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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비상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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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하다!!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다시 쓰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21세기 어느 날, 백령도에서 비밀리에 행해진 실험은 일순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19세기 말 대한민국으로 타임워프시킨다.
그런데 타임워프된 것들은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모든 첨단무기들이었다.
망연자실했던 것도 잠시, 그들은 꿈꾸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조아라에 회당 2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유호의 처녀작 비상을 새롭게 구성하여 발간하였다.
꼭 바꾸고 싶은 우리 역사를 작가의 상상력과 실존하는 사건(역사, 문화, 전쟁, 군사무기 등)을 모두 망라해 새롭게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대한민국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있다.

 
제 20 화
작성일 : 16-08-19 15:12     조회 : 590     추천 : 0     분량 : 8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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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룡강

 

 

 

 1898년 1월 16일 11:00

 경성

 

 해를 넘기면서 제국조정의 새로운 정책들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남서도와 남양도로 이주할 2만여 명의 사람들이 신예 구축함 3척과 함께 출발했다.

 대부분이 노비 출신이거나 북방 3도의 사람들이지만 새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몰락한 사대부의 자제들도 상당수 끼어있다.

 다행히 백령도에 거주하던 민간인들 중에서 6가구가 이주를 희망해 관리로 채용하고 간단한 정책 교육을 시킨 뒤, 같이 출발시켰다.

 고무농장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 간 해군 오키나와 전대는 그간 제국조정이 고무 원료를 사들이던 네덜란드의 영역 보르네오 남부를 피해 영국령인 북부 브루나이와 쿠칭을 공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북부의 고무농장들을 확보했으나 보르네오 섬 전체의 장악을 위한 지상군 파견을 건의하고 있었다.

 이미 300년이 넘게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고 있는 대순다 열도(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네덜란드 해군과 육군이 장악하고 있어서 당연히 전체의 도모는 어려웠다.

 그러나 영국의 지배 하에 있는 북쪽의 보르네오 섬만은 대한제국령으로 확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대규모 주력함대와 지상군 파견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보르네오 섬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금과 다이아몬드의 산지이며 남동 해안의 발릭파판과 북동해안의 타라칸에 대규모 유전이 존재했다.

 아직은 낮은 해안 지대에만 고무농장과 사탕수수농장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유럽의 강대국도 아직은 이 대규모 유전의 존재와 가능성은 모르고 있었다.

 더구나 섬 안쪽은 현대에도 미개발로 남아 있을 만큼 울창한 정글만이 존재하는 주인 없는 땅이었다.

 임헌수는 영국, 네덜란드 군과의 교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강인호와 유상열에게 대규모 파병의 시점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러시아 원정의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원정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를 확보하고 사할린까지 도모해야 했다.

 추운 지방에서의 주둔과 전투를 위한 보급품을 청진으로 차곡차곡 올려 보냈고 나진에는 중규모 비행장을 확보해 대한-1공격기의 활동영역을 북쪽으로 넓혔다.

 주작-1, 2와 백호-1, 2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제물포로 이동 중이었다.

 포탄과 실탄은 아직도 부족하지만 3월까지는 근근이 일정을 맞출 것 같았다.

 러시아 원정과 보르네오 섬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마리아나제도에 주둔하던 제2함대를 프리깃함 3척만 현지에 남겨 두고 제물포로 귀환시켰다.

 

 많은 친위군 대원들이 나름대로 마음에 드는 규수들을 골라 혼인을 하는 가운데 유상열과 이민숙도 결국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혼인을 했다.

 그런데 이경하의 사가에서 치러진 그의 혼인식은 황제의 친림으로 더할 수 없이 거창해져버렸다.

 거의 모든 친위군 지휘부가 참석해 인근의 민가들을 세내고 잔치음식을 돌리는 바람에 결국 온 경성을 떠들썩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유상열로서는 결코 바라지 않던 일이었지만 이경하의 입가에서는 하루 종일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혼기 지난 나이 든 주먹패 딸년을 치워버리는 것은 둘째 치고, 온 나라가 전신戰神이라 떠받들며 칭송하는 사위에다 황제가 친림한 혼인식이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분주한 한 해의 시작이었다.

