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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자의 아이들
작가 : 뉴레기
작품등록일 : 2017.7.8

첫 번째 암흑기를 주도했던 세 명의 사이먼 중 하나인 젤브로스는 두 번째 암흑기가 도래하려하는 전란의 시기인 300년대에 모든 인과관계를 끊고 가이아드 대륙을 방황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네지라는 자의 부탁을 들어주게된다. 부탁이란 최근 도시 펠리스를 둘러싼 영악한 괴물에 대한 퇴치 의뢰였는데........

 
15
작성일 : 17-07-21 19:51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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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어리석어! 늘 그런식이었지!"

 

 테엥!

 

 젤브로스의 검과 리드웨이의 검이 격돌하자 맹렬한 강철음이 폭발한다.

 

 "산에 불이붙으면 그걸 끌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말지. 거렁뱅이가 돈을 구걸하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어째서'라는 선택지를 골라! 상대방의 기분을 알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툭! 툭! 내뱉어! 그런데 내가 무엇보다 부아가 치밀어오르는건!!"

 

 쾅!

 

 땅을 박차고 뒷걸음질 치는 리드웨이는 숨을 고르며 눈 앞의 젤브로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식은땀 한 방울 조차 흘리지 않고있었다.

 

 "그런 주제에 무디다는 거야 당신은! 네놈의 손이 닿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겐 쓸데없는 호의를 베풀지! 지금도 봐! 그렇게 저 꼬맹이를 구하고 싶어하면서 어째서 날 쓰러뜨리지 않지? 그 빌어먹을 '성흔'이라는 것을 사용하면 나같은건 순살 시킬 수 있으면서!"

 

 리드웨이는 분했다. 차라리 훔씬 두들겨 패버렸으면 차라리 더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젤브로스는 그를 압도할 수 있는 힘이란 것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방어에만 전념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만방자하고 자기애가 투철하며 언제나 소외감을 느껴온 리드웨이는 그 사실이 너무나 분했다. 자존심이 상했다. 아무리 그가 노력해도 눈 앞의 남자는 쓰러뜨릴 수 없는 거대한 벽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분하고 억울했다.

 

 젤브로스의 무딤이 리드웨이는 가장 마음에 안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지?"

 

 "뭐....?"

 

 이윽고 젤브로스가 입을 열었다.

 

 "네 기분을 생각해서 네 마음속의 상처를 핥아주기라도 해야된다는건가?"

 

 "큭!"

 

 정말로 그 따위것을 바랬던거냐?

 젤브로스의 눈은 리드웨이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확실히 난 무뎌. 버러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와 관계있는 모두는 속에 품고싶어하지. 그런데도 똑바로 지키지도 못해.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가장 소중히 여겨야할 사람 조차 잃고 말았어.'"

 

 ".......그 렌이라는 꼬맹이 얘긴가."

 

 젤브로스는 그 질문에 대해 대답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약한것과 무딘것은 종이 한 장 차이 수준이 아니야. 리드웨이 스테이튼, 자네는 너무 약해."

 

 "내가.....약하다고?"

 

 "받아들일 줄 아는 힘. 인정할 줄 아는 아량. 어울릴 줄 아는 관용. 그 모든것이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인간은 강한 존재가 된다. 괴물을 몇 마리 퇴치하느냐, 어느 티어의 용병이냐 따위는 옵션에 불과해. 인간의 육체적 힘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될 수 없네."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당신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들-!"

 

 "이 사실을 깨우친건 내게 아직 '성흔'이 없었을 때......렌이 죽었을 때지."

 

 "......."

 

 젤브로스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리석은 인간은 반드세 계기란게 있어야 비로소 그것을 깨우친다. 내게 있어서 그 계기는 렌의 죽음이었어. 그래서 잘 알고있네. 지금의 너도 계기를 맞지 않는한 바뀌지 않을것이란 것을. 지껄여봤자 같잖은 잔소리만 될 뿐이지. 뭐, 확실히 무디군. 강해지는 이론을 설명만 해놓고 지켜보기만 한다는건......확실히 무뎌."

 

 "당신이 모든것을 내팽겨치고 사라졌던 10년 전.....그 이후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당신은 모를거야....."

 

 리드웨이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리고는 허리춤에 찬 호리병을 하나 꺼내 젤브로스의 눈앞에 내놓았다. 그것은 리드웨이가 젤브로스에게 건넸던 독이 든 호리병이었다.

 

 "이것을 만든 사람은 니케 씨야."

 

 ".......역시."

 

 젤브로스는 가급적 피하고 싶었던 예상이 맞아버린 탓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리드웨이는 계속해서 말했다.

 

 "니케 씨는 지금, 제르키아 제국의 왕실 고문으로서 살아가고 있어. '노만의 자손'이라는 이름은 버리신지 오래지."

