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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자의 아이들
작가 : 뉴레기
작품등록일 : 2017.7.8

첫 번째 암흑기를 주도했던 세 명의 사이먼 중 하나인 젤브로스는 두 번째 암흑기가 도래하려하는 전란의 시기인 300년대에 모든 인과관계를 끊고 가이아드 대륙을 방황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네지라는 자의 부탁을 들어주게된다. 부탁이란 최근 도시 펠리스를 둘러싼 영악한 괴물에 대한 퇴치 의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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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21 19:46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7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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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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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빠질 정도로 깊은 어둠 속에서 두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게 다가오지마 렌! 넌 너무 못생겼어, 그 퉁퉁 부은 젖살좀 떼버릴 수 없니!?"

 

 "젤 오빠, 같이가! 날 혼자두지마, 어둠은 무서워!"

 

 멀직이서 보이는 희미한 빛에, 두 남녀의 그림자가 비친다. 한쪽은 건장한 체격의 남자, 다른 한 쪽은 아직 앳된 어린 여자 아이.

 

 두 사람은 마냥 사이가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여자 아이 쪽이 계속해서 남자에게 들러붙었지만 남자는 그럴때 마다 그녀의 손을 난폭하게 뿌리치고 말았다.

 

 "......."

 

 윽, 악.

 

 연이은 신음소리.

 그것은 그림자속 남자의 목소리도, 여자 아이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희미한 빛속에 감싸여있는 두 그림자와는 다르게, 영겁의 어둠속에 널부러져 있던것은 다 죽어가는 모습의 젤브로스였다.

 

 어둠이 멀직이 보이는 희미한 빛을 집어삼킨다.

 주변이 다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깊은 공허속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렌."

 

 젤브로스의 시야가 암흑속으로 사라진다. 그의 마음속에서 한 여자의 이름이 깊은 공허 속에서 울려퍼지지만 그 부름에 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야가 바뀐다.

 

 깊은 어둠의 산속에서 보이는 것은 젤브로스와 건장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남자는 루브네를 짐짝들 듯, 어깨에 들춰멘채 자신향해 뻗은 젤브로스의 손을 무참히 짓밟았다.

 

 '루비....'

 

 그 때, 신비한 감각이 느껴졌다. 누군가 어루만져주는 듯한 보드라운 손길의 느낌. 하지만 그 감촉은 신체에 닿는 느낌은 아니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마음속 깊은, 어딘가에 숨어있던 그와 다른 존재가 그의 내면을 만져주고 있는 듯한 기이한 감촉이었다.

 

 "난......."

 

 쿨럭 쿨럭!

 

 정신을 차렸을 땐 아직 늦은 새벽이었다. 젤브로스는 아직도 갑갑한 가슴을 손을 압박하며 몸을 꿈틀거렸다.

 

 "아, 으윽....."

 

 오른손이 미묘하게 진동하는 느낌이 들어 젤브로스는 시선을 그쪽으로 가져갔다. 젤브로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의 '성흔'이 밝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

 

 젤브로스는 4~5분 동안의 노력 끝에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장구벌레가 가득 든 담수를 들이킨 것 마냥 속이 더부룩하고 토악질이 밀려왔다.

 

 우욱....!

 

 그리고 그대로 위장 속에 든 모든 내용물을 흙바닥에 토해내는 젤브로스.

 

 보드카나 독한 위스키를 연상케하는 맛이 위장 속에서 부터 식도까지 타고올라와 위산과 함께 바닥에 엎어지기 시작한다.

 

 "켁, 컥 커억....켁켁...."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몸은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고 휴식을 강조하고 있었다. 몸이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루비. 루비?!"

 

 젤브로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루브네가 잠들어있던 자리를 확인해보았으나 그곳에 있던건 자신의 검은 옷 뿐이었다.

 

 "........"

 

 젤브로스는 거의 기어가 듯이 그 쪽으로 가, 자신의 옷을 거머쥐었다.

 

 '루비를 찾아야해......'

 

 하지만 어떻게?

 

 게다가 젤브로스는 몸이 만싱창이였다. 움직이려해도 몸은 그것을 계속 거부하듯 땅에 엎어지려고만 했다.

 

 젤브로스는 짜증이 솟구쳤다. 가장 중요할 때 망가져서는 도움도 안되는 몸뚱이를 주먹으로 몇 번 후려갈겼다.

 

 "......제길."

 

 두 팔을 땅에 쳐박고 힘을 실어, 거의 반강제적으로 몸을 일으키는데 성공한 젤브로스는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현기증 탓에 몸을 휘청거렸다.

 

 "......개같은....자식."

