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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를 쓰자 - 세계수편
작가 : 연도단
작품등록일 : 2017.7.6

외딴 섬에 위치한 신국고등학교.
폐쇄적인 고등학교에 생긴 이변.
학생들의 몸에 깃든 신화적 존재들.
이변으로 인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학교에서 지배하려는 세력과 지배에 저항하는 세력이 충돌한다.

 
2장: 신화(神話)를 쓰다. - 7
작성일 : 17-07-20 21:04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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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현석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 ... 로 향하던 버스가 전복되었고, 학생 10의 학생 중 9명이 실종되었으며...

  망연자실하게 뉴스를 보던 현석은 멍하게 뇌까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어. 그때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어. 없었어. 아무것도 없었어.”

  현석도 알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과거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우주 안에 있는 인연의 재생이라는 것을.

  눈앞의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대로 재생될 뿐이라는 것을.

  하지만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심장이 깨질 것 같았다.

  “어째서.. 내가.. 내가 이런 고통을 또..!”

  또다시 이런 고통을 겪게 한 리더가, 여운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괴로웠다.

  “크흐...! 크흐...! 크흐...!”

  심장을 움켜쥔 고통을 토해내려 했지만, 오히려 더 옥죄어온다.

  “어, 어디 몸이라도 불편한 거야?!”

  방안으로 들어오던 선화가 걱정스럽게 다가온다. 현석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선화를 밀어낸다.

  “후우...후우... 그 녀석은... 그 녀석은 어디 있어?”

  “아마, 병원에 있겠지.”

  현석은 옷걸이에 걸쳐진 옷은 거칠게 잡아끌어 걸치고는 외친다.

  “그 녀석을 보러 가야겠어!!”

  “너! 그 몸으로 어디를 가려는 거야?!”

  선화가 말렸지만, 현석은 단호했다.

  “크흑..! 가겠어!”

  선화는 비틀거리는 현석의 어깨를 강하게 움켜쥔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반장 이선화로 돌아와 있었다. 선화는 단단한 눈으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떨리는 현석의 눈을 마주한다.

  “나도 가겠어.”

  “반장...”

  “나도 혼란스럽고 괴로워,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잃지 마. 남은 것 마저 잃고 싶지 않으면.”

  현석은 강철과도 같이 견고한 선화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흥분을 억누른다. 거품처럼 부풀어 올랐던 현석의 흥분은 급속도로 꺼졌고,

  “후... 됐어. 가자.”

  “좋아.”

  선화는 그런 현석을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둘이 향한 곳은 학교부지 내에 있는 해선병원이었다.

  학교부지 내에 있다고 해서 양호실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해선병원은 학교의 최대 후원자인 구성그룹의 막강한 자금력으로 세워진, 대학병원의 의료수준과 규모를 갖춘 병원이었다.

  신국고등학교 내에서 꽤 큰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병원이었지만, 병원 부지 전체가 몰려든 기자와 언론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학교에 기자가... 그것도 저렇게 많이?”

  어지간해서는 상황에 대한 동요가 적은 선화였지만, 벌 때 같이 모여든 기자들에 꽤 놀란 듯했다.

  일반적인 반응이라면, ‘고등학생 9명이 실종된 사건이다. 사건의 규모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이 정도의 기자는 당연한 게 아닌가? 왜 새삼 놀라느냐?’ 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석은 선화의 놀람을 이해한다.

  “사건이 사건이니만큼, 은폐할 수 없었겠지.”

  선화의 놀람에는 근거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신국고등학교는 사실상 상류층 자제들의 ‘갑질+사생활 보호+노예 기르기’를 위해서 만들어진 학교다. 당연히 폐쇄적이고, 권력의 최상층에 있기에 접근조차 쉽지 않다. 그랬기에 기자들의 출입, 그것도 대기업의 수족 같은 일부의 기자들이 아닌 대규모 기자단의 출입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저 정도라면 뚫고 가는데 애 좀 먹겠는데...”

  물리적으로 뚫고 가겠다는 현석의 의도를 읽은 선화는 그를 저지한다.