 

 

 1898년 3월 11일 09:00

 제물포

 

 드디어 나진으로의 이동명령이 떨어졌다.

 유상열 대장을 원정군 사령관으로 친위군 3개 사단 5천, 육군항공대 30개 전대 150대, 중앙육군 8개 사단 5만, 제1친위함대 구축함 충무공과 전함 1척, 프리깃 2척, 신예 구축함 4척과 보조함으로 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원정군을 구성한 대한제국은 3월 11일 선발대의 출발을 시작으로 러시아 원정의 깃발을 높이 올렸다.

 최대한 빨리 육군을 훈춘과 서수라로 이동시키고 3월 31일 이전에 자르노바에 고착되어 있는 일본군을 공습과 함포사격으로 우선 타격하여 무력화시킨 뒤, 4월 1일부터 훈춘과 서수라의 2개 진격로를 통해 국경을 넘을 예정이었다.

 빠른 강습으로 6개월 안에 원정을 마쳐야 추운 겨울을 야지에서 보내는 일이 없을 터였다.

 1898년, 19세기의 끝에 고구려 멸망 이후 한민족 최초의 해외 원정이 시작되고 있었다.

 

 같은 시간, 비각의 대회의실에는 임헌수와 20명의 민간인 복장의 남녀가 앉아 있었다.

 임헌수는 제국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정보부서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지난 연초부터 국내외 정보전담 부서의 창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본 육군의 이동을 감지하지 못해 현재도 일본군을 먼저 소개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은 것이 동기를 제공한 셈이었다.

 오늘 제국정보부 지휘관들과 함께 그 첫 번째 회의를 주재했다.

 최고위층은 백령도 연구소의 관리과장을 맡았던 배인태 소령과 5명의 친위군 출신의 장교들을 활용하고 예하 인력은 최초로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중에서 선별하여 채용했다.

 외국어에 능숙한 사람을 우선으로 하고 여성의 활용을 위해 정보인력의 5할은 여성으로 구성했다.

 “아시다시피 여러분의 최우선 과제는 정보 수집보다도 생존입니다. 살아남아야 정보도 전달하고 다음 일도 추진합니다. 모든 일은 생존을 대전제로 하여 수행합니다. 각국 정부와 군대의 현황과 이동상황, 과학자들의 현황을 오늘 지급되는 초단파 암호 송신기로 매 일주일마다 경성으로 송신하여야합니다. 우선은 6개월 이내에 각자 맡은 지역과 국가의 정보망 구성을 완료하십시오. 유럽지역 담당 부장들은 지금 나누어 드린 명단을 숙지하시고 정보망 구성이 완료되면 우선적으로 그들을 회유하여 제국으로 보내십시오. 최대한 회유하고 안 되면 납치해도 좋습니다. 피치 못해 납치를 해야 할 경우 실험 설비와 실험 기록 등을 완전히 소각시키십시오. 이상입니다. 돌아가도 좋습니다.”

 “네!”

 비전지휘부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임헌수는 탁자위에 올려놓은 서류에다 눈을 돌렸다.

 서류에는 유럽의 군용기술과 핵무기 관련 물리학자 34명의 이름이 망라되어 있었다.

 ·데이빗 보어 (1885~1962):

 덴마크, 핵 반응론 - 부모 동반

 ·가브리엘 리프만 (1845~1931):

 프랑스인, 독일 거주, 전기 모세관, 컬러사진기

 ·칼 브라운 (1850~1918):

 영국, 오실로스코프, 수중전파 전달

 ·윌리엄 헨리 브래그 (1862~1942):

 영국, 소나, X선 분광기

 ·알버트 아인슈타인 (1879~1955):

 유대인, 독일 거주, 상대성 이론 - 부모 동반

 ·마리 퀴리 (1867~1934):

 폴란드인, 프랑스 거주, 라듐, 방사능 발견 - 남편 피에르 퀴리 동반

 ·윌리암스 리처드슨 (1879~1959):

 영국, 자성론, 스펙트럼 분리, 전자복사

 

 1898년 3월 29일 11:15

 북경

 

 북경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다.

