일에게 뭐든 것을 해명하고 설명해야 할 것이다. 회귀라는 것을 빼고 자신이 그를 이해시킬 수 있을지, 며칠씩이나 넬과 고민을 했었지만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 먼저 앞섰다.

 

 “아가씨, 집중하셔야죠.”

 

 “죄송합니다.”

 

 가정교사의 지적에 세느는 다시금 펜을 쥐었다.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가장 좋아하는 경제 수업인데도 집중이 되지 않아 가정교사에게 혼나기만 하다 수업이 끝났다. 가정교사는 세느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퍼붓고는 방문을 닫고 나갔다. 세느는 쓰러지듯 책상에 엎드렸다.

 

 ‘수업도 귀에 전혀 안 들어와, 아버님께 대체 뭐라 말씀을 드려야...’

 

 [주인님아, 괜찮아? 안색이 별로인데...]

 

 가정교사아 있는 동안 얌전히 회귀의 서에서 쉬던 넬이 빛을 반짝이며 세느의 곁으로 날아왔다. 넬의 하얀 날개가 세느의 손을 감싸듯 오므려졌다.

 

 ‘힘들군. 요 며칠 새에 왜 이렇게 많이 일어나는 걸까.’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것 없어, 주인님.]

 

 세느의 머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리고는 세느의 머리 위로 높게 날아오르는 넬, 세느는 넬을 따라 고개를 올리며 되물었다.

 

 “뭐?”

 

 세느의 목소리가 방안의 긴 정적을 깼을 때,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아가씨 줄리입니다.”

 

 노크의 주인은 줄리였다. 세느는 점심시간도 아직 2시간이나 남은 어중간한 시간에 올라온 줄리가 신경 쓰여 세느는 들어오라는 말 대신 직접 발걸음을 옮겨 문을 열었다.

 

 달칵-.

 

 “무슨 일이야?”

 

 세느가 문을 열자마자 줄리는 그녀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말을 이어나갔다. 그녀의 행동은 지나치게 예의바르고 정중해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줄리가 세느에게 불리한 보고를 올렸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하는 행동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바그너가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바그너가에서...?”

 

 평소에도 바쁜 일정에 치이는 공작가였지만 최근은 지나치게 손님이 많아졌다. 하지만 저택에 오는 손님들은 전부 미하일의 손님이었기에 세느의 손님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스트레스 받을 것 없다더니.’

 

 세느는 벌써부터 피곤하다는 듯, 이마를 짚으며 넬을 노려봤다. 넬은 미소를 띄우며 어깨를 한번 들썩였다.

 

 세느 입고 있던 옷에 케이프만 걸치고 나가려다 방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아가씨?”

 

 그것을 의아하게 여긴 줄리가 세느를 불렀지만 세느는 줄리에게 나가 있으라며 손을 위 아래로 가볍게 까닥였다. 그녀가 세느에게 인사를 올리고 방을 나가자 넬이 세느에게 날아왔다.

 

 [주인님 뭐해?]

 

 세느는 방문에서 멀어져 다시 책상 앞으로 와 책상 마지막 서랍장을 열었다. 그곳에는 자수정과 루비가 박힌 은빛 단도가 손수건에 싸여 있었다. 이전에 칼로스가 들고 있던 단도와 비슷한 크기였다.

 

 세느는 단도를 목이 길게 올라오는 부츠에 숨겨 넣어 방문을 나섰다.

 

 그녀들은 로비를 돌아 응접실로 향했다. 줄리가 먼저 문을 열었고 세느가 그 뒤를 느긋하게 따라 들어왔다.

 

 응접실은 묘하게 조용했다. 응접실 안에는 세느와 손님을 위해 차려진 다과상이 테이블 위에 놓여지는, 그릇이 달각거리는 소리만이 맴돌았다. 그녀는 예상과는 달리 얌전한 그의 태도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어 맞은편의 남자와 눈을 맞췄다.

 

 “칼로스님?”

 

 눈앞의 남자는 세느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에게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아 그녀에게 예의를 다했다.

 

 “로즈티아 공작가의 차기 가주님께 인사를 올립니다.”

 

 그는 세느의 예상대로 며칠 전 그녀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칼로스였지만 그의 인사는 한없이 정중했다.

 

 “저는 바그너 가문의 장남, 칼로스 바그너입니다. 정식으로 인사를 올립니다.”

 

 칼로스 바그너. 군청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세느보다 연상의 소년. 그는 이전과는 달리 부드럽고 정중한 말투로 세느를 대하고 있었다. 세느는 전과는 너무도 다른 그의 태도에 다소 당황하고 있었다.

 

 “기껏 기회를 주셨는데, 그간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기회? ....아.’

