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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비상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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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하다!!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다시 쓰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21세기 어느 날, 백령도에서 비밀리에 행해진 실험은 일순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19세기 말 대한민국으로 타임워프시킨다.
그런데 타임워프된 것들은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모든 첨단무기들이었다.
망연자실했던 것도 잠시, 그들은 꿈꾸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조아라에 회당 2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유호의 처녀작 비상을 새롭게 구성하여 발간하였다.
꼭 바꾸고 싶은 우리 역사를 작가의 상상력과 실존하는 사건(역사, 문화, 전쟁, 군사무기 등)을 모두 망라해 새롭게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대한민국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있다.

 
제 15 화
작성일 : 16-08-19 15:07     조회 : 535     추천 : 0     분량 : 9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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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7년 7월 10일 10:00

 비각

 

 전 내각에 비상이 걸렸다.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을 모으고 또 모았지만 중앙육군 병력은 8만을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반가운 것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군에 여성의 지원이 줄을 이어 사단 규모가 넘는 정식 간호부대를 창설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지난 3달 간 기초훈련을 받은 간호부대는 소대별로 나누어 각 전투사단을 종군하게 될 것이었다.

 여성 무예수련자들의 지원을 꾸준히 받은 여군 전투부대도 정규대대로 편성했다.

 당연히 이민숙이 대대장이 되고 유상열의 직할부대로 편성되면서 여군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러나 병력의 절대수가 모자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외부外部의 정보대로라면 장마가 끝난 직후인 8월 10일을 전후해서 서구열강의 청국 상륙이 일제히 시작되고 8월 말경에는 미군이 대마도에 상륙, 그리고 러시아도 그때쯤 지상군을 움직일 것이었다.

 친위군과 백령도의 전 수뇌부가 모여 육군의 어려움을 해소할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으나 해결책은 요원했다.

 해군이 제아무리 바다를 지배해도 지상전에서 밀리면 피해가 눈 덩이처럼 불어날 것이었다.

 “이제 적의 움직임과 제국의 상황은 충분히 머리에 들어갔으니, 이제 강 제독이 해군의 계획을 정리해보게.”

 임헌수의 말에 강인호가 즉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친위군 장성들만 모인 자리인데도 강인호는 의도적으로 잠시 좌중을 돌아보면서 시선을 끌어 모은 다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시다시피 러시아의 태평양함대의 전력은 막강합니다. 만일 러일전쟁 당시 좁은 해역에서 기습적으로 일본 연합함대에게 포위되지 않았다면 연합함대가 절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겁니다. 2만 톤급 전함만 6척에 장갑순양함 25척, 방호순양함도 41척에 이르는 정말 강력한 함대입니다. 보조함들까지 하면 모두 130척이 넘어 갑니다. 또한 뤼순항 외부에 여러 곳에서 수뢰지대가 포착되었는데 대부분이 구형기뢰들이어서 아군 전함이 진입하려고 하면 소해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전투를 하려면 발해만 밖으로 끌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로군.”

 “그렇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단기간 내에 괴멸시키려면 다시 생산이 어려운 하푼을 대량 사용해야 하는데 소모량이 너무 크고 효율도 떨어집니다. 가능하면 뤼순항에서부터 전투를 시작해서 백령도 이북에서 전투를 끝내라고 지시는 내렸지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최소한 사흘 이상 시간이 필요합니다. 죄송합니다. 미국의 태평양함대 또한 전함 8척, 장갑순양함 15척입니다. 소형함들은 아직 파악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수비전술로 가겠다는 뜻은 아니겠지?”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군 1함대가 3함대의 3척 남은 프리깃과 새로 진수된 구축함 2척과 함께 러시아 태평양 함대를 맡고, 2함대는 대마도로 진출하는 미국 함대를 오키나와에서 매복 격파한 후, 곧바로 괌으로 진출해 추가적인 미군의 지원을 차단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1함대 소속 항모 장수왕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 3함대의 후방을 지원하면서 서해안을 방어해야합니다. 북해도 주둔 북해전대는 육군의 동부전선 전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만 함포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이 해군의 계획입니다.”

 “휴, 어렵구먼. 그러면 이제 유상열 대장이 육군의 전략과 필요한 것을 이야기해봐.”

