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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판타지
퍼스트 라이트
작가 : 빛나라
작품등록일 : 2017.6.18

남편에게 여자가 있는 것 같다.
그의 외도 현장을 덮치기 위해, 나는 남장을 하고 가면무도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드디어 현장을 덮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라?
상대가 이상하다?

-어쩌다 남편놈 때문에 엮인 인간 같지 않은 인간.
이 나라의 왕제 대공.
무시무시한 그의 비밀을 알게 된 나는 무사할 수 있을까?
제기랄. 그냥 바람피는 남편 놔둘걸.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남자의 곁에서 성장해가는 여인.
남주: 복잡미묘한 캐릭터의 대공. 완벽하지만 어딘가 어수룩한 먼치킨.
여주: 숨겨진 능력녀. 타의적 과부.
#성장물#사이다#달달물#판타지#악마#타락한천사

 
8화. 목격자(4)
작성일 : 17-07-18 14:40     조회 : 386     추천 : 0     분량 : 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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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왕제 아크나르 성에 사람들이 늘어났다.

 몇 안 되는 관리인만 남아 대충 유지해가던 성은 며칠 새에 묶은 때를 벗고, 멋진 본 모습을 드러냈다.

 본성과 기사단 건물, 연무장과 드넓은 장원은 이제 주인의 신분에 걸맞게 질서 있게 관리되기 시작했다.

 

 넬슨은 끝까지 성으로의 입주는 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데몬에게 24시간 부려먹을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라는 발악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데몬은 볼 일이 있으면 시간대 상관없이 넬슨을 부르거나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목격자에 관한 소식이 너무 늦어져서였다.

 

 “드디어 쥐새끼의 꼬리를 잡았습니다. 생각보다 대담한 녀석이던데요?”

 “뭐하는 놈인데?”

 데몬이 보기 드물게 눈빛을 빛내며 넬슨의 다음 대답을 기다렸다.

 클린턴 블라디아를 처리한 이후, 다음 타겟이 없던 터라 지루했던 것이다.

 “겁도 없이 신문사를 찾아갔더군요.”

 “폭로할 생각인가? 그럴 리는 없을 텐데.”

 “늘 말씀드리지만, 각하의 최면술이 언제나 통한다고는 생각지 마십시오.”

 “그 날은 진짜 놈의 피가 독해서 컨디션 난조였다니까.”

 “신문사에 놈의 친구가 근무하나 봅니다. 필립이라는 기자인데 꽤 친해 보였다 합니다. 그 기자 녀석에게 사람을 붙여 뒀습니다.”

 

 하필 기자와 친구인 놈에게 사진을 찍혔단 말이지.

 데몬의 미간이 짜증을 담아 찌푸려졌다.

 “어쩌실 겁니까?”

 고급스러운 등나무 팔걸이에 긴 손가락을 톡톡 치던 데몬이 느릿하게 대답했다.

 “꼭 다시 보고 싶은 놈이야.”

 “블라디아 자작과 연극을 하시더니 그쪽 취향이 되신 겁니까?”

 

 꼭 필요한 사냥 외에 다른 일에는 도통 관심을 두지 않던 주인이 유난히 이번 목격자에 대해 집착하는 듯해 넬슨이 과한 농담을 담아 목소리를 높였다.

 “넬슨.”

 “아니. 다시 보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습니까. 그냥 바로 처리를…….”

 “내가 요즘 너를 너무 풀어줬지…….”

 

 삽시간에 응접실의 공기가 차갑게 넬슨을 향해 모였다가 흩어졌다.

 한기가 든 넬슨이 몸을 부르르 떨다가 얼른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전례가 있지 않습니까. 목격자에게 최면을 잘 걸었다고 살려두라셨다 가 큰일 날 뻔하셨던…….”

 

 거두웠던 냉기를 다시 넬슨을 향해 뻗치자, 뒷말을 붙이던 넬슨이 알았다며 항복했다.

 “쓸데없는 토 달지 말고, 일 제대로 안 하지?”

 블라디아 자작 이후로 새로운 타겟을 찾지 못하는 넬슨을 지적하는 말이었다.

