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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비상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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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하다!!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다시 쓰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21세기 어느 날, 백령도에서 비밀리에 행해진 실험은 일순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19세기 말 대한민국으로 타임워프시킨다.
그런데 타임워프된 것들은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모든 첨단무기들이었다.
망연자실했던 것도 잠시, 그들은 꿈꾸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조아라에 회당 2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유호의 처녀작 비상을 새롭게 구성하여 발간하였다.
꼭 바꾸고 싶은 우리 역사를 작가의 상상력과 실존하는 사건(역사, 문화, 전쟁, 군사무기 등)을 모두 망라해 새롭게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대한민국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있다.

 
제 6 화
작성일 : 16-08-19 13:56     조회 : 561     추천 : 0     분량 : 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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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6년 4월 17일 12:20

 부산포 포구

 

 제4해병연대장 한영태는 하루아침에 소령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그 첫 번째 임무는 ‘부산포 장악과 현지 주둔 외국인 선박 통제’였다.

 덕분에 지난밤, 밤이 새도록 예하 장교들과 기분 좋은 술자리를 하다가 만취한 채 잠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새벽, 숙취도 해소하지 못한 채 부산포로 이동하는 해군 수송선에 올랐다.

 10시 경 진해에 상륙하기 위해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고, 지금은 부산포를 바라보고 있었다.

 과음에 수면 부족으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지만 ‘부산포 왜인 부대의 제압, 왜인 민간인들의 체포 구금, 모든 왜인 재산의 몰수, 선박 몰수’라는 즐거운 작업이 눈앞에 있어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일본이라면 이를 갈았고 서울 시내에서 일본인을 몰래 구타한 적도 있었던 터라 그에게는 정말 신나는 일이었다.

 포구의 주변은 많은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중심이 되는 곳에 일인 상점들이 모여 있었다.

 일본군 부산포 주둔본부는 동래성 쪽으로 약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제법 거창한 2층짜리 목조 건물이었다.

 왜국 공관의 부산포 지부이기도 한 건물, 부근에도 왜인의 상점들이 즐비했다. 동래성주의 말로는 병력이 줄잡아 500정도라고 했다.

 왜병들도 처음 보는 군대의 출현에 긴장했는지 건물 앞으로 나와 3열 횡대로 정렬해있었다.

 부대 좌우에 거치해놓은 개틀링 기관총도 4정이나 보였다. 대열 뒤쪽에는 야포도 몇 문 배치되어 있었다.

 어차피 이들은 선 상태로 교차사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할 테고, 그런 어설픈 작전으로는 연대에 총알 한 방도 날아오지 않을 것이었다.

 한주먹 감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나 재수 없으면 부상자가 생길 수도 있었다.

 예하 부대장들에게 조심 또 조심하라 명령하고 조선군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동행시킨 궁내부대신 민병석을 불렀다.

 “민공. 지금부터 왜군을 주살합니다. 대한제국 대신분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우리 해병여단의 전투를 보게 되는 것이니 잘 보시고 폐하와 대신들에게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망원경을 쓰시지요.”

 “감사하오이다. 장군.”

 민병석은 수송선이라는 친위군의 철선을 처음 탈 때부터 줄곧 감탄사만 터트렸다.

 육지로 올라와서는 군마도 없이 달리는 마차에 정말 멀리까지 보이는 천리경에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최루탄을 쏘면서 진입한다! 건물은 우리가 사용할 예정이고 내부에 재물이 많을 것이다. 해서 건물에 대한 중화기의 사용은 금한다. 2대대! 가스!”

 -가스!

 나직한 복창 소리가 이어지고 신속하게 방독면을 착용한 2대대가 10대의 장갑차 뒤쪽으로 정렬했다.

 “최루탄 발사!”

 50여 발의 최루탄이 왜인 병사들이 정렬한 부대 정면과 건물 안으로 날아갔다.

 ‘피식’ 하는 섬뜩한 소음와 함께 21세기 대한민국의 지독한 최루탄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대열이 삽시간에 흐트러지며 목을 움켜쥐고 주저앉는 병사들이 속출했다.

 포탄 한 발이 부대 앞쪽으로 떨어졌다. 다친 사람은 전혀 없었다. 아직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니 왜국 총기의 사정거리는 아니었다.