 홍콩과 항주에 상륙한 영국과 독일은 프랑스, 러시아와 함께 청국을 압박하려 했으나 러시아가 대한제국과의 전쟁에서 패전하고 청국의 저항이 예상보다 강하자 항주 남쪽의 저장성, 푸젠성, 광동성, 광시성, 장시성 등 동남부 연안 5개 성의 한족을 설득하여 ‘중화민국’이라는 한족만의 공화정 분리 독립국을 만들어 무기를 비롯한 재정지원을 시작했다.

 문제는 한족의 조직적인 저항이 북으로 확산된다는 점이었다.

 공친왕과 이홍장은 한족의 대대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된 것이었다.

 공친왕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으나 청국정부는 어쩔 수 없이 산둥, 장수, 안후이성에서 일어난 반란을 먼저 진압해야 했다.

 강남의 중화민국 독립에 대해서는 먼 산 보듯 손놓고 보고만 있어야 했다.

 “이렇게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아닌가! 대책을!”

 공친왕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책상을 두드리며 이홍장과 수하들을 닦달했다.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노화를 가라앉히기가 어려웠다.

 이홍장은 잠시 공친왕의 노화가 가라앉는 것을 기다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공친왕 전하, 지금으로서는 타이완의 해군도 상해로 불러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2척의 전함과 4척의 순양함밖에 남지 않았지만 유일한 해군 세력이고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추고 있는 군대입니다. 해군을 불러들여 회군과 함께 반란을 진압하면서 대한제국의 무기 구입을 다시 추진하고 팔기군을 재무장시켜 강남의 역도들을 처단하셔야 합니다. 이만 노여움을 푸시고 수습에 들어가시지요.”

 공친왕은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노화를 가라앉히려고 기를 썼다.

 “휴…… 그래야겠지. 원세개를 다시 보내라. 최대한 많은 야포와 무기를 구입하라 해라. 자금은 황실과 내 사재를 털겠다. 또 대한제국이 다른 원하는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아라. 영토를 내주는 것이 아니면 다 주어도 좋다. 지금 즉시 시행하라!”

 “예, 전하.”

 이홍장과 수하들이 대전 밖으로 나가자 공친왕은 자신의 옆에 놓여 있던 화병을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와장창!

 화병이 산산이 깨져나갔지만 궁녀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내관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을 터였다.

 ‘젠장할! 수습 방법이 없지를 않은가. 방법이! 자칫하면 어렵게 돌려받은 타이완도 다시 양이 놈들에게 빼앗길지도 모르는 상황 아닌가 말이야!’

 아시아의 대제국 청의 운명은 왕부王府 대전에 흩어진 화병 조각처럼 파국을 향해 치닫고 공친왕의 한숨 소리도 깊어져만 갔다.

 

 1897년 4월 1일 07:00

 훈춘 동쪽 80킬로미터

 러시아 국경

 

 새벽부터 국경의 러시아군 초소를 포격한 유상열의 러시아 원정군 주력은 4월 1일 07시를 기해 훈춘 동쪽 국경을 넘어 블라디보스토크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자르비노에 고착된 일본군의 처리는 서수라의 2군에게 맞기고 원정군 주력을 집결시킨 훈춘의 1군은 직접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호트카를 공략하기로 한 것이었다.

 장갑차와 킬로미터 차량을 앞세우고 국경을 넘은 지 두 시간, 무인지경으로 진군을 계속했으나 러시아군의 저항은 미미했다.

 진격로 왼쪽으로는 아직도 하얗게 눈에 덮인 울창한 침엽수림의 수해樹海가 펼쳐져 있었다.