 

 “그것이……. 작은 조각이 스민 자들은 찾기 쉬웠으나, 더 큰 조각이 스민 자들은 자신을 감출 줄 아는 것 같습니다. 또, 서로 공유하는 능력들이 있는지 사냥이 끝나고 나면 한동안은 신호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통계적으로 한 차례의 사냥이 끝난 후 다음 사냥까지의 시간 텀이 점점 길어지고 있구요.”

 “흐음.”

 

 데몬의 긴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럼 그렇지.

 이쟈니아…….

 이렇게 쉽게 사냥당할 네가 아니지.

 

 갈수록 사냥감의 피는 더 독해졌다.

 지옥의 문을 지키던 그때, 흉포한 놈들의 역겨운 냄새가 다시 풍기는 듯했다.

 데몬 자신의 몸이, 축소시킨 그 지옥의 감옥이 되어 내면에 놈들을 가둬두는데, 사냥감이 커질수록 점점 힘이 들었다.

 

 사람의 한계를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들을 제거하는 일은 데몬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찾아내기만 하면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몸에 가두고 이쟈니아의 조각만을 정화조 같은 내면의 공간에 따로 거두는데, 더러운 피를 걸러내는 작업은 점점 고통을 수반하기 시작했다.

 

 이 고통은 신께서 내게 내리신 벌.

 

 당연하다 여기며 감수하고 있었고, 어서 이 죗값을 다 치르고 그분의 곁으로 가고 싶었다.

 신께서 다시 자신을 신뢰하고 받아만 주신다면!

 넬슨에게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지적했지만 데몬은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사냥은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갖추게 된 놈들이라는 것을.

 

 클린턴 블라디아부터가 시작이었다.

 그 이전의 사냥감들은 모두 여자였고, 단순하게 미모로 사람을 홀리는 잔재주를 부리는 것들이었다.

 남성 사냥감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블라디아는 상대의 생각을 읽는 능력이 있었다.

 그 능력으로 부를 축적하고, 거미줄처럼 사업을 늘릴 수 있었으며 하나같이 거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켰다.

 게다가 놈의 취미는 매우 악랄하고 더러웠다.

 

 넬슨이 수도 경비대에 심어 놓은 사람을 통해 알아낸 바론 의도한 대로 사망 처리가 되어 있었다.

 취객의 금품을 노린 길거리 잡배들의 폭행, 과다 출혈, 시신 유기.

 

 놈의 악행에 비하면 아주 좋은 허울의 죽음이었다.

 

 추적한 놈의 행적을 그대로 사법부에 고발했다면 아마다스 제국법에 따라 극형에 처해졌을 테지.

 

 데몬은 블라디아 자작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와 그에 걸맞은 더러운 피 맛을 떠올리자 토악질이 날 것만 같았다.

 앞으로 놈보다 더 끔찍한 것들을 상대해야 한다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자신이 늦으면 늦을수록 놈들의 능력은 배가될 것이고, 고통받는 이들의 시간이 길어질 테니 말이다.

 

 지난밤, 그는 오랜만에 날개를 펴고 밤하늘 높은 곳까지 날아올랐었다.

 지옥의 기사라는 명예는 본래 그의 황금빛 날개로 상징되었었다.

 백조 같은 하얀 날개를 가진 천사들은 그에게 존경의 경배를 마다치 않았고, 황금빛 날개의 무게에 걸맞는 무겁고 어려운 직무를 무려 3천년 동안 해내고 있는 대천사였다.

 

 루시퍼!모든 천사들의 프라이드이자 그 이름만으로도 어둠의 것들을 떨게 만들었던 지옥의 열쇠지기.

 지옥문의 열쇠를 맡아 관리하는 일은 어지간히 수련된 천사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여러 차원의 문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지옥의 감옥 안에서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유혹의 속삭임이 새어 나왔다.

 

 [대천사. 루시퍼……. 이 문을 열어다오. 너에게 신에 버금가는 위대한 힘을 주겠노라.]

 [너희들의 신이 절대적으로 사랑하는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으냐. 인간계로 너를 인도하겠다. 이 문을 열어다오.]

 

 달콤한 속삭임이 길게 이어지다가 미동도 않는 루시퍼에게 이간질도 서슴지 않았었다.

