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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국을 가리키는 새하얀 나침반
작가 : 소시지
작품등록일 : 2017.6.5

죽은 망자가 범람하는 세계, [저승]
[구원(천국)]과 [심판(지옥)]의 갈림길에서 각자의 방향을 걷는 자들의 이야기.

그 가운데…… 19살 소녀, 한지예는 자신의 방에서 絞死━━목을 매달다.

“아니야! 아니라고, 난 죽지 않았어!”

자살이라는 대죄를 범하고만 한지예는 지옥을 심판받고야 말았다!
천국의 영원한 이별, 확정된 지옥, 그나마 살만한 저승라이프!
사신과 불가촉사망자들을 피해가는 파란만장한 사후세계 생존 판타지!

 
에베소의 선동자
작성일 : 17-07-20 00:28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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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잠깐. 그나저나, 방금 귀왕도 봤다고 그러지 않았어?”

 의문점을 깨달은 친구는 귀왕을 목격한 공예가에게 맥주를 따르며 물었다. 공예가는 다 못한 이야기가 있음을 잊지 않았다.

 “아, 응 봤어.”

 “정말 귀왕이야?”

 “아마도?”

 “뭐? 아마도라니!”

 공예가는 확신하지 않은 말투에 친구는 텅 빈 상자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어젯밤 저택에서 본 여자의 정체가 영주 아스모데우스가 분명하다면 그녀와 단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던 의문의 사내 역시 아스모데우스와 근접한 사이임은 틀림없을 것이었다.

 아스모데우스처럼 일곱 영주라는 가능성도 있지만, 공예가는 일곱 영주의 주인 칭하는 귀신들의 왕이라고 짐작하였다.

 단순한 짐작일 뿐이다.

 귀왕은 2년 전 이후로 저승 어디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신출귀몰한 존재이다. 심지어 사신들조차 귀왕의 얼굴을 모르는 지경이다. 단순히 저승의 사람들 사이에서 그 역시 인간이라는 소문만 헛도는 수준이었다.

 친구는 미심쩍은 눈초리로 공예가의 허언을 귀담아듣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공예가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격담을 내세웠다.

 “하지만 분명해. 그건 분명 귀왕이었어!”

 “어떻게 확신하는데? 다른 영주일지도 모르잖아.”

 공예가는 고개를 휙휙 저었다.

 “나머지 여섯 명 중에서 폭식하고 나태랑 분노는 제외하면. 레비아탄님과 마몬님, 그리고 루시퍼님이야. 하지만 내가 본 건 남자였어.”

 “확실히 남은 남자라면 마몬님이랑 루시퍼님인데…… 그 두 분은 얼굴이 알려졌잖아.”

 공예가의 그럴싸한 추리에 넘어간 친구는 마른 침을 삼켰다.

 “……닮았어?”

 “아니, 전혀.”

 “그, 렇다면…….”

 “내 짐작이 틀어 맞는다면 그분은 분명 귀왕이셔.”

 공예가의 확신이 가득한 한마디에, 그의 친구는 싸늘함을 느끼고는 두 팔을 감싸앉았다. 신출귀몰한 존재가 정욕의 성 어딘가에 떠돌아다니는 것은 아닐지 오늘 잠자리가 걱정스러운 친구가 겁에 질려 주위를 훑어보았다. 여자나 인부들마저 사정은 비슷해 보였다.

 “자, 잘못 본 거겠지. 하하하. 안 그래? 그동안 코빼기도 안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날 리 없잖아.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귀왕은 사실 없는 사람이 아닐까? 영주님들이 우리 겁주려고 지어낸 거짓말일 수도 있고. 모두 알고 있지? 영주들이 귀신이라는 걸.”

 그의 발언은 타당성이 있었고 공감하는 자들이 없지는 않았다. 경청하던 주위는 웅성거림이 생겨났고 안도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저도 동의하는 바에요.”

 그 와중에 인파를 뚫고 나온 목발을 짚은 여인이 나서서 말했다.