 

 몇 미터 앞으로 이동하다 금새 쓰러질 듯 휘청.

 가까스로 근처의 나무를 붙잡아 넘어지지 않고 버틴다.

 

 "......루비를 찾아야해."

 

 젤브로스는 땅 밑을 바라보았다. 리드웨이가 발자국을 아주 적나라하게 남겨놓았다. 젤브로스가 죽을 것이라고 아주 굳게 믿고있지 않는한 다이아몬드 클래스 중에서도 상위권인 그가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저지를리는 만무했다.

 

 '날 바보로 보는군. 후회하게 해주겠어.'

 

 젤브로스는 발자국을 따라 산 아래로 내려갔다. 뭔가 풀숲에서 튀어나왔다. 콥서였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아홉 마리.

 

 젤브로스가 토해낸 시큼비릿한 위산 냄새를 맡고 튀어나온게 틀림없다. 온몸이 새빨개선 징글징글한 콥서들은 젤브로스를 보자마자 턱을 벌리곤 기다란 혀를 낼름거렸다.

 

 카아아악!

 

 덤벼들었다. 굶주린 걸인 다섯 명이 행인이 던져다준 고기 한 덩이를 보고 달려들듯이.

 

 "가디언."

 

 시엘의 문자가 빛난다.

 

 쿵!

 

 끄에에엑!

 

 발동한 성흔의 금빛 실루엣이 젤브로스의 온 몸을 덮었고, 젤브로스에게 발톱을 들이데었던 아홉 마리의 콥서가 그를 공격함과 동시에 튕겨져 나가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젤브로스는 문자가 새겨진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카운터."

 

 콥서들의 공격을 축적한 금빛의 성흔 가디언이 받아낸 피해를 합산해 젤브로스의 주변에 퍼붓는다.

 엄청난 금빛 폭풍이 사방 팔방으로 퍼지며 나무를 부러뜨리고 풀을 뽑아내며, 흙을 파내 주변 일대를 초토화시키기에 이른다.

 

 폭풍이 끝났을 때, 콥서들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젤브로스는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

 

 겨우 콥서 따위를 물리치기 위해 마력을 사용했다. 지금의 그에겐 리블을 뽑아낼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차고도 남아야할 마력의 양이 기하급수 적으로 줄어있는 것이 느껴졌다. 최근에 마력의 잔량에 위기가 올정도로 커다란 위력의 성흔은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런!"

 

 내려가던 중 발을 헛디디고 만다. 젤브로스의 약해진 몸뚱이가 산의 경사를 타고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한다.

 

 "크헉!"

 

 여지없이 아래로 추락하던 그의 몸은 우연히 경로에 쳐박혀있는 단단한 암석에 등을 부딪히고 나서야 가까스로 멈춰섰다. 등에서 느껴지는 아리는 고통과 함께 입속에서 비릿한 피맛이 나자 젤브로스는 진심을 담아 허공에 욕설을 내뱉었다.

 

 '이 내가......후후, 우습군.'

 

 바위를 짚으며 가까스로 일어서는 젤브로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순식간에 기력을 잃은 젤브로스의 신체가 힘을 잃곤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던 것이다.

 

 

 

 

 

 

 

 

 #

 

 

 

 

 

 

 

 

 깨어났을 때는 이미 아침이었다. 창문 밖으로 여러 마리의 새들이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창문?'

 

 젤브로스는 기이한 풍경에 놀라 몸을 일으키려다가.

 

 "아악!"

 

 그대로 침대로 낙하한다.

 

 '.....이런 제기랄 엄청나게 아프군.....그보다 침대? 여기는 대체....'

 

 "오, 일어난 모양이군요."

 

 마침 그 때 방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왔다. 물과 약이 올려져있는 갈색 쟁반이 그의 손에 들려있었는데 발을 심하게 절뚝거리고 있던 탓에 쟁반 위의 물이 불안하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왜 네가 여기있나 네지."

 

 "허, 그게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할 소리입니까? 당연히 이곳이 나의 도시니까죠. 펠리스의 시장이 펠리스에 없으면 대체 어디있단 말입니까?"

 

 펠리스의 시장, 절름발이 네지.

 

 "대체.....내가 왜 다시 이곳에....으윽."

 

 "자, 약이나 드세요. 통증을 가라앉혀줄겁니다."

 

 네지는 쟁반을 침대 옆 탁상 위에 올려두고는 약과 물을 젤브로스에게 건넸다.