 

 리드웨이의 낮은 중얼거림에 젤브로스의 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제국의 고문이라고.....? 니케가?"

 

 리드웨이는 코웃음 쳤다.

 이게 다 누구때문인데. 그렇게 말하는 듯 보였다.

 

 "제무르 씨는 당신이 리버티 어스를 탈퇴하고 홀연히 모습을 감춘 뒤, 덩달아 리버티 어스를 떠났어. 지금 그분의 행적은 나도 몰라."

 

 "제무르......"

 

 젤브로스는 예전의 쓴 기억을 되짚기라도 하는 듯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포학의 왕.' 그것이 지금의 니케 씨를 칭하는 이명이야. 제국은 첫 번째 암흑기를 주도했던 사이먼 중 한 명인 노만의 자손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 탓에 기세가 등등한 참이지."

 

 "과연, 제국의 힘이 왕국과 공화국을 넘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었나. '만물'의 속성을 갖고있는 노만의 문자가 전쟁에 이용된다면 확실히 상대하는 입장에선 끔찍하겠군."

 

 젤브로스는 피식 웃더니.

 

 "그런데 어째서 니케가 나를 음해하려하지?"

 

 젤브로스는 리드웨이가 들고있는 호리병을 주시하며 말했다. 옛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니케와 겨루어본적은 확실히 여러번 있었으나 이런식으로 일방적으로 뒤통수를 친적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그러더군. 디엘노움에 도착했을 때, 만약 당신이 이미 저 꼬맹이와 만났을 경우 그 독이든 병을 마시게 하라고. 확실히 죽을거라고....."

 

 "......마치 내가 루비와 만날 것이란걸 예상했다는 듯한 어투로군."

 

 "난들모르지. 하지만 당신이 이곳을 습격했을 때 난 알았어. 니케는 처음부터 당신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니케 씨가 원하는건 따로있었어."

 

 뭐지?

 젤브로스는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곧 몸을 회복하게 될 당신에게 복수당해 내가 살해당하는 것. 그것 밖에는 없었던거야."

 

 "......니케가 너를?"

 

 젤브로스는 눈을 게슴츠레 뜨며 물었다. 니케와 리드웨이는 아주 가끔씩, 젤브로스가 그들과 만나야할 일이 있었을 때 가끔 몇 번씩 얼굴을 보았던 사이이기는 했다. 그러나 서로간에 별다른 악감정은 없었고, 만약 있었다해도 문자그대로 리드웨이는 니케에게 상대도 안됐을 것이란건 불보듯 뻔한

 사실이었다.

 

 그런 그가 굳이 자신을 이용해서 리드웨이를 죽이는 것을 계획하다니?

 

 "훗, 당신이 떠난 10년......많은일이 있었어. 당신은 자유의 날개, 페가수스 씨가 구속당하고 리버티 어스가 무너진 사실도 모르고있겠지."

 

 '페가수스가.....?'

 

 젤브로스의 몸이 움찔거렸다. 페가수스라면 용병 사회의 포괄적 단체인 리버티 어스의 수장으로, 젤브로스와도 안면이 있던 사이였다.

 

 "말도 안돼. 리버티 어스는 실존해. 그동안 내가 보아왔던 용병 찌끄레기가 얼마나--"

 

 "표면상으론 어디까지나 유지되고 있지."

 

 "뭐?"

 

 리드웨이가 젤브로스의 말을 가로막았다.

 

 "크큭......지금의 용병이란건 말이야. 예전이랑 달라."

 

 "무슨 의미이지?"

 

 "지금의 용병들은 어느 국가의 밧줄에도 묶여있지 않는 자유의 깃대의 보호를 받고있지 않아. 내 국적이 어디인지 아나?"

 

 "국적? 너희들에게 국적 같은건--"

 

 "제르키아 제국이야."

 

 ".....!"

 

 젤브로스의 놀란 반응을 즐거운듯 바라보며 리드웨이가 킥킥 웃었다. 정말 허무맹랑한 웃음소리였다.

 

 "제국군에 병합되지 않고는 이제 더이상 의뢰도 받지못하는 신세가 됐지......진정한 의미의 스케빈저 아니겠어? 큭큭큭....."

 

 리드웨이는 재미있다기 보다는 거의 분함에 가까운 웃음 소리를 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전투가 시작되면 우리 용병들은 전열에 합류하게 돼. 괴물이 아니라 인간과 싸우다 죽는거지.......젤브로스, 당신......이전에 용병들을 만났던 적이 있지? '잉그레드'라는 이름인데."

 

 "......설마."

 

 젤브로스는 피스킵 마을의 주점에서 만났던 떨거지 삼인방의 모습을 기억해내는데 성공했다.

