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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비상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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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하다!!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다시 쓰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21세기 어느 날, 백령도에서 비밀리에 행해진 실험은 일순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19세기 말 대한민국으로 타임워프시킨다.
그런데 타임워프된 것들은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모든 첨단무기들이었다.
망연자실했던 것도 잠시, 그들은 꿈꾸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조아라에 회당 2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유호의 처녀작 비상을 새롭게 구성하여 발간하였다.
꼭 바꾸고 싶은 우리 역사를 작가의 상상력과 실존하는 사건(역사, 문화, 전쟁, 군사무기 등)을 모두 망라해 새롭게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대한민국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있다.

 
제 7 화
작성일 : 16-08-19 13:57     조회 : 514     추천 : 0     분량 : 8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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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국

 

 

 

 1896년 5월 14일 10:00

 경복궁

 

 “만백성은 들으라! 짐은 오늘 아국我國이 자주 독립국이며 서구 열강과 동등한 황국, 대한제국임을 선포하노라! 그 어떤 외세의 침노에도 굴하지 않고 만백성이 태평성대를 노래할 천년제국의 비상飛翔을 열성조 앞에 선포하노라!”

 “황제 폐하 만세!”

 “대한제국 만세! 만세! 만세!”

 순종, 1874년 고종 11년에 태어나 1926년, 53세의 나이로 사망하는 비운의 황제였으나 이제는 당당히 세계사에 이름이 적힐 것이고, 백인중심이 아닌 장구한 역사의 황인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사의 가장 앞에 기록되는 황제가 될 것이다.

 이름은 척拓, 자는 군방君邦, 호는 정헌正軒이며 고종과 명성황후明成皇后 민씨의 둘째 아들로 탄생하였다.

 탄생 다음 해 2월에 왕세자로 책봉되었고, 1882년(고종 19년)에 민 씨閔氏(뒷날의 순정효황후純明孝皇后)를 세자빈으로 맞았다.

 경복궁 앞에는 도성 안의 거의 모든 백성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한 달 동안 왜인의 축출과 식량배급, 각종 공사의 임금 지급으로 한결 살기 편해진 도성의 백성들은 오랜만의 큰 구경거리에 연신 만세를 외치며 황제와 친위대의 사열을 지켜보고 있었다.

 “황제 폐하를 향하여 받들어 총!”

 “충―성!”

 제1친위연대 8백5십 명이 일제히 소총을 앞으로 하고 함성을 지르자 다시 한 번 만세소리가 도성 안을 가득 메웠다.

 대원군 이하응과 고종은 단상 위에서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드는 그들의 손자이자 아들인 22세의 젊은 황제를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임헌수의 눈에는 함성과 함께 자신이 지나온 시간의 고통이 슬라이드의 영상이 넘어가듯 하나씩 펼쳐지고 있었다.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아이의 주검을 안고 울부짖는 어머니, 젊은 시절 돈을 벌기 위해 미국의 용병으로 참전했던 베트남 정글 속 전우의 시체, 일본 법정에 선 종군 위안부 할머니의 오열, 미군의 장갑차에 목숨을 잃은 여학생들을 추모하던 수만의 촛불.

 50년, 그야말로 반세기만에 귀대신고歸隊申告를 하는 74세 국군포로의 노안老眼…….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 다시는 울지 않겠다. 손바닥에서 피가 나도록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눈앞은 뿌옇게 흐려지고 있었다. 아이처럼 손등으로 눈가를 훔쳤다.

 

 전 근위대장 이경하는 1894년 갑신정변 때 파면되어 지금은 종로에서 작은 무관武館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해동 검술과 택견을 가르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젊은 무관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이었다.

 아직도 힘과 무예는 조선 제일이라 할 수 있었고, 자신이 가르치는 300여 명 젊은이들이 조선의 앞길에 작으나마 힘이 되기를 바랐다.

 자신도 소문의 친위군을 보고 싶어 올해 스물둘이 된 딸 이민숙의 등살에 못 이기는 척하고 따라나선 길,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경복궁에서 조금 떨어진 높은 지대를 찾아 편안하게 제국선포식을 구경했다.