  “우리 둘이라면 절대 저길 돌파 못 할 거야.”

  “그럼 나 혼자라도 간다.”

  “그러니까! 그게 문제가...”

  “간다!”

  현석은 선화의 말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며 막무가내로 돌진할 기세였다. 선화의 성격상 지금의 상황을 당연히 용납할 리가 없었다.

  “어이! 이..!”

  선화의 곧게 펴진 손바닥은 현석의 뒤통수를 정확하게,

  “멍청아!”

  강타한다.

  “끅!”

  잠시 눈앞의 별을 감상하던 현석은 화들짝 놀라 정신을 수습한다.

  “뭐, 뭐하는 짓이야!!”

  “내 말을 안 듣고 되지도 않는 짓거리를 하려고 해서다. 멍청아.”

  버럭 하던 현석의 기세는 선화의 압도적인 분노에 처참하게 짓밟힌다.

  “되, 되지도 않는 지, 짓거리라니...”

  나락까지 꺾인 현석의 모깃소리가 선화의 귓구멍으로 기어들어 가서 고막에 닿는다.

  “생각해봐. 우린 실종된 녀석들의 클래스 메이트야. 지금 간다면 저 하이에나 같은 기자들이 우리를 가만히 두겠어?”

  “그, 그렇군.”

  선화의 너무나 합당한 이의 제기에 현석은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석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 그렇지만 가야 해!”

  “반드시?”

  “그래. 반드시!”

  현석의 눈은 한 치의 물러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로 단단하게 빛나고 있었다. 선화는 아무리 자신이라도 현석을 말릴 수 없음을 알았다.

  “어차피 만나게 될 그 녀석을 어째서 지금 만나려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선화는 현석을 지나친다. 그리고 기자들을 향해 걷는다.

  “내가 시선을 끌 동안 들어가.”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는 선화를 포착한 기자들은 벌 때같이 달려든다. 현석은 그들에게 파묻혀 시야에서 사라진 선화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를 표하며,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병원으로 진입한다.

  병원 안은 밖과는 전혀 딴판으로 조용했다. VIP 전용 병원답게 병원 안의 출입은 잘 통제되고 있었다.

  현석은 선화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병원의 안내판을 더듬는다.

  “음... B동 5층 일반병동 1인실이라고 했으니까...”

  현석이 지금 서있는 곳이 A동이었으니, 오른쪽 복도를 쭉 따라가서, 처음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될 듯했다.

  현석이 엘리베이터 앞에 섰을 때, 엘리베이터는 5층에 멈춰있었다. 그가 막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5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 시작한다.

  눈 몇 번 깜빡일 동안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달했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현석에게, 아니 신국고등학교 전체를 통틀어 가장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는 동시에, 가장 만나기 힘든 사람이 타고 있었다.

  학교의 최고 권력자라는 증거인 보라색 견장을 달고 있는, 마냥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의 남자. 하지만, 속에는 끔찍한 괴물을 키우고 있는 악마.

  ‘류제국..!!’

  최대 최강의 적인 제국과 마주하자, 현석의 속에서 살기가 끓어오른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어차피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없어.’

  억누르고, 억누르고, 또 억눌렀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로 결심 했잖아. 막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함께 하기로 결심했잖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듯, 스쳐 지나가는 저 괴물을 목을 틀어쥐고 비틀어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런 짓을 했다가는, 이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릴지도 몰랐다.

  ‘크흐...’

  현석에게는 영원처럼 느껴졌던 몇 초의 시간이 지나갔고, 제국은 그대로 병원을 빠져나간다.

  - 문이 닫힙니다.

  엘리베이터 알림 소리에 간신히 정신이 든 현석은 급하게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 우웅

  엘리베이터가 상승하는 묘한 부유감과, 한층, 한층 규칙적으로 점등하는 엘리베이터의 불빛, 그리고 혼자뿐인 공간이 주는 안정감이 현석의 들끓던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 띵 - 5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오른쪽 코너를 돌자 바로 그 녀석이 있는 병실이 보였다.

  현석은 병실 앞에 섰다.