 

 "당신에게 꽤나 호되게 당했던 모양이군. 뭐, 덕분에 당신과 정혈 마녀를 찾는데 애를 덜 먹었지."

 

 "피스킵 마을에 제국군을 부른건 그 녀석들이었나."

 

 '그러고보니 놈들을 쫒아버리고 난 뒤, 피스킵 마을을 나가려 했을 때 제국군이 나타났지.'

 

 "리버티 어스는 이제, 잠정적으로 제국의 소유물이야. 나도, 다른 녀석들도 모두."

 

 리드웨이는 말했다.

 

 "난 꿈이있지. 리버티 어스의 부활. 다시금 돌아가는 그 자유로운 생활.....하지만 그 생활을 되찾기 위해선 돈이 필요해. 막대한 돈......페가수스 씨와, 그 분이 관리하던, 지금은 제국에게 빼앗긴 막대한 자금이 없어도 제국과의 보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만큼의 돈......그들이 의뢰를 마친 용병들에게 주는 것 보다 더 많은 액수를 쳐줄 수 있을 정도의 돈! 제국에 억압되고만 용병들이 리버티 어스를 다시 찾게 될 정도의 돈!!!"

 

 리드웨이는 어느샌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번에 저 꼬맹이를 데려가면 제국이 용병들에게 주려고 모아두었던 보수 금액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게 돼. 동등한 입장이 되는 것이지. 다시 한 번 리버티 어스의 부활을 꿈꿀 수 있어......하지만 아쉽게도 미숙한 내 계획을 니케 씨가 알아차리신 모양이군."

 

 하하....

 리드웨이는 애처롭게 웃었다. 업무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자신의 집이 불타있는 것을 본 가난한 농민 처럼.

 

 "뭐, 이제는......돌아가봤자 살해당하겠군."

 

 리드웨이는 검을 치켜들었다.

 

 "그러니까 제대로 임해. 난 더이상 갈곳을 잃었어. 당신에게 죽으나, 니케 씨에게 죽으나 그게 그거야."

 

 ".......니케는 변한 모양이로군."

 

 "당신도 변했지. 모든 것을 내팽겨치고 도망간 십 년 전부터!"

 

 파앗!

 

 리드웨이가 달려들었다.

 

 "우어아아아아아아아!!!"

 

 콰쾅!

 

 그의 무거운 바스타드 소드가 젤브로스가 있던 지면에 격돌했다.

 

 

 "리버티 어스에 당신이 남아있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겠지!"

 

 자욱한 연기속에 젤브로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리드웨이는 나지막히 혀를 차며 인상을 구겼다.

 

 ".....!"

 

 인기척.

 

 타앙!

 

 본능적으로 등 뒤를 향해 휘두른 바스타드 소드가 리블과 격돌한다. 젤브로스는 어느샌가 그의 뒤쪽으로 이동해있었다.

 

 "......흥, 힘이 부족하군. 여전히 당신은 망설이고 있어."

 

 리드웨이는 자신의 바스타드 소드로 리블을 밀어내며 몸을 지탱한 채로.

 

 파앗!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그의 몸이 빙글빙글 돌더니 반원형을 그리며 젤브로스의 뒤쪽으로 넘어갔다.

 

 "먹어라!"

 

 내지르는 주먹.

 그러나 젤브로스는 뒷발 차기로 리드웨이의 복부를 가격해 멀직이 날려버리고만다.

 

 "쿠헉...!"

 

 땅을 스크래치 하며 뒤쪽으로 끌려나간 리드웨이.

 

 쉴 틈도 없이 다시 바스타드 소드를 번쩍 들고는.

 

 "우어어어어어어어어!!!!"

 

 빠르고 묵직한 돌진으로 젤브로스에게 공격을 가하려는 찰나.

 

 콰앙!!!!

 

 ".....!"

 

 진지의 중심부에서 들리는 맹렬한 폭음탓에 두 사람의 정신이 그쪽으로 쏠리고 만다.

 

 "폭발?"

 

 리드웨이는 치켜들었던 검을 내려놓고는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았다. 뭔가의 기능 고장으로 일어난 사고 같은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일어난 폭발이 분명했다.

 

 리드웨이는 젤브로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젤브로스 역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넋을 놓고있었다. 적어도 젤브로스가 일으킨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사, 살려.....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누, 누가....저, 저 괴무.......ㄹ....."

 

 그리고.

 연쇄가 연쇄를 거듭하듯이, 폭발의 현장으로 부터 제국군의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 어이 어이.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거야. 당신 설마 동료를 데리고왔다던가....."

 

 리드웨이는 엉겁결에 젤브로스를 바라보았으나.

 

 ".......이봐."