 이민숙은 어릴 때부터 무관의 딸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오빠를 제쳐 두고 종로 일대의 꼬마들을 몰고 다니며 골목대장 노릇을 하고 다녔다.

 여자로서는 상당히 큰 키와 뛰어난 외모에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검술과 택견은 자신의 무관에서 손을 섞을 자가 없는 여장부였다.

 혼인에 관심이 있을 때가 지났는데도 이 녀석은 아예 무예에만 미쳐 있었다.

 관에 있을 때에는 짬이 없어 엄두가 나지 않았고, 가세가 기울어진 지금은 찾아오는 매파도 없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다.

 ‘하…… 이럴 줄 알았으면 재물이라도 좀 모아놓을 것을……. 때늦은 후회인가.’

 40대의 장갑차가 도열한 경복궁 앞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왜인들을 몰아내고 일자리를 만들고 식량을 나눠주던 친위군의 위용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서려 기를 썼고, 이를 제지하는 근위 기병대는 그들의 통제에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종로통 쪽에서 관복을 입은 거구의 홍계순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홍계순은 자신이 훈련대에 근무할 시절 호형호제하며 지내던 막역한 사이였다.

 “장군! 여기 계셨군요. 아침 일찍 댁으로 찾아 갔더니 형수님께서 따님과 함께 구경을 나서셨다 하시더군요.”

 “이 사람 계순이! 나는 이제 야인일세. 관복을 입은 관원이 야인에게 장군이라니. 그 무슨 망발인가? 허허.”

 “실없는 말씀은 그만하시고 얼른 댁으로 돌아가셔야겠습니다. 제국 육군대장 유상열 공께서 댁에 찾아와 계십니다.”

 “유상열 공께서? 그래 무슨 일이라 하시던가?”

 “그거야 제가 알 수 있나요. 저야 일개 훈련대장일 뿐인걸요. 어서 가시지요.”

 홍계순의 재촉에 이경하는 거의 울 것 같은 이민숙의 눈동자를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이만하면 충분히 오랫동안 구경하지 않았느냐. 네 덕에 오랜만에 내 눈이 호강을 하였구나. 어서 가자.”

 아버지의 뒤를 따르는 발걸음과는 달리 이민숙의 눈은 모퉁이를 돌아설 때까지도 함성소리가 그치지 않는 경복궁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무섭고 날래다는 친위군 대장이자 제국 육군의 수장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래면서…….

 이경하의 집은 한때 조선 최고의 무관이던 자의 집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아주 초라한 것이었다.

 100평 남짓한 터에 평민들의 집과는 달리 기와를 올린 그저 깨끗하다는 생각만 드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유상열은 자신의 해병여단 장교 2명과 함께 대청에 걸터앉아 이경하의 아내가 권한 차를 마시면서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니까 이 중위 자네, 황궁의 무수리에게 관심이 있으나 황실의 법도 때문에 방법이 없으니 내게 방법을 찾아 달라는 뜻인가?”

 이헌우 중위는 임관 초에 구축함 충무공에서 유상열의 휘하로 인연을 맺었다가 제국이 성립되고 유상열이 제국 육군대장에 취임하면서 참모로 쓰기 위해 빼온 인재 중 하나였다.

 “그게… 장군님. 생각을 해보십쇼. 스물다섯이나 먹은 건장한 대한민국 군인이 마음에 드는 여자가 생겼는데 대시 한번 못 해 본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그리고 이건 심각한 문젭니다. 아직은 긴장들 해서 별 문제가 없지만 조금 지나면 아랫도리 움켜쥐고 황제 폐하 들이받는 젊은 놈들이 부지기수로 나올 겁니다. 그러니 모든 부대의 문제라고 생각하시고 제발 한 번만 생각해봐 주십쇼. 제가 언제 장군님께 이렇게 싹싹 빈 적이 있습니까? 예?”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는 제대 후에 자신의 집과 애인에게 돌아간다는 기약이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

 2만 가까운 건장한 젊은이들이 여자 없는 생활을 해야 했다.

