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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비상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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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하다!!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다시 쓰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21세기 어느 날, 백령도에서 비밀리에 행해진 실험은 일순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19세기 말 대한민국으로 타임워프시킨다.
그런데 타임워프된 것들은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모든 첨단무기들이었다.
망연자실했던 것도 잠시, 그들은 꿈꾸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조아라에 회당 2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유호의 처녀작 비상을 새롭게 구성하여 발간하였다.
꼭 바꾸고 싶은 우리 역사를 작가의 상상력과 실존하는 사건(역사, 문화, 전쟁, 군사무기 등)을 모두 망라해 새롭게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대한민국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있다.

 
제 12 화
작성일 : 16-08-19 14:32     조회 : 540     추천 : 0     분량 : 8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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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7년 2월 22일 05:30

 부산포 남쪽 110킬로미터 해상

 

 친위군 제2함대 기함 양만춘과 2함대는 짙은 어둠 속을 빠르게 전진했다.

 “부함장! 적 함대와 아군 1함대 위치는?”

 “왜군 연합함대는 남쪽 125킬로미터에서 10노트로 서진 중입니다. 남서쪽 250킬로미터에는 수송선단으로 보이는 대 선단이 역시 서진 중이고, 아군 1함대는 북동쪽 320킬로미터에서 남진 중입니다.”

 “수송선단은 1함대가 처리할 것이다. 우리는 연합함대만 잡는다. 보급함 포함해서 36척이라고 했었나?”

 “그렇습니다. 그 중 1만 톤급 이상의 대형전함이나 장갑 순양함은 2만 톤급의 미카사를 포함하여 6척입니다.”

 “통제실. 하푼 대기. 대형함 한 척에 두 발 정도로 시작하자. 나머지는 함포로 잡는다.”

 -하푼 발사준비 끝!

 “기다릴 것 없어. 발사!”

 -발사!

 12발의 하픈 시스쿠아 해룡이 차례로 새카만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솟구쳐 올랐다.

 몇 분 후면 불꽃놀이가 시작될 것이고 수많은 생명들이 사라질 것이었다.

 치명적인 아름다움, 하푼은 함대별로 가지고 있는 수량이 잘해야 100여 발뿐이어서 가능하면 아껴야 했다.

 다시 생산되는 것은 시간이 상당히 흘러야 될 것이고 향후 10년은 이걸로 버텨야 할 것이다. 대형함 이외의 용도에 사용하는 것은 낭비였다.

 “장보고와 예종, 성종에게 공격을 허가한다. 시기는 하픈의 타격이 끝난 직후! 어뢰 공격만 인정한다. 참고로 조명은 아주 좋을 거라고 해라.”

 -장보고, 예종, 성종 교전을 허가합니다. 어뢰만 인정. 이상.

 “함대 전속전진. 세 시간 안에 적 함대를 함포 사거리에 넣는다.”

 -함대 전속전진! 전속전진!

 제1차 한일전쟁, 그 첫 번째 해전인 대한해협 해전의 막이 올랐다.

 

 콰쾅―!

 도고 헤이하치로 대장은 함교에 앉아 잠시 눈을 붙였다가 온몸에 쏟아진 강력한 충격파에 황급히 눈을 떴다.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가까운 좌현에 보이는 전함 아사히가 무시무시한 화염을 토해내며 순간적으로 횡으로 기울기고 있었다.

 바로 오른쪽에서 순항하던 전함 후지의 옆구리로 막 오렌지색 섬광이 쑤셔 박혔다.

 쾅!

 다시 강력한 충격파, 그는 함교 난간을 움켜잡고 부들부들 떨었다. 장갑순양함 카스가가 삽시간에 반 동강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미카사의 함교로 쏟아지는 새하얀 백열白熱에 시력을 잃었다.

 훗날 러일전쟁에서 러시아의 태평양함대와 발틱함대를 연파하며 해전사에 정丁자 기동이라는 불후의 전술을 남기게 될 군인의 어이없는 최후였다.

 

 함대 선임참모 아키야마 해군중좌는 기울어가는 연합함대 기함 미카사의 마스트 닻줄을 움켜쥔 채 침중한 얼굴로 함대를 돌아보고 있었다.