 “저는 빌라델비아 옥스퍼드 대학에서 저승정치학과를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저승에 대해 여러 가지 연구하다가 저도 의문점을 느끼게 됐어요.”

 “귀왕이 가상의 인물이라고?”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여러분은 수상하지 않습니까? 귀왕이 어째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귀신’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인간’의 존재인지.”

 그녀의 말에 어느 인부가 의문을 제기했다.

 “귀신이건 인간이건 무슨 상관인가?”

 “그것은 바로 자유성입니다.”

 “자유?”

 여인은 간단히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귀신은 원래 저승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이유는 귀신은 검은 땅을 디딜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럴 가능하게 한 것이 2년 전, 혁명으로 건설된 영주의 성입니다.”

 검은 땅은 얼마큼에 절망과 좌절에 반응하여 땅 혹 바다로 변하는 성질을 지닌다. 존재 자체가 원한으로 탄생한 귀신들이 검은 땅을 밟으면 곧바로 영혼이 빠져버리기 때문에 영주의 성은 저승에서 귀신이 발을 디딜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그녀의 말이 옮아. 영주들의 활동범위는 영지가 고작이라네.”

 “정확합니다. 본질이 귀신인 영주들은 광대한 검은 땅을 디딜 수 없으니 영지에서만 권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게 된 거죠.”

 눈치가 좋은 자들은 금세 여인의 말을 이해한 듯 탄성을 뱉었다.

 “따라서 그들은 영지 바깥까지 권력을 쥘 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기에 귀왕은 인간이어야 하고 검은 땅에서 활동한다는 조건으로 존재를 숨길 수 있게 된 거죠.”

 연설을 자아내는 광장의 분위기 속에서 다시금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설득력 넘치는 여인의 말에 박수를 치거나 환호성을 내지르는 자들도 적잖아 많았다.

 인부들은 그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여인의 이야기에 너무 집중하고야 말았다.

 “하긴 이상하잖아. 인간이 귀신의 왕이라니.”

 “애당초 나는 믿지 않았다고. 그런 사람.”

 “우리는 여태까지 누구에게 고마움을 느낀 거지?”

 주민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그동안 믿었던 존재가 허구의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 하지만 그걸로는 귀왕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어!”

 어젯밤 아스모데우스와 함께한 남자가 분명 귀왕이라고 확신하는 공예가가 여인에게 반론을 날렸다.

 “그렇습니다. 여태까지 이야기는 귀왕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전혀 다른 방향이죠.”

 순응하는 여인, 그리고 안도하는 공예가. 주위는 다시 산만해지고 두 가지 무리로 나뉘어 의견을 제시하였다. 여인은 입을 열고 말했다.

 “현재까지 밟혀낸 논문들 가운데 공통적인 내용을 뽑자면 일곱 영주 각자의 본질이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귀신이라는 공통점이 아닌, 그들은 마치 한 부모에서 태어난 형제자매처럼 동일한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논문이 귀왕이랑 무슨 연간이 있다고!”

 “첫 번째로 영주들은 각자 하나씩 영주의 성을 거느립니다. 그러고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보이죠. 이것은 왕이 있기에 가능한 사실입니다. 만일 왕이 없다면 그들은 서로의 영지를 침략하려 들었겠지요.”

 공예가는 여인이 의도한 바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인이 하는 말이 일리가 있음을 이해하였다. 주인 없는 개가 사람을 물어뜯는다고. 마찬가지로 영주들도 주인이 없다면 서로의 영지를 노리고 전쟁을 벌일지도 모른다.

 “잠깐만, 그러면 귀왕이 있다는 것이 확실해진 것이 아닌가?”

 “맞습니다. 귀왕의 존재가 더욱 확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논리를 부정하는 것처럼. 상반되는 여인에 태도에서 전원이 의문을 던졌다.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귀왕은 없다고 했잖아?”

 “문제는 영주들이 아닙니다. 바로 저희 인간입니다.”

 “인간?”