 이들의 혼인 문제도 심각했고 이들이 이곳 사람들과 혼인하여 자식을 낳는다면 자연스럽게 대한제국에 소속감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상열은 임헌수와 상의하기로 마음을 결정했다.

 “이놈아! 나도 아직 결혼 전이다. 조선에 온 지 며칠 됐다고 건방지게 선배보다 먼저 여자를 밝혀? 그것도 황제의 여자를? 에라, 이 선천적 구제불능성 연애도착증 환자야! 또, 그 여자 나이가 열일곱이라고 했지? 이 날강도 같은 놈아! 원조교제는 범죄야 범죄! 그리고, 너 서울서 애인이 몇 명이었지? 여섯이던가? 내 그 무수리에게 필히 네 병을 전해 주도록 하겠다. 후후.”

 “에? 저기 그런 게 아니고…… 이 시절에는 열여섯부터 결혼 적령기이고…… 에, 또…… 에잇! 그냥 좀 봐 주세요. 고참 좋다는 게 뭡니까?”

 이헌우의 애교 섞인 비명에 유상열은 헛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내 폐하와 임 장군님께 청원을 한번 넣어 볼 테니까 그만 좀 해라. 남들이 들을까 무섭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크크크 송 나인, 내가 간다. 기다려라!”

 “하하하.”

 

 이경하가 자신의 집 대문에 들어서자 얼룩덜룩한 친위군의 복장을 한 세 사람이 자신의 대청에 걸터앉아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끝 모르게 가라앉아 암울한 분위기의 조선 병사들과는 다른 무척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들어오는 것이 보이자 세 사람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왔고 홍계순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장군, 제국 육군대장 유상열 장군이십니다. 인사 나누시지요.”

 “반갑소이다. 장군.”

 “반갑습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 장군님!”

 유상열이 깊숙이 머리를 숙이자 이경하는 당황했다. 조선에는 이렇다 할 수군이 없었다. 육군이 전부이고, 그 육군의 수장이라면 당연히 제국군 전체의 수장이다.

 그런 제국 육군 전체의 수장이 자신에게 깊이 머리를 숙이니 이경하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유상열의 입장에서는 역사책에서 무수히 보았던 이름이고 분명 자신의 조상이니 머리를 깊이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유상열의 제안으로 마당의 한쪽에 있는 평상에 단둘이 마주 앉았다.

 평범한 인사말이 오간 후 유상열은 자신이 방문한 목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경하는 흔쾌히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시다시피 근위병 일천을 전원 기병으로 전환하여 훈련시키고 근위 기병대를 창설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친위군에는 말을 잘 다루는 자가 없어 기병대장이 공석인 상태입니다. 해서 장군께서 이들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런가요? 이제 나이 들어 쓸모없는 자에게 황제께서 쓸 곳이 있다 하심은 무장에게 자신의 죽을 자리를 만들어 주심이니 사양치 않겠습니다. 내일 집안 단속을 마친 후 입궐하겠소이다.”

 “감사합니다, 장군. 내일 입궐하시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시지요.”

 두 사람은 이경하의 딸인 이민숙이 가져온 주안상을 놓고 잠시 담소하다 내일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이민숙은 돌아가는 유상열의 등을 바라보며 이경하에게 물었다.

 “아버님. 저는 친위군 대장군이라 해서 중년의 엄청난 무인을 생각했는데 상상외로 젊고 기품이 있네요?”

 “글쎄다, 체격이 크고 장대한데다 약간의 무예도 익힌 것 같고…… 대단한 용력은 없어 보였다만 느껴지는 기도氣度만큼은 대단한 것이더구나. 황제 폐하의 홍복이야. 젊은 사람이 벌써 대장이라니…….”

 이민숙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하더니 이경하가 머리를 감싸 쥐고 그녀의 어머니를 찾게 만들었다.