 “예. 각하. 현재 육군의 가용 병력은 중앙 육군 8만과 친위군 5천이 전부입니다. 지방군은 가세시켜도 피해만 가중될 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가용 병력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중앙육군 4만과 친위군 5천이 저와 함께 요동으로 가고, 한인태 소장이 중앙 육군 3만을 데리고 나진을 통해 러시아 국경인 경흥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한인태 소장은 접전을 피하고 차근차근 후퇴하면서 시간을 벌고 청진 이북에서 전선을 고착시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요동의 러시아군을 격파한 뒤, 즉시 동부전선으로 이동할 생각입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연초에 신규 편성된 육군 공정대의 대한-1공격기 110대가 사용할 신의주와 나진 비행장의 건설입니다. 대한-1은 작전 반경이 300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아서 전선부근에 비행장이 꼭 필요합니다. 포장로 비행장이 아닌 일반 비행장이면 되기 때문에 건설은 1개월이면 가능합니다.”

 “즉시 조치하게.”

 “다음으로 현재 해군소속인 전선 항공통제기의 24시간 운용을 부탁드립니다. 만일을 대비해서, 해군항공대 전폭기의 무장을 대지무장으로 대기시켜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보급문제입니다. 식량은 물론이고 급수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밤이 깊어가면서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지만 회의는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1897년 8월 16일 05:30

 홍콩

 

 40여 척의 대함대가 홍콩만의 바다를 가득 메웠다.

 영국의 극동함대 사령관 스트루데 제독은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느긋하게 상륙부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홍콩은 대영제국 여왕폐하의 것이었다.

 상륙을 개시한 지 두 시간 만에 교두보를 확보한 상륙부대는 벌써 절반 이상이 상륙을 마치고 간간히 저항하는 노랑 원숭이들을 신속하게 제압하고 있었다.

 3개국이 동시에 하는 상륙작전이니 원숭이 정부에서는 속수무책일 것이었다.

 순양함 인번시블, 인플레서블, 전함 프린스 로얄, 퀸 메리, 시드니 이 다섯 척만 해도 태평양에서는 상대를 찾을 수 없는 거함들이었다. 흐뭇했다.

 기분 좋게 담배를 깊이 빨아들인 다음 최대한 멋을 내며 연기를 내뱉는 순간, 견시수의 고함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남쪽 20킬로미터에 미확인 함대 출현! 미확인 함대 출현! 10대가 넘습니다!”

 “어디 배냐?”

 스트루데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프랑스 해군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견시수의 대답은 기대에 어긋났다.

 “중국깃발입니다! 중국해군입니다! 중국해군 출현!”

 스트루데는 파이프를 집어던지며 악을 썼다.

 “제기랄! 중국? 전투준비! 전 함대 전투준비! 닻을 올려라!”

 첩보대로라면 우려할만한 전력을 가진 배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륙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전열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전투에 들어갈 경우, 자칫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닻을 올린 전함들이 급히 방향을 전환하는 사이, 급기야 함포 사거리 안으로 들어온 적함들이 포탄을 날리기 시작했다.

 청국해군의 기습공격이었다.

 영국과 프랑스 해군이 침공을 노린다는 제보를 받은 청국 해군은 지난 13일 인도차이나반도에 상륙하기 위해 서진하던 프랑스함대를 말레이반도 서쪽 안다만제도에서 매복, 영격迎擊했다.

 다섯 시간이 넘는 치열한 포격전 끝에 포함 제레를 비롯한 6대의 순양함을 격침시켰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한 프랑스 함대는 10여 척의 전함만을 데리고 인도양으로 달아나고 말았다.

 매복의 묘를 충분히 살린 승전, 그러나 청국도 장갑순양함 2대를 잃었고 1대의 구축함이 전파되었다.

 누가 봐도 다시 전투를 수행하는 것은 무리였으나 영국군을 그대로 홍콩에 상륙시킬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청국해군은 곧바로 홍콩으로 돌아와 영국 극동함대에 대한 기습에 나선 것이었다.

 기습으로 시작된 홍콩만 전투는 초반에는 청국해군에 유리하게 전개 되었으나 전열을 가다듬은 영국 극동함대의 맹렬한 반격에 전함 1척과 순양함 3척, 구축함 1척을 격침당하고 타이완으로 후퇴해야 했다.

