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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미안해,너를 사랑하고 있어
작가 : 조세핀D
작품등록일 : 2017.6.27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엄마를 찾아갔다.
약혼녀가 있는 남자와의 결혼은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는 엄마. 엄마에게 모진 말을 남기고 길을 걷다가 정신을 잃고 눈을 떴더니, 다른 세상이다. 인혜가 아닌 아랑으로 살아야 하는 세계.
친절한 노모에게 속아서 벙어리 공주 대신 '환'이라는 거대제국에 조공물품이 되었다.
화려하고 잔인한 남자의 밤시중을 들게 되는데... 강압적이었던 밤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버렸다. 냉정한 세계에서, 살아갈 목적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혜.

'난, 왜 이곳으로 오게 된 걸까? 벌 인걸까? '

가장 보잘것 없는 신분으로서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각자, 자신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기적일 수 밖에 없게되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배신과 사랑....

황권을 쟁탈하기 위한 환 제국 왕자들의 다툼 속에서 원치 않던 정치싸움에 휘말려버리게 되고...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남자. 환의 태무황자는 어느새 그녀를 마음에 담아버린다.

자신이 남긴 상처때문에 차마 사랑을 고백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남자. 태무.

"미안해. 그렇지만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

수없이 연습했던 고백을 그녀에게 할 수 있을까.

생존과 욕망, 그리고 사랑. 그 속에서 서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판타지 로맨스.

 
2장. 운명의 수레바퀴6
작성일 : 17-07-18 22:53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6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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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운명의 수레바퀴 6

 

 "자, 차 향이 어때요? 아주 좋지요? 수수한 향이지만 입 안에 오래도록 남게 되죠."

 

 리젠이 눈을 감으며 차 향과 맛을 평가하자, 아랑 역시 눈을 감고 차를 음미했다.

 

 "정말, 좋네요. 마음이 차분해 지는 향이에요."

 

 눈물을 그치고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던 아라에게 리젠과 하마르는 아무 말 없이 차를 건넸다. 리젠은 타국에서 자라서 그런지 말투가 격식없고 자유로웠으며,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면서도 품위가 있었다. 게다가 유쾌해서, 시덥지 않은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는 했다.

 아랑은 차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어떻게 차를 즐겨야 하는 지 몰랐는데, 이를 빠르게 눈치 챈 리젠이 차 맛을 느끼도록 아랑을 도와주었다. 그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서, 아랑은 쉽게 마음을 열었다.

 

 "리젠은 그럼 슬로타샤국과 환 제국을 계속 왔다갔다하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자주는 못 오지만, 왠지 자주 오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리젠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아랑을 바라보며 말했지만 단순히 상단의 거래 때문에 그런 줄 아는 아랑은 그 눈빛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거래가 많이 이루어졌나봐요. 거리가 먼 데도 교역이 활발한 편인가요?"

 

 아랑이 자신의 의도를 눈치 채지 못했음을 알았지만, 리젠은 아랑의 물음에 성실히 대답해주었다.

 

 "네, 황자님들의 어머니이신 락샤이 황후의 모국이기도 하고, 황후마마가 환 제국으로 오실 때, 많은 물자들이 이동해왔습니다. 그 이후로 교역이 활발해졌지요."

 

 "그럼 테마르칸 상단은 그때 만들어진 건가요?"

 

 "아, 그렇습니다. 황후의 친족되시는 분께서 함께 망명해 오면서 상단을 열었죠. 지금은 환 제국 내의 최고의 상단으로 자리잡았구요. 하하, 저희 상단은 테마르칸에 비하면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리젠의 모습에 아랑은 현태의 모습을 떠올렸다. 부잣집 아들로 자라서 그런지, 때로는 철 없는 어린아이처럼 굴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어른스럽고 유쾌했다.

 

 "또. 제게서 다른 사람을 찾고 있네요."

 

 "아, 미안합니다."

 

 리젠은 얼른 사과하는 아랑을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점점 그 누군가가 아니라, 저만을 바라보게 만들테니까요."

 

 "네?"

 

 아랑의 의아한 눈초리에 그저 씩, 뭇 여인들이 봤더라면 얼굴을 붉혔을 매력적인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런데 이 순진한 아가씨는 씩, 하며 마주 웃어보이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의도가 먹히지 않았음을 알게 된 리젠은 다른 방법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내일도 상점으로 오지요? 그럼 끝나고 저한테 시간을 좀 주겠어요? "

 

 "내일이요? 하지만.........."