 우현의 전함 시키시마는 이미 반 이상 바다 속에 가라앉았고 후지는 좌현으로 10도 정도 기운 상태로 함대를 이탈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병사들은 연신 바다로 뛰어내리고 있으나 함이 가라앉으면서 일으키는 소용돌이에 휩쓸려 들어갈 것이었다.

 구조를 요청하고 싶어도 불가능했다. 소형함은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할 터였다. 자신의 화려한 해군생활도 이것이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세계 최강이라 불리던 연합함대가 포 한 발 쏘아 보지 못하고 고스란히 침몰하고 있었다. 자신도 이대로 배과 함께 대한해협에 가라앉을 것 같았다.

 ‘안녕, 사랑하는 내 딸 마사꼬. 안녕히…….’

 

 “크아! 불꽃놀이 한번 죽이는구만! 야! 한 소위 함 봐라. 멋지다.”

 209급 잠수함 장보고의 함장 이정은 조함장교를 불러 잠망경을 가리켰다.

 한 소위는 반색을 하고 달려왔다. 본 잠망경속에서는 6대의 대형 함정이 밝게 타오르고 있었다.

 주변의 소형 함정들은 물에 빠진 수병들의 구난에 정신이 없었고, 보급함들도 구난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함대의 상태는 거의 무방비 상태, 구축함 몇 척과 비교적 대형인 4천 톤급 방호순양함들이 나름 주변을 경계했지만 장님 주먹질이나 마찬가지였다.

 잠망경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정이 한소위의 뒷덜미를 잡아끌었다.

 “그만 봐, 인마. 딴 놈들이 다 잡아먹기 전에 우리도 몇 척은 잡아야지. 보급함들이야 함대가 와서 처리할 테니까 놔두고, 어뢰실! 준비되어 있냐?”

 -4개 발사관 모두 대기 중입니다.

 “좋아 시작한다. 1, 2, 3번 일괄충수!”

 -1, 2, 3번 발사관 모두 충수합니다! 충수 끝!

 “1번 어뢰! 가장 가까운 데 있는 굴뚝 3개짜리! 발사! 발사후 재장전!”

 -발사! 재장전!

 “2번 어뢰! 그 오른쪽에 있는 큰 놈! 발사!”

 “발사! 재장전!”

 “3번 어뢰! 그 뒤에 있는 마스트 긴 방호순양함! 발사!”

 “발사! 재장전!”

 3기의 백상어가 튀어 나간 후 다시 재장전이 될 때까지, 이정은 잠시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길고 지루한 시간이 흐른 뒤, 접촉 보고가 들려왔다.

 순간, 2대의 방호순양함이 움찔하더니 중심을 잃고 함대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구축함은 그 자리에서 곧장 우현으로 기울어지며 선수를 들어올렸다.

 “이 정도만 하고 돌아간다. 나머지는 함대가 알아서 할 거다. 조타실 우현 반타! 수심100!”

 벨러스트의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장보고의 검은 선체가 2월의 차가운 바다 속으로 다시 가라앉았다.

 

 -거리 30킬로미터!

 “함대 전투준비! 좀 더 가까이 간다!”

 -거리 25킬로미터!

 “전함의 능력을 상실한 함과 보급함들은 무시한다! 방호순양함과 구축함만 친다. 전 함포 사격 개시!”

 -사격 개시!

 투두퉁!

 구축함 양만춘을 비롯한 함대의 전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불과 3분, 보급함을 제외한 연합함대의 모든 전함들이 전투능력을 상실했고 보급함 중 하나에서 느닷없이 백기가 올라왔다.

 그것으로 전투는 끝난 셈, 김여훈은 왠지 허전함을 느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 시대 최강의 함대라고 불렸고 또한, 당대 최고의 명장이라던 도고와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결과가 너무 일방적이었다.

 물론 화려한 포격전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를 장님으로 만들어놓고 먼 거리에서 장대로 뒤통수를 후려친 격이었으니 군인으로서 좀 심하게 한 건 아닌가 싶었던 것이었다.