 영국군은 홍콩 상륙에는 성공했으나 순양함 2척과 전함 1척 그리고 수많은 보조함들을 잃어버렸다.

 결국 영국군은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대함대로서의 위용을 잃어버린 셈이었다.

 

 1897년 8월 31일 13:00

 요녕도遼寧道 구산九山

 

 유상열은 감회가 새로웠다. 마침내 압록강을 건넜다.

 이미 제국의 땅이 된 곳이지만 통일신라 이후 처음으로 민족의 깃발을 들고 압록강을 넘어섰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대한-1공격기 110대는 이틀 전에 신의주로 무사히 이동을 마쳤고 전원이 조선인 출신인 조종사들의 사기도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우스운 일이지만 친위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아무도 대한-1을 타려고 하지 않았다.

 하기야 누구라도 벤츠 신형을 몰다가 포니로 자동차를 바꾸고 싶지는 않을 것이었다.

 물론 현대 전투기 조종사를 새로 육성하는 것도 쉽지 않았기에 무리하지 않고 전원을 조선인 출신으로 구성한 것이었다.

 야포는 자주포부대와 별도로 125밀리 곡사포 250대를 가져왔다.

 차량이 앞에서 끌 수 있도록 만든 이 곡사포는 사정거리가 30킬로미터에 분당 3발을 발사할 수 있어서 러시아 야포사정거리 밖에서 여유 있게 러시아 포병들을 유린할 수 있을 것이었다.

 새로 개발된 박격포도 300문을 가져와 별도 부대를 만들어 사단 별로 배치를 끝냈다.

 친위군의 장갑차는 10대만 경성에 남긴 후 나머지는 전부 가져왔다.

 어차피 산지가 많은 동부전선에서는 쓸모가 없을 것이었다. 친위군 5천 명은 모두 서부전선에 투입된 셈이었다.

 친위군을 제외한 중앙육군은 이틀째 참호를 파느라 여념이 없었고, 직승공격기와 수송기가 이동을 마치고 정비에 들어갔다.

 기동력이 생명이었다. 어떻게 하든 남쪽 해안으로 러시아군을 끌어내야 해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작전은 오로지 하나였다.

 ‘치고 빠지기.’

 미흡하지만 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끝냈으니 기다리는 일만 남은 셈이었다.

 다행히도 러시아군이 먼저 선전 포고를 하고 지난 8월 25일부터 육군을 움직여 선공을 시작했기 때문에 시기도 적절했다.

 수비부터 시작하는 전쟁이 된 것, 사실 뤼순의 성벽과 지형은 한마디로 요새였다.

 그 요새 밖으로 러시아군이 나와 준 덕분에 그나마 병력 운용에 숨통이 트인 셈이었다.

 장갑차에 꽂힌 푸른색 대한제국 정북대원수의 깃발을 다시 한 번 쳐다보고 심호흡을 했다.

 

 1897년 8월 31일 15:10

 남서도 나하那覇만灣

 

 오키나와 남서쪽 나하만에 매복한 친위군 제2함대는 필리핀에서 출발한 미군의 태평양함대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짧지 않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열대 기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나하만은 비취빛 잔잔한 물결을 뽐내며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50년 후에는 미국의 오키나와 상륙으로 온 섬에 피비린내가 넘칠 곳이지만 당장 선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배가 가라앉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섬뜩하게 투명했다.

 바다 속의 바위가 검게 보이고 하얀 모래바닥까지 느껴졌다.

 ‘이 전쟁이 끝나고 전역할 수 있다면 여기 정착하는 것도 좋겠어. 정말 멋지네. 아름다운 곳이야.’

 김여훈은 남쪽 바다를 돌아다보았다. 태평양의 끝없는 바다……. 말 그대로 대양大洋이었다.

 이제, 조국의 품에 저 바다를 안겨 줄 것이었다.

 

 서해바다의 탁한 물결을 가르며 친위군 제1, 3함대 전함들이 뤼순항 남쪽 80킬로미터 해상을 북으로 가로질렀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뤼순항, 진작부터 대함 레이더는 수십 개의 점들을 내보이며 적함 출현을 외치고 있었다.

 함교는 긴장으로 굳어져 바람소리만 들렸다. 오종문은 문득 이순신 장군을 떠올렸다.

 울돌목이던가? 13척의 판옥선으로 수백 척의 왜선을 수장했고, 지금의 자신도 13척의 전함이다.