 ‘저들이 우리 얼굴을 볼 수나 있을까?’

 한영태는 피식 웃으면서 헤드셋을 잡았다.

 “저격 개시!”

 저격명령이 떨어지는 동시에 포수와 캐틀링 기관총사수들이 줄줄이 목줄기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미리 우회시킨 저격소대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곧장 장교들 쪽으로 총구를 돌렸다.

 “대대! 돌격 앞으로!”

 그르릉―

 장갑차 10대가 굉음과 함께 포탑 위의 중기관총을 연사하며 전진하자 삽시간에 왜군의 전열은 무너졌다. 이어 2대대의 한 차례 일제사격이 쏟아지자 달아나려는 자도 보이지 않았다.

 일방적인 학살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 한영태는 입맛이 썼다. 아무리 자신이 일본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사실 저들도 인간이었다.

 저들은 저들의 위정자가 시키는 대로 저 자리에 있고 자신도 명령에 따르는 것뿐이었다.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 나타난 것이 유일한 죄였다.

 ‘저들을 죽일 권리가 내게 있는 것일까? 자신이 지금 죽는 이유는 알고 있을까?’

 한영태는 계속해서 머릿속을 울리는 상념을 털어 버리려고 머리를 흔들었다. 어지럼증과 함께 다시 두통이 엄습했다.

 ‘×팔 돌겠네. 작작 마실 걸…….’

 민병석은 망원경을 눈에서 떼지 않고 있었다. 친위군의 싸움을 똑똑히 볼 요량이었다. 그런데 이건 싸움이 아니었다.

 전투개시 명령이 있은 지 채 반각도 되지 않았는데 친위군은 이미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린 건물로 돌입하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것을 전쟁이라 할 수 있는가? 정말 엄청나구나. 비슷한 병력끼리의 전투라 시간이 걸리리라 생각 했거늘…… 반각이라니…….’

 

 수송선 호위함으로 따라온 프리깃함 온조와 KPGM미사일고속정 10척이 포구 외곽을 완전히 봉쇄하고 왜인함선들을 일일이 찾아내 왜인들을 끌어내리고 선박들은 따로 모아 포구 외곽에 모았다.

 증기철선 2척, 대형범선만 48척, 소형선의 숫자는 세기조차 힘들었다.

 해병 3연대는 부산포와 동래성 내에 있는 모든 왜인 상점을 일일이 수색해서 숨어있는 왜인들을 체포하고 재산을 압류했다.

 왜인들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해 무려 1만 명이 넘어갔다.

 해서 여단이 타고 온 수송선으로는 턱없이 자리가 모자라 왜인들의 배까지 동원해서 강화로 보냈다.

 재산을 정리해 백령도로 보내는 작업도 서둘렀다.

 분량이 워낙 많고 염전, 선박, 토지 등, 종류도 다양해서 집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 꼬박 이틀 동안 1개 소대가 달라붙어 줄기차게 정리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집계된 수량이 금괴와 은괴 6백만 원 상당, 국보급 미술품 19점, 소금 8만 섬, 쌀을 포함한 기타 재물이 8천만 원, 경상도 내의 염전 아홉 곳, 토지 45만 평, 가옥 3천5백 채였다.

 쌀과 소금 일부, 그리고 부산 현지 주둔군에서 필요한 일부 경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백령도로 올려 보냈다.

 

 1896년 4월 18일 14:00

 해주 재령

 

 친위군 1개 대대를 인솔한 한수영과 이문영이 승영부 총관 조민희와 함께 해주의 재령철광에 도착한 것은 현지의 조선인 광부들이 막 주먹밥으로 만든 식사를 마치고 다시 갱도로 들어가기 시작할 때였다.

 12시쯤 도착하리라고 생각했으나 해군이 해주 포구의 철광을 가득 실은 1천 톤 급의 왜인 선박 3척을 압수하여 고속정 2척을 딸려 강화로 보내고 오느라 예정 시간보다 많이 늦은 상황이었다.

 재령철광은 예상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규모도 규모지만 거의 노천 철광이나 나름 없어서 채광방법을 고민했던 한수영의 입장에서는 한시름 놓은 셈이었다.

 두 사람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을 맞잡았다.

 ‘저저…… 저런 불측한…….’

