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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황우괴협
작가 : 추몽인
작품등록일 : 2016.4.21

“떠나라. 떠나서 두 번 다시 검을 쥐지 마라!”

이유도 몰랐다. 아니 안다 해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나이였다.
십오년...
쫓기듯 변방에 버려져 황무지를 일궈가며 흘려버린 지난 나날들.
어느새 아이는 청년이 되었고, 더불어 이젠 황무지가 아닌 스스로 제 운명을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자, 이제 목화밭도 다 정리됐고, 내게 남은 것은 너와 곡괭이 한 자루 뿐이다. 그러니 황우(荒牛)야. 너도 나와 함께 떠나자.”

음머어어.
돌아오란 말도... 또 가겠다는 말도 없이 시작된 그 혼자만의 귀향길.
천하는 이때만 해도 황소 탄 그를 지독스레 기억하게 될 줄은 조금도 예상치 못했다.

 
2장. 강탈? 거래? (1)
작성일 : 16-04-21 20:22     조회 : 508     추천 : 0     분량 : 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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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떠신지요? 이번 일, 이 정도의 대가면 만족하시겠습니까?”

 별거 아니란 듯 말하고 있었으나, 이 순간 기련삼마(祁連三魔)의 눈앞에 내밀어진 궤짝은 틈 하나 없이 빼곡히 금괴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정도면 만족하고 말고가 아니라, 대체 젊은 계집 하나 납치하면서 왜 이리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지, 그 쪽을 좀 더 의심해야할 판국이었다.

 “금영보(金永堡)의 총관이라고 했나?”

 태사의에 몸을 묻은 세노인 중 가장 중앙에 앉은 노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가 바로 기련삼마의 첫째인 천마(天魔)로 인자한 인상에 비해 그 심성이 사갈보다도 더 악독하다 그리 알려진 자였다.

 “그렇습니다.”

 “그럼. 보 내에서 그리 낮은 지위는 아니겠군.”

 “제 위로 보주를 제외하고도 다섯 분이나 계시니 아주 높다곤 할 수 없지만, 천마님의 말씀처럼 결코 낮은 지위는 아닙니다.”

 “그럼 내 하나만 묻지.”

 “말씀하십시오.”

 “내 만일 계집이 아닌 자네를 납치하면, 자네의 보주에게 지금 제시한 금괴보다 더 많은 금괴를 받을 수 있나?”

 “...”

 “왜 말을 않는가? 내가 보기엔 오히려 그 쪽이 더 내게 이득이 될 것 같은데.”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잠시 말을 잃었던 금영보 총관 곡인정(谷仁鼎)이었지만 곧 신색을 추슬렀다. 예서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간 오히려 더 상대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쪽이 어쩜 더 많은 금괴를 얻으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더 많은 황금을 얻겠다고 황금을 낳는 닭의 배를 가르는 행동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번 일 이후로 본보와 기련마교(祁連魔敎)는 분명 그 누구보다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 이후 천마님께서 얻으실 이득은 저를 납치했을 때의 몇 배가 될 거라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은 즉, 눈앞의 이 궤짝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말인가?”

 “물론입니다. 저희 보주님께서 다른 건 몰라도 은과 원은 확실한 분이십니다.”

 “흘흘. 아까 내 질문에 꽤나 마음이 상했군. 말 속에 뼈가 있어. 허나 만족스런 답을 한 상으로 한 번은 눈감아주지.”

 천마가 말끝에 좌우 양옆의 노인을 돌아보았다.

 “이제와 삼제 생각은 어떤가?”

 “앞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제시한 조건이 그다지 나쁜 것 같진 않군요.”

 이마에 검은 사마귀를 갖고 있는 지마(地魔)가 찬성을 표했다.

 “어린 계집이라. 흐흐. 적당히 갖고 놀아도 상관없다면 전 찬성입니다.”

 매부리코의 인마(人魔)는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을 보였다.

 이후 천마가 다시 곡인정을 상대했다.

 “돌아가는 대로 자네 보주에게 전하게. 기련삼마는 은은 잘 잊어도 원은 결코 잊지 못한다는 걸. 그러니 날 실망시켰다간 감숙의 모래바람이 왜 그토록 무섭고 사나운지 알게 될 거라고. 그리 전하게, 알겠나?”

 “예. 반드시 전하겠습니다.”

 “이걸로 거래는 성립되었네. 물러가게.”

 “예. 그럼. 세 분 모두 평안하십시오.”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걸 끝으로 곡인정은 대전을 빠져나왔다.

 이것으로 곡인정은 먼 감숙까지 찾아온 결실을 이루게 되었다. 기련삼마가 천풍장주의 여식을 납치하면, 천풍장(天風莊)이 계획한 패천성(覇天城)과의 정략결혼은 무산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납치한 자가 금영보가 아닌 기련삼마란 점에 있었다. 일단 그들은 천풍장과도 또 패천성과도 아무런 접전이 없는 자들이었다. 본시 악명이 높은 자들이라 응당 그들이 마음대로 저지른 일이라 그렇게 여겨질 것이다.

 게다가 천풍장과 패천성의 정략결혼은 아직까지 알려진 부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기련삼마도 그저 천풍장이 금영보와의 싸움에 몰두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천풍장주. 비장의 수로 이 모든 걸 비밀리에 계획했겠지만, 황금은 기련삼마만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오. 그 이치를 모르는 당신으로선... 후후.”