  병실 문에는 명찰이 걸려있다. 하지만,

  “이름이 없어..?”

  명찰의 공백 상태였다.

  “뭐, 상관없나?”

  중요한 건 병실 안의 사람이었다.

  “후우...”

  그때, 사건 직후의 그 녀석을 만날 수 없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날을 포함해서 며칠간 현석은 크게 아픈 상태였다.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문고리에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분명, 세상을 다 잃은 얼굴을 하고 있겠지. 2-F 반을 그 누구보다 아꼈으니까.”

  그 녀석의 절망한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무겁다. 문을 열기가 두려워진다. 하지만,

  “열어야겠지...”

  현석은 문고리를 움켜쥔다.

  “모든 것이 끝나는 그날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겠다고 다짐했으니까.”

  현석은 문고리를 돌려 밀었다.

  문이 열리고 현석은 봤다.

  “너... 너?! 정말 내가 아는 그 녀석 맞는 거야..?”

  약간은 쳐진 눈에 맹하고, 사람 좋은 웃음을 항상 머금고 다니던 그 녀석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존재가 있음을.

  “없었어... 아무도! 아무도 없었어! 없을 수가 없는데!? 불가능한데! 없었다고!!”

  격렬한 증오에 몸서리치고 있는...

  “크흐.. 크흐... 현...석이냐?”

  - 악마가 있음을.

  그 녀석의 상태를 보자마자 현석은 떠올렸다.

  ‘설마,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던 회장 때문...?’

  현석은 직감했다.

  ‘처음부터 녀석은 알았던 거야. 회장이 모든 일의 원흉이라는걸!’

  병원에서 퇴원한 그 녀석의 상태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크흐흐... 회장이 찾아왔었어.”

  그 녀석은 절망과 광기가 뒤섞인 눈으로 현석을 바라본다.

  “말로는 위로라고, 회장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그 괴물 새끼는 절대 그럴 놈이 아니라는걸. 우리 같은 족속과 숨조차 섞기 싫어하는 놈이라는걸. 이곳에서 모르는 녀석은 없잖아? 그렇잖아?! 우리 같은 놈들이 있는 곳에 올 리가 없다는 걸 다 알잖아!! 그런데 왔어.”

  그 녀석의 목소리는 거칠어진다.

  “그 위대하신 회장님이!!”

  갈라져 쉰 목소리로 목소리를 쥐어짜낸다.

  “이것저것 묻더라. 혹시 뭔가 본 거라도 있을까 봐 꼬치꼬치 캐묻더라.”

  그 말을 끝으로 그 녀석은 말을 멈췄다.

  “......”

  “......”

  그렇게 긴 침묵이 이어졌고, 거칠게 들썩이던 그 녀석의 어깨가 차분한 리듬을 찾자, 현석은 입을 열었다.

  “괜찮아?”

  그 녀석은 평소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아아... 미안.”

  현석은 조심스럽게 묻는다.

  “회장이 뭔가... 이상한 말이라도 한 거냐?”

  그 녀석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니. 아무 말도.”

  “그러지 말고 나에게 말 좀...”

  “아무 말도...”

  그 녀석은 현석의 말을 단호하게 끊으며,

  “없었어.”

  부정한다.

  그 어떠한 것도 현석과 공유하지 않겠다는, 그 녀석의 의지가 느껴진다. 하지만 현석은 물러서지 않는다.

  “혹시, 뭔가 할 생각이면 나와 함께 하자. 남은 인원이라도 뭉쳐야지!”

  간절함 마저 느껴지는 현석의 부탁을,

  “그렇기 때문이야. 너는, 남은 사람은...”

  거절한다.

  “아무것도 알면 안 돼. 아무것도.”

  그 녀석은 현석을 등지고 돌아누웠고,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현석은 자신을 등지고 돌아누워있는 그 녀석의 등에서 벽을 봤다.

  자신과 그 녀석 사이에 세워진 거대한 벽을.

  현석은 자신 앞에 놓인 벽을 마주하며 깨닫는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어떤 발버둥을 치더라도 결국...

  -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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