 승영부 총관 조민희는 두 사람의 애정 표현의 대담함에 있는 대로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리 부부라지만 사대부에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로 알고 있는데 함부로 남들이 보는 앞에서 손을 잡고 팔짱까지 끼고 있었다.

 사대부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어릴 때부터 남자들 틈에서 그것도 군인들 틈에서 자라서 그러려니 하고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친위대 대대장이 왜인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재령철광을 장악하기 시작하자, 한수영은 함께 온 유전설비부장 한영철과 광산의 구석구석을 돌아본 뒤, 재령 철광본부 사무실에서 자신이 구상한 공장 설계도를 폈다.

 “한 부장님, 부실하지만 일단 해주포구까지 철도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철도 레일이 시작되는 입구에 제철소 본 건물을 설치하고, 저쪽 갱도 입구에서부터 제철소까지 컨베이어 벨트를 깔면 작업이 더 용이할 것 같습니다. 항공기 공장은 규모가 작아도 되지만 앞에 넉넉한 공터가 있어야 하니 철광부지 밖에 새로 건설해야 합니다. 또 총기 공장은 최대한 넓은 부지로 지어 주십시오. 최소 두 개 라인은 되어야 할 겁니다. 한 개는 소총, 한 개는 75밀리 포를 생산할 겁니다. 가까운 은율의 철 매장량도 만만치 않으니까 후에 은율 쪽에서 생산되는 철광석도 여기서 쓸 수 있도록 배치에 신경을 써주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한 박사. 바다 한가운데에다가도 유전설비를 만드는 우리입니다. 기껏해야 샌드위치 판넬로 공장 짓고 예비 설비 가져다 널찍하게 배치하는 일이에요. 한 달이면 충분합니다. 인력이 없습니까, 장비가 없습니까. 아, 장비는 좀 부족하긴 하군요.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염려 마세요.”

 “참, 부장님. 여기 인부들에게 물어 보니 한 달에 50전을 받는 것 같더군요. 거기서 식대를 또 제하니 40전 정도가 되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식대는 받지 마시고 월 1원으로 인상해주세요. 그게 적정한 임금인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왜인 노예들을 광산 인부로 활용하고 여기 인부들은 총기공장 직원으로 쓸 예정이에요. 이 사람들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먹는 것은 아끼지 마세요. 그리고 정식 직원이 되면 임금은 1원50전이 되고 경력이 생겨 조장 정도 되면 3원까지도 임금이 오를 수 있다고 공고해 주세요.”

 “그러지요. 박사님.”

 긴급한 사안들을 대략 설명한 한수영은 눈을 돌려 광산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제국의 비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발판이 될 재령 군수기지가 막 초석을 올려놓고 있었다.

 한수영은 조민희와 한영철을 앉혀 놓고 새벽까지 장비 설치 시에 주의해야 할 점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백령도로 돌아갔다.

 해주 포구에 고속정전대 2척과 해병 1개 소대를 남겨 두였다. 다음 날, 재령철광의 인부들이 환성을 지르면서 좋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아직 문제는 남아 있었다. 동, 은, 알루미늄 등 합금으로 쓸 금속들은 수안이나 연산까지 들어가야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남, 북한 천연자원의 위치와 매장량은 이미 알고 있지만 아직 개발이 안 된 상태여서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지금은 급한 대로 국내의 자원을 사용하지만 가능하면 다른 나라의 자원을 사용해야 훗날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었다.

 

 1896년 4월 20일 09:00

 경복궁 수상 집무실

 

 “수상 각하. 부산포와 목포의 장악이 끝났고 왜인의 염전과 서원, 왕족의 염전을 국유화했답니다. 해주의 제철소 역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서원만 혁파하면 실질적으로 전국 전답의 5할이 국유화 됩니다. 그 정도면 토지개혁의 여건이 갖추어진 셈입니다. 이제 토지개혁 실시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이번에 노획한 왜군의 무기가 워낙 많아서 중앙군을 모두 무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농상 윤치호는 처음 유학에서 돌아와 조정에 몸담았던 잠시 동안 신명나게 일했었다. 그리고 지금 정말, 정말 오랜만에 신명나게 일하고 있었다.