 

 "이 옷은 정말 비싸구, 눈물 때문에 흠뻑 젖어서 다시 입을 수 있을지 모르는데...... 그 대신으로 저한테 맛있는 것 좀 사주세요."

 

 애처럼 보채는 리젠을 바라보면서 아랑은 얼른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면 내일 여기 일이 끝난 후에 만나요."

 

 "네, 알겠어요."

 

 아랑은 테마르칸 상단에는 그 다음 날 들러야 겠다고 생각하며 리젠의 배웅을 받으며 헤어졌다. 오늘은 가게에서 일도 못하고, 폐만 끼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던 아랑은, 솔직하게 하마르에게 사과했었는데, 어째선지 그는 어깨를 한번 토닥여줄 뿐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오늘은 현태를 닮은 사람을 만났고, 하마르에게 말없는 위로도 받았다. 싱숭생숭한 기분이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서 하루가 그렇게 끝나는 줄만 알았다.

 

 "뭐라고? 지금 뭐라고 그랬어?"

 

 "아랑아가씨를.......... 아가씨를 침소에 들이라는 태무황자전하의 명이 있었대요. 어.....어떻게. 어떻게해요 아가씨."

 

 아랑은 자신이 들은 이야기가 맞는지 재차 물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어째서! 어째서 자신을 부르는 것일까. 잊혀진줄만 알았는데. 그리고 잊고만 싶었는데. 또 다시 그 악몽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일까.

 

 "아랑 려씨는 금의 궁으로 갈 채비를 서두르시오. "

 

 밖에서 은의 궁 최고상궁이 재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도 상황 파악이 덜 된 아랑을 일으켜 세우며 주아가 아랑을 처소 밖으로 이끌었다. 밖으로 나가보니, 등불을 밝힌 채 여러명의 나인들이 시종들과 함께 아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랑은 반강제적으로 그들에게 이끌려 금의 궁으로 가는 마차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도 혼자였다. 주아는 그들에게 붙들려서 아랑을 따라오지 못했다.

 

 "저, 저는 어디로 가는 겁니까."

 

 "어느 침소로 가는 것 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가보면 알게 될터이니 어서 서두르십시오."

 

 아랑을 양팔에 붙든 채 두 명의 나인이 아랑을 마차에 태웠다. 은의 궁에서 금의 궁 까지는 거리가 꽤 멀었기 때문에 마차를 이용해야 했다. 마차가 도착한 곳은 조용한 전각이었다. 그곳에서는 나무 욕조가 준비되어 있었고, 두 명의 나인이 아랑을 안으로 이끌었다. 아랑이 머뭇거리고만 있자, 옆에 있던 나인들이 아랑의 옷을 탈의하기 시작했다.

 

 "저, 제, 제가 할게요. 그냥 두세요. 제가 하겠습니다."

 

 아랑의 말을 무시하면서 그 중에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나인이 말했다.

 

 "이것은 저희 일입니다. 목욕을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또한 황자마마께 해가 되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겠습니다. "

 

 아랑의 옷과 소매등을 샅샅히 검사하면서 아랑을 탕 안으로 이끌었다. 아랑은 자신보다 덩치가 있는 나인들의 힘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머리 장식이 빠져나가고 온 몸이 물에 푹 젖기 시작했다.

 

 "잠, 잠시만요. 목욕은 제가 할 수 있어요. 제가 하겠습니다."

 

 아랑의 완강한 거부에 아랑의 탈의를 지시했던 나인이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저희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목욕 후에는 이 옷으로 갈아입으시고 저희를 불러주시면 단장을 도와드리겠습니다. "

 

 아랑은 알겠다고 재차 대답하고는 모두 나간 것을 확인한 후에, 탕 밖에 털석 주저앉았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이 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 까?'

 

 시간이 촉박했다. 밖에서는 나인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사방이 궁의 병사들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탈출이 불가능하다. 그때, 주저앉아있던 아랑에게 한기가 느껴졌다. 겨울에 접어드는 날씨였기 때문에 공기가 차가워진 탓이었다.

 

 '그래, 그 남자가 나를 안고 싶지 않게 만들면 돼!"