 어차피 이들도 선전포고도 없는 상태에서 군을 움직였으니 피장파장이긴 했다.

 함대 기함이었던 미카사, 전함 시키시마, 전함 아사히, 장갑순양함 닛신, 장갑순양함 카스가는 이미 침몰했고, 전함 후지만이 함대 북쪽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소형함들도 방호순양함 치토세와 오토와를 제외하고는 모두 침몰했다. 8척의 보급함만이 건재한 상태였다.

 기동력을 잃은 3척은 보급함이 견인하도록 하고 프리깃함 미주와 유리에 고속정들을 딸려 제물포로 보내고 함대는 동진을 시작했다.

 부산포를 출발한 육군 원정 사단과 합류해 대마도로 직행할 예정이었다.

 

 1897년 2월 22일 09:10

 부산포 남쪽 해상 290킬로미터

 

 오오야마 중장은 수송대를 급히 회항시켰다. 당일 새벽, 타전된 연합함대의 괴멸 소식을 접한 직후의 일이었다.

 호위함대도 없이 전진은 불가능했다. 천천히 침로를 바꾸는 선단을 바라보며 답답한 마음에 함교를 후려쳤다.

 ‘젠장! 어떻게 막강한 대일본제국 연합함대가 단 3시간 만에 속수무책으로…… 빌어먹을!’

 보나마나 매복하고 있던 러시아 함대에게 기습을 당했으리라.

 조선에 연합함대와 대적할 만한 배는 없었다. 이건 분명 러시아의 짓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자신 있게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일본인의 재산을 약탈했으리라. 욕이 저절로 나왔다.

 다행히 타전을 잡은 것이 빨리 회항을 결정할 수 있게 했고 덕분에 연합함대를 괴멸시킨 러시아 괴물 함대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근접호위를 위해 방호순양함 13척이 있지만 전함이나 철갑 순양함에게 걸리면 고양이 앞의 쥐 신세였다.

 육군은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아무 힘도 없었다. 마음이 급했다.

 

 “거리 20킬로미터! 너무 가깝습니다. 더 가까이 가면 자칫 왜군 순양함의 함포 사거리에 들어갑니다.”

 친위군 제1함대 임시기함 순양함 충무공의 함장 오종문 제독은 부함장 김석천 중령의 걱정을 일축했다.

 “기껏해야 방호순양함이야. 나머지는 개털이고. 후후. 잘 해야 6인치 함포라고. 사거리가 12킬로미터나 나오면 다행이지. 당연히 사격 통제도 안 될 테고 말이야. 걱정도 팔자일세. 이 사람아.”

 “…….”

 김석천이 찔끔 말을 삼키자 오종문은 픽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15킬로미터까지 접근해서 함포로 잡는다. 참, 새로 함대로 인수받은 잠수함 함장 이름이 뭐지?”

 “KSS3-2 말입니까? 박세우 소령입니다.”

 “그래! 그 친구에게 신나게 한번 사냥해 보라고 해. ‘유령’보다도 나중에 진수된 명색이 제국해군 최신예 잠수함 아닌가? 마음대로 설치라고 하게. 그리고 나중에 탁주 한잔 사라고 해. 하하하.”

 

 오종문은 제2차 세계대전사에 나온 해전들의 치열한 포격전을 보고 싶었다.

 서로 상대를 마주보면서 무시무시한 포격을 주고받고, 하얀 포연 속에 선 함장은 머플러를 휘날리고…… 생각만 해도 짜릿짜릿했다.

 21세기 해전이라고 해봐야 150킬로미터 쯤 떨어진 거리에서 대함미사일 날리고 요격하는 것이 전부였다. 상대의 배는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대함 레이더에 나오는 한 개의 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도 해전은 역시 함포가……’

 어이없는 생각이었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다.

 ‘뭐. 상대의 함포 사거리 밖에서 때리기만 하는 맛도 괜찮을 거야. 흐흐흐.’

 -거리 15킬로미터! KSS3-2 중종함에서 공격허가를 요청합니다.

 “허가해라. 전 함대 함포! 사격 준비!”