 여인은 눈앞에 있는 모든 자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제가 앞서 말하듯이, 영주들은 형제자매의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째서인지 서로에게 순위를 매기지 않으며 저승의 수도, 탐욕의 성을 다스리는 마몬 조자도 자신을 왕이라고 추대하지 않습니다.”

 여인은 거듭 말했다.

 “그들은 서로를 시기하지 않을 것이고 현재의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곱 영주들은 서로에게 왕을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평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대리자…….”

 “그렇습니다. 대리자입니다! 비로소 만들어진 존재가 인간이면서도 귀신들의 왕이라는 허구 속의 인물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주위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참지 못한 한탄 섞인 아우성이 가득했다. 여인은 무척 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귀신들은 인간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풍족한 저승의 환경 속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기에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염려하는 것이지요.”

 주먹을 꽉 진 채로 몸을 떠는 여인의 모습으로 하여금, 저승 주민마저도 분노함에 불끈 쥐게 할 만큼의 파장을 일으켰다.

 “그렇다고 제가 이야기하는 바는 영주를 상대로 반란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귀신에게 속아 놀아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들이 언제까지고 얌전한 군주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분을 가라앉은 여인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우리는 죽었지만, 우리는 이곳에 살아있습니다. 저승은 현재 우리의 세계이며 사회입니다. 그런 사회에서 거짓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이비 종교교주를 찬양하는 광신도마냥 여인을 찬양하는 소리가 널리 울렸다.

 “귀왕은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메시아입니다!”

 그녀는 모두의 호응을 이끌고 과감하게 외쳤다.

 “결국은 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기립박수가 쏟아져 내렸다.

 적극 찬성하는 불신자도, 두 가지 길에서 헤매다가 한길을 선택한 방황자도, 혹은 분위기에 넘어가 또 다른 이들을 부추기는 선동자도, 이해하지 못한 상황을 이해했다 자각하는 위선자도.

 모두의 환호 속에서 여인은 당당하게 있었다.

 공예가마저도 그럴싸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역시 옛날에는 귀왕의 실존에 반감을 지녔던 사람이었으니.

 “하지만 말이야…… 사신 녀석들이 눈 빠지게 찾아다니는 걸 보면 정말 있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아? 귀왕의 시작은 지옥이었잖아…….”

 그의 목소리는 닿지 않았다. 모두가 그에게 집중하지 않았다.

 공예가는 자신의 두 눈을 부정할 수 없었다. 우연히 저택의 창가에서 보았던 아스모데우스와 함께 있던 의문의 사내를. 한때 지옥이라 불린 저승에 영주의 성을 건설하고 죽은 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만들어주었지 않았는가.

 부정하기 싫다.

 아니. 부정해서는 안 된다.

 귀왕은 저승의 구원자니깐!

 “하지만 내가 두 눈으로 보았다고! 그 사람은 분명 귀왕이 확실해!”

 여인은 냉정한 눈빛으로 공예가의 눈을 주시했다.

 “사실입니까?”

 “아가씨도 나를 못 믿는 거야?”

 불신의 촉이 그에게 쏟아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모두가 그를 부정하는 가운데, 그럼에도 공예가가 확신할 수 있던 까닭은 어제 보았던 의문의 남자와 아스모데우스 사이에서 벌어진 ‘어떤’ 관계였을 것이다.

 “이봐. 일곱 영주는 귀왕이외에 아무도 섬기지 않지?”

 여인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보다 강한 귀신은 없습니다. 그것은 혁명으로도 증명된 바이죠.”

 “그래. 의문점은 바로 그거였어!”

 그의 친구가 기절할 정도로 소리 지른 공예가는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맞아. 그럼 어제는 어째서!

 심경변화를 일으키는 그의 행동으로 하여금 관객들에게 충분할 정도로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공예가 자신마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굳게 닫은 입술을 웅얼거리면서 말하고 싶어 안달 나버린 모습이 가득했다.

 “그 사람…… 분명해! 그 사람이야!”

 이후, 그 말을 들은 주민들과 인부들, 심지어 여인마저 황당함에 자리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아스모데우스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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