 차가운 연해주의 아침 바람이 싸하게 불어왔지만 조국이 천 년 만에 펼치는 해외원정의 흥분에 유상열은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멀리 낮은 야산 사이로 해 뜨는 동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심호흡을 했다. 이제까지의 전투는 고토와 실지의 회복이었고 지금부터가 진짜 북벌의 시작이었다.

 시속 30킬로미터가 넘는 빠른 속도로 진군을 계속한 원정군 1군은 태양이 서쪽으로 넘어가 시베리아의 끝없는 수해에 걸릴 즈음, 아무르만이 내려다보이고 블라디보스토크가 한눈에 들어오는 졸로토이반도 초입에서 부대의 진군을 멈췄다.

 블라디보스토크 군항의 몇 남지 않은 러시아 구축함들이 제국군 1함대의 포격에 줄줄이 침몰했고 항구의 군부대들은 장거리 함포사격에 무참히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연해주 주둔 러시아군의 주력이 시 외곽으로 집결하기 시작하면서 시내가 시야에 들어왔다.

 동해의 푸른 바다와 시베리아의 끝없는 수해樹海를 배경으로 대한제국의 러시아 원정이 그 전신전설의 두 번째 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틀간의 공습과 포격을 받은 일본 관동군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탄저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관동군 2군조차 겨울을 야지에서 보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들에게 주작-1(네이팜)의 공격은 치명적이었다.

 육군 항공대는 이틀 내내 관동군 1군에게 주작-1을 퍼부었다.

 그것은 탄저의 영향을 받은 일본군 1군이 주둔하는 전 지역과 병사들을 완전히 소각하겠다는 대한제국 조정의 강력한 의지이기도 했다.

 1군의 전염병 감염자 격리구역에 떨어지는 불바다를 바라보는 노기 마레스케乃木希典 중장의 두 눈에 불똥이 튀었다.

 그 사이 죽은 병사들도 많았지만 이제 날이 따뜻해지면서 수많은 병사들이 조금씩 기운을 차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저항도 제대로 못 할 병사들이 불바다 속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악마였다. 하늘에서 찾아온 은색 악마.

 “밖으로 나와라! 밖으로 나오란 말이다! 나오란 말이야…….”

 목이 터져라 악을 썼지만 엄청난 폭음 속에 묻혀 버렸다. 그의 주변으로도 폭발이 시작되고 있었으나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자그마치 4만의 병력이 고스란히 불지옥 속에 갇혀버렸다.

 대일본제국의 4만 젊은이들이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추운 연해주의 동토에 재로 남겨질 것이었다.

 한편의 무언극을 보는 것처럼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부관인 사이토 중령을 불렀다.

 “사이토! 전군을 조선군 진영으로 진군시킨다. 이대로 당할 수도 없고 항복은 더더군다나 없다! 저들과 함께 죽는다.”

 “핫!”

 돌아서 뛰어가려는 사이토의 등 뒤로 노기 마레스케乃木希典의 독백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내가 죽거든, 항복해라.”

 

 노기 마레스케는 관동군의 힘찬 돌격을 보면서 눈을 감았다.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며 대한제국군의 참호로 돌격하는 관동군의 가장 앞에서 돌격했고, 가장 먼저 제국군의 포격에 쓰러졌다.

 나이 53세, 에도江戶 출생, 타이완 총독을 지내고 귀국해 러일전쟁에 참전, 뤼순을 함락시키지만 뤼순에서 죽은 자신의 부하들 6만의 명복을 빌며 1912년 메이지 천황의 사망과 함께 자살한 전형적인 군인, 일본 육군의 별 하나가 바뀐 역사의 흐름에 휩쓸려 세상을 떠났다.

 무리한 전군 일제 돌격을 감행하던 일본군은 1만에 가까운 사체를 제국군 참호 전방에 남기고 후퇴했다.

 자르비노 외곽에서 군을 수습한 사이토 중령은 가까이 있는 장교에게 항복을 명령한 뒤, 권총으로 머리를 쏘아 자살했다.

