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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를 쓰자 - 세계수편
작가 : 연도단
작품등록일 : 2017.7.6

외딴 섬에 위치한 신국고등학교.
폐쇄적인 고등학교에 생긴 이변.
학생들의 몸에 깃든 신화적 존재들.
이변으로 인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학교에서 지배하려는 세력과 지배에 저항하는 세력이 충돌한다.

 
2장: 신화(神話)를 쓰다. - 6
작성일 : 17-07-19 19:53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5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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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건, 지독하군요.”

  여운의 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했다.

  참혹하게 찌그러진 버스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었다. 가드레일이 처참하게 찢어져 끊어진 것으로 보아, 버스는 도로에서 미끄러져 절벽까지 나뒹군 모양이었다.

  여운은 박살 나서 절벽에 걸려있는 버스로 다가간다. 그리고 그는 봤다. 버스 안에서 필사적으로 기어 나오는

  - 금빛의 안개.

  그 안개는 버스를 기어 나와서 바닥에 쓰러진 뒤, 기절한 듯 반응이 없다.

  “저 안개는...?!”

  여운의 안개를 인지함과 동시에 태블릿이 빛난다.

  “저 안개가 저를 봤던 그때에도 에다가 반응했었죠. 이걸로 확실해졌습니다.”

  여운은 어나더 에다를 소환해 펼쳤다.

  “현석 님이 아닌, 저분이 이야기를... 창세를 이끌고 있다는 저의 예상이.”

  여운은 참상을 기록하며 박살 난 버스로 다가간다.

  조그만 충격에도 추락할 만큼,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걸쳐진 버스에 거침없이 몸을 밀어 넣는 여운.

  그의 행동은 분명, 위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어떠한 형태로도 이야기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행동에 주저함이 없었다.

  뒤집힌 차 안은 깨진 유리와 박살 난 내부 구조물로 아수라장이었다.

  차가 도로에서 이곳까지 굴러왔을 정도면 내부가 엉망인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안에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 현석 님과 선화 님을 제외한 2-F반 10명 전원이 다 탔었습니다. 분명히 봤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여운의 얼굴은 여유를 잃고 딱딱하게 굳는다.

  “단 한 명도 보이질 않는 거죠?”

  실내에는 단 하나의 안개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 사고과정에서 밖으로 튀어 나갔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은 분명히 부자연스러웠다.

  버스에서 나온 여운은 도로에서부터 길게 이어져 있는 흔적을 유심히 살피며 따라간다.

  “이 흔적은..?”

  버스 몸체가 긁고 지나간 흔적이 도로에서부터 흐트러짐 없이 곱게 이어져 있다. 여운은 흔적이 지나치게 정돈된 느낌을 받았다.

  “기계를 이용해서 인위적으로 끌지 않은 이상 이런 흔적은 나오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버스는 단순히 가드레일과 충돌만 했고, 충돌 이후 무언가가 버스를 절벽 끝으로 끌고 갔다는...”

  흔적을 따라 도로에 다다른 여운은 확신한다.

  “사고현장에는 당연하게 있어야 할 타이어 자국이 없다는 것은 가드레일과의 충돌조차 돌발적인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증거. 그렇다면 이건 사고가 아니라는 소리겠죠.”

  여운은 버스로 시선을 옮긴다.

  “사라진 9인. 사고가 아닌, 사고현장.”

  여운의 이쪽으로 넘어오기 전, 저쪽의 신국고등학교 중앙강당에 있던 9개의 피 웅덩이를 떠올렸다. 그러자 눈앞의 모든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하나로 이어진다.

  “역시 그것인가요?”

  여운이 아직 미심쩍은 무언가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버스로 돌아가려 할 때였다.

  - 즈우응... 으우즈으응...

  차원 자체가 들썩이며 진동하기 시작한다.

  지금의 술렁임은 단순히 소란스러웠던 과거의 것과 달랐다. 차원 자체가 떨고 있었다. 떨며 감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 감정은,

  - 공포.

  여운은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섬뜩함을 느끼며, 공포가 밀려오는 도로 저편을 주시한다. 능선을 타고 도는 도로 반대편에서 한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저건...”

