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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자의 아이들
작가 : 뉴레기
작품등록일 : 2017.7.8

첫 번째 암흑기를 주도했던 세 명의 사이먼 중 하나인 젤브로스는 두 번째 암흑기가 도래하려하는 전란의 시기인 300년대에 모든 인과관계를 끊고 가이아드 대륙을 방황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네지라는 자의 부탁을 들어주게된다. 부탁이란 최근 도시 펠리스를 둘러싼 영악한 괴물에 대한 퇴치 의뢰였는데........

 
18
작성일 : 17-07-21 19:54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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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에게 다가가자 성흔의 공명이 놀랄만큼 강해져 있어 젤브로스 그 자신도 놀라고 말았다.

 

 '진정해, 지금 부터가 진짜로 중요하다.'

 

 혹시 기하학적인 회복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기를 바라며 젤브로스는 그녀의 몸에 손을 올렸다. 계기를 통해 자신의 신체에 문자가 생겨났을 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 처럼 사이먼들은 모두 자신의 문자가 '폭주'할 경우 그것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을 본능처럼 알고있었다.

 

 문제는 그것이 타인에게도 통하냐는 것.

 

 젤브로스는 눈을 지긋이 감고 모든 집중을 성흔에 집중했다. 젤브로스의 은은한 광채가 루브네에게 스며드는 듯한 효과가 연출되었다.

 

 그러자 루브네의 몸이 꿈틀 거렸다. 마치 병원에 실려온 환자의 몸에 마취도 없이 메스를 들이댄것 만 같은 고통스러운 몸부림이었다.

 

 젤브로스는 맥시멈을 외웠다. 강화된 왼팔로 그녀의 몸을 붙들어 박았다. 저항이 거셌지만 젤브로스는 지지 않았다.

 

 파앗!

 

 깨끗한 성흔의 빛이 타락한 성흔의 빛을 물들이듯 서서히 그녀의 몸을 타고 흐름과 동시에 젤브로스의 뺨에서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방대한 마력이 드는 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세세하게 컨트롤해, 상대방의 몸에 흘려넣는 작업은 그조차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윽고 폭발음과 함께 성흔의 빛이 사방 팔방으로 퍼져나갔다가 수많은 조각이 되어 다시 둘에게로 돌아온다.

 

 "........."

 

 젤브로스는 숨을 골랐다. 그녀의 온몸에 퍼져있던 문자의 형태가 루브네의 복부를 향해 빨려들어가듯 움직였다. 이윽고 그것은 서로 얽히고 섥히며 문자의 형상을 만들어갔고.

 

 ".......됐어."

 

 루브네는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쩌적...쩌저적....

 

 변한것은 루브네의 몸을 둘러싼 문자들의 필체 뿐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몸이 휘황한 금빛에 휩싸이더니 형태가 일그러져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변형되었던 루브네의 몸 이곳 저곳을 다듬고 꺾고 집어넣어가며 원래의 형태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젤브로스는 그 모습을 보며 위안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잘 된 모양이야.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군."

 

 빛이 사라질 때 쯤 젤브로스가 말했다. 그의 눈 앞에 정신을 잃은 듯 새근새근 자고있는 루브네의 모습이 보였다. 온몸 구석구석에 작은 상처들이 있고 변이 탓에 옷이 다 찢어져있으며 얕은 호홉을 내고 있던 그것은 더이상 괴물 같은 것이 아니었다.

 

 15분간의 악몽.

 

 그것에서 깨어난 젤브로스는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평안한 듯, 작은 몸을 웅크리고 있는 루브네를 맞이하고 있었다.

 

 

 

 

 

 

 #

 

 

 

 

 

 

 

 

 

 

 

 

 

 

 여름은 끝난다. 걸인들을 귀찮게하는 장대비도 거의 모습을 감추었고 나무의 잎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10월.

 

 디엘노움의 도시 펠리스에서 머물던 젤브로스는 두 달간 신세를 진 네지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기 전에 루브네의 방을 찾아갔다.

 

 젤브로스는 피식 웃었다.

 

 두달 전, 이제 영영 못볼것이리라 확신한 듯한 네지의 표정이 뇌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이 장면 어디서 한 번 봤는데."

 

 쓰러진 루브네와 웬 덩치큰 남자를 등에 업고 펠리스로 돌아온 젤브로스의 얼굴을 보며 네지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그런 말을 했다. 루브네를 구한 뒤 젤브로스는 디엘노움을 떠날 것이었 아니었던가? 그런데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오다니?

