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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비상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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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하다!!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다시 쓰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21세기 어느 날, 백령도에서 비밀리에 행해진 실험은 일순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19세기 말 대한민국으로 타임워프시킨다.
그런데 타임워프된 것들은 대한민국에서 자랑하는 모든 첨단무기들이었다.
망연자실했던 것도 잠시, 그들은 꿈꾸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조아라에 회당 2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유호의 처녀작 비상을 새롭게 구성하여 발간하였다.
꼭 바꾸고 싶은 우리 역사를 작가의 상상력과 실존하는 사건(역사, 문화, 전쟁, 군사무기 등)을 모두 망라해 새롭게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대한민국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있다.

 
제 3 화
작성일 : 16-08-19 13:41     조회 : 524     추천 : 0     분량 : 8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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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6년 4월 13일 04:32

 제물포 러시아 극동함대

 조선 주둔 기함 넬친크

 

 미하엘 상병은 긴 하품과 함께 제물포항의 불빛들을 건데다보았다.

 러시아의 극동함대 파견대는 방호순양함 4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장만 무려 120미터에 8인치 후장식 함포 24문을 장착한 기함 넬친크는 승무원만 150명이 훌쩍 넘어가는 러시아 극동함대의 주력함이었다.

 함대에서 700~800미터 떨어진 곳에는 2대의 일본 순양함들이 정박하고 있었으나 러시아 함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소형선들이었다.

 ‘더럽게 긴 밤이네. 그래도 내일은 비번이니까 상륙해서 조선 창녀들이나 서넛 품어야겠네. 기생이라고 했던가? 어쨌든 간만에 그것들 나긋나긋한 조갯살 맛 좀 볼 수 있겠구나. 흐흐. 아무래도 멀리 조선까지 오길 잘한 것 같아. 흐흐흐 러시아에서야 어디 그런 여자들 쳐다나 볼 수 있겠어? 후후후.’

 나름대로의 즐거운 공상을 하면서 선미로 걷던 미하엘의 눈에 새카만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황색 별똥별이 보였다.

 ‘멋지네. 응?’

 별똥별은 일직선으로 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뭐지?”

 짤막한 의문사, 그것이 미하엘 상병이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내뱉은 단어였다.

 구축함 충무공에서 발사된 하픈 6기는 19세기 말에는 상상조차 수 없는 정확도로 러시아와 일본 군함들의 옆구리에 정통으로 틀어박혔다.

 콰르릉!

 엄청난 천둥소리가 세상을 뒤집어엎었다. 넬친크의 거대한 선체는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버렸다.

 허공에 붕 떴다가 떨어진 미하엘은 선미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치고는 서해바다의 새카만 바다 속으로 처박혔다.

 첫 번째 폭발이 일어난 지 불과 3분, 제물포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6척의 전함은 시커먼 부유물과 병사들의 시체만을 잔뜩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비상의 첫 아침이 밝아왔다.

 

 1896년 4월 13일 08:20

 주무진, 연구소장실

 

 고종은 지난 새벽 시커먼 날틀에 태워질 때부터 정신이 아득한 것이 마음을 수습할 수가 없었다.

 제법 푹신한 안락의자에 앉아 임헌수라는 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사실 그의 말은 뒷전이었다.

 ‘하늘을 날다니…… 이것이 무슨 일인가? 하늘이 아국我國의 어지러움과 과인의 아둔함을 치죄하시려는 것인가? 열성조를 뵈올 면목이 없구나.’

 “험험…… 전하!”

 임헌수가 낮은 기침을 하면서 고종의 시선을 끌자 그는 급히 정신을 수습했다.

 “과인이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경의 말을 듣지 못했소. 미안하게 되었소. 그러니까 정리하면 경들은 태조께서 비밀리에 육성해 놓으신 군대이고 외세의 침탈을 보다 못해 이제 조선을 돕기 위해 일어섰다는 말이로구려. 그리고 지난 새벽에 러시아 공관을 친 것도 경들의 군대였고 제물포의 러시아와 일본 함대도 경들이 모두 몰살시켰다는 말인데…….”