 

 칼로스의 기회라는 단어에 세느는 뭔가가 그제야 생각난 듯 희미하게 눈동자가 커졌다. 며칠 전 수련장에서의 일을 말하는 듯 했다. 세느는 그가 성실하게 약속을 지키러 올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아 그가 며칠이 지나도록 오지 않아도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예, 비록 승자가 패자에게 한 명령 같은 것이었지만... 칼로스께선 꽤나 싫으셨던 모양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세느는 칼로스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척 보기에도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그에게 그녀는 처참한 패배를 안겨주었으니 그는 세느를 증오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세느가 천천히 찻잔을 들어 올려 한 모금 마신 뒤 손수건으로 입을 닦고 다시 찻잔을 내려놓았다 .칼로스는 그녀가 찻잔을 내려놓을 때까지 기다린 후 말을 꺼냈다.

 

 “싫었다기 보다는 다른 이에게 붙잡혀 있었습니다.”

 

 ‘다른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칼로스의 표정은 조금 일그러졌다. 세느는 칼로스가 말한 이에 대해 물어보려다 말을 아꼈다. 그 덕에 응접실에는 짧은 정적이 흘렀고 더는 묻지 않는 세느를 보며 칼로스는 자신의 머리를 헝클이더니 응접실 문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이정도면 됐냐?”

 

 “예?”

 

 그의 정중한 태도에 당황하던 세느는 그가 긴장을 푼 이전과 같은 태도에 다시 당황했다. 그는 깔끔하게 묶여있던 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소파 뒤로 한쪽 팔을 넘겨 앉았다.

 

 “네, 됐습니다.”

 

 그때 닫힌 응접실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다갈색의 머리를 부드럽게 살랑이는 그 남자는.

 

 “레, 렌!”

 

 세느는 소파에서 일어나 목소리의 주인에게 다가갔다. 렌은 깔끔한 정장을 입고 세느에게 다정하게 인사했다.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칼로스.”

 

 렌은 세느의 손을 부드럽게 이끌어 소파에 다시 앉혔다. 그리고 그는 세느의 맞은편, 칼로스의 옆으로 가 앉았다.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겠어, 렌.”

 

 렌은 그녀의 질문에 고개를 돌려 세느 뒤에서 셋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줄리를 봤다. 줄리는 렌의 눈빛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응접실을 나갔다.

 

 “줄리는 왜?”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렌에게 물었다. 렌은 줄리의 발걸음이 멀어지는 소리를 듣고 늦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이번만큼은 우리의 편이 될 수 없으니까.”

 

 그의 눈빛은 진지하고 비장했다. 세느는 다소 긴장했다.

 

 “무슨 말이야? 줄리는 누구보다 내편이야.”

 

 “그러다 배신당한 주제에.”

 

 세느의 말을 토를 달며 막는 칼로스, 그는 여전히 소파 뒤로 팔을 넘긴 불향한 자세였다. 세느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노려봤다. 그녀의 시선에 칼로스는 어깨를 으쓱 한 뒤 렌에게 말을 계속 하라는 듯 턱을 까딱거렸다.

 

 “세느, 이야기는 들었어. 권한이 없는 네가 제국의 실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너에게 직접 듣고 싶어서 왔어.”

 

 렌은 다리를 꼬고 앉아 손에 깍지를 끼고 그녀를 응시했다. 칼로스와 눈을 마주치던 그녀는 렌에게 시선을 돌렸다. 세느는 그가 이번 일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에 잠시 놀랐다.

 

 “하지만 결코 부당한 방법으로 알아낸 것이 아니야.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은 절대 무리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부당한 방법을 쓰지 않았다는 그녀의 목소리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

 

 “그렇구나. 칼로스와 함께 오길 잘했네.”

 

 “렌... 믿어주는 거야?”

 

 “당연하지.”

 

 렌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는 거짓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믿고 있었다. 그녀는 결코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가 알던 그녀는 그럴 성품이 되지 못했다.

 

 “그게 무슨...”

 

 세느는 렌이 자신을 한 치의 의심 없이 믿어준다는 말보다, 그 이유로 인해 칼로스와 이곳에 왔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그리고 둘의 관계가 수상했다.

 

 “칼로스께서 말씀하신 분이 혹시 렌입니까?”

 

 세느는 칼로스와의 대화에서 해답을 찾은 듯 칼로스에게 물었다.

 

 “맞아, 이 자식이 널 돕고 싶다면 먼저 네게 사과를 하라고 아주 난리를 쳐서.”

 

 칼로스가 여전히 불량한 자세로 엄지손가락으로 렌을 가리키며 말했다. 렌은 신경 쓰지 않는 듯 싱긋 웃었다.

 

 “렌에게 무례한 말은 삼가 주시죠.”

 

 세느가 냉담하게 칼로스의 말투를 지적했다. 칼로스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렌과 세느를 번갈아 훑어봤다.

 

 “너네 쌍으로 왜 그러냐?”

 

 “그보다, 이야기를 진행하죠.”