  상당히 먼 거리였음에도 그들의 존재는 여운에게 너무나 확실하게 인지된다. 그것도 그런 것이, 공포를 흩뿌리며 다가오는 존재들은 여운이 씨앗 우주에 도착한 이후 대면한 가장 이질적인 존재였다.

  “안개가 아니군요. 저들은 명백히 실체를 가진.”

  - 사람.

  사람무리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피부를 찌릿찌릿하게 하는 불쾌한 기운이 짙어진다.

  여운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우주를 공포에 떨게 만든 불쾌한 기운이 단 한 사람에게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을.

  “저들을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겠군요.”

  여운은 주위를 둘러본다. 그는 사건 현장에서 가장 가깝고, 관찰하는 데 있어서 시야 방해를 받지 않는 엄폐물을 탐색한다.

  “저기가 좋겠군요.”

  여운은 사건 현장과 비스듬하게 서 있는 바위 뒤로 숨는다.

  그는 바위 뒤에서 현장으로 다가오는 무리를 주시하며 중얼거린다.

  “어째서 숨느냐고요? 흠... 저도 이곳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저와 같은 실체를 가졌다는 건, 저들이 이 우주에서 저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존재들이 아닐까 생각해서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저들은 저를 인지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다지 유쾌한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군요. 뭐,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위험을 감수할 이유도 없죠.”

  여운은 입술을 살짝 적시며, 누군가 대화하는 듯한 기묘한 중얼거림을 이어간다.

  “무엇보다도, 저 정도의 존재감이라면 ‘조각’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여운은 현장으로 다가오는 무리에게 집중한다.

  그들은 다른 누군가가 현장에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의심하지 않는 듯, 경계심 없이 떠들고 있다.

  “여깁니다.”

  그들의 말소리는 그들의 모습이 시야에 완전히 인지될 정도가 되어서야 여운에게 들린다.

  현장으로 다가오는 무리는 전부 신국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들의 어깨에는 노블을 상징하는 금실이 달려있었다.

  학생들은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학생을 중앙에 두고 호위하듯 현장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리더로 보이는 학생 역시 교복에 금실을 달고 있었지만, 그들과 달랐다. 단 하나의 차이었지만, 다른 노블과 자신을 구분해주는 증거가 분명했다.

  “어깨에 퍼플 견장...”

  온화한 눈매에,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멍한 인상의 사내였다. 분명히 미남이었다. 하지만 미남보다는 훈남으로 분류될 법한 외모다.

  “회장님. 저희가 다 완벽하게 처리해 뒀습니다. 굳이 오실 필요까지는...”

  학생회장은 성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따듯하고 온화하게 웃는다.

  “후후. 완벽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네..?”

  학생회장은 무리를 헤치고 나와 현장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그리고 잔해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금빛 안개 앞에 선다.

  “어째서..?! 분명.. 보지 못했는데..?!”

  학생회장은 안절부절못하는 자신의 수하들을 곁눈으로 흘기며 안개를 덮고 있는 잔해를 발로 툭툭 차서 걷어낸다.

  “이런 벌레를 남겨두고도 완벽이라고 말하고 있는 건가?”

  그렇게 온전하게 밖으로 드러난 안개의 머리를 발로 밟는다. 그러자 안개는,

  - 즈으.. 우으웅..

  떨며 반응한다.

  “심지어 살아있기까지? 이거야 원... 일처리가 이러니, 세상이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 하찮은 벌레들이 바글거리는 거야. 주제도 모르고 부정이니, 범죄니 떠들면서, 나같이 선택받은 존재들의 머리 위로 기어오르려고 하는 거야.”

  얼굴은 온화하고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경멸과 살기가 뒤섞여 탄생한, 파괴적이고 추악한 감정이 담겨있었다.

  학생회장은 고갯짓으로 두 사람을 부른다.

  “맡고 있어.”

  두 사람이 금빛 안개를 잡아 일으켜 세우는 장면을 잠시 응시하던 학생회장은, 이내 시선을 거두고 절벽에 걸려있는 버스로 다가간다. 그는 버스를 슬쩍 보고는 지나쳐 절벽 끝에 선다. 그리고 절벽 아래를 내려다본다.