 

 "생각해보니 곧바로 디엘노움을 떠나는건 위험할 것 같아서. 루브네를 구하는데엔 성공했지만 그 베르비언이란 남자를 찾는데는 실패했어. 아마 살아 도망쳤겠지. 곧바로 다른 녀석들이 쫒아올거야, 그런데 우리를 쫒아오는건 제국녀석들 뿐이지. 아쉽게도 여기는 공화국과 왕국의 전장이야. 그렇게 보면 상대적으로 이곳이 더 안전하지는 않을까? 당분간은."

 

 뭔가 억지같았지만 네지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는 루브네 말고도 젤브로스의 넓은 등에 엎혀있는 맹수같은 남자의 모습을 보고는 의문을 품었다.

 

 "누굽니까?"

 

 "백야의 리드웨이."

 

 "에......그러니까 제가 알기로는 당신의 적인것으로 알고있었는데요."

 

 "흠, 이것저것 묻고싶은것이 많아서."

 

 젤브로스는 다행이 그곳이 숲이라 근처에서 쓸만한 약초들을 모아 그의 출혈을 진정시키고 통증을 마비시켜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상처로 부터 흘러나온 내장은 대충 집어넣고 꿰매어 조치시켜 놓았는데 당연하게도 제대로 된 처치는 필수불가결이었다.

 

 젤브로스는 일단 네지에게 리드웨이의 치료를 부탁했다. 네지는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어쩐지 묘해지는 기분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다.

 

 루브네는 완전히 건강을 회복했다. 아무래도 그 모습으로 폭주하면 한동안은 몸의 힘이 빠지는 모양이었다. 도대체 그동안 그 드글거리는 괴물들로부터 어떻게 몸을 지켰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리드웨이 쪽도 일단 문제는 없었다. 아직 움직이는 것은 무리지만 애초에 그를 데리고 갈 생각은 없었던 지라 일단 목숨이 붙어있다는 것만 확인한 것으로 족했다.

 

 똑 똑.

 

 "루비."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젠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왈칵 열렸다.

 

 "어, 제브다!"

 

 참고로 루브네는 그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싶었다. 자신이 괴물이라고 주장했던 루브네였으니 괴물로 변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게 약간 의아하긴 했지만 젤브로스는 일단 그것에 대한 이유는 그녀의 성흔 폭주를 자신이 강제로 중화시켰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해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루브네는 그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 더 나았다.

 

 네지에게서 받은 화장품과 장신구를 가지고 논 탓에 루브네의 몸은 엉성한 꾸밈으로 떡이돼 있었다. 또 쓸데없는 짓을..... 젤브로스는 네지를 생각하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정말로 이곳을 떠날거야."

 

 짐짓 아쉬운 양 운을 뗐지만 루브네도 그 사실은 알고있었다. 때문에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다.

 

 "응."

 

 "네지에게 인사하러가자."

 

 젤브로스가 먼저 복도를 나서려는데 루브네가 붙잡았다.

 

 "그 호랑이 같은 아저씨는?"

 

 "......흐음."

 

 리드웨이라......젤브로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리드웨이가 루브네를 데려갔을 당시엔 루브네는 잠에 빠져들어 있었기 때문에 리드웨이가 자신을 납치해 제국에게 넘겼다는 사실은 모르고있었다. 그저 루브네에게 있어 리드웨이는 '같은 제국군의 피해자'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모양인지라 묘한 유대관계까지 느끼고 있을 정도였다.

 

 물론 젤브로스도, 당사자인 리드웨이도 어처구니 없어했다(덧붙여 말하면 리드웨이도 둘과 마찬가지로 시청의 객실 방에 묵고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아직 어린 루브네는 어른들의 표정을 읽는 기술은 아직 없었다.

 

 젤브로스가 펠리스에 체류하는 동안 네지와 펠리스를 귀찮게 구는 주변 괴물들을 처리해주러 밖으로 나갈 때면 루브네의 놀잇감은 젤브로스에게 리드웨이로 바뀌었다.

 

 "이봐 당신, 이 망할 꼬맹이 좀 데리고 밖으로 나가지 응? 난 아직 환자고.....아악....!"

 

 글쎄, 몸에 붕대는 감고있지만 루브네는 리드웨이가 얼마나 크게 다쳤고 어디를 다쳤는지는 모르는건지 아니면 그냥 관심이 없는건지 시도 때도 없이 리드웨이의 배 위로 다이브를 쳤다. 젤브로스도 암암리에 묵인했고 리드웨이는 그 점에 대해 잔뜩 불만이 쌓인 모양이었다. 창자가 다시 삐져나올것 같다나 뭐라나.