 백성들이 굶지 않으며 임금을 칭송하고, 청국과 왜국의 조공을 받는 제국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려 하루 15시간이 넘는 악전고투에도 힘이 든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를 마주한 임헌수의 입가에도 미소가 걸렸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서원의 혁파는 제국선포식이 끝난 후에 시작할 것이니 수하들의 입단속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세요.”

 “알겠습니다, 각하.”

 “1년 이내에 나라의 정비를 끝내야 합니다. 시간이 없어요.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만 6개월 이상은 각국 공관의 폐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가 제국에 사신을 보내고 통상조약의 개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그 사신이 돌아가 군대를 파견한다고 해도 왜국의 경우에는 6개월, 양이의 경우 1년 정도면 각국의 군대가 제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1년 안에 준비를 마쳐야 하고 왜국과의 분쟁은 6개월 이내에 끝내고 양이의 군대와 또 싸워야 합니다. 모두들 정신을 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예! 각하”

 대신들의 밝은 목소리에 임헌수는 내상 이순범에게 판매용 저급 소형 잠수함을 개발하도록 지시하고는 박정양에게 동학군과의 상황을 물었다.

 “동학군은 삼남의 7개 성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관군과 왜군에 밀려 정읍, 김제, 고창의 3개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병력은 약 3만 정도 되나 무장 상태도 좋지 않고 농민군이기에 훈련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 성에 의지하여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태입니다. 관군은 1만으로 전주에 주둔하고 있으며 왜군은 7백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유상열 장군. 즉시 친위군을 내려 보내 관군과 연계하여 왜군을 무장해제하거나 격파하고 동학군을 회유하시오. 현재 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식량을 나누어 준 뒤, 왜인이 소유하고 있는 전답을 국가가 저리로 소작을 주도록 하겠다는 서면 약속 정도면 마음이 돌아설 것이오. 박정양 대감과 장군이 직접 가시오.”

 “알겠습니다. 허면 왜군 포로는 모두 강화로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관군을 정비해서 동래성으로 보내 부산포 주둔 4여단에게 훈련을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인원은 8천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머지 2천은 한양과 인천의 철도 공사에 투입하겠습니다. 이후에는 간도와 의주에 주둔하고 있는 왜군을 칠 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

 간도는 연변시를 포함한 중국 길림성吉林省의 남부지역을 말하며 조선과 청의 영토분쟁이 끝없이 일어났던 곳이었다.

 애당초 청이 자국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 지역으로 상당수 조선인이 일본의 탄압을 피해 압록강을 건너 이주해 간 곳이었다.

 19세기 말에 청이 갑자기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하면서 관리까지 파견해 분쟁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1894년에 시작되는 청일전쟁 직후에는 조선의 종주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청이 할양 받게 되는 곳이었다.

 당장도 조선인이 80만이나 거주하는 조선의 땅이었다.

 “즉시 시행토록 하시오. 수고들 하셨습니다. 강인호 제독께서는 각 포구의 통제에 신경을 더 써주세요. 그럼, 바쁘실 텐데 외상 서광범 대감만 남으시고 다들 돌아들 가세요.”

 대신들이 모두 돌아가자 서광범에게 임헌수의 밀명이 내려졌다.

 “내상 이순범 대감과 상의해서 판매용 소총 1정을 가지고 청국의 원세개를 만나 보세요. 마침 조선에 와 있으니 잘 되었습니다. 영국이나 왜국의 소총보다 훨씬 성능이 좋으니까 구입을 원할 겁니다. 한 정당 천 원으로 협상을 시작하시고 900원 정도에 판매하십시오. 수량은 처음엔 이천 정 정도로 하시되 6월 20일 경에 공급한다 하시고, 후에 삼만 정까지 공급하겠다고 하세요. 실탄은 천 발들이 한 통 당 천 원은 받아야 하고, 대금은 꼭 금괴로 하시고……. 참! 반응은 아주 좋을 겁니다. 가능하면 좋은 조건으로 성사시키세요.”

 “알겠소이다, 수상 각하. 외상이 되고 나서 처음 하는 대외 협상이 장사로군요. 허허.”

 “앞으로는 장사를 잘 해야 나라가 먹고 삽니다. 그러니 외상은 아주 큰 상단의 대행수이지요. 하하하.”

 두 사람은 마주보고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터트렸다.