 “그러하옵니다. 전하. 그리고 지금부터 저희가 조선을 돕기 위해서는 전하와 세자 저하의 도움이 필요하옵니다. 해서 저희가 두 분을 모셔온 것입니다.”

 적당히 둘러댈 말이 마땅치 않았던 임헌수는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이철이 가장 거부감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조선의 태조를 거론, 태조가 준비한 군대라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세자 이척이 어두운 목소리로 임헌수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나 장군, 무슨 수로 저 많은 왜국의 군대와 양이들의 군대에 대항할 수 있단 말이오. 나는 경들의 말을 믿을 수가 없소이다. 나 역시 어머님의 일로 왜국과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사람이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오.”

 임헌수는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하, 저하, 지금은 새벽의 난리로 심신이 곤하실 테니 일단 침수 드시고 잠시 쉬신 다음, 오후에 저희 군대의 본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보시고 나시면 저희의 진언을 이해하실 겁니다. 우선 좀 쉬십시오. 한 소위. 내방을 비우고 두 분이 쉬실 수 있도록 하라. 안내해 드리도록.”

 “가시지요, 전하.”

 한 소위의 안내로 두 사람이 소장실을 떠나자 임헌수는 강인호제독과 유상열 중령을 돌아보면서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 아마 정신이 없으실 게야. 생전 처음 헬기를 타고 날아다니셨으니 말일세. 허허.”

 “저희 함대와 지하 연구소 시설을 모두 보셔도 부대의 규모를 짐작하시긴 어려울 겁니다. 아마 정신만 더 없으실 걸요? 후후후.”

 강인호가 맞장구를 치면서 웃었다.

 “참 강 제독, 부산포로 간 2함대에서는 아직 소식이 없겠지? 거기에 일본함대가 주둔한다면서?”

 “아직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24시에 출항해서 금일 18시 도착 예정이니까 아직 멀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본 배들인데 방호순양함 5척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목선이랍니다. 아마 2함대에는 포탄 한 발 날아오지 않을 없을 겁니다. 혹시 모르지요. 재수 없이 눈먼 총알 한 방 맞아서 부상이나 입으면 몰라도. 흐흐흐.”

 

 항모 장수왕의 비행갑판에 발을 올린 이철과 이척은 시종일관 열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새벽에 처음 올라 보았던 날틀과는 다른 조금 작은 날틀을 타고 도착한 항모 장수왕은 두 사람이 생각하던 양이의 철선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거대한 것이었다.

 도대체 길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철선, 엄청나게 넓은 갑판에는 신기하게 생긴 날틀이 줄지어 늘어서있었고, 갑판의 뒤쪽에 있는 거대한 건물 좌우로는 삐쭉한 포신 수십 개가 마치 날개인양 하늘을 향해 뻗쳐있었다.

 특히 검은색 소형 날틀에서 내리자마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머리 위를 가로지른 3대의 이상한 날틀을 보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을 떨어야 했다.

 강인호 제독은 두 사람을 관제실 겸 기함의 통제실로 안내하면서 내내 쓴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하긴 나도 처음 이 녀석을 보았을 때 한 30분 정도 꼼짝 못했지 아마 한참 정신없어야 정상일 게야. 후후후.’

 장수왕의 통제실에서 1시간 여를 머물면서 이것저것 질문에 대답해 주던 강인호 제독은 적당히 말을 자르고 두 사람에게 다른 곳을 보도록 권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는 도저히 오늘 중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것이었다.

 “전하, 오늘 보셔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나머지는 차차 또 보시도록 하시고 육군의 사열과 무기 생산 공장을 가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강인호의 권유에 두 사람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철과 이척 두 사람을 데리고 콩돌 해안의 사격장으로 자리를 옮긴 유상열은 사선에 도착함과 동시에 100미터 정도 떨어진 표지판으로 두 사람의 시선을 돌렸다.