 3만이 조금 넘는 숫자가 대한제국 중앙육군 러시아 원정군 2군에게 항복했고 일본 관동군은 역사에서 지워졌다.

 제국군은 아직도 탄저에 시달리고 있는 살아남은 일본군 병사들을 치료하면서 전장의 수습에 나섰다.

 연해주의 자르비아 인근은 10만이 넘는 일본군의 시체를 태우는 검은 연기가 전쟁의 어두운 뒷모습을 내보이며 이틀 넘게 하늘을 가렸다.

 

 1898년 4월 3일 13:55

 블라디보스토크

 

 한채일 대위의 K200전투차는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를 거침없이 달렸다.

 3만이 채 안 되는 블라디보스토크 주둔 러시아군이 대한 제국군의 엄청난 화력에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하자 진격명령이 날아온 것이었다.

 포병의 지원사격을 앞에 두고 돌격을 시작한 지 불과 30분, 단숨에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한복판을 관통해서 항구를 향해 무인지경을 달리고 있었다.

 “야. 김 하사! 너 서울서 예쁜 러시아 걸들 많이 봤지? 여기도 그런 잘빠진 애들 있을까?”

 “왜요? 그런 애들 만나면 첩으로라도 들일라우? 크크.”

 “저게 꼭 초를 쳐요. 그러다 사령관한테 들키면 바로 전역이다. 인마. 할 줄 아는 게 총질밖에 없는 내가 이 시대에 전역해서 뭐 먹구 사냐? 헛소리 하지 말고 운전이나 잘 해!”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 한채일의 차량은 항구 앞에 도달해 있었다.

 한채일이 아는 인천항보다는 모든 게 작았지만 제국이 심혈을 기울여 보강한 제물포항과 비교해도 전혀 규모에서 밀리지 않는 아름다운 항구였다.

 차가운 회색의 항구와 바다가 한 장의 오래된 그림엽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비록 지금은 침몰하는 전함과 불타는 포대가 널려 있지만 전쟁이 끝나기만 하면 예전의 아름다운 항구로 되돌아갈 것이었다.

 러시아군은 이미 하바로프스크를 향해 힘겨운 후퇴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채일이 바라보는 북쪽의 푸른 하늘에는 은색 대한-1 공격기의 아름다운 활강이 내리 꽂히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쉽게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호트카를 함락한 유상열은 부대를 정비함과 동시에 곧장 시의 장악에 들어갔다.

 시청에 태극기를 꽂고 군정을 선포한 그는 미리 준비해둔 군정법령을 시내 곳곳에 붙이도록 하고 군정관을 새로 임명하여 영토화 작업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이제 연해주는 대한제국의 땅이었다.

 유상열은 시청 1층에 군단 사령부를 만들고 다음 단계를 위한 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육군 8사단은 항공대의 이착륙 공간을 확보해라. 최우선으로 시행하고 모레까지 이동을 마치게 해라. 각 부대는 사단별로 피해 상황 보고하고 소모 탄약을 보충해라. 모레 09시에 하바로프스크로 이동한다. 준비를 갖추게 해라. 중앙육군 8사단 3연대가 이곳에 남는다. 두 도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잔류 러시아군을 처리해라. 이 대위는 직승기로 하바로프스크와 후퇴하는 러시아군의 현황을 파악해라. 서둘러라. 이상이다.”

 “네!”

 참모들이 모두 자리를 떠나자 유상열은 문득 도시의 경관이 보고 싶어져 시청의 옥상 위로 올라왔다.

 도시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쳤지만 항구에는 1함대 대형 수송선들이 접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차가운 회색 도시의 느낌은 전혀 지워지지 않았다.

 21세기에 들어서면 인구 200만이 넘는 대도시가 될 것이나 지금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조차 완공되지 않은 상황, 애당초 백인들의 숫자가 별로 없었다.

 아직은 동양인의 땅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동양인의 땅일 것이었다.

 눈앞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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