 

 1896년 4월 21일 14:00

 종로 청국 공관

 

 원세개(위안스카이)는 조선 병사가 시범을 보이고 있는 소총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한 발씩 집어넣어야 하지만 한꺼번에 8발을 장전할 수 있었고 분당 16발을 발사할 수 있었다.

 숙련되면 분당 24발까지도 발사가 가능해 보였고 명중률도 아주 좋아서 백 보 앞의 표적에 모두 총알이 박혔다.

 영국과 독일에서 수입된 소총은 단발 장전에 잘해야 분당 7~8발이 전부였고 명중률은 물론이고 관통력도 모두 좋지 않았다.

 “어떻습니까? 안찰사 대감.”

 서광범이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원세개는 오랜 기간 동안 외교관으로 생활한 능구렁이답게 시큰둥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정말로 이 총을 귀국에서 만든다는 말이오? 괜찮아 뵈는구려.”

 “그렇소이다. 이번에 아국이 생산을 시작했는데 청국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로 꼭 필요할 것 같아서 한번 보여드리는 것이올시다. 필요가 없으시면 그만두시고 종로 기방에나 나들이를 하시지요.”

 서광범이 아예 발을 빼 버릴 듯하자 원세개는 뒤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알아나 보자는 식으로 가볍게 물었다.

 “만드는 비용은 얼마나 들더이까?”

 “그게, 워낙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하루 생산량도 얼마 되지 않아서 소총은 한 정당 2천 원 정도, 실탄은 한 발에 1원50전이 먹히더이다. 좀 비싸지요?”

 서광범은 원세계가 마음에 들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예 비싸게 불러서 인심 쓰듯 깎아 주고 싶어 두 배의 가격을 불러버린 것, 원세개는 서광범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가 타고 온 마차 쪽으로 걸어가며 머리를 굴렸다.

 청일전쟁의 패전 후 청은 타이완 섬을 일본에게 빼앗기고 2억 냥의 배상금을 물게 되어, 공친왕(나이 어린 황제 동치제의 숙부, 서태후와 연계하여 증국번, 이홍장, 원세개를 거느린 청의 실세)이 절치부심 회군의 재무장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독일에서 사들이는 소총이 한 정당 1천8백 원 정도, 이것은 무척 비싼 가격이다. 소총의 성능은 이것이 훨씬 더 좋다. 그럼 동일한 가격에 구입해도 문제는 없다. 실탄 가격은 30전 정도가 싸다. 그럼 실탄은 그 가격에 그냥 사는 것으로 하고 소총의 가격을 1천8백 원 이하로 하면 승산이 있다.’

 머릿속을 정리한 그는 서광범에게 넌지시 가격 절충 의사를 타진했다.

 “그럼 운송비용까지 하면 2천 원이 넘는다는 것 아니오? 청국 조정에 지금 그만한 돈은 없어요.”

 “알다시피 조선 조정도 돈이 없으니까 힘들여 만든 것을 우리는 사용도 못 해보고 청국에 판매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숫자를 줄이더라도 가능하면 그 가격은 받으려고 할 겁니다. 어쨌든,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수상과 한번 상의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소이다. 가격이 어느 정도 절충이 되면 본 안찰사도 본국과 상의를 하겠소이다.”

 “허허, 그럼 딱딱한 이야기는 이만 하고 기녀들의 창唱이나 들으러 가십시다. 내 오늘은 크게 한번 대접하리다.”

 “하하, 좋지요.”

 머릿속으로 연신 계산서를 뽑아보며 마차에 오른 두 사람은 저녁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왜국의 움직임에 대해 정보를 교환했다.

 그리고 원세개는 평소 자신이 기꺼워하며 가까이하던 기녀 소운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서광범과 원세개는 사흘 뒤인, 4월 24일에 소총 한 정당 1천6백 원, 탄 한 발당 1원40전으로 깎아 주는 대신 5월 초까지 금괴로 전액을 선불로 받고 2천5백정의 소총과 50만 발의 총탄을 7월 초까지 상해로 보내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말까지 소총 4만 정과 실탄 1천만 발을 구입하겠다는 전언도 있었다.

 원세계는 불만 없는 가격에 소총을 받을 수 있었고, 서광범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를 성사시켜 돈벌기에 여념이 없는 임헌수의 시름을 덜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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