 “지금까지 연구소 건물 안에서 대략적으로 둘러보신 그 무기들의 위력을 시험하는 곳입니다. 우선은 일반 병사들의 개인화기 시범을 보실 겁니다.”

 두 사람은 지상 8층, 지하 20층의 엄청난 규모의 건물 안에서 승강기라는 것을 타고 움직일 때부터 그 안에서 개발되고 있는 무기들까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생소하기만 하여 꿈인지 생시인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금도 두 사람은 막연히 두 사람의 병사가 길쭉하고 시커먼 것을 들고 앞으로 나서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유상열의 간단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것은 일반 병사의 개인화기로 케이2라고 하며 분당 180발을 방포할 수 있습니다. 사격!”

 빠바바방!

 굉음과 함께 건너편의 사격 표지판이 걸레쪽처럼 널브러졌다.

 시범사격을 한 병사는 20발들이 탄창 두 개를 불과 30초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모두 소진하고 일어섰다.

 “이게 개인의 무기란 말이지요! 엄청나군요.”

 이미 세자 이척의 말은 하대에서 반 존대로 바뀌어 있었다.

 사실 세자의 신분과 일개 군관의 입장으로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놀라움에 압도당한 이철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유상열은 분당 650발을 발사하는 C60 자동화기와 유탄 발사기, 8인치 야포 사격까지 간단간단하게 보여군 다음, 사격 시범을 마치면서 K5 자동권총 1정과 실탄 탄창 2개, 권총 요대 1개씩을 각자에게 선물로 건넸다.

 희희낙락하는 두 사람에게 간단하게 조작방법을 설명하고 몇 발 연습사격도 시켜준 다음 긴 하루를 마쳤다.

 두 사람은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지 않은 채 권총만 만지작거렸다.

 역사 속으로

 

 1896년 4월 13일 13:00

 운현궁

 

 4월의 운현궁은 정원에 갓 피어난 봄의 연두색이 넘쳐흘렀지만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노안에는 짜증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러시아 공관이 전소되고 주상과 세자가 실종이라니 이것이 말이 되는 소리요! 도대체 한양 포청과 신기군은 무얼 하고 있었기에 불측한 무리들이 도성 안에서 대규모로 움직이는 것도 모르고 있단 말인가!”

 고개를 깊이 숙인 김홍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김홍집은 을미사변 후 만들어진 4차 내각의 수장으로 유길준 등과 함께 친일 내각을 이끌고 있었다.

 애당초 대원군과는 노선이 달랐지만 을미사변 이후 친일정권을 구성하면서부터 같은 길을 걷는 셈이었다.

 “말을 좀 해보게! 도대체 어찌된 게야!”

 “그것이… 워낙 급작스럽게 일어난데다가 도성의 4대문으로는 들거나 난 자가 없는 것으로 보아 미리 도성 안에 무리들을 배치하였다가 불시에 러시아 공관을 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왜국이 일으킨 일이 아닌가 하였는데 왜국 측에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 합니다. 실제로 왜국 공관의 병력도 이동한 적인 없는 것으로 포청의 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또한 정동 러시아 공관 근처에 사는 백성과 사대부들에게도 탐문하였으나 새벽녘에 화약이 터지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 뒤에 화광이 치솟았다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본 사람이 없다 합니다.”

 “허면! 누가 일으킨 일이란 말인가? 삼남의 동학군이라도 도성 안으로 들어왔다는 말인가? 아니면 귀신이 한 짓이란 말인가?”

 “…….”

 “도성 안을 가가호호 샅샅이 뒤져서 주상과 세자를 찾아야 할 것이야. 서두르게. 지금 러시아와 불화를 일으키면 자칫 조선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가 있네. 주상을 찾아 일의 전모를 밝혀야 안심할 수 있네. 어서!”

 이하응의 노한 음성이 운현궁의 봄을 걷어가고 있었다.