 -함대 함포사격 준비!

 “호위 순양함만 타격한다! 사겨-억 개시!”

 오종문은 일부러 ‘사격’을 길게 끌면서 기분을 냈다. 14척의 제1함대 함포가 강력한 폭음과 함께 하얀 포연을 날리기 시작했다.

 비릿하게 웃은 오종문은 대뜸 함교 밖으로 나와 팔을 벌리고 눈을 감았다. 언젠가 영화에서 본 장면을 떠올리면서 아련하게 퍼져오는 화약 냄새를 음미했다.

 

 포격이 시작되고 15분 쯤 지난 뒤, 수송선에서 백기가 올라왔다. 호위함들은 단 1척만 남기고 모조리 침몰, 그나마 남은 한 척마저 자침自沈을 시도해, 곧바로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오종문은 구난선에 구난을 명령하고 수송선의 전 병력의 무장해제를 요구해 모든 개인화기를 왜군 보급함 중 1척에 수거했다.

 이제 17만 명의 포로와 오오야마 관동군 사령관을 끌고 당당히 제물포로 돌아갈 일만 남아 있었다.

 신형 잠수함 중종은 6개의 킬마크를 새기게 되어 박세우 중령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게 만들었다. 오종문 제독에게 탁주 약속을 한 것은 당연했다.

 대한제국의 첫 번째 해전으로 기록된 대한해협해전은 왜군 전사 6,910명, 부상 429명, 포로 182,140명, 격침 41척, 노획 66척을 기록하며 끝이 났다.

 대한제국군의 피해는 없었다. 일본으로서는 치욕적인 해전, 그리고 일본해군을 20년 이상 세계사에서 사라지게 할 제1차 한일전쟁 최대의 해전인 현해탄 해전이 한 발 더 다가왔다.

 

 

 -------------------------

 

 1) 전함 미카사

 일본 연합함대의 기함.

 1900년 11월 영국 비카스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1903년에 연합함대의 기함이 됨. 소설의 진행상 만재수량을 변경하고 먼저 취항.

 만재수량: 15,140톤, 전장: 132미터, 전폭: 23미터, 최고속도: 18노트, 무장: 300밀리 주포 4문, 150밀리 부포 14문, 80밀리 부포 20문.

 

 2) 소나

 SONAR(Sound Navigation And Ranging), 좁은 뜻으로는 수중청음기, 혹은 음향 탐신기를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 해군이 독일의 잠수함의 탐지를 위해 개발하여,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급속히 발달하였다.

 초음파를 사용하며 약 1천 5백m/s인 빠른 속도를 이용 물체에 닿아 반사하여 되돌아오는 소리를 이용한다.

 스스로 소리를 내어 물체를 감별하는 액티브 소나와 음원으로부터의 소리를 측정하는 패시브 소나의 두 종류가 있다.

 음향측탐기, 어군탐지魚群探知機, 잠수함 탐지, 기뢰탐지, 해저구조 탐측Sidee Looking 등이 있다.

 조건이 좋을 때는 160킬로미터 앞의 선박을 탐지할 수 있고 배의 종류까지도 식별이 가능하다.

 이들은 주로 바다의 표면 가까이에서 사용되는데, 수온의 구조가 복잡한 변온층變溫層에서는 음파의 굴곡과 속도의 변화가 일어나 제한을 받게 된다.

 초당 5천~5만 Hz인 초음파를 사용한다.

 대마도

 

 

 

 1897년 2월 24일 07:00

 이즈하라

 

 새벽 3시부터 대마도의 남쪽 섬 시다시마의 이즈하라에 상륙을 시작한 박정준 대령의 원정군은 이즈하라 포구 북쪽의 포대 장악을 시작으로 신속하게 섬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상륙부대의 피해를 우려해 직승공격기를 동원해 몇몇 해안포대를 정리하고 나자 저항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수비병력 100여 명은 별다른 저항 없이 예상보다 빨리 백기를 들어올렸다.