 [천사여. 너희들은 신에게 속아 평생 짐을 지고 일해야 하는 노예들이다. 저 아래 인간들을 봐라. 자유와 의지를 가지고 파닥파닥 뛰어다니는 싱싱한 심장들. 신은 인간을 사랑한다. 천사들이 그의 자식이라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 ]

 

 간악한 지옥의 것들은 천사들이 품고 있던 아주 실낱같던 의구심과 빈틈을 귀신같이 찾아내어 타락시켰는데, 과거 열쇠지기 여럿이 날개가 꺾였었다.

 

 이쟈니아아와의 금지된 관계로 결국 지옥의 열쇠까지 쥐여주고 만 타락한 천사 루시퍼는 이제 인간계에서 악마과 같은 검은 날개를 가지고 죗값을 치르는 중이었다.

 

 위잉-. 위잉-.

 

 커다란 검은 날개가 바람을 가르며 바람을 품자, 루시퍼의 몸이 빠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수도 프라바에서 가장 높은 첨탑 위까지 날아 그대로 십자가 앞에 착지한 데몬은 헛웃음을 흘리며 긴 손가락 끝으로 십자가를 쓰다듬었다.

 

 “신이시여. 제가 죗값을 제대로 치르기를 원하신다면 숨어 있는 그것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하소서.”

 

 마른 밤하늘에 번쩍 번개가 일더니 그대로 십자가를 향해 내리꽂혔다.

 은회색이던 그의 안광에 번개가 들어찬 것처럼 백광으로 번쩍였다.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집중해봤지만, 사냥꾼의 소문이라도 들은 것인지 꼭꼭 숨은 그것들은 아주 작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제법이군. 굳이 찾지 않아도 설치던 피라미 같던 것들은 이제 모두 제거되었다 이건가?”

 

 사냥감이 더 까다로워질수록 사냥의 묘미는 커지는 법.

 그는 앞으로의 사냥은 일방적으로 거두어들이던 시시한 싸움이 아니라는 기대감에 묘한 쾌감까지 느꼈다.

 

 지옥의 열쇠지기가 되기 전까지 그는 악마의 수하들과 수없는 전쟁을 치러낸 제1천기사단 단장이었다.

 그의 손 아래 무시무시한 지옥의 심연으로 떨어진 악마들의 수를 헤아릴 수 없었고, 덕분에 그는 모든 악마들의 원수이자 표적이 되었었다.

 

 어느 날, 신명과 함께 황금빛 열쇠가 천상에서 내려왔고 그의 손바닥 위에 경건한 그 열쇠가 안착했다.

 그의 순백의 날개 깃털이 한 올 한올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던 순간을 어찌 잊으리.

 온 세상의 따스함과 축복을 고스란히 깃털 속에 품어 강인한 힘을 끌어오던 그 강렬한 느낌은 환생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감각이었다.

 

 헤아릴 수 없는 악의 동지들의 목을 거두어 갔던 루시퍼가 열쇠지기가 되자 예상대로 공포와 반란이 뒤섞인 지옥문 너머의 혼돈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평균 등급 이상의 악마들은 그를 유혹해 문을 열겠다 미쳐 날뛰었으며, 그 이하의 것들은 그의 명성에 걸맞게 조용히 숨죽이고 있었다.

 

 순수한 천사의 영혼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 악마의 속삭임이다.

 하물며 마력을 가졌다 하여 인간보다 낫다 여기는 마족이야 오죽할까.

 

 무계.

 

 모든 차원의 문들이 거쳐 가는 중도의 공간.

 지옥계, 천계, 인간계, 마계 등의 모든 차원의 문들이 균형의 힘으로 교차하는 곳.

 각 문 앞에는 그에 걸맞는 열쇠지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느 날과 같이 지옥의 문 앞을 중후하게 지키고 있는 이 금빛 날개의 주인 앞에 마계의 문이 스르륵 열리고, 아름답다고도 고혹적인 여성 마족 하나가 춤을 추듯 천천히 걸어 나왔다.

 유례없는 불세출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 최초의 여마왕으로 선택된 소문의 이쟈니아를 그렇게 처음으로 마주했다.

 영원히 꿈쩍도 하지 않을 듯한 고대의 바위 같던 루시퍼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천사들이 아무 색도 입혀지지 않은 순백의 백지 같은 존재들이라면 이쟈니아는 생전 처음 보는 색으로 채색된 그림 같았다.

 싱그럽다 못해 유혹이 뚝뚝 떨어지는 붉은 입술이 천천히 슬로우모션이 되어 열렸다.

 

 하아…. 루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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