 

 렌이 손바닥을 마주쳐 마찰음을 내며 상황을 각설했다. 둘의 시선은 렌에게 꽂혔다.

 

 “황궁에서는 세느가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적지 않은 의심을 하고 있어. 아마 오늘 저녁 이 저택에서 다섯 가문이 모여 회의가 열릴 거야.”

 

 렌이 테이블을 톡톡 치며 말했다. 세느는 아침의 미하일의 얼굴이 생각났다.

 

 “다섯 가문?”

 

 “그래, 남작가, 자작가, 백작가, 후작가, 공작가. 그리고 서기관이신 나의 아버지와 그 후계자인 나까지 해서, 제법 큰 회의가 될거야.”

 

 황족을 지탱해주는 다섯 가문이 모여 자신의 문제를 두고 회의를 한다는 건 아무리 그녀라고 할지라도 겁이 나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힘을 주어 꽉 쥐었다.

 

 ‘그래서 며칠이나 지나서 아버님이 내게 추궁하기 시작하셨구나.’

 

 두려웠다. 미하일 하나만 설득시키는 것에도 막막함을 느꼈는데, 상대는 황족의 아래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고귀한 다섯 가문이었다. 머리가 아파왔다.

 

 “야, 겁먹었냐?”

 

 칼로스가 끌끌거리는 웃음 섞인 목소리로 세느에게 물었다. 그녀는 경계하는 눈빛을 세웠다.

 

 “그래서 칼로스님은 이 자리에 남작가의 영애로서 계신건가요?”

 

 렌의 설명을 들은 세느는 불안했다. 칼로스는 렌과 함께 오늘 저녁에 열릴 회의에 참가할 사람들이었다. 혹시라도 지금 세느의 발언과 세느를 믿어준다던 렌을 아니꼽게 보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까 못 들었냐? 도와주러 왔다니까.”

 

 “네?”

 

 세느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와 당황했다.

 

 “아아, 내가 나설 틈이 있어서 다행이네, 너라면 완벽하게 준비했을 것 같은데, 표정을 보니 영 아니네. 너 그래가지고 다섯 가문의 가주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제대로 맞설 수나 있겠냐?”

 

 “...”

 

 칼로스의 껄렁한 말투에도 세느는 반응이 없었다. 자신에게 그렇게 날을 세우던 남자가 자신을 도와준다고 하는 이 상황이 어지러웠다.

 

 “나는 네게 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도와주러 왔는데, 고맙게도 칼로스도 같은 생각이더라고. 그래서 같이 온 거야.”

 

 멍하니 앉아 있는 세느에게 렌이 설명해주었다.

 

 “칼로스가 말을 맞춰줄 거야. 증인은 있는 편이 좋으니까.”

 

 하지만 세느는 여전히 혼돈의 바다를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해를 못하겠어, 무슨...”

 

 결국 담담하게 표정관리를 하던 세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세느, 나에게는 서기관의 후계자로서 제국의 실세에 대해 알고 있을 권한이 있어. 너는 그걸 나에게 우연히 듣게 된 거야. 칼로스가 그걸 증언해줄 것이고.”

 

 “뭐? 절대 안 돼. 그건 거짓말이야, 렌. 그리고 너와 칼로스가 처벌 받을지도 모른다고!”

 

 세느는 렌이 내놓은 해결책을 단호하게 거절하며 화를 냈다.

 

 “세느, 난 괜찮...”

 

 “그렇지. 이 녀석은 서기관의 후계자로서 비밀을 지키기 않은 죄, 그리고 나는 방관한 죄지.”

 

 칼로스의 심드렁한 말투에 세느는 더욱 화가 나 무례인 것을 알면서도 칼로스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그걸 아시면서도 돕겠다는 건가요, 칼로스? 렌을 말려주셨어야죠! 저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저 때문에 렌과 당신이 손해 보는 걸 받아들일 수 없어요!”

 

 요는 그것이었다. 세느는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선뜻 자신을 믿어준다던 렌과 관련 없는 칼로스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제국의 외교적 문제에 대한 사실을 권한도 없는 이에게

 흘렸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에게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할지라도 다섯 가문의 가주들의 의견에 따라 충분히 벌을 받을 수도 있었다.

 

 “아, 거 더럽게 정직하네. 나를 좀 이용해. 나는 이걸로 네 하녀에게 손찌검을 한 것과 저 녀석에게 검을 겨눈 것을 사과할 셈이니까.”

 

 칼로스는 세느의 답답하리만치 정직한 태도에 꼬고 있던 다리를 빠르게 푸르고 허리를 숙여 세느에게 말했다.

 

 “하지만 저는...”

 

 사실 세느도 알고 있었다. 넬이 너무 고민할 것 없다는 말의 의미도, 가장 합당하게 그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는 것도. 세느는 두 남자에 대한 미안함에 고개를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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