 나머지는 수십도 안 되는 경찰 병력뿐이어서 섬을 장악하는 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박정준은 지난 의주원정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대령진급과 함께 대마도 원정군 사단장으로 대마도에 왔고, 이 섬에서 일본과 두 차례의 전쟁을 치르면서 소장으로 진급하고 현지 주둔 해군의 작전권까지 손에 넣어 대양제국大洋帝國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었다.

 박정준의 상륙일성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것이었다.

 “애초에 조선 땅이다! 민간인의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오늘 중으로 시다시마를 장악하고 이소만灣으로 진출해야 한다. 서둘러라!”

 이소만灣은 대마도의 큰 섬(우에시마, 시다시마) 두 개 사이에 있는 좁은 해협으로 아름다운 정취를 자랑하는 대마도의 명승지였다.

 박정준은 이즈하라를 장악하기가 무섭게 현지에 거주하는 조선인을 찾아 하카다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확인하고, 그 길을 통해 섬 반대쪽인 하카다로 1개 중대를 파견해 마을을 장악하게 한 후, 자신은 해안선을 따라 장갑차 다섯 대를 앞세우고 군항 만세키바시로 향했다.

 

 만세키바시는 이미 연합함대의 괴멸 소식이 전해졌는지 이즈하라와는 달리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마도의 주력부대로 알려진 소씨宗氏 가문의 가병 5백여 명과 주둔군 일천이 만세키바시항 인근에 배치되어 외부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조선인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만세키바시는 역사적으로 조선과의 무역이 가장 활발한 곳이었다.

 최근 몇 달간, 조선이 왜국과의 무역을 차단하는 통에 식량과 생필품 문제로 상당한 고생을 했고 조선왕조 500년 동안 조선에 조공을 하는 속국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민간인들은 오히려 제국군의 상륙을 반가워하는 형편이었다.

 친위 해군 3함대는 이미 항구를 봉쇄한 채, 민간인은 항구를 떠나라는 대민방송을 하면서 지상군의 작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야산에서 사단장 박정준은 공격준비가 끝난 사단지휘부와 작전을 최종 정리했다.

 시가전이 되면 항복을 모르는 가병들 때문에 상당히 많은 피해를 볼 수가 있다는 판단으로 저항할 엄두가 나지 않도록 초전에 철저히 부수기로 했다.

 시가전은 무조건 피하고 싶었다.

 “1개 중대가 빠진 3연대가 민간인 구역으로 들어가는 모든 통로를 차단해라. 1연대는 해군의 함포사격 직후에 배후를 친다. 함포사격은 12시부터이니 40분 남았다. 3연대는 지금 이동을 시작하고 1연대는 포위망을 확실히 구성해라. 2연대는 아소만 전개를 준비할 것. 이상이다! 시작하자! 해산!”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사단장님. 충성.”

 부대가 이동을 시작하자 방정준은 야산 능선으로 올라가 느긋하게 동쪽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끝없는 바다, 여기가 섬의 동쪽 끝이니 이대로 조금만 더 동쪽으로 향하면 몇 십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왜의 본토가 나올 것이었다.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조금만 더, 제국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24일 자정을 기해 전함 태종과 세종의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했다.

 일본군은 주둔지인 항구 서쪽의 산그늘에 완전히 고착되어 버렸고 간간히 저항을 하던 세키현의 포대도 세종의 함포 몇 발에 잠잠해져 버렸다.

 5분 남짓 지속된 함포사격이 끝나자 시커먼 연기기둥과 음울한 침묵만이 항구를 사로잡았다.

 “연대! 앞으로!”

 항구 남쪽에서 10여 대의 K200A2 보병 전투차가 천천히 전진하자 후방의 공격을 생각하지 못했던 일본군은 삽시간에 저항을 포기하고 작은 건물들을 이용해 서쪽으로 퇴각하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병사들의 수는 500이 채 안 되어 보였다.

 “전원 사살한다! 포로는 없다.”

 살려두면 두고두고 섬을 괴롭힐 골수 소 씨宗氏의 가병들이어서 이참에 모두 없애는 것이 바람직했다.

 박정준은 좀 잔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이건 전쟁이었다.

 ‘당분간 왜인에게 자비慈悲란 없다. 생각은 나중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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