 그때도 왜선을 당파할 정도로 전함의 성능이 우세했고, 지금의 전함들 역시 엄청난 화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성웅 이순신, 명장 이순신, 이순신 장군……. 어릴 적 국사시간과 해군사관학교 시절 얼마나 많이 들었던 이름인가.

 나도 해 보이리라. 어차피 작전이란 아군의 유리한 점을 최대한 살리고 적의 약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순신 제독은 오랜 기간의 철저한 준비로 강력한 전함들을 만들었고 그것으로 왜군을 유린했다. 아군 함대도 숫자는 턱없이 적지만 해볼 만했다.

 좁은 지역이라 조금 위험하지만 뭐, 급하면 하푼이고 뭐고 있는 건 다 날려버릴 생각이었다.

 ‘자! 이제 시작이다. 성웅 오종문이 되어보리라…….’

 오종문은 가슴을 활짝 폈다.

 

 1897년 9월 1일 06:10

 경흥

 

 새벽의 여명을 뚫고 대한제국군의 100여 대 야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한러전쟁의 신호탄을 한반도의 동쪽 끝, 경흥의 남쪽에 주둔하던 대한제국 12사단 포병대에서 쏘아 올렸다.

 제국의 국경선에서 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하진에서 러시아군의 대규모 이동이 정찰대에 잡혔고, 이어 신성태 소령의 일제사격 명령이 떨어지면서 역사적인 한러전쟁이 시작되었다.

 20여 분의 일제사격을 마친 12사단 포병대는 지체 없이 야포를 정리하고 트럭에 몸을 실어 미리 보아 둔 남서쪽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장선리로 이동을 시작했다.

 계속 포격을 하면서 이동하여 아군 진영의 후방으로 이동할 것이었다.

 그렇게 피의 9월이 시작되고 있었다.

 

 1897년 9월 1일 06:20

 뤼순항 남쪽 40킬로미터 해상

 

 1, 2함대의 모든 스피커에서 오종문 제독의 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친위군 제1함대 사령관 오종문 소장이다. 지금부터 우리는 140대 13의 어려운 싸움을 시작한다. 힘들고 피곤한 싸움이 될 것이다. 제군들이 알다시피 나는 말을 잘 못 한다. 사족 다 빼고 딱 한 마디만 하겠다. 죽지 마라! 제군들의 건투를 빈다. 우리는 이긴다!”

 와아, 하는 함성소리가 함교까지 들리고 전투 준비를 알리는 알람 소리가 격렬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적 함대와의 거리 35킬로미터!

 “우선 대련 섬과의 해협 남쪽의 전함들부터 격침시켜 남쪽으로의 적함 이탈을 막는다! 전함대! 사격 개시!”

 뤼순항은 요동반도의 끝에 위치한 항구로 항구 바로 앞에 큰 섬인 대련이 가로막고 있어서 폭 7킬로미터 좁은 해협의 남과 북으로만 외부 진출이 가능했다.

 오종문은 그 남쪽 해협의 봉쇄를 노리고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쏟아진 포탄세례에 남쪽 외곽에 정박 중이던 대형 수송선 두 척이 순식간에 침몰하기 시작했다.

 잇달아 대형 전함 한 척이 균형을 잃고 선미 스크루우를 수면위로 내보였다.

 화염을 뒤집어쓴 장갑순양함 한 척은 함대의 진출로 확보를 위해 필사적으로 해협의 오른쪽으로 비켜서고 있었다.

 해협 바깥쪽의 전함들이 남쪽으로 변침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전함 태조와 정종은 해협 밖의 전함들을 요격해라! 나머지 함은 계속해서 해협의 남쪽을 친다!”

 -태조! 정종! 변침합니다!

 -함대! 연사! 연사!

 함대의 뒤쪽으로 9월의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아마 러시아 함대에게는 아군 함정이 햇빛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것이었다.

 

 극동함대 사령관 로마노프 제독은 기함인 전함 안드레아의 함교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남쪽해협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제 저녁, 15척 정도의 대한제국 함대가 남쪽 140킬로미터 정도에서 북상 중이라는 보고를 받아 발해만灣 건너편의 얀타이 항에다 함대 일부를 매복까지 시켜놓고 항구 밖 10킬로미터까지 아군 전함들이 초계를 하고 있었는데 그 너머에서의 함포 사격이라니……. 사정거리가 30킬로미터가 넘어 보였다.

