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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죽음의 단편
작가 : 마이랑
작품등록일 : 2017.7.20

원치 않은 운명에 휘말려 타인의 죽음이라는 사건의 단편을 볼 수 있게 된 한 사람. 죽음이라는 거대한 운명에 맞서 싸우며 타인의 생명을 구하려 한다.

 
7월 -2-
작성일 : 17-07-20 22:25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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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6일 목요일.

 

  정민은 예전보다 한껏 멋을 낸 옷으로 출근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껏 밝은 표정과 웃음은 기본으로 갖춰야 할 옵션이다.

 

  “네 안녕하세요.”

 

  돌아오는 대답은 여전히 웃음이 넘치지만 약간은 사무적이다.

 

  학교에서의 선생님들 사이의 많은 일은 하교 시간이 지나고 이루어진다. 그래서 정민은 생각했다. 일단 하교 시간까지 기다리자. 아 그리고 그렇게 부담스러운 일은 없지만 정말 제대로 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그런 일이니까 앞으로 초과근무를 달고 있어야지. 도움은 ‘남는 시간에’ 드리는 거야.

 

  역시 이지혜 선생님은 오늘도 공개수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당연한 듯 퇴근 시간 이후에도 남아서 일을 계속해 갈 모양이었다. 정민도 남아서 자기 일을 보면서 생각의 절반은 옆 반으로 보내놓고 있었다. 그러면서 저녁 5시 30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친해짐의 1단계는 식사를 같이 하는 거야. 그러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좋잖아.’

 

  저녁 5시 30분.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퇴근하고 5층의 두 교실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정민은 조심스레 2반 교실로 다가갔다.

 

  “똑똑.”

  조심스럽게 교실에 들어간 정민은 공개수업 준비를 하는 전형적인 교실의 모습을 잠시 둘러 보았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색지들, 우드락들, 그리고 바구니와 각종 학습 도구들. 그 틈바구니 안에서 색지를 자르는 이지혜 선생님에게 질문했다.

 

 “저기, 혹시 배고프시면 배달음식으로 식사 함께 안 하실래요?”

 

 “배가 살짝 애매긴 한데, 뭐 드실 거에요?”

 

  정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결론을 냈다. 이 동네에는 맛있는 중식당이 많다.

 

  “중식 어떠세요, 군만두 서비스도 많이 해 주는데.”

 

  “아. 그럼 저는 괜찮아요. 배가 아플 거 같아서요.”

 

  정민은 속으로 아차! 를 외쳤다. 그리고 강렬한 의지를 담아 시간을 거꾸로 돌렸다. 시간을 돌리고 나니 메뉴를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 동네 김밥천국도 배달을 해 줘요. 웬만한 음식은 다 있어요.”

 

  “아. 그럼 저는 괜찮습니다. 저번에 먹고 배가 아픈 적이 있어서요.”

 

  정민의 선택은 단 하나뿐이었다. 다시 시간을 돌리니 정말로 머리 한 쪽이 살짝 뻐근해지기 시작했다.

 

  “구운 치킨은 어떠세요? 담백해서 소화도 잘될 것 같은데.”

 

  “전 치킨은 맥주가 없으면 먹지 않는다는 주의라서요, 죄송해요.”

  정민의 머리가 이번에는 쿡쿡 쑤셔왔다.

 

 “그럼 피자 어떠세요? 피자 고르는 건 선생님께 맡길게요.”

 

 “좋아요! 이해가 잘 안 가시겠지만 전 속이 안 좋을 때 피자를 잘 먹어요.”

 

  말도 안 돼 라고 정민은 생각했지만 일단은 성공했다는 게 중요하다… 라고도 생각했다. 피자의 선택을 받은 다음 주문을 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정민은 교실을 나가지 않기로 마음먹고 질문을 다시 이어갔다.

 

  “실례지만… 선생님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스물여덟이에요.”

 

  두 번째 행운이다. 같은 나이라니!

 

  “앗 저도 스물여덟인데, 학교에서 동갑내기 찾기가 정말 쉽지 않거든요. 솔직히 아직 어색하긴 하지만, 우리 사석에서는 말 놓는 거 어때요?”

 

  “그, 그래요. 아니 그래.”

 

  “괜찮죠. 아니 괜찮지?”

 

  서로 어색하게 말을 놓는 과정이 이어졌고, 그래도 대화의 물꼬를 틀기 시작한 건 정민이었다.

 

  “이제 지혜라고 불러도 되겠지? 날 정민이라고 불러도 좋으니까.”