 “저 결정했어요. 저 사람을 따라 가겠어요. 나이가 있으니 혼인은 했을 것이고…… 그럼 어때요 뭐. 첩이라도 상관없어요. 휘어잡아버리면 되지요. 호호호.”

 생전 남자이야기를 하지 않던 딸년이 갑자기 혼인? 그것도 첩이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다음날, 이경하는 밤새 볶아대는 이민숙에게 백기를 들어 항복하고, 임헌수와 함께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기병대장 취임에 갑작스런 조건을 달았고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병대장 근무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까지 덧붙여 어렵지 않게 승인을 받았다.

 조건은 간단했다. 여군女軍 특수부대 창설과 유상열의 직할부대로의 편성이었다.

 임헌수가 여군창설과 직할부대 편성에 흔쾌히 동의한 건 사실 오해 때문이었다.

 전날 밤, 유상열이 친위군 대원들의 성욕 해소를 위한 혼인 문제를 상의하던 것이 기억난 것, 임헌수는 유상열이 이경하의 딸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아예 둘의 관계를 공식화시키기 위한 배려였다.

 실제로 여군은 아직까지 남존여비男尊女卑사상에 길들여져 있는 제국에서는 좀 이른 조치였으나 어차피 인구가 부족한 제국에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여 강행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경하에 대한 회유가 끝나자 임헌수는 곧장 기존의 조선 무관들을 포섭하여 그들의 가병들을 조선 육군에 편입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당장은 어렵지만 어차피 30만 이상의 강군을 만들어야 그가 생각하는 강력한 제국을 만들 수 있었다.

 

 1896년 5월 20일 10:00

 경복궁 수상 집무실

 

 임헌수는 머리가 아팠다.

 애당초 자신은 정치와 상관없는 군인이었다. 힘으로 하는 문제라면 간단하게 백령도의 부대 하나만 끌어와도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치는 명분 싸움, 명분이 문제였고 명분을 만들어낼 방법을 그는 몰랐다. 해서 서재필을 불러들여 노예제도 철폐에 대해 은근히 의사타진을 해볼 요량이었다.

 사실 조선에서 노예와 전답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조정이 아니라 서원이었다.

 그나마 대원군의 개혁정치와 왜국의 득세로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아직도 전국에 산재한 200여 개의 서원은 제국전체 경제력의 2할 이상을 틀어쥐고 있었다.

 특히, 동학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영남의 서원은 해당 지역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문상文相으로 조정에 들어온 서재필은 노비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임헌수에게서 나오자마자 임헌수의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을이 되면 시작할 서원 철폐와도 관련이 있을 듯싶었다.

 “각하, 어차피 노비제도는 없어져야 할 패륜의 제도입니다. 일부 사대부와 영남, 충청의 서원의 반발이 극심하겠지만 각하의 뜻을 펼치려면 한 번은 겪어야 할 아픔입니다. 내부의 문제부터 확실하게 다져 놓고 외세의 침입에 대비하여야 합니다.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급히 시행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하는 말이 아니오. 사람이 다치는 일입니다. 명분이 없어요. 명분이…….”

 “각하, 제가 한성순보와 황성신문 등의 친우와 상의하여 노비제도의 문제점을 논하면서 여론을 조성해 보겠습니다. 그리하면 불만이 있는 사대부와 서원이 움직임을 보일 것이고 이를 감시하다가 반발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를 기화로 노비제도를 철폐하시지요. 그때 서원들을 친다면 노비들로 이루어진 사병들의 저항이 그리 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대하던 대답, 임헌수가 얼른 맞장구를 쳤다.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그럼 준비를 좀 해주세요. 선생들의 교육에 바쁘시겠지만 이 일은 모두 서 공이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백성을 가르쳐야 하는 문상입니다. 당연히 제 일입니다. 하하.”

 서재필은 친위군이 가지고 있는 신문물 중에서 물리와 화학, 공학, 수학 책들을 얻어 이를 선생들에게 가르치고 새로 인쇄하여 학교에 배포할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수상이 원하는 물밑작업은 분명 무리일 수밖에 없었지만 흔쾌히 희생을 감수하고 있었다.

