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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자의 아이들
작가 : 뉴레기
작품등록일 : 2017.7.8

첫 번째 암흑기를 주도했던 세 명의 사이먼 중 하나인 젤브로스는 두 번째 암흑기가 도래하려하는 전란의 시기인 300년대에 모든 인과관계를 끊고 가이아드 대륙을 방황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네지라는 자의 부탁을 들어주게된다. 부탁이란 최근 도시 펠리스를 둘러싼 영악한 괴물에 대한 퇴치 의뢰였는데........

 
16
작성일 : 17-07-21 19:52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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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안돼......저게 루비라고?"

 

 젤브로스는 자신의 두 눈으로 보고있는 영상이 마치 거짓으로 조작된 한 편의 환영이라도 되는 양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국이 대체 저 아이에게 무슨짓을......"

 

 젤브로스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조금 전 까지 리드웨이와의 싸움을 지켜보고있던 제국군은 모조리 줄행랑을 치고 없었다.

 

 한심한 놈들!

 

 '그 베르비언이라는 녀석이......'

 

 꿈틀.

 

 루브네의 원형을 가지고 있던 그 괴물이 꿈틀거렸다. 젤브로스는 다시 그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루비! 무사한거냐! 대체 그 모습은......내말 알아들을 수 있는거냐 루비!"

 

 그러나 돌아온 것은 그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갑자기 그녀의 모습이 온데간데 사라졌다.

 

 ".......!"

 

 매우 강렬한 위협의 공기가 주변을 둘러싼것도 잠시. 순식간에 젤브로스의 옆으로 튀어나온 루브네의 날카로운 손톱이 젤브로스의 몸을 강하게 때린것이다.

 

 "가디언!"

 

 콰앙!

 

 어찌나 강력한 일격이었던지, 가디언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었는데도 강렬한 통증이 몸을 애웠다. 그 뿐만이 아니다.

 

 쿠웅!

 

 젤브로스의 몸이 그대로 10m가량 밖으로 튕겨져나가 버려진 제국군 막사에 정통으로 부딪히고 말았다.

 팔락 팔락.

 막사를 두르고있는 천이 젤브로스의 몸을 휘감았다.

 

 여유는 없다.

 

 시야를 가리고 있는 천조각을 치웠을 때 루브네는 이미 그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공격할 여유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공격하려는 의지 조차 없었다.

 다시금 휘두르는 날카롭고 묵직한 일격을 가디언으로 방어할 뿐이었다.

 

 "쿠헉!"

 

 쿵! 콰콰쾅!!!

 

 거칠게 차버린 축구공 처럼 지면에 자욱한 흙먼지를 남기며 데굴데굴 구르는 젤브로스.

 루브네가 아직 움직임이 멈추지도 않은 젤브로스의 움직임을 따라잡았다.

 

 촤악!

 

 쿠쾅!

 

 멈출 기세도 없이 두 번째 일격.

 젤브로스는 성흔의 주문을 외칠 시간도 촉박했다. 온몸이 통증으로 아려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톱공격은 인간의 연약한 피부를 찢어 토막낼 정도 까지는 아니었지만 일단 무식하게 빨랐다. 게다가 아무리 웨어 울프 급의 완력이 아니라해도 기본적으로 그녀의 일격은 인간 한 명을 침묵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아직까지 리블을 손에 쥐고있던 젤브로스는 검을 땅에 꼿고는 구르던 몸을 강제로 정지시켰다.

 

 루브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인기척.

 

 갑자기 등 뒤에서 나타난 그녀의 세 번째 공격이 그를 날려버리려 할 때.

 

 "스피딩!"

 

 비현실에 가까운 고속이동으로 그녀의 곁을 빠져나가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뭐 이런 바보같은!"

 

 아무리 기동력이 좋은 괴물이라 할지라도 젤브로스의 스피딩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설령 그것이 그와 축을 이루는 남은 두 명의 사이먼들이라 할지라도 초력의 속성을 구사하는 젤브로스의 기동력을 따라잡을 능력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젤브로스가 써내려온 사이먼으로서의 일대기가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루브네는 그의 등 뒤에 있었다. 스피딩으로 이동한 자리의 뒤쪽에서 그녀가 쳐올리고있는 팔의 그림자가 보였던 것이다.

 

 "가디언!"

 

 콰앙!

 

 다시 한 번 루비가 쳐갈긴 무서운 일격은 젤브로스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기본적인 위력은 그렇게 강대하지 않았기에 가디언을 뚫지는 못했지만 이것은 일정 시간 동안 버티기만 하면 승리할 수 있는 조건제 게임이 아니었다.