 

 1896년 4월 13일 18:10

 부산포 앞 50킬로미터 해상

 

 2함대 기함 양만춘의 거대한 선체가 저녁노을에 반사되어 불그스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김여훈 대령은 통제실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담배를 빼물었다.

 “아이들과 애들 엄마는 잘 있을까. 남해에 놀러 왔던 것이 언제쯤이었지? 후…… 잘들 살아야 할 텐데. 이것 참, 앞으로는 이 담배도 지급이 어렵겠구만. 아껴 피워야겠어.”

 함장실에 숨겨둔 디스 담배 한 보루가 마냥 뿌듯한 그였다.

 “앞으로 20분 후에 적함이 주포 사정거리에 들어옵니다.”

 김여훈 대령은 항해사 한 소령의 나직한 목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적함은 전부 몇 척인가?”

 “방호순양함 5척에 수송선 15척 정도로 파악됩니다. 레이더에는 목선이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아 수송선의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잠수함들은 어디에 있나.”

 “이미 적함의 10킬로미터 정도 거리에 도달해 있습니다.”

 “쩝…… 어렵군.”

 김여훈은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아직은 함대의 존재가 외국에 알려지면 곤란했다.

 임헌수는 함대의 노출을 최대한 억제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따라서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건 불가였다. 그렇다고 목선에다 미사일을 쓸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지. 한 소령. 이동속도를 늦춰라. 어두워지면 소형선만으로 타격하겠다. 국기를 내리고 부대 깃발만 게양한 상태로 접근한다. 고속정부대는 목선들을 공격하고 잠수함들은 철선에 집중한다. 단, 포격만 승인한다. 잠수함을 제외하고는 어뢰사용 역시 불허한다. 기함과 구축함은 지원사격을 준비하라. 전함 전투태세로. 고속정부대가 사정거리에 도착하면 보고하라.”

 “함대 전투준비! 기관 30퍼센트! 국기를 내려라!”

 김여훈은 어둑해지는 남해 바다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 소령의 힘찬 복창 소리를 귓등으로 들으며 다시 상념에 잠겼다.

 ‘여자가 태부족인 상태에서 우리 젊은 친구들이 얼마나 견뎌줄지 모르겠군. 후후. 할 수 없지. 최대한 도닥거려 기운을 내게 하는 수밖에…….’

 “함장님, 적함이 주포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습니다. 장보고와 원균이 명령을 기다립니다.”

 “응? 벌써”

 “네!”

 “함대는 현 위치에서 대기한다. 고속정은 전속전진, 곧바로 적함을 타격한다.”

 “기함 및 구축함 태종, 세종 기관정지! 고속정전단 전속전진! 준비된 함으로부터 사격개시!”

 이미 캄캄해진 바다, 둔탁한 엔진 소리와 함께 고속정 전단이 파도를 가르며 일본 함대를 향해 뛰쳐나갔다.

 

 -장보고. 원균. 공격을 허가한다.

 기함 통제실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장보고의 함장 이정은 음흉하게 웃었다.

 상대는 이쪽의 존재를 전혀 알 수 없으니 그저 쏘고 빠져나가면 그만이었다.

 같은 209급 잠수함 원균으로부터 장난스런 무선이 건너왔다.

 -네가 먼저 할래?

 “우측에 키 큰 놈하고 그 옆에 있는 놈은 내 밥이다. 건드리지 마라. 흐흐.”

 -챙겨드쇼. 썩을 놈아.

 원균의 함장 송석태의 입에서 장난스런 욕설이 다시 건너왔다. 사관학교 동기이자 술친구여서 격의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이정이 낮게 소리쳤다.

 “무장실! 백상어 발사대기, 목표는 우측에 키 큰 놈!”

 -1번 발사관 백상어 발사대기, 목표 시에라1

 -충수합니다. 충수 완료!

 “1번 발사! 재장전!”

 -1번 발사! 재장전!

 무장실의 복창과 함께 묵직한 진동이 발밑을 두들겼다.

 “2번 발사관. 목표 시에라2! 2번 발사! 재장전!”