 서재필은 인사를 나누자마자 허겁지겁 자신의 집무실로 달려가 이상재에게 연통을 넣었다.

 

 박정양은 명동 자택의 정자에서 전 4차 내각의 수상 김홍집과 훈련대장 우범선, 안경수 등과 술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

 박정양과 김홍집은 불과 몇 천의 병력으로 단숨에 경복궁과 경성, 제물포를 장악하고 동래성까지 장악한 친위군의 무력은 높이 샀지만 그 정도의 병력으로는 수십만의 병력과 철선을 보유한 왜군과 양이의 군대에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얼른 왜국과 러시아에 화친하고 친위군과 수상이란 자를 일거에 내친 다음, 그들과 손을 잡고 그들의 도움으로 나라를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요즘 독립협회인지 하는 불충한 무리들과 황성신문, 한성순보에서 노예제도는 반인륜적 제도이니 노비들을 풀어 주라고 하루가 멀다 하고 집회를 하고, 사설로 법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니 이는 분명히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경성에서 가장 노비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들 두 사람이었다. 대부분의 양반들이 노비로 자신의 전답을 경영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병이었다.

 가병의 대부분이 노비로 이루어진 것, 노비가 곧 세력이자 무력이었다.

 “이 불학무식한 것들이 감히 남의 재산을 빼앗겠다는 것이야!”

 “대감! 이는 분명히 독립협회 등의 개혁파 놈들이 우리 사림의 약화를 노린 음모가 분명합니다. 더 이상은 우리도 참을 수없습니다.”

 김홍집이 자신의 생각에 확실하게 동조하자 박정양은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의주에 사람을 보내 아직 확실하게 상황파악을 하고 있지 못할 왜국 정부에 조선의 상황을 알리고 의주의 왜군 3만이 경성으로 진군함과 동시에 왜국의 전함 몇 척을 지원받아 제물포로 보내고 자신들이 경성과 남쪽에서 내응하면 몇 안 되는 친위군은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또한 자신과 김홍집, 그리고 영남의 서원을 중심으로 군대를 만들면 못 해도 10만이 넘어가는 대병이 되니 자신들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자신들만 도성을 빠져나가면 될 일이었다.

 어느 정도 계획을 잡고 의견을 조율하자 이제는 시점만이 남았다.

 “그래 거사일은 어느 정도가 좋겠소? 박 대감!”

 “우선 의주까지 은밀히 서찰을 전할 사람을 보내야 하니 약 한 달, 왜국이 전함을 준비하여 제물포까지 오는 게 또 한 달 정도, 허니 8월 15일경이 적당할 것 같소이다. 우리가 영남 사림에 사람을 넣어 병력을 준비하는 것도 그 정도 시간은 걸릴 것이니 그리하는 것이 타당할 듯싶습니다. 대감.”

 “좋소이다. 그럼 거사일은 그리하고 내 영남사림 사람들을 만나 보리다. 8월 초까지 상주로 집결 시키겠소이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니 내 서둘러야겠소. 왜군과의 문제는 박 대감이 맡으시오.”

 “그리하십시다. 대감께서는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먼저 돌아가시지요.”

 “범선이와 경수는 좀 있다가 돌아가도록 하게.”

 “예, 대감.”

 김홍집과 두 사람이 돌아가자 박정양은 자신의 집사장을 불러드렸다.

 “강 서방, 자네 의주에 좀 다녀와야겠네. 이 서찰을 의주의 일본군 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에게 전해라. 조선의 국운이 걸린 일이니 서둘러야 한다. 어떻게든 은밀히 전해야 하며 만일 관군에게 서찰을 뺏길 상황이 되면 필히 불태워라. 지금 즉시 출발해라.”

 “예! 대감.”

 제1차 한일전쟁의 조짐, 잠시 후, 강 서방이 박정양의 집을 나서자 야행복을 입은 두 사람이 그림자처럼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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