 

 어쨌든 루브네와 함께 네지의 집무실로 향한 둘은 어색하지만 적어도 불편함은 없는 자연스러운 인사를 나누었다.

 

 "또 봅시다."

 

 네지가 젤브로스의 손을 맞잡고 흔들며 말했다. 젤브로스는 옅은 미소로 대답했다.

 

 "다시 오지, 언젠가."

 

 문득 리드웨이가 생각났기에 젤브로스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말했다. 아무리 이전의 동료라지만 루브네를 납치해 제국에 넘긴 죄는 가벼이 넘길 수는 없었다. 리드웨이는 젤브로스에게 목숨을 구해진 대신 무언가 반드시 해야했다. 그리고 그 대안에 대해서 젤브로스는 여러번 생각해보았던 참이었다.

 

 "상처가 나으면 리드웨이는 펠리스에서 당분간 봉사해야 할 것이야. 그것이 내가 그에게 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벌이지."

 

 젤브로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꽤나 깊게 생각했나본지 그의 말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끼어있지 않았다.

 

 네지는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 리드웨이 정도 되는 거물이라면 도망치고 싶을 때 언제든 도망칠 수 있었을 터였다. 문제는 그가 조용히 도망치느냐, 피바람을 일으키고 도망치느냐의 차이일뿐. 그리고 네지는 리드웨이가 도망친다면 후자에 더 가깝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들었다.

 

 젤브로스는 그런 네지의 생각을 꿰뚫기라도 한듯 입을 열었다.

 

 "리드웨이는 이제 쫒기는 몸이야. 루비를 확보하는데도 실패했고 오히려 적에게 구조됐지."

 

 네지는 리드웨이가 제국에게 쫒기는 구체적인 이유가 궁금했지만 구태여 묻지는 않기로 했다. 옆에서 루브네가 '뭐야 뭐야? 무슨 이야기야?'하는 표정으로 젤브로스의 옷깃을 잡고 늘어졌다.

 

 "이제 어디로 가실 생각입니까?"

 

 네지가 물었다. 그러고보니 거의 유대관계를 맺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이곳 펠리스를 벗어나 대체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네지는 아직 듣지 못했던 참이었다.

 

 젤브로스의 대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동남쪽."

 

 "푸스카니 산맥과 정반대 방향이군요."

 

 "올라프로 갈것일세."

 

 네지의 눈동자가 조금 커졌다.

 

 "밤의 도시로군요. 흐음. 그곳은 확실히 베를리 지역에 속한 곳일테죠?"

 

 젤브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은 지금 공화국이 통치하고 있는 장소입니다. 확실히 제국의 마수로부터 벗어나긴 좋겠군요."

 

 전시 지역이라 아직 어느 국가의 지배 아래 있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이곳 디엘노움 지역보다는 필시 안전하리라, 네지는 마음속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젤브로스도 그 말의 의미를 알아챘다.

 

 그러던 중, 네지는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마스터의 목적은 이제 무엇입니까? 루브네를 데리고 어디로 멀리 도망가 숨죽은 듯 살아가는건 아닐테죠."

 

 "니케를 만나러 갈것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네지는 몸이 움찔 떨리고 말았다.

 

 "니케라면 당신과 마찬가지로 첫 번째 암흑기를 주도한 사이먼이 아닙니까? 확실히 그 당시 검은 사신이라고 불렸던......"

 

 네지는 그 니케라는 남자에 대해 생각하듯 턱을 쓸어만졌다.

 

 "조금 위험한 분으로 알고있습니다만."

 

 젤브로스는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그 사실을 어디서 알아낸 것인지 모르겠지만 네지의 눈동자 속에 불타오르고 있는 어떠한 공포심은 그것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든 활자로서 깨달은 것이든 확신하는 것만 큼은 틀림 없었다.

 

 니케.

 

 '검은 사신이라.....'

 

 젤브로스는 그야말로 그 남자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내심 짐작했다. 조용한 제무르와는 다르게 니케와는 여러번 충돌했던 적이 있었다. 아주 오래전 일이었지만 젤브로스는 그것이 바로 어제 일어난 일이라는 것 처럼 생생했다.

 

 "흠, 확실히 어디 나사가 하나 빠진 친구이긴 했지. 조금 묘한 사디즘을 갖고있는 녀석이었어. 사신이라기 보다는 고문관이 더 알맞은 표현이랄까."