 

 그는 어쩐지 혼이 쏙 빠져나간 인간의 틀 같은 표정을 짓고있었다. 저 폭발이 대체 뭐길래 젤브로스가 저렇게 놀라지? 리드웨이는 저도모르게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위험해."

 

 "뭐?"

 

 쾌애애애애앵!!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일반적인 바람은 아니었다. 날아오는 공기의 흐름 하나 하나가 날카로워 자칫하면 베일것만 같은 지독한 칼바람이었다. 리드웨이는 눈을 질끈 감고는 바스타드 소드의 검신을 땅에 꼿아 방패삼아 그 뒤에 몸을 숨겼다.

 

 "....그그극.....! 뭐, 뭐야 이거.....언....!"

 

 쌔앵!

 

 콰직!

 

 "........어억."

 

 입에서 비릿한 피맛이 넘쳐흐른다.

 

 리드웨이는 순간 자신의 몸에 무슨 변화가 일어난건지 판단하지 못했다. 복부에서 가슴 안팍까지, 뭔가의 맹수가 거대한 발톱으로 할퀴어간 듯한 쓰라린 고통. 특수제작한 두껍고 질긴 가죽이 깨끗하게 잘려, 그 속으로 부터 자신의 뜨거운 피가 몸을 빠져나오는 기분나쁜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은

 조금 뒤였다.

 

 리드웨이의 전신을 어둑한 그림자가 감싼다. 리드웨이는 그것을 보았다.

 

 ".......아."

 

 로브가디건과 반바지, 셔츠는 대부분 찢어져있다. 때문에 그 안의 속살이 다 비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피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일단 가슴과 배, 등, 옆구리, 허리, 골반 전역에 걸쳐 제각각 크기가 다른 얇은 인간의 팔 같은것이 꽃 처럼 돋아나 있었다. 게다가 그 팔 끝에 달려있는 길고 날카로운 네 개의 손톱은 보기만 해도 그 예리함을 짐작할 수 있다.

 

 신장은 더이상 어린애의 크기가 아니었다. 뭔가가, 척추의 시작인 뒷목 끝부분이 불쑥 튀어나와 있다. 그것은 그 여자애의 머리보다 더 길게, 대략 5m가량 위로 쭉 뻗어있었다. 그리고 튀어나온 붉은 척추 곳곳에는 날카로운 가시와 촉수가 달려있었는데 맹렬한 독액의 향이 코끝을 찔렀다.

 

 얼굴.

 

 그것을 더이상 사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을까. 노랑에 가까운 금빛 머리......과거 인간의 형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은 단지 그것 뿐이었다. 길게 자란 앞머리 사이로 기분나쁜 붉은 적안이 리드웨이를 응시하고 있었으며 살짝 벌린 입 속의 날카로운 송곳니에선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더이상 리드웨이가 납치해 왔던 그 꼬맹이 여자애가 아니었다.

 

 어깨와 팔 관절마다 툭, 튀어나와 있는 괴수의 팔과 팔 끝의 날카로운 손톱 까지 모두 관찰한 리드웨이는 허탈감에 젖고 말았다.

 

 "이게.....정혈 마녀....?"

 

 휙!

 

 촤락!

 

 휘두른 팔.

 찢어지는 피부.

 뿜어져나오는 혈액.

 

 리드웨이가 마지막으로 본것은 자신을 향해 그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른 루브네의 모습이었다.

 

 "...각...그...그륵....극....끄끅...꺅....겍...."

 

 루브네의 몸에 리드웨이의 피가 묻자 그녀의 전신이 은은한 빛에 휘감겼다.

 

 시엘의 문자.

 그것이 발동했을 때 발하는 금빛 광채가 바로 그것이었다.

 

 "......루비!"

 

 젤브로스는 하마터면 리블을 떨어뜨릴 뻔했다. 눈앞에 존재하는 기괴한 느낌의 생물. 그것은 더이상 젤브로스가 알고있던 그 천진난만한 여자 아이가 아니었다.

 

 젤브로스는 그것이 발산하고 있는 깊고 깊은 어둠의 오오라를 알고있었다.

 

 "......오버.....로드....."

 

 젤브로스는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뒷걸음 치고 말았다.

 눈 앞의 기괴스런 생명체를, 아니 그 생명체들을 젤브로스는 알고있었다.

 

 음산하게 발산하는 검은 오오라, 눈에 띄는 광기, 살육에 미친 괴물과 비슷하면서도 인간의 원형을 갖고있는 존재들.

 

 마력과 저주, 필멸자들의 재앙.

 

 모든 생명체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암흑기의 폭군.

 

 [오버로드]

 

 젤브로스는 자신의 눈 앞에 서있는 그녀가 더이상 자신이 알고있는 루브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것은 코서도, 사이먼도, 평범한 인간도, 마녀도 아니었다.

 

 거기에 있던 것은 재앙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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