 

  “그래 그러자. 학교에서 이렇게 반말로 대화하는 게 참 오랜만이라 좋은 점도 있네.”

 

 “공개수업 준비는 잘 되어가?”

 

 “수학이나 사회를 줄곧 하다가 이번에 국어를 처음 해 보는데, 어색한 점이 많아. 그래서 혼자서 모의수업을 해 보면 발문이 이상하거나 활동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서 수업 내용을 계속 바꾸고 있어.”

 

 “원래 처음 해보는 과목은 다 그렇더라고. 나도 작년에 수학을 처음 해 봤는데 난감한 점이 한둘이 아니더라.”

 

  “그래서 자료 만드느라 지치고 지도안 고치느라 쓰러질 것 같아.”

 

  “자료 만드는 건 조금 도와줄까? 어차피 자료 만드는 과정은 인력과 시간과의 싸움이잖아.”

 

  “괜찮겠어? 정민아 네가 해야 할 일도 있잖아.”

 

  “오늘의 일은 내일로 미루도록 하지요. 괜찮아!”

 

  이야기를 여기까지 이어갔을 무렵, 피자가 도착했다.

 

  “내가 먼저 먹자고 한 건 데 내가 낼게.”

 

  “아니야 조금 있으면 일 왕창 시킬 테니까 내가 낼게.”

 

  서로 밥값을 내는 거로 다투었다. 이것은 좋은 신호라는 것을 정민은 직감했다. 결국엔 반반 내는 거로 결론이 나긴 했지만.

 

  피자를 먹으며 서로 간의 심심했던 점을 이야기해 나갔다.

 

  “난 네가 너무 평소에 과묵하길래 이렇게 말이 많을 줄을 생각도 하지 못했어.”

 

  “원래 조금 그러고 다니는 데 익숙해서 그렇더라고. 넌 언제나 밝은 이미지여서 그런가? 주위 선생님들이 언제나 반가워해 주더라. 난 그 점이 보기에 참 좋았어. 그런데 이렇게 수다를 나누는 데도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보여.”

 

  “일단 고마워, 나도 잘 생각 못 하던 새로운 재능인걸? 이렇게 이야기 나누기.”

 

  “식사 마치는 대로 후딱 오늘 일을 해치워버리자. 그래야 일찍 가서 쉬지.”

 

  “좋아!”

 

  식사를 마친 정민과 지혜는 서로 맡은 일을 묵묵히 했고, 어느새 시간은 8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 내 파트는 끝! 정리만 하면 끝나.”

 

  “수업안 고치는 시간을 벌어줘서 고마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어. 함께 정리하자.”

 

  함께 종이나 비닐 등을 정리하며 그렇게 하루를 마쳤고, 함께 문을 잠그고 1층으로 내려가며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다.

 

  “오늘 도와줘서 고마웠어.”

 

  “서로 바쁠 때 돕고 사는 거지. 다음에 내가 필요한 게 있으면 도와주면 돼.”

  “그렇구나. 다음에 부탁할 일이 있으면 꼭 말해줘! 난 버스 타고 가면 되니까 먼저 갈게 내일 봐!”

 

  “그래. 조심히 들어가!”

 

  지혜를 보내고 차 안에서 정민은 오늘의 결과에 만족하며 말했다.

 

  “이럴 때 쓰라고 이 능력을 나에게 줬구나. 이번에는 정말 자주 쓰겠는걸. 하지만 머리가 아직도 지끈거림이 남아있어. 아..”

 

  부작용으로 오는 편두통의 고통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7월 7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선생님.”

 

 “네 안녕하세요.”

 

  아침 인사가 의례에 가까운 상황이라는 것은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지혜가 인사를 하고 나서 약간의 웃음을 정민에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어제 도와준 일들이 꽤 좋은 영향을 준 것이다.

 

  중요한 일은 언제나 방과 후에 벌어진다. 오늘 정민은 지혜에게 다른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바로 교내에서 사용하는 메신저였다.

 

  [지혜 안녕? 수고 많을 테지만 지금까지도 수고 많았어.]

 

  [고마워, 정민아 너도. 오늘 날씨 참 덥지 않았어?]

 

  정민은 지혜가 먼저 질문을 걸어왔다는 점에 한껏 고무된 기분으로 답을 이어갔다.

  [그러게, 에어컨 아니었으면 찜닭 신세가 되었을 거야.]