 

 아랑은 벌떡 일어나 나무욕조 옆의 물항아리에 다가갔다. 항아리에 있는 물은 목욕물이 아니었는지, 아주 차가웠다. 벗어놓은 옷을 항아리에 담가 차갑게 만든 후에 그 옷을 걸쳤다. 그리고는 항아리의 물을 몸에 끼얹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여닫이 문이 있었다. 여름에야 달빛을 보며 운치를 즐길 수 있겠지만, 요즈음 같은 날씨에는 바람만 들어올 뿐이다. 그 문을 까치발을 한채로 힘을 주어 열었다.

 

 찬 바람이 들어오며 아랑의 젖은 몸을 더 차갑게 만들었다. 추위로 온 몸이 덜덜 떨렸다. 이가 딱딱 부딪쳤지만 혹여나 소리가 밖에 들릴까 싶어서 입을 악 물었다.

 

 '빨리, 더 빨리, 감기야 빨리 들어라.'

 

 그 동안 긴장한 채로 생활하느라 감기에 걸릴 틈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감기에 걸려야 했다. 온 몸이 불덩이처럼 펄펄 끓기를, 콧물이 줄줄 흘러내리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아랑은 온 몸에 찬 물을 뿌려댔다. 손과 발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찬 물을 붓는 것을 멈추지 않자 이제는 손이 굳어서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시간이 꽤 지난 후에 아랑은 바람이 들어왔던 여닫이 문을 닫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바닥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훈기가 돌아서 찬 물을 사용했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속히 나오시지요. 대전상궁마마로 부터 서두르라는 연통이 왔습니다. 혹여 전하를 기다리시게 하는 것은 큰 불충이될 수 있습니다."

 

 "네, 지, 지금 나갑니다."

 

 서둘러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나온 아랑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두 나인의 뒤를 따라갔다. 하얀색 면사로 이루어진 옷이라 그런지 팔 다리가 비춰보였다. 다행히 그 위에 두꺼운 장옷을 걸쳐서 외부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잠시 뒤에 나이 지긋한 지밀상궁이 나타나 아랑을 더 깊숙한 곳으로 이끌었다.

 

 여러 개의 문이 조용히 열리고 아랑을 안 쪽으로 이끌었다. 그 곳은 어둡고 조용했다. 침실에도 역시 어두운 색의 휘장이 쳐 있었고, 이동하는데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만 호롱불이 비추고 있었다.

 

 "이 곳에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전과 달리, 상궁과 나인들이 모두 밖으로 나가자, 혼자 남겨진 아랑은 얼른 장옷을 벗었다. 한기가 다시 느껴졌다. 추위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몸이 덜덜 떨렸다. 손 끝이 차게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 감기증상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호흡도 불규칙해졌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남자의 하룻밤 노예 신세. 비참함 때문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엄마.......... 엄마......... 여기는 너무 무서워....... 제발... 나를 도와줘요. 엄마..........'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조용히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 어떻게 하지?....제발......제발.... 도와줘... 구해줘.......'

 

 탁. 마지막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침대 아래에서 웅크려 덜덜 떠는 아랑 앞에 커다란 그림자가졌다.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아랑은 간신히 소리를 냈다.

 

 "마.....마... 마하임... 임의..... 축...축복을..누...누리소서."

 

 그때, 휙 , 커다란 그림자가 순식간에 허리를 굽혀서 한 손으로 아랑의 얼굴을 들어올렸다.

 

 "!!"

 

 아랑 쪽에서는 남자가 만든 그림자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왜 이렇게 떠는 거지? "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들리자, 아랑의 기억이 다시 재생 되기 시작했다.

 

  '볼품 없군.'

 

  '눈을 뽑아주지.'

 

 "헉"

 

 남자의 목소리가 오버랩되면서 아랑은 남자의 손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안,안돼....저... 저리가요.."

 

 아랑의 거부하는 몸짓에 한 쪽 눈썹을 찡그렸다. 한 손으로 아랑의 얼굴을 잡고 있던 태무황자는, 다른 손으로 아랑의 허리를 감아 일으켜 침대위로 눕혔다. 그 위를 자신의 몸으로 지그시 누르며 상체를 밀착시켰다. 그리고는 자신의 얼굴을 아랑의 얼굴 가까이로 가져갔다. 어둠속에서 숙여지는 얼굴은 윤곽 조차도 선명하지 않았다. 태무황자가 짙은 그림자를 만드어냈기 때문에, 태무황자 쪽에서는 아랑의 표정을 하나하나 관찰할 수 있었지만, 아랑 쪽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그러자 아랑은 더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자신을 누르는 태무황자를 마구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때 아랑의 손이 찰싹, 황자의 팔을 쳤다. 꽤 큰 소리가 났다.