  그는 절벽 아래서 거세게 벽을 때리는 거친 파도를 멍하게 바라보며 입을 연다.

  “여기는 물길이 사나워서 노련한 선장들조차 항해를 꺼려하는 곳이지.”

  그는 몸을 돌려 자신을 우르르 따르는 무리에게 명령한다.

  “밀어버려. 그러면 자연스럽게 실종 처리되겠지.”

  무리 중 하나가 전화를 했고, 몇 분 만에 차량이 현장에 도착한다. 벽에 겨우 걸쳐있던 버스는 차량과의 가벼운 접촉으로,

  - 끼이이... 쿵... 철썩!

  절벽 아래로 떨어져 바다에 삼켜진다.

  “나는 대한민국의 정점에 있는 구성(九星)그룹의 후계자 류제국이다. 너희 벌레들이랑은 종 자체가 다른 고귀한 피를 가진 특별한 존재야. 그런 내 가족에게 벌레들 따위가...!”

  줄 곳 온화함을 잃지 않던 제국의 얼굴이 급격하게 일그러진다.

  “네놈들이 잘 못 한 거야. 벌레답게 바닥을 기었다면 이럴 일은 없었어.”

  치욕감과 분노로 일그러졌던 그의 얼굴은 다시, 멍하고 온화한 얼굴로 돌아온다.

  “돌아가자. 최대한 지연하긴 했지만, 이제 곧 구조팀이 도착할 거야.”

  그는 금빛 안개를 부축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빙긋 웃는다.

  “아, 깜빡했는데. 그 벌레는 저 아래로 버려줘.”

  “네..? 이 녀석은 목표에서 제외되었을 뿐. 아무것도 모를 겁니다.”

  화사하다 못해 반짝거리는 미소가 제국의 얼굴에 피어오른다.

  “응? 지금 내 명령을 거부하는 노예 새끼의 개소리를 계속 듣고 있어야 하는 거야?”

  “그.. 아.. 아닙니다.!!”

  바닥에 납작 엎드릴 기세로 고개를 숙이고는 곧바로 명령한다.

  “거기 둘! 그... 던... 아니, 회장님 말씀 들었잖아! 서둘러!”

  “네.. 네?! 설마.. 진짜로..?”

  둘은 곧바로 명령을 실행해 옮기지 못한다.

  당연했다. 이들은 고등학생이다.

  지금까지 일을 저지른 것도 회장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들의 손을 더럽히지도 않았다. 회장의 개인 수하들이 대부분의 일을 처리했다. 그들은 서포트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마저도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따른 것뿐이야.’라고 합리화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사람을 절벽에 떨어트리라니?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주변이 소란스러워진다.

  “어이! 더 서둘러! 어째서 이렇게 보고가 늦어진 거야! 빨리!!”

  고함소리가 능선 건너편에서 들려왔고, 가까워진다.

  “흠... 도착해 버린 건가.”

  회장은 망설이는 두 사람을 지나쳐, 그들에게로 다가오는 구조반에게 선뜻 다가간다.

  구조반에게 다가가는 제국의 얼굴은 침통함으로 가라앉아있다. 마치, 가면을 바꿔 쓴 것처럼 순식간에 바뀐 그의 얼굴은 진심을 연기하고 있었다.

  “어..? 어째서 학생들이..?”

  “행사 장소로 향하던 중 큰소리가 나서 와봤더니.. 차가 절벽에 걸려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국은 부축을 받고 있던 금빛 안개를 가리킨다.

  “안타깝게도 차가 떨어지는 건 막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저 학생을 구하는 것뿐... 학생인 저희가 도저히... 뭘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제국은 침통한 얼굴로 눈을 질끈 감는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무력감은 처음이었습니다.”

  구조팀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는 제국의 어깨를 툭툭 치며 따듯하게 위로한다.

  “전문가인 우리들이라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너무 마음에 두지 말고 돌아가서 푹 쉬게나.”

  그는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대원들을 지휘했다.

  학생회장 일행은 다친 사람을 구조대원들에게 넘겨준 다음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

  다음날, 구조팀 전원이 해고되고, 구성그룹의 사람들로 대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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