 

 "가루형태.....흰색.....탕구리의 뼈를 갈아서--"

 

 "아, 제기랄 그냥 좀 드세요. 성분이 뭐든 상관없잖습니까. 예, 맞아요 탕구리의 뼈를 갈았죠. 펠리스는 빌어먹을 탕구리도 사육한답니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요. 그런데 제가 감히 조언하나만 해드리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그 지나치게 뛰어난 오감과 지식을 뽐내는건 제발 그만둬요. 기껏 베풀었던 호의가 식어버리니까."

 

 ".....그래, 미안하네."

 

 젤브로스는 약과 물을 받아 목구멍에 모두 털어넣었다.

 

 효과는 금방 찾아왔다.

 

 "......좀 낫군."

 

 크게 심호홉을 하고는 등 배게에 몸을 기대며 젤브로스는 그제서야 주변을 파악할 여유를 가지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시청인가?"

 

 "2층. 루브네가 누워있던 방이죠. 얼마전 까지만해도 여기에 누워있던건 루브네였는데......"

 

 네지는 더이상 말하지 않기로했다.

 

 "뭐, 어쨌든 제가 당신을 발견한건 분명 신의 인도입니다. 내가 장담하죠."

 

 "그러고보니......"

 

 젤브로스는 적어도 자신이 기억하는 최후의 장소가 깊은 산속 언저리였다는 것을 생각하곤 의아한 표정으로 네지를 올려다보았다.

 

 "그런 얼굴로 날 보지말아요. 나도 도시 안에서만 짱 박혀있을 정도로 나약한 녀석은 아니니까요."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

 

 "그럴게요. 대신 제 이야기가 끝나면 다음은 당신 차례입니다. 존재만으로도 세계를 벌벌 떨게 만들었던 용병이 깊은 산속에 힘없이 널부러져 있던 이유와 경위를 말해주셔야겠어요."

 

 "약속하지."

 

 젤브로스가 대답하자 네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늘 하던 일입니다. 마을이란건 보통 도시의 주변에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저희 펠리스도 예외는 아니죠. 리브던, 피스킵, 오머바하드 마을이 바로 그랬습니다. 사람들은 보다 안전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을 원하지만 직업적으로,성향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도시의 주변에 마을을 만들고 도시와 공존하는 생활을 선택했죠."

 

 네지는 거기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전시 상황이었다지만 저는 사병들을 이용해 최소한 마을의 경비대 정도는 제공해줬습니다. 그 대가로 마을 사람들은 곡식과 사냥감을 나눠줬죠. 도시 안에선 밭을 경작하기 어렵거든요."

 

 "그래? 리브던이랑 피스킵 마을에는 가본적이 있다만 마을 경비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데."

 

 그는 두 마을에 갔었을 당시의 기억을 되뇌었다. 텅빈 마을의 리브던은 그야말리 전쟁과 인간의 추악함을 젤브로스에게 사실적으로 보여주었다. 리브던 마을의 남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마을의 여자들을 버려두고 나왔고 루브네를 추격하기 위해 리브던에 들렀던 제국의 소대는 거리낌 없이 마을의 여자들을 겁탈했다.

 

 만약 마을의 경비대가 리브던을 지켜주고 있었더라면 상황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루브네를 만나 피스킵 마을에 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비대가 우뚝서있는 마을의 밤은 범죄자들로 하여금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만들어놓는데 충분했다. 피스킵 마을에서 루브네가 납치되었을리도 없었고, 설령 납치되었다 해도 일정 간격을 두고 마을 순찰을 벌이는 경비대들에 의해 금방 제지되고 말았을것이다.

 

 "거기에는 사정이 있습니다. 피스킵 마을의 경우, 공화국의 본대가 마을을 지켜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들은 전쟁중인 상황에서도 무고한 민간인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설령 타지의 난민들이라 할지라도 일단 품어주었죠. 포로에게 따뜻한 음식과 충분한 정수를 공급해주는 것은 가이아드 대륙을 통틀어 공화국 밖에는 없을겁니다. 그런데 얼마전, 왕국군과 공화국군이 벌였던 전투에서 공화국군이 패배하고 말았어요. 피스킵 마을 일대에 주둔하고 있던 공화국군이 본대의 패배소식을 듣고 후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확실히 서쪽의 공화국 본대가 후퇴했다고 했지."

 

 젤브로스는 네지의 말을 더듬으며 사실을 확인했다.

 

 "리브던의 경우, 저도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리브던은 피스킵 마을과 오머바하드 마을에 비해 펠리스와 비교적 먼 거리에 있습니다. 말을 탄다면야 시간은 단번에 줄겠지만 제 사병들에게 일일히 말을 지급해 줄 정도의 예산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뭐, 노력은 했습니다. 루브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요."