 

 "!"

 

 잠시 정적이 흐른 후에 태무황자가 상체를 일으켜 팔을 들어올렸다.

 

 "흡. 잘.. 잘못했어요...흡...때리지 마세요."

 

 아랑은 팔로 얼굴을 가려 방어자세를 취했다. 황자는 단지 자신의 거추장스러운 예복을 벗으려고 했을뿐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밑에 깔린 왜소한 여인은 무언가 오해를 한 듯 했다. 황자는 남자든 여자든 자비가 없는 냉혈한이었지만, 잠자리에서 만큼은 상냥한 편이었다. 물론, 그의 기분에 따라서. 라는 전제가 붙지만.

 

 태무황자는 일단 아랑의 위에서 물러나 침상에 걸터 앉았다. 요 며칠 정무에 바빠서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수면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아랑을 일으킬 요량으로 손을 뻗어 얼굴을 가린 팔로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 잡은 팔이 뜨거웠다. 이상함을 느낀 황자는 거부하는 아랑의 팔을 잡아 내리고는 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눈물로 젖은 얼굴이 역시나 뜨거웠다. 체온이 이상할 정도로 높았고, 입에서 나오는 호흡이 거칠었다.

 

 "정말 볼품 없군. "

 

 황자는 침상에 달려있는 끈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밖에 있던 상궁이 재빠르게 나타났다.

 

 "의원을 불러라."

 

 "네?"

 

 난데없이 의원을 부르라는 말에 놀라서 고개를 든 지밀상궁이 자신을 고요히 쳐다보는 태무황자와 눈을 마주치자 얼른 읍소하며 물러났다.

 

 황자는 펄펄 끓는 열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랑을 내려다보았다.

 

 "그대, 이 일이 우연이어야 할 거야."

 

 태무황자의 낮은 경고를 들은 아랑이 황자와 눈을 마주쳤다. 마치 아랑의 속내를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 그에 아랑은 두려움도 잊은 채, 원망의 눈으로 마주보았다. 자신을 이렇게 까지 만드는 남자가 너무 미웠다. 할 수 있다면 이 남자의 표정이 고통으로 물들게 만들고 싶었다.

 

 '이 사람은 약자의 고통같은 건 절대 알지 못하겠지. 이 눈이 후회와 슬픔으로 물드는 날이 과연 올까?.... 나와 같은 두려움과 공포를 이 사람도 느끼게 되는 날이 올까? 훗... 절대 그럴 일은 없겠지.'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아랑의 눈빛이 원망에서 체념으로 바뀌는 것까지 감상하고 있던 태무황자가 얼굴을 더 가까이 가져가며 말했다.

 

 "이 눈빛. 계속 숨기고 있는게 좋을 거야. 내 방의 장식품이 될지도 모르니까."

 

 아랑은 태무황자의 살벌한 경고에 그만, 눈을 감아버렸다. 마침, 살벌한 분위기를 깨며 궁의가 도착했다.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이 여인을 진찰하라."

 

 궁의는 조심스레 아랑을 진찰했다. 그리고는 머리를 조아리며 황자에게 말했다.

 

 "고뿔에 걸린 듯 합니다. 푹 쉬면 나아지실 겁니다. 탕약을 올릴까요?"

 

 황자는 아랑의 꽉 닫힌 눈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잠자리를 거부하는 여인에게 그런 호의를 베풀 이유는 없지. 물러가라. 저 여인은 처소로 돌려보내라. "

 

 황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침소를 빠져나갔다.

 

 "전하 어디로 뫼실까요. 저.......장린 마마님께서 전하를 애타게 기다리고 계신다고 하옵니다."

 

 가던 발을 멈춘 채 장린에게로 자신을 이끌려는 노상궁을 바라보았다. 픽, 하니 웃음을 터뜨린 태무황자는 장린이 벌써 이 노상궁까지 구워삶았음에 감탄하며 멈췄던 발을 다시 움직였다.

 

 "내전 집무실로 가자. "

 

 장린에게로 가는 줄 알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던 노상궁은 집무실로 행선지를 정하는 태무황자의 뒤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급히 따라갔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그 노상궁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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