 

 고문관이라는 단어에 네지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끔찍하군요. 정말 괜찮겠습니까?"

 

 "뭐, 다 방법이 있지. 아무리 니케라도 처음부터 칼을 꺼내지는 않을거야."

 

 묘한 확신감이 차올라있어 네지는 문득 흥미로워 졌다. 하지만 그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은 심정도 없잖아 들어차있었다.

 

 어쨌든 젤브로스는 이제 가야했다. 출발이 늦으면 늦어질수록 루브네 뿐 아니라 펠리스가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엘노움은 왕국과 공화국이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곳인지라 제국의 영향력이 비교적 쉽사리 접근하지는 못하겠지만 이전같은 일이 또 언제고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었다.

 

 젤브로스는 루브네의 손을 잡고 뒤돌아섰다. 그 때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리드웨이였다. 튼튼한 나무로 만든 목발 두개에 몸을 지탱한채 거니는 폼이 사뭇 안쓰럽기 그지없었지만 미이라 처럼 몸에 칭칭 감은 붕대를 보자면 살아남은 것 자체로도 감사해야하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느낌마저 드는 리드웨이의 몸을 바라보며 루브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는건가."

 

 젤브로스는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

 

 "난.......당신에게 목숨을 구걸한적은 없었어. 그냥......그냥 알아두라고."

 

 상처가 다 나으면 펠리스에서 한동안 봉사해야 할것이라는 젤브로스의 말은 이미 들은참이었다. 내키지는 않지만 리드웨이는 수긍했다. 어차피 이곳에서 나가봤자 자신이 보게 될 것은 사면초가로 둘러싼 적 뿐일테니까.

 

 "저 아저씨는 같이 안가는거야 제브?"

 

 "응."

 

 루브네는 사뭇 아쉬운 듯한 표정이었다. 젤브로스가 펠리스 밖을 잠시 나설 때 그의 놀이대상은 언제나 눈앞에 서있는 옴짝달싹 못하는 환자였으니까.

 

 그 말을 듣고는 리드웨이가 인상을 찌푸렸다. 적어도 저 꼬맹이가 상처 위로 다이빙 치는 꼴은 더이상 한봐도 된다는 생각에 내심 안심했던 것이다.

 

 "이걸 가져가."

 

 리드웨이는 목발을 문지방에 잠시 기대놓고는 천천히 뭔가를 꺼냈다. 작은 수첩 같은 것이었는데 기묘한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암흑의 도시, 올라프로 향하는 통행증이야. 공화국은 입국심사가 엄격하지."

 

 젤브로스는 그걸 받아들고는 리드웨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걸 네가....?'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공화국 입국심사가 까다롭다는 것은 젤브로스도 알고있었지만 애초에 편하게 통행증을 건네고 안전하게 입국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것이다. 프로는 프로만의 방법이 있기 마련이었으니까. 조금 위험하고 까다롭기는 해도.

 

 "내가 공화국 출신이라는 것을 잊은 모양이군."

 

 옛날, 스테이튼 가의 차남으로서 살았을 때의 일을 회상하는 것일까, 리드웨이의 표정이 창백해져갔다.

 

 "고맙네."

 

 어쨌든 다행이다. 루브네를 데리고 불법적인 입국을 시도하는 것은 젤브로스 입장에서도 그다지 달가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자네는......"

 

 젤브로스는 마지막으로 리드웨이의 흉진 얼굴을 보며 한 마디 꺼내려고 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네. 잘지내게 리드웨이."

 

 ".....쯧."

 

 짧고 강렬했던 네지와 리드웨이의 인연은 이렇게 끝났다.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맺어질 수 있는 인연이기는 했지만 젤브로스는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다. 자신이 다시 디엘노움으로 돌아오게되는 일도, 펠리스에 커다란 문제가 생겨 네지가 디엘노움을 떠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생기게 되는 일도, 리드웨이와 다시 적으로 마주치게 될 일도.

 

 젤브로스는 루브네와 펠리스를 나섰다.

 

 이 다음으로 향할 곳은 거짓된 평등과 불합리 속에서 공평을 추구하는 자들이 수면 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나라, 네 가지 민족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있는 가이아드 대륙 유일무이의 나라, 대륙 남동부의 지배자인 쟈나티스 공화국의 북서쪽, '칠흑의 저주' 탓에 태양이 뜨지 않는 도시, 올라프.

 

 '이 아이가 누구인지 밝혀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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