 

 "각...극...그겍.....이..이그....헥...."

 

 머리 위쪽으로 길게 튀어나온 척추 비슷한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루비는 잠시 자리에서 멈췄다.

 젤브로스는 땅에 쳐박힌 자신의 몸을 일으켜세우며 숨을 헐떡였다.

 

 '설마 저거.......'

 

 젤브로스는 이를 악물었다.

 

 틀림없다. 자신의 빠르기와 비슷할 정도의 고속이동.

 

 '저건 스피딩이야. 루비는 성흔을 사용하고 있어. 초력 속성을 가진 문자의 성흔이야!'

 

 맙소사.

 젤브로스는 너무 당혹스러운 나머지 제대로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확실히 루브네는 시엘의 문자를 몸에 지닌 사이먼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시엘의 문자를 통해 흐르는 마력을 이용해 '성흔'이라는 것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당연한 이치다.

 

 당연한데.

 

 왜이렇게 낮설게 다가오는것일까.

 

 "루비! 내말을 들어! 제기랄.....!"

 

 루브네는 젤브로스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갖고있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의 공격은 그냥 얼떨결에 날뛰는 과정에서 우연히 그가 끼어있었을 뿐이라는 듯이.

 

 "아...윽....에에....익....크해....겍..."

 

 '정신이.....불안정한건가?'

 

 젤브로스는 자신의 리블을 바라보았다.

 

 공격할 것인가?

 공격해야 하는 것인가?

 

 루비를?

 

 알 수 없었다. 뭔가가 두려웠다. 자신의 손으로 그녀를 상처입히는게 너무나 두려웠다. 질것 같다거나, 눈 앞의 이질적인 존재가 내뿜는 위압감에 위축된것도 아니었다. 그녀에게선 오버로드들이 내뿜는 특유의 광기어린 오오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으나 젤브로스가 여태껏 만나온 오버로드들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게다가 저 존재는 자신의 몸을 컨트롤하는 것 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다면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것이다.

 

 젤브로스가 마음을 먹는다면.....말이다.

 

 '가능할리 없어......'

 

 젤브로스의 뇌리에 렌이 스쳐지나갔다. 젤브로스와 같은 아름다운 흑발을 가진 미모의 여자 아이였다. 언제나 친오빠인 자신을 젤 오빠~ 젤 오빠~ 거리며 졸졸 쫒아다녔다. 그녀의 삶은 13세의 어린 나이에 끝나버렸지만 처녀가 되었다면 귀족들의 사교계에서 여러 청년들의 구애를 받을 것이리라, 젤브로스는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하지만 그랬던 그녀가 죽었다.

 

 자신의 부주의와 무관심이라는 이름의 '검'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검으로 저 아이를 다치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성격으로 봐도, 나잇대로 봐도 자신의 동생과 판박이 같은 저 아이를?

 

 '.....못해.'

 

 어째서 사이먼이 되었는가.

 도대체 어떠한 '계기'가 그를 인간에서 괴물로 바꾸었는가.

 

 할 줄 아는 무술이라고는 집안에서 교육시켜준 궁정 검술이 끝이었던 그가.

 도대체 어디에서 렌을 산채로 뜯어먹고 있던 '그 존재'를 돌육할 힘을 얻게되었던 것인가.

 

 그 날.

 자신의 손등에 시엘의 문자가 새겨졌던 바로 그 날을 젤브로스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 존재'에게 온전한 몸은 다 뜯어먹혀 남은 것이라고는 반쯤 잘린 렌의 얼굴과 내장 조각 몇 개 뿐이었고, 젤브로스는 어디선가 폭발할 듯 터져나오는 강렬한 분노와 원망 탓에 몸이 잠식되었고.....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 존재'의 시체 옆에 꿇어앉은 자신이 몇 조각 남지 않은 렌의 시체를 품속에 끌어안고 있었다.

 

 그날은 동생의 기일임과 동시에 자신이 사이먼으로 각성한 날이기도 했다.

 동생의 죽음, 그로인해 괴물로 변해버린 자신의 몸.

 

 그런데.

 

 저 아이를 죽인다면 도대체 이번에는 '무엇이'될 것이란 말인가.

 동생을 잃은 것이 계기가 돼 괴물이 된 자신이, 이번에도 같은 업을 저지른다면 결국 무엇에 도달하게 된다는 말인가.

 

 대답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스스로 판단해야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냉철했던 그의 사고회로가 혼란을 빚으며 빙빙 돌기 시작했다.