 욕이 저절로 나왔다. 설마 13척밖에 안 되는 소규모 함대로 정면공격을 감행할 줄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다.

 매복함대가 영격에 나서기도 전에 원거리 포격이 시작된 것이었다.

 이미 균형을 잃은 전함 미라트가 해협 중앙에 좌초했고 장갑순양함 차르 1세는 해로에서 비켜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수송함 두 척은 벌써 침몰해 마스트만 수면 위로 내놓고 있었다. 자칫 남쪽 해협의 진출로가 봉쇄될 위기였다.

 “매복하고 있는 2전대에 급속 전개를 명하고, 전 함대는 북쪽으로 항구를 이탈하여 적함을 친다. 서둘러라!”

 

 -제독님! 함대의 좌측에서 적 함대의 출현입니다! 섬과 섬 사이에 숨어 있어서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거리 30킬로미터가 채 안 됩니다!

 레이더실의 급박한 목소리가 들리자 오종문은 픽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후후후. 매복을 해 놓았단 말이지. 그래. 너무 쉬운 상대도 재미없는 법이지……. 전 함대 좌현반타! 변침 후, 적함을 끌어들이면서 청국 해안을 따라 후퇴한다! 함포 사격은 별명이 있을 때까지 계속한다!”

 오종문은 이쯤에서 포격을 중단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따라오지 않으면 그만이고 계속 추격을 해주면 남중국해까지 끌고 내려가 넓은 곳에서 맘 편하게 싸울 수 있을 테니 밑져야 본전이었다.

 확인 된 격침만 15척, 반파가 10척은 되어 보였다. 발해만 밖에 숨어 있다가 오후 늦게 쯤, 또 한 번 약을 올릴 생각이었다.

 러시아 함대가 점점 멀어졌지만 아군 함포는 아직도 줄기차게 불을 뿜고 있었다.

 

 1897년 9월 1일 06:55

 뤼순항 북쪽 10킬로미터

 

 -함장님! 2시 방향 3킬로미터에 수뢰지대입니다.

 “그래? 햐! 많이도 깔아놨구만. 야! 조타실! 이런 구형기뢰 괜히 건드려서 함에 흠집이라도 나면 너 나한테 죽는다. 조심해라. 적 함대는 아직 조용하냐?”

 -조금 전에 이동을 시작해서 이제 어뢰 사정거리에 거의 다 도달했습니다.

 209급 잠수함 장보고는 해협의 북쪽 출구에서 러시아 함대의 이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더 안으로 이동해서 출구를 아예 막아 버리고 싶었지만 잠수함에 대한 소식을 들었는지 대잠 수뢰가 엄청나게 깔려 있어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저런 고물에 당하면 망신도 개망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함 사정거리에 들어왔습니다!

 “어뢰실! 1번 어뢰는 제일 앞에 오는 제일 큰 놈! 2번은 바로 뒤에 따라오는 놈! 명령 기다릴 것 없어. 쏴버려!”

 -1번, 2번 발사관 충수!

 -발사! 재장전!

 “어뢰가 접촉하면 우린 발해만 한복판에 숨는다. 서너 시간에 한 번씩만 괴롭히자.”

 백상어는 지독하게 탁한 발해만의 바다 속을 일직선으로 가르며 전함 페르보르바니와 장갑순양함 오레그를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전진했다.

 

 로마노프는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올랐다. 잠수함이었다.

 북쪽으로 해협을 빠져나가던 전함 페르보르바니가 굉음과 함께 선체가 움찔하더니 순식간에 중심을 잃었다.

 장갑순양함 오레그는 선내 유폭으로 그 자리에서 완전히 반으로 쪼개져버렸다.

 해협 좌우의 수뢰들이 연쇄 폭발을 일으키면서 북쪽 해협도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버렸다.

 이래서야 추격을 하고 싶어도 할 방도가 없었다.

 “항구 밖의 전함들에게 추격을 중지하라고 해라! 현 위치에서 대기하고 구축함들과 수뢰정은 잠수함을 찾아라! 그놈을 잡지 못하면 항상 불안한 전투를 해야 한다. 찾아라!”

 로마노프의 분노한 목소리가 기함 안드레아의 함교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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