 

 그 말에 젤브로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리브던 마을 입구 앞에 죽어있던 상인과 그의 박살난 마차가 뇌리를 스쳤던 것이다.

 

 "리브던은 아주 오래전부터 루브네에게 공격받았었습니다. 확실히 루브네를 발견했던게 리브던 마을 근처의 산간이라 하지 않았던가요?"

 

 젤브로스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병들을 보낼 때 마다 소식이 끊겼습니다. 거리가 멀어 그들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곤란했죠. 참고로 일전에 제가 아끼는 부하라고 말했던 미리니아 소위가 바로 리브던 마을의 경비대장이었습니다."

 

 네지는 씁슬한 얼굴로 시선을 바닥으로 떨궜다.

 

 "리브던의 안위도 중요했지만 지금은 전쟁중이죠, 병력에 피해를 입으면 입을수록 침략자들에게서 펠리스를 지켜야하는 제 뚜렷한 목표에 큰 차질이 생깁니다."

 

 "그렇군."

 

 네지는 젤브로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 루브네는 당신이 보호하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리브던은 이미 멸망했지만 루브네의 위협이 사라진 이상, 그리고 리브던의 비극을 다시 잇지 않기 위해 저는 오머바하드와 피스킵에 다시 경비병력을 투입시켰습니다. 오머바하드엔 제 보좌관이, 피스킵엔 제가 직접 갔죠. 그리고 피스킵 마을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2소대 만큼의 사병을 피스킵 마을에 주둔시킨 저는 제 호위병사 네 명과 함께 펠리스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늦은 뒤였지요, 마을 주민들이 마실것과 음료를 배풀었고, 저는 거기에 응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뭐, 하여튼 결과적으로 제가 펠리스로 돌아가기 위해 말에 오른건 늦은 새벽이었습니다."

 

 펑!

 

 그리고 네지는 두 손을 곡선으로 그리며 폭발을 연상시키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리고 그 때, 웬 폭발음을 들었습니다. 산 중턱이었죠. 아주 대단한 폭발이었습니다. 멀리서도 그 소리가 확실히 들렸으니까요. 전 대체 제가 관리하고 있는 이 영지에 또 어떤 빌어먹을 일이 벌어진건지 확인해야할 임무가 있었습니다. 비록 늦은 밤이고, 그곳은 위험하고 복잡한 산이었지만요. 저는 즉시 말머리를 돌려 병사들과 산에 올랐습니다. 어찌나 어두운지 현장에 도착할 때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죠."

 

 "......거기서 발견한게 나였다는 건가."

 

 "예. 거의 초죽음이 돼 있는 당신을 구해 필사적으로 달아났죠. 굉음을 듣고 달려오는 콥서와 페스트롭의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정말 오래간만에 심장이 쫄깃했습니다."

 

 젤브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드웨이의 함정에 빠진 자신의 목숨을 구한것이 네지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것이 제가 당신을 발견하게 된 과정입니다. 당신의 몸에 뚜렷한 상처는 없었지만 몸에 힘이 거의 없었고 극독에 중독되어 있더군요. 제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아무리 당신이라 했을지라도 어떻게 됐을지......."

 

 "고맙네."

 

 "처음 보는 독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해독제를 먹여야 될지 알 수가 없었어요. 자칫 잘못된 해독약을 달여줬다가 부작용이 일어나 독의 진행속도를 오히려 올려버릴 위험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다행이 독은 당신의 몸을 서서히 빠져나갔습니다. 당신의 면역체계가 차례 차례 독성 물질을 파괴해나간거죠. 이것도 인간과 사이먼의 뚜렷한 차이점들 중 하나인걸까요."

 

 "글쎄."

 

 젤브로스는 흘리듯 말했다. 그 때 리드웨이는 분명 특별한 누군가에게 제조받은 독이라 말하며 자신의 죽음을 호언장담했다. 어디 근처에 널려있는 어중이 떠중이들이 아니라 실력있는 용병인 백야의 리드웨이가 자신의 입으로 특별하다고 했던 존재이니만큼 그 말은 사실에 가까울 공산이 컸다.

 

 '약을 운반하던 도중 실수했나? 아니면 제조법이 잘못된건가? 그것도 아니면 역시 사이먼을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독을 만들만한 실력있는 조제사는 아니었던건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덕분에 리드웨이에게 한 방 먹여줄 기회가 생겼다.

 

 "당신은 이제부터 루브네를 찾아나서겠지요."

 

 "당연하지."

 

 네지는 팔장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무슨일이 벌어진 것인지 제게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네지는 물었다.

 젤브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사인 네지에게 더이상 숨길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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