 -발사! 재장전!

 잇달아 발사관을 빠져나간 백상어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어두운 남해의 바다 속을 질주했다.

 -1번 어뢰 유선절단, 액티브 소나 가동합니다.

 -목표 타격 10초전! 10, 9, 8, 7……1, 명중!

 -2번 어뢰 명중!

 음탐실의 다소 흥분한 목소리가 이어진 직후, 잠망경 안의 검은 철선 2척이 비스듬하게 옆으로 기울어졌다.

 선수船首 쪽에서는 바다로 뛰어드는 몇몇 수병들의 모습도 선명하게 보였다.

 ‘와’ 하는 나직한 함성과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짜식들! 이제 겨우 시작이야. 장보고에 킬마크 2개다! 크크.”

 -목표 침몰합니다.

 -원균이 시에라3, 4를 잡았습니다. 시에라5만 남았습니다.

 잠망경 안에 또 다른 2대의 철선이 기울어 가는 것이 보였다.

 “마저 잡자. 어뢰실! 우리가 하나는 더 잡아야지. 내가 송석태보다 진급도 한 달이나 빠르다고. 후후.”

 -3번 발사관 발사대기!

 “목표는 하나 남은 철선이다! 충수!”

 -목표 시에라5, 충수합니다! 충수완료!

 “발사! 재장전!

 -발사! 재장전!

 다시 백상어가 튀어나갔다. 이정 대위는 조용히 잠망경에 시선을 고정한 채 결과를 기다렸다.

 -3번 어뢰 액티브 소나 가동합니다.

 -목표 타격 10초전 10, 9, 8……1, 명중!

 쿵!

 이번에는 전투함 내의 화약이 유폭되었는지 커다란 화염과 함께 3천 톤 급은 되어 보이는 철선이 완전히 두 동강 나 버렸다.

 장보고에서도 폭발의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목표 침몰합니다.

 “더 볼일 없다! 함대에 합류한다! 경계 해제! 부함장, 통제실 인수해라.”

 “중위 한영태 19시10분, 함을 인수합니다.”

 부함장의 거수경례를 뒤로하며 통제실을 벗어나며 명령했다.

 “참, 기함에 보고하도록.”

 “네, 함장님! 기관실, 좌현 전타! 기관 50퍼센트 가동! 함대에 합류한다.”

 한영태의 명령에 따라 장보고는 다시 남해의 바다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일본 함대가 고속정 전대의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전대의 75밀리 함포들이 연사를 시작했다.

 현대전의 개념으로 보면 터무니없이 무모한 작전이지만 14척의 목선들은 순식간에 수십 조각으로 분리 되어 허공으로 솟구쳤다.

 불길이 채 치솟기도 전에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가는 상황, 몇몇 전투함에서 한두 발 포격이 시도됐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사격통제장치의 유도에 따른 정확한 고속사격은 아예 대응을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공격을 시작한 지 겨우 5분, 왜의 깃발을 단 수십 척의 전투함은 모조리 차가운 남해바다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전투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쩝…… 이거야 원, 양만춘은 괜히 왔구먼. 주포 한번 쏴 보지 못했으니. 후후. 뭐 어쨌든 첫 번째 임무는 확실히 끝냈군.”

 김여훈 대령은 통제실에서 멀리서 충천하는 화광을 바라보면서 다시 담배를 빼물었다.

 “통제실! 사령부에 보고하라! 목표 전파, 피해 없음, 기지귀환은 익일 14시 예정, 이상!”

 -보고합니다. 목표 전파, 피해 없음, 기지귀환은 익일 14시 예정.

 “부함장! 현 위치에서 함대를 정비하라. 기지로 돌아간다!”

 “함대를 정비한다! 함대 좌현 반타! 기관 25퍼센트 가동!”

 상황은 깨끗이 종료, 김여훈은 몇 년 전 아내가 생일 선물로 사 준 지포 라이터를 꺼내 최대한 멋을 내며 담뱃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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