 

 두려움, 절망, 좌절.

 

 그리고 후회.

 

 ".......한....심하군....."

 

 그 때 침묵을 깨고 들려온 목소리는 젤브로스에게 너무나도 익숙했다.

 

 "역...시. 다....당신은....너...너무....무뎌....."

 

 시선을 그쪽으로 돌려보니 거의 초죽음이 돼있는 리드웨이의 모습이 보였다. 잔뜩 피를 흘리고 있어 현기증을 넘어서 저혈압 증세까지 보일 정도인 그의 몸은 차근 차근 자신을 향해 기어오고 있었다.

 

 '리드웨이.....?'

 

 젤브로스는 그의 몸을 보았다. 창자가 비죽비죽 튀어나오고 있었다. 즉사하지 않은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손에 닿....는 모든....것을.....말끔히....지키려.....하지...마."

 

 순간 그는 기침을 콜록였다. 새파랗게 질린 두 입술 사이에서 대량의 피가 뿜어져나왔다.

 

 "민폐....라고....멍청이.......그냥...."

 

 허억 허억, 거친 신음을 내면서.

 

 "두들겨....패줘....저 빌어...먹을 꼬맹....이를....죽여야.....해피...엔딩인...법은...어디에....도, 없....쿨럭! 쿨럭!"

 

 "자네...."

 

 젤브로스는 죽어가고 있는 리드웨이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흐리멍텅했다. 분명 눈앞의 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저런 상태에서 그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두들겨 패라고? 저 아이, 루비를?

 그럴 수는 없다. 그러지 못하는게 당연하다. 저 아이를 바라보고 있자면 예전에 자신의 불찰로 죽어버린 어린 여동생이 떠오르는데......사이먼이 된 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괴물이 되어버린 뒤 거진 백년을 넘게 그것만을 후회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런 후회의 대상인 렌과 비슷한 저 아이를 다치게하라고?

 

 "그럴 수 있을리가 없어. 내가 그럴 수 있을리가--"

 

 "바보같은 자식!"

 

 쾍! 켁!

 

 소리를 지른 리드웨이의 입에서 각혈이 쏟아져나온다.

 

 ".....그렇다면....네, 네녀석은......저대로 저....꼬맹이가.....다른 사...람들의....소중...한 누군...가를......죽이고다녀....도.....괜찮다는...거냐...."

 

 ".....뭐라고?"

 

 "두 번째....세 번째....아니....켁! 쿨럭!..........백 번째가....넘....는....'전귀'....를....네 손으로....만들어갈....생각......커헉!"

 

 더이상 입가를 적시는 핏덩이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한다. 리드웨이는 주륵 주륵 피를 흘리면서 10초 정도 젤브로스의 한심한 낮짝을 보고있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계속 몸을 꿈틀거리던 루브네가 다시 몸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끽...껙.....끄까까....학....파긱.....케힉....."

 

 그녀가 젤브로스를 바라본다.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르기 위해.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제어할 수 없는 내면의 무언가가 시키는데로 굴러가는 그녀의 흉악스럽게 변한 몸이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해도 방관할 수 밖에 없는 저 아이가.

 

 "......루비."

 

 [내게 다가오지마, 당신을 죽이고싶지 않아. 난 괴물이야. 그러니까 어디론가 가버려.]

 

 그날.

 

 초라한 초가집에서 처음 그녀를 만났던 날, 차갑게 자신을 대했던 루브네의 표정을 자신은 기억하는가?

 

 시무룩하다? 착잡하다? 그런 가벼한 감정 따위로 표현할 수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녀의 표정은, 이제까지 자신이 해왔던, 해올 수 밖에 없었던 그 무언가에 의해 끔찍하게 벌여왔던 수만가지 일들에 대한 죄책감, 절망, 슬픔 아니 더이상 사전에 나와있는 언어로 구사할 수 없는, 구사해서는 안되는 이 세상 끝자락의 끝자락 인생을 살아온 자들만이 통감할 수 있는 그러한 것이었다.

 

 어린아이가 느끼기엔 너무나 잔혹하고, 끔찍한 경험과 감정.

 

 그 속에서 루브네는 무엇을 외치고 있었단 말인가?

 

 <도와줘......>

 

 "끅...껙....게헥...식...프...펙..."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속에서.

 젤브로스의 오른쪽 손등에 새겨진 '시엘의 문자'가 빛나기 시작했다.

 

 <도와줘......>

 

 그 음성은 마치 문자를 통해 젤브로스의 내면세계에 직접적으로 전해주듯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도와줘....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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