 

  [나도야 ㅋㅋ, 우리 반 티셔츠가 빨간색이니 난 양념 찜닭이겠네]

 

  [ㅋㅋㅋ 그런가. 아무튼, 오늘도 수업준비와의 전쟁이겠네, 나도 야근!]

 

  [이틀 연속 나란히 야근 신세인 건가… 오늘 저녁은 아무거라도 괜찮으니까 먹고 싶은 거 있음 이야기해봐.]

 

  [오늘은 중화요리로 가자! 내가 맛있는데 전화번호 저장해 두고 있어]

 

  [좋아ㅋㅋ]

 

  정민은 이렇게 메신저를 통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업무를 보며 저녁 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오후 6시. 식사가 도착했다. 두 사람은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기유발은 다 짰어? 그래도 수업의 첫인상인데 잘해야 할 텐데.”

 

  “그것 때문에 이번 주말이 정말 난감할 것 같아.”

 

  “무슨 이유가 있어?”

 

  “아이들의 사진으로 동영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동영상 편집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배우면서 해야 하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

 

  정민은 순간 주말을 그냥 보내지 않을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거, 내가 도와줄까? 나 동영상 편집 많이 해 봤는데.”

 

  “정말이야? 그런데 양이 꽤 되어서 전부 부탁하기가 너무 미안한데.”

 

  “괜찮아. 편집 여러 번 하다 보니 속도가 금세 빨라지더라고.”

 

  정민은 속으로 이번 주말은 이걸로 다 쓰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정말 고마워, 이번 일이 잘 끝나면 나도 네 부탁이 있을 때 꼭 들어줄게.”

 

  “걱정하지 마, USB로 필요한 자료 받아갈게, 그리고 다 되는대로 이메일로 보낼 테니까 메신저로 주소 찍어서 보내줘, 물론 스마트폰 메신저야.”

 

  “알았어. 동학년 단체방에 실수로 올릴까 봐 조금 겁나네.”

 

  “뭐 그럼 실수라고 하면 되지 뭐, 오늘은 수업안 마무리에 열심히 구나, 이걸 도울 수는 없으니.. 그럼 내 교실로 돌아가서 일하고 있을게 퇴근 시간 맞으면 같이 내려가자구!”

 

  “그래, 남은 시간도 집중해서 일해보자.”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저녁 8시가 되었다. 건너편에서 일을 마무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만들어야지.

 

  “같이 내려가자!”

 

  계단이 오늘따라 유난히 어두워서 발을 내딛는 게 조심스러웠다. 내려가는 길을 서로 조금씩 바쁘게 내려갔는데, 바로 지혜의 버스 시간 때문이었다.

 

  그러던 순간.

 

  “아앗!”

 

  지혜가 계단에서 넘어져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대로 쓰러진 지혜와 바닥에 튄 심상치 않은 양의 피. 정민은 그 장면을 몇 초간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일이 벌어지게 놔 둘 수는 없어. 시간을 돌리겠어!’

 

  10초 전으로 돌아간 순간 지혜가 발을 헛디디기 시작했다. 정민은 반사적으로 지혜의 팔과 어깨를 붙잡고, 몸을 자기 자신 쪽으로 잡아당겨 넘어지는 것을 막았다.

 

  “헉, 헉, 괜찮아?”

 

  “아. 정말 큰일 날 뻔. 아야!”

 

  발목이 살짝 접질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현재 자세가 서로를 꽤 묘하게 안고 있다는 것은 두 사람 다 조금 지나서 깨달았고, 서로 현재 상황은 민망했는지 천천히 몸을 떼기 시작했다.

 

  “아주 넘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야. 그렇지?”

 

  “그래. 정말 고마워.”

 

  1층까지 부축을 하며 겨우 내려왔고 그제야 지혜는 겨우 걸을 수 있는 만큼의 몸 상태를 회복했다.

 

  “이제는 나 혼자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 큰 부담을 안겨준 것 같아 미안해! 그래도 주말 잘 보내야 해!”

 

  “알았어! 동영상은 내게 맡겨놔! 즐거운 주말!”

  서로 멀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정민은 집에 돌아가 이렇게 생각을 했다.

 

  ‘지난 이틀간에 있었던 일들은 내가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일들이었어. 다음 주도 이렇게 보내겠어.’

 

  주말 동안 정민은 지혜를 위한 동영상 제작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쏟아 부었고 그 결과로 그만큼 놀랄만한 작품이 나왔다. 정민은 자신의 결과물에 만족해하며 다음 주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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