 곡인정은 말 대신 묘한 웃음을 남기며 올 때보다 배는 빠른 걸음으로 기련마교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천마를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와 표정이었다.

 

 ***

 

 “물어.”

 음머어.

 콱!

 “으아악!”

 개도 아닌 소에 물려 날 뛰는 자들이 있었다. 한결같이 인상이 험악한 자들로 딱 봐도 스스로 땀을 흘려 대가를 바라는 것보다는 슬쩍 남의 걸 뺏는 걸 더 즐기는 자들 같았다.

 감숙에선 이런 자들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마적들로 조금만 인적이 뜸한 곳에 가면 지금처럼 여지없이 나타나 길을 막곤 했다.

 그런 그들에게 행색은 볼 품 없고 소에 누워 꾸벅꾸벅 졸고 있는 자는 딱 좋은 먹잇감이었다. 설혹 돈이 없어 빼앗진 못하더라도 잡아먹어도 되고 팔아도 되는 소는 빼앗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불행하게 두 가지 면에서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첫째는 소에 누워 꾸벅꾸벅 조는 인간이 평범한 농부가 아니란 점이었고, 두 번째는 그가 타고 있는 소도 결코 평범한 소는 아니란 점이었다.

 괜히 이름이 황우(荒牛)가 아니었다. 거칠기가 사나운 늑대 저리가라였다. 마적들이 소리 지르며 달려들자 겁에 질려 우왕좌왕하기는커녕, 갑자기 코에서 더운 김을 씩씩 뿜어대더니 달려들어 뿔로 말들을 사정없이 들이받아 버렸다.

 사정이 이러니 싸움이 제대로 될 턱이 없었다. 외려 마적들이 먼저 제 말을 달래느라 혼쭐이 났다.

 그리고 그 순간 날아든 곡괭이가 그런 그들을 하나 둘 땅바닥에 처박아버렸다. 뒤이어 ‘물어.’하는 한 마디와 함께 그런 그들의 팔다리가 소에게 질겅질겅 씹히기까지 했다.

 “먹지는 마.”

 음머.

 대체 소를 뭐라 생각하는지 그 주인은 끔찍한 말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있었다.

 

 잠시 후 더는 멀쩡한 마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들 죽겠다 비명만 질러대고 있었다.

 “황우야. 잠시만 기다려라. 아직 마무리가 남았으니.”

 음머.

 이후 황우에서 내린 백무룡은 곡괭이로 열심히 땅을 파기 시작했다. 좁지만 깊게, 꼭 사람 하나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실제로도 파낸 구덩이에 마적들을 하나 둘 집어넣었다. 반항하면 패 기절시켜서 집어넣고, 아닌 자들도 다시 기어 나오지 못하게 그냥 기절시켰다.

 그리고 꼼꼼히 흙을 다시 구덩이에 밀어 넣어 발로 꽉꽉 다져주었다. 영락없이 마적들 신세가 밭에 심어놓은 무와 같았다.

 백무룡은 이 모든 걸 마치자 기절한 마적들을 하나 둘 다시 깨웠다.

 “지금부터 찍 소리라도 내는 놈은 바로 황우의 입속행이다.”

 음머어.

 맡겨만 주라는 듯 황우가 길게 울었다.

 마적들이 결코 그럴 일이 없다는 듯 하나같이 다들 입매에 힘을 주었다.

 “좋아. 그 상태로 내 말을 들어라.”

 끄덕.

 “이제부터 네놈들이 살 길은 오로지 하나다. 목이 터져라 울어라. 그래서 누군가 나타나 네놈들을 구해주면 그것이 네놈들이 살 유일한 기회다.”

 “!”

 모두 말도 안 된다 눈을 부릅떴지만, 근처의 황우로 인해 입도 뻥긋 못했다.

 “잔인하다고 생각하느냐?”

 끄덕. 끄덕. 끄덕.

 연신 마적들의 고개가 위 아래로 움직였다.

 “하지만 네놈들은 한 번 빼앗고자 마음먹으면 울고불고 매달려도 죽여서라도 빼앗지 않았느냐?”

 “...”

 “그에 비하면 난 적어도 우는 네놈들의 목숨은 빼앗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부터 목이 터져라 울어라. 하늘마저 네놈들의 정성에 감복하도록. 울어!”

 ‘울어!’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서웠다. 마적들이 너도나도 목이 터져라 울기 시작했다.

 “사람 살려!”

 “흑흑. 죽기 싫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마적들이 울기 시작하자 그걸 감상하듯 백무룡이 눈을 감았다. 하지만 정작 그가 듣고 있는 것은 그들의 울음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였다.

 ‘한 식경이면 당도하겠군. 당신들... 사람 잘 못 건드렸어.’

 씨익.

 백무룡은 대체 누굴 기다리는지 악동 같은 미소를 입가에 지어 보였다.

 그걸 본 마적들은 악마도 이런 악마가 없다며 더욱 서럽고 구슬피 울어댔다.

 하지만 정말로 백무룡의 예견대로 그가 떠나고 한 식경 후, 인적이 뜸한 이곳에 구해줄 존재가 나타났다.

 네 